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경희 시조시인의 첫 시조집 『심장이 먼저 아는 엄마의 안부』에는 위로와 치유의 언어 표현, 신앙심에서 우러나는 평화로운 언어 표현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는 모 시인의 ‘인격 표현’이기도 하다. 이번 시조집에 투영한 맑은 영혼의 시편들은 모 시인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인격 표현이다. 이러한 위로와 치유의 인격 표현, 평화로운 인격 표현이야말로 돈독한 신앙심과 평화로운 마음에서 은은하게 우러나오는 것이다.

시인의 말 제1부 심장이 먼저 아는 엄마의 안부 심장이 먼저 아는 엄마의 안부 삼베 두루마리 태평양 위 홀로 핀 들국화 목 놓아 부를 이름을 잊은 날 엄마의 필사 노트 병실 침대에서 만난 짝꿍 따뜻한 거짓말 비석 세 개를 품은 여인의 굽은 허리 제2부 사람 친구가 사라진 날 사람 친구가 사라진 날 두통약 X세대의 탈진 텅 빈 해마 편도체가 소년에게 쓰는 편지 뜨개질하는 청년 우심방 3-2번지에 사는 세입자 애착 이불 쿠에의 법칙을 지갑에 넣고 사춘기가 갱년기에게 말을 걸 때 산책길에 만난 나무를 안으며 맹그로브 나무뿌리 제3부 35cm × 35cm 기적 35cm×35cm 기적 물멧돌 기도 돈 자루와 향유 한여름 낮의 동태탕 닻 덫 디딤돌 해가 2025년 소년에게 팔용이 나르샤 부활 새벽에 부르는 노래 다시, 봄 제4부 알을 품는 밤 알을 품는 밤 정포마을 신참 농부 우쿠야 10번 테이블 도시 물숨 햇살을 마시는 일 플라스틱 소낙비 청도를 탈출한 청도 사과 싸리나무 울타리 절인 배추 만둣집에서 산복도로 첫눈 설탕 겨울 미각을 잃어버린 오후 옆집 사는 사람 얼굴 유자 따는 11월 손이 시려서 제5부 항해 일지 1 데미안 광시곡 항해 일지 1 뱃머리 후크 선장 라흐마니노프의 우울증 결핍은 땔감 나무 보수공사 프로이트의 의자 장녀 콤플렉스 나선형으로 나아가기 잠 도둑을 수배합니다. 빛나지 않아도 괜찮아 보라색 심장 꿈에 유통 기한 찍지 마소 삼선슬리퍼 낮잠 전기선 정리 기울어진 운동장 눈의 대화 날카로운 말에 베인 날 오해 - 3 = 이해 냉수마찰 나를 향해 떠나는 여행 2 해설

발간색 심장의 열정과
파란색 심장의 냉정함을 반복하며
어느새 55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했으며
열정적으로 살아 보았고
무기력에 빠져 헤매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보라색 심장을 가진
성숙한 여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시조를 배우면서
궁핍한 언어 창고에서
나만의 운율을 만들어 가며
압력으로 터질 것 같았던
억압된 에너지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시조는 이야기로 풀어낸 자가 치료입니다.
부족한 시조이지만, 읽는 분에게 시인이 쏟아 낸 개인감정이
공명되길 바래 봅니다.
시조의 스승이신 신기용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보라색 심장으로 살아 내신 두 어머니
신옥순 친정어머니, 정로자 시어머니.
내 사랑 고석곤, 고은영에게 깊은 사랑을 전합니다.

‘시인의 말’에서

이 시조집의 특징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자아 발견을 향한 성찰의 시조라는 점, 두 번째는 심리학, 상담학, 중독학 이론이 녹아 흐르는 시조라는 점, 세 번째는 평화롭고 진실한 기도의 시조라는 점, 네 번째는 사랑과 가족애가 녹아 흐르는 시조라는 점이다. (문학평론가 신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