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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날(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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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김언호
출판사 : 한길사
2020년 10월 30일 출간  |  ISBN : 8935663441  |  544쪽  |  규격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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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 만들기 44년, 출판인 김언호가 들려주는 우리 시대와 정신사의 비하인드 스토리 『그해 봄날: 출판인 김언호가 만난 우리 시대의 현인들』은 1980년대 역사의 현장 최전선에서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 열여섯 분의 생각과 실천을 담았다. 출판인 김언호는 한 권의 책은 한 시대의 생각과 말씀을 담아낸다는 정신으로 44년째 책을 펴내고 있다. 이 책은 오늘 우리들 삶의 빛이고 희망이었던 현인들과 오랫동안 온몸으로 만난 기록이다. 열여섯 분의 삶과 정신을 가슴으로 써냈다. “해석을 앞세우지 않고 현인들의 육성을 충실히 받아 적는 기록자이자 전달자가 되고자 했다.” 말하고 쓰는 것은 물론이고 생각하는 것조차 용인되지 않던 엄혹한 그 야만의 시절, 열여섯 분의 생생한 증언과 육성을 통해서, 어둠의 시대와 마주하여 뜨겁게 맞섰던 그분들의 삶을 돌아보고 우리가 걸어가야 할 지혜의 길을 제시한다. 오늘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인간의 길, 삶의 지혜를 말한다. 과거를 기억하면서 미래를 만들어나가자는 김언호의 문제의식이다. 한 시대의 역사를 만든 사람들, 인물로 읽는 현대 한국의 정신사다. 한길사 창립 44주년 기념기획으로 출간한 이 책은 우리들의 삶의 가치를 밝혀주는 빛이고 희망이었던 현인들의 이야기며 책 만들기 44년 된 저자 김언호의 삶의 궤적이기도 하다. 이 책의 해설을 쓴 김민웅 교수는 “『그해 봄날』이 오늘 우리가 마주한 시대의 허위, 야만, 폭력에 굴하지 않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정신과의 대화”라며 “고전적 정신과 육성을 재현해낸 김언호가 고맙다”고 했다. 지금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그때는 그랬어’라고 말하는 개인의 기억이 아니라 우리가 공유해야 할 우리 정신사의 살아 있는 레트로다. 우리가 가야 할 길,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김언호 출판인 김언호金彦鎬 1968년부터 1975년까지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으며, 1976년 한길사를 창립하여 2020년 44주년을 맞았다. 1980년대부터 출판인들과 함께 출판문화와 출판의 자유를 신장하는 운동을 펼친다. 1998년 한국출판인회의를 창설하고 제1·2대 회장을 맡았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1기 위원을 지냈다. 2005년부터 한국·중국·일본·타이완·홍콩·오키나와의 인문학 출판인들과 함께 동아시아출판인회의를 조직하여 동아시아 차원에서 출판운동·독서운동에 나섰으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제2기 회장을 맡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파주출판도시 건설에 참여했고 1990년대 중반부터는 예술인마을 헤이리를 구상하고 건설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출판운동의 상황과 논리』(1987), 『책의 탄생 I·II』(1997),『헤이리, 꿈꾸는 풍경』(2008), 『책의 공화국에서』(2009),『한권의 책을 위하여』(2012),『책들의 숲이여 음향이여』(2014) 『김언호의 세계서점기행』(2020)을 펴냈다.

