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산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의 공통 관심사다. 이 책은 민화 장르인 문자도(文字圖) 중에서 ‘수(壽)’와 ‘복(福)’을 표현한 작품만 모아 설명한다. 특히 우리 조상들이 장수와 만복을 기원하기 위해 ‘수(壽)’ 자와 ‘복(福)’ 자를 여러 모양의 도안으로 구성한 그림을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라고 한다. 책에는 채색, 수묵 혹은 자수로 제작된 화려한 ‘백수백복’ 이외에도 기와, 술병, 베갯모, 저고리 옷고름, 동정, 치마단, 꽃신, 주머니 등 생활소품에 숨어있는 ‘수(壽)’, ‘복(福)’ 이미지 130여 컷이 저자의 논고와 함께 수록되어 있다.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는 수복을 삶의 중요한 지표로 여긴 만큼 그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글자는 주로 채색이 많으나 수묵으로만 표현된 것, 종정문(鐘鼎文)이나 인문(印文) 형식으로 표현된 것도 있다. 백수백복도는 장수를 염원하는 수(壽) 100자와 행복을 소망하는 복(福) 100자를 합쳐 모두 200자의 문자를 그리는 것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현존하는 유물들에서 ‘수(壽)’ 자와 ‘복(福)’ 자가 100자보다 더 많거나 더 적은 경우도 발견된다. 숫자 100은 예로부터 ‘완성’, ‘많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글자 ‘백(百)’을 작품의 제목에 넣어 부름으로써 완전하고 풍성한 수복(壽福)을 누리기를 기원한 것이다. 민화는 과거 서민들의 소망과 애착, 동경을 대상으로 한다. 장식적인 용도뿐만 아니라 예술성과 실용성, 그리고 무병장수(無病長壽)·부귀강녕(富貴康寧) 등의 상징성과 토착적인 종교와 결합한 주술적 의미까지 포함한다. 결국 민화는 한마디로 종합 예술 작품이다. 이러한 민화의 특성을 골고루 가장 잘 표현한 장르가 바로 백수백복도라고 할 수 있다. 백수백복도는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인간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장수와 행복 글자를 화폭에 담았기 때문이다. 문자를 화제(?題)로 한 미술이기 때문에 어느 예술 장르보다도 상징성과 의미의 전달성이 강하고 직접적이다. 또한 문자 의미에 문자도를 그린 화공의 염원도 당연히 담기게 된다. 과거에는 백수백복이 새겨진 작품이나 소품을 선물할 때 받는 사람이나 주변인들도 이를 통해 염원에 좀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믿었다. 현재에도 여러 사람의 믿음과 소망이 한군데 모일 때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이 종종 일어나지 않는가. 수백 개의 백수백복 도상과 그 의미가 모인 이 책을 통해 우리 조상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그 감동과 염원을 통해 독자에게도 일 백번의 건강한 장수와 일 백번의 웃음 넘치는 행복이 찾아들 것이다.

머리말 ………………………………………………………… 05 01 | 수복 ……………………………………………………… 09 02 | 알록달록 백수백복 ………………………………… 64 03 | 춤추는 백수백복 …………………………………… 220 논고 ……………………………………………………………… 326 도판목록 ……………………………………………………… 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