“내가 당신과 달리고픈 푸른 행성” 흔들리는 30대, 결혼과 출산을 시작하는 신혼 이야기. 〈흔들리는 꽃〉은 서용석 작가의 첫 책 〈나에게로 오는 길〉에 이은 두 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은 20대 전반에 걸쳐 쓴 ‘시’와 30대가 되어 적어둔 ‘해설’로 이뤄져있었다면, 두 번째 시집엔 그녀의 ‘결혼 후 신혼 생활’이 생생히 담겨있다. 무수히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참 많이도 흔들린 나날이 담겨있다. “살아있기에 불안하다” 매일 고뇌하는 우리를 감싸 안는 단어들. 가을 햇살처럼 명료히 따스한 문장들. 찬란하게 반짝이는 흔들림의 조각들.

시인의 말 1부 살아있기에 불안하다 The Way 12 사랑하기 좋은 날 13 나에게 오는 길 14 한 달에 한 번쯤은 16 이제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vol.1 18 장마 19 일상에서 vol.5 20 삼복 더위 21 산세베리아와 화분 22 살아있기에 불안하다 23 세설 細雪 24 들뜬 열정이 가라앉아야 할 때 26 2부 달이 키운 사람 달이 키운 사람 32 신혼 때의 혼란 34 때 아닌 고백 35 입병 37 기억의 공유 39 이제 엄마라는 이름으로 vol.2 41 산 너머에는 42 for you, my baby 44 만화 45 지나가는 말 47 늘 먼저 잠드는 너에게 49 사랑 굿(감坎) 51 3부 꿈꾸는 자의 것 중의 하나 하루 끝, 끝내 56 꿈꾸는 자의 것 중의 하나 58 얼굴을 들여다보며 60 동행 61 아가를 위한 다짐 62 모두 그대 64 겨울에 푹 빠져서 66 붕어도 아니고 68 편두통 69 흰 돛배 70 장마 속에서 71 기역 73 4부 이별 없는 세상 전하지 못한 말 76 주머니 78 이별 없는 세상 80 애도 시대 82 어둔 밤 84 뱃살 86 선택의 작용 87 대화 89 위로 90 7년 91 부부싸움 93 무거운 아침 95 5부 미움을 묵히면 왜 그리움이 되는지 쉽게 위로하지 마라 98 우리 이제 그만 싸우자 99 논리적으로 감성 전달하는 법 101 무엇을 만나도 다치지 않는 법 103 사랑 뒷면은 증오다 105 현실 reality 108 로망 르네상스 110 시작할 용기 112 마녀를 물리쳐야 할 나이, 일곱 살 114 나쁜 엄마 119 “사랑해”라는 말 밖에 할 줄 모르는 아내 121 미움을 묵히면 왜 그리움이 되는지 122 6부 관계미학 바람이 모자를 벗긴다 126 쓰촨성 127 저녁상 129 신념에 대해 묻는 자들을 만났다 132 당신의 신발 135 피 색 137 관계미학 140 경계 141 3D 종이인형 143 비눗방울 145 그래도 사랑해 147 아이들에게 148

사랑하기 좋은 날이다



어젯밤 보았던 비 머금은 하늘과

그 밑을 지나가던 바람이

창문을 잠깐씩 흔들어놓던 소리는

무엇인가 말끔히 쓸어가버리고 난



오늘

지금은 개는 중

모두 모두가

툭툭 털어버리기에

다시 한 번 마음 다잡고 한 번 해보기에

그냥 푸근하게 머리 묻고 잠들어버리기에



오늘은

살냄새, 사람냄새 맡기에 어울리는

참 사랑하기 좋은 날이다



〈사랑하기 좋은 날이다〉 중에서





살아있기에 불안하다



움직이기에 불안하다

숙련된 동작이 편안한 것처럼

처음 해 본 말은 서툰 법이다



돈 벌기 위해 길 준비하는 사람 있고

삶 배우기 위해 자신을 닦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모두 한 실타래

삶의 가르침은 이 모든 것이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란 질문이

힘을 주는 것은 이런 이유다



〈살아있기에 불안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