[목차]

오늘도 현인들의 청정한 목소리가 책을 펴내면서 독자들에게 드리는 말씀 1 행동하는 양심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다시 그리워지는 큰 사상가 함석헌 선생 통일은 우리의 권리이자 우리의 의무 민족통일을 준비한 위대한 정치가 김대중 선생 민족통일과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언론 역사의 길을 걸은 독립언론인 송건호 선생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이성의 빛 우상에 도전한 리영희 선생의 언론정신 2 진실과 정의의 이름으로 민족문화는 저 창공처럼 엄숙하고 영원하다 하루도 조국과 고향을 잊지 못한 작곡가 윤이상 선생 대화는 일체의 편견에서 우리를 해방시킨다 사회운동가·문화운동가였던 목사 강원용 수난의 길에서 나는 민중을 만났다 민중신학자 안병무 선생 나는 나무들이 합창하는 숲에 서고 싶다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3 역사와 정신 식민지사관 극복 않고는 민족사학 불가 상아탑에 갇혀 있지 않은 민족사학자 이우성 선생 정의에 바탕하고 연대로 실천하는 민중운동 우리 모두의 친구이고 스승이었던 김진균 교수 민족사 바로 세우기에 앞장서다 역사와 역사정신을 이야기해준 역사가 이이화 선생 길의 역사 길의 사상 주경야독한 역사지리학자 최영준 교수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김민웅·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 4 함께 걷는 길 어머니와 조국이 가르쳐준 말 이오덕 선생의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인간은 교양으로 자유에 눈뜨고 사회를 의식한다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웠던 인문주의자 이광주 교수 오늘도 나는 나의 산하 나의 국토를 걷는다 작가 박태순의 국토인문학 언어는 정신의 지문, 모국어는 모국의 혼 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는 작가 최명희

[출판사 서평]

제1부 행동하는 양심으로 1. 함석헌: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혁명은 민중의 것이다. 민중만이 혁명할 수 있다. 군인은 혁명 못 한다”는 글을 5·16 직후에 써서, 5·16군사쿠데타를 통렬히 비판한 함석헌 선생. 선생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 그 엄혹한 시대에 이 나라 청년들의 희망이었다. 출판인 김언호는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해준 선생을 뵙고 말씀을 듣고 그 책을 만드는 일을 행복해했다. 출판인인 그에게 주어진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선생은 평화운동, 같이살기 운동을 주창하고 남과 북에 통일정신을 일깨워준 시대의 스승이었다. 꽃과 나무와 어린이를 사랑하고 동서고금을 넘나든 사상가였다. 아시아에 우뚝 서는 정신과 사상의 빛이었다. 아름다운 우리말과 우리글을 구현해보인 시인이었다. 출판인 김언호는 함석헌이라는 시대에 우뚝 서는 사상과 정신의 아이콘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2. 김대중: 통일은 우리의 권리이자 우리의 의무 인류의 가슴에 살아 있는 평화주의자 김대중 선생은 민족통일을 준비한 위대한 정치가다. 성찰하고 준비하는 위대한 독서가다. 전두환 신군부는 김대중을 ‘내란음모’죄로 구속하고 사형을 선고한다. 6년에 걸쳐 감옥에 있으면서 그가 밖으로 내보낸 옥중편지는 우리 현대사가 창출해낸 위대한 정신유산이자 빛나는 역사적 증언이다. 수난과 역경을 딛고 세계에 우뚝 서는 우리의 정치지도자 김대중은 죽음을 넘고 넘어 1998년 대통령이 된다. 2000년에는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적인 6ㆍ15공동선언을 이끌어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철학하는 대통령이자 평화정신을 세계인에게 심는 리더십을 구현했다. 3. 송건호: 민족통일과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언론 “현실의 길이 아닌 역사의 길을 걷겠다”며 목숨 걸고 ‘자유언론 수호’를 실천한 송건호 선생. 한국 현대 언론사에 선생이 있었기에, 그 중심을 잡고 민족과 세계를 조망할 수 있었고 진실을 향한 언론운동이 가능했다. 전두환 신군부의 권력장악 과정에서 혹독한 고문을 당했지만 결코 그 지조를 꺾지 않았다. 선생은 1980년 봄날 ‘지식인 시국선언’을 주도하고 해직기자들과 국민 언론 『한겨레신문』을 창간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1977년 9월 송건호 선생의 『한국민족주의의 탐구』를 ‘오늘의 사상신서’ 제1권으로 펴내면서 출판을 시작한 출판인 김언호는 송건호 선생과 늘 인사동 고서점에서 만났다. 책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출판인 김언호를 격려해주신 선생님은 김언호와 시대의 명저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펴낸다. 4. 리영희: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이성의 빛 “모든 것이 거꾸로 보이고, 뒤집혀 있고, 일그러져 있는 세상에, 이성의 빛이 활짝 비추기를 손 모아 기도하고 있었다”는 리영희 선생의 삶은 참으로 고단했지만 시대를 호흡하는 풍운아였다. 그의 이론과 사상은 비수같이 동시대인들의 가슴과 머리에 각인되었다. ‘스스로 공부해서’ 세계에 보편적인 이론과 사상을 창출해내는 ‘주체적이고’ ‘토종적인’ 인문학이었다. 때로는 그 현실의 한계상황 또는 역경을 훌쩍 초월하는 정의와 진실의 협객 같은 사나이였다. 선생의 이론과 사상, 열정과 문제의식은 분단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의 것으로, 한 시대의 문제를 고뇌하는 양심적인 실천의 상징으로 지식인들이 주목하는 존재가 되었다. “진정한 인간해방과 진실이 지배하는 사회”를 원했던 리영희 선생은 우리 시대의 청년정신이다. 김언호는 선생의 자전 『대화』를 펴내고 『리영희전집』 전 12권을 펴냈다. 제2부 진실과 정의의 이름으로 5. 윤이상: 민족문화는 저 창공처럼 엄숙하고 영원하다 “나의 작품들에서 시종 흐르는 것은 정의와 평화정신”이라는 윤이상 선생. 동베를린 사건으로 10년형을 선고받는다. 물사발이 얼어붙는 혹한의 감옥에서 장자의 꿈을 소재로 한 오페라「나비의 꿈」과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율」을 작곡한다. “정치가는 음악할 수 없지만 음악가는 정치할 수 있다”며 예술로 ‘최고의 정치’를 보여준 윤이상 선생은 생애에 걸쳐 ‘민족의 혼’을 노래했다. 쇼팽, 바그너, 베르디 같은 음악예술가들처럼 우리나라 예술가들도 민족과 조국을 위해 자기를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윤이상 선생은 “남도 북도 나의 조국”이라며 “휴전선에서 민족의 음악, 민족의 소리를 울리게 해서 민족화해의 광장을 만들자”고 했다. 출판인 김언호는 윤이상 선생의 음반을 만들기 위해 베를린을 방문해 선생의 자료를 갖고 귀국한다. 그러나 김언호는 이 자료를 김포공항에서 압수당하고 ‘윤이상 전집’은 세상에 나오지 못한다. 김언호는 1년 6개월 동안 ‘출국정지’를 당한다. “하루 한 시간도 내 조국 내 고향을 잊어본 적이 없다”는 윤이상 선생은 이국 땅 베를린에서 서거하는 날까지 조국을 노래했다. 6. 강원용: 대화는 일체의 편견에서 우리를 해방시킨다 개신교 목사임을 넘어서는 사회운동가·문화운동가 강원용 목사. 박정희 정부가 동아일보를 탄압하자 자유언론실천을 위해 농성하는 기자들을 찾아 격려했고 박정희 유신정부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강원용은 우리 국가사회가 요구하는 정치인의 모델은 몽양 여운형이라며 여운형을 이상적 민족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는 ‘대화를 상실한 민주주의’라면서 인간화를 이루기 위한 대화운동의 일환으로 아카데미하우스를 만든다. ‘사회운동 지도자들을 키워내는 산실’이었던 크리스찬아카데미에 유신권력은 ‘공산주의’라는 올가미를 씌워 탄압하고 강원용은 이 일로 중앙정보부에 연행되어 저 남산 지하실에서 온갖 고문을 당한다.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대중을 구명하기 위해 전두환과 담판을 벌인다. 그러나 이 일로 강원용은 참담한 정신적 시련을 감내해야 했다. 새로운 시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혼을 내던졌던 강원용은 진정한 선과 진리를 추구한 정신과 실천의 지도자였다. 7. 안병무: 수난의 길에서 나는 민중을 만났다 수난의 길에서 민중을 만난 민중신학자 안병무 선생.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분신한 전태일의 죽음에 안병무는 충격을 받는다. 죽어가고 있는 사회와 신음하는 민중을 보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군사독재와 맞선다. 1976년 ‘3·1민주구국 선언’에 동참해 체포된다. 안병무는 그 감옥에서 사회 밑바닥의 민중을 만난다. 민중의 실체를 깨닫는다. 민중신학의 이론은 더 강고해진다. 안병무는 “나의 주제는 제도권 밖에 있는 권리를 향유하지 못하는 민중들로 이들이 오클로스”라며 그들이 세상 변혁의 주체가 되는 소망을 품었다. 선생이 쓴 ‘민중신학’ 6부작은 이 오클로스의 기록으로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우리의 빛나는 학문적·실천적 이론이고 사상이다. 제3부 역사와 역사정신 8. 신영복: 나는 나무들이 합창하는 숲에 서고 싶다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년 만에 특사라는 형식으로 감옥에서 풀려난 신영복. 그는 분단시대 진보적 지식인의 수난을 상징한다. 민중의 가장 절박한 현장인 감옥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절대의 한계 속에서의 깊은 사색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고전의 정신과 마주하면서 더불어 함께 세상을 바꾸는 길을 탐색한다. ‘나’에서 ‘우리’로, 그래서 관계의 철학은 그의 사유에서 핵심이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더불어 산다는 신영복의 글과 말은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더불어 정신’이고 ‘여럿의 숲’이다. 그의 성찰, 그의 글과 말은 우리 모두의 관계 속에서 살아 있다. 편안하고 따뜻한 말과 글, 정신과 사상은 우리의 숲이다. 우리가 신영복을 그리워하는 이유다. 김언호는 1989년 월간 『사회와 사상』에 석방 후 최초로 그와 본격적인 인터뷰를 해 그의 생각을 싣는다. 그가 누구인가를 알게 하는 다큐다. 9. 이우성: 식민지사관 극복 않고는 민족사학 불가 상아탑에 갇혀 있지 않고 민족사의 진취적 지향을 염두에 둔 민족사학자 이우성 선생. 선생은 식민지 사관을 극복하면서 우리 민족의 정신적 뿌리를 캐내는 작업을 했다. 선생의 역사학은 ‘민족사학’이다. 그러나 관념적·국수적인 사학을 경계하고 과학적인 사회관계 분석을 강조했다. 신라의 토지 사적 소유를 증명하고 발해를 민족사 안으로 끌어들였다. 실학의 ‘내재적 발전론’ 정립 등 선구적 연구로 한국사 연구를 진전시킨다. 1960년 ‘학원의 민주화’ 운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해직됐다가 복직하지만 1980년 전두환 신군부를 비판하는 ‘교수 361인 선언’을 주도해 또다시 ‘해직교수’가 된다. 박정희 유신정권이 선생을 정신문화연구원에 영입하려 했지만 강직한 신념을 끝내 굽히지 않고 단호히 거부했다. “지금 오늘의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것이 이 땅의 역사학도에 주어진 절실한 과제”라며 상아탑에 갇혀 있지 않은 민족사학자로서 학문하는 자의 주체적 자세를 부르짖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과 심산 김창숙 선생을 기리는 일에 앞장선 선생은 일찍부터 우리 고전을 천착했다. 김언호는 선생의 『우리 고전의 발견』을 펴낸다. 10. 김진균: 정의에 바탕하고 연대로 실천하는 민중운동 민족적·민중적 학문을 제창한 ‘우리 모두의 스승’ 김진균 선생. 선생은 ‘재경교수 361명 시국선언’과 ‘지식인 134인 시국선언’에 참여하면서 계엄령 포고 위반이라는 죄명으로 4년 1개월 동안 ‘해직교수’가 된다. 김진균에게 ‘해직’은 고통이었지만, 지식인으로서 스스로를 단련시키고 학문하는 사람으로서 문제의식을 심화시키는 과정이었다. 1980년대를 ‘위대한 각성의 시대’라고 말한 선생은 198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민주화 운동에서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영역이 없었다. 『한국민중사』와 『자본론』을 법정 변호하며 ‘사상·출판의 자유’를 성명했으며 비판적·진보적 새 학자군의 산실로 상도연구실을 열어 반독재ㆍ민주화 운동과 연대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해간 젊은이들 생각으로 늘 가슴 아파한 선생은 한국 사회과학의 진로에 희망의 길을 열어나갔다. 『사회과학과 민족현실』Ⅰ·Ⅱ를 써내 단재상을 수상했고 무크지 『한국사회연구』를 통해 새롭고 주체적인 한국적 사회과학을 모색했다. 11. 이이화: 민족사 바로 세우기에 앞장서다 “역사를 모르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고 민족사 바로 세우기에 앞장선 역사가 이이화 선생. 역사는 역사의 현장에서 살아 숨 쉰다면서 선생은 늘 역사의 현장에 서 있었다. 출판인 김언호는 ‘세계화 시대엔 우리 역사 제대로 읽기’가 더 필요하다면서 대중이 감동하면서 읽는 한국통사를 써보자고 이이화 선생에게 제의하고 ‘아치울의 결의’를 맺는다. 선생은 10년 작업 끝에 정치사ㆍ사상사ㆍ문화사ㆍ사회사ㆍ생활사를 총합한 ‘21세기 국민독본’ 『한국사 이야기』 전 22권을 출간해낸다. “역사는 특정한 계층의 독점물이 아니며 현실과 동떨어져 존재해서도 안 된다”는 선생은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며 읽게 하고 현실과 연결해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었다. 한길역사기행의 현장강사로서 독자들과 늘 소통했다. 선생에게 역사는 지식의 산물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역사는 세상과 소통하는 실천학문”임을 확신한 선생이 평생에 진력한 것은 동학농민혁명이었다. 12. 최영준: 길의 역사 길의 사상 길의 문명, 길의 정신을 성찰한 역사지리학자 최영준 선생. 선생은 우리가 걷는 국토탐험·역사탐험의 탁월한 길잡이였다. “길은 인간이 이룩해놓은 문명 가운데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는 선생은 길에 담긴 사연을 읽어냈고 문명의 깊이를 드러내주었다. 서양의 길이 물질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심리가 내재되어 있다면 동양의 길은 “통로, 방향, 순환을 의미하는 동시에 형이상학적인 개념인 이성과 도덕을 의미”한다고 했다. 길은 우리의 생활사를 종횡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한다며 고려시대부터 진행된 강화도 간척의 역사는 네덜란드보다 앞선다며 역사의 현장을 찾기도 했다. 선생의 ‘국토사랑’은 『한국의 짚가리』라는 독특한 책에 녹아 있다. 민족사의 발전과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이야기해준 선생은 농사일이야말로 가장 좋은 수신修身의 길이며 땅 위에서 만나는 예술이라며『홍천강변에서 주경야독 20년』을 펴냈다. 제4부 함께 걷는 길 13. 이오덕: 어머니와 조국이 가르쳐준 말 생애에 걸쳐 삶의 교육을 실천한 이오덕 선생은 “글쓰기만큼 좋은 인간 교육은 없다”고 했다. 선생은 맹렬하고 집요하게 우리말과 글쓰기 교육에 헌신했다. “우리 아이들과 우리 겨레를 살리는 길은 일과 놀이와 공부가 하나되는 삶을 어릴 때부터 즐기도록 하는 데 있다”는 선생의 체험적 교육정신은 이 시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사상이었다. 선생은 조국이 가르쳐준 우리말을 왜곡하는 현실을 고쳐나가야 한다면서 『우리글 바로 쓰기』를 출간한다. 선생에게 우리말 우리글 바로 쓰기 운동은 곧 올바른 교육운동이자 이 국제화 시대에 더욱 요구되는 민족운동·민족문화운동이었다. 1988년 단재상 수상연설에서 선생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정직하게 쓰며 깊이 생각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곧 삶을 가꾸는 교육”이라며 선생의 글쓰기 정신과 방법을 천명했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남의 말, 남의 글로 창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로 창조하고 우리말로써 살아가는 것”이라며 가장 귀하고 가치 있는 글은 우리말로 쓴 정직한 글이라고 했다. 풀·꽃·나무·흙·바람, 무엇보다 어린이를 사랑한 선생은 그런 문학과 교육을 위해, 그런 문학과 교육을 하는 참문학인·참교육자들과 함께 생각하고 연구하고 글을 쓰고 교육으로 실천했다. 14. 이광주: 인간은 교양으로 자유에 눈뜨고 사회를 의식한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정신으로 서양지성사를 풀어낸 서양사학자 이광주 선생. 선생은 책방을 찾아가는 길은 “일상에서 해방되는 참으로 자유로운 자유인의 길”이고 책은 “자신을 정화하는 지성의 연금장”이라며 책을 찾아 세계를 여행한 애서가였다. 전두환 신군부에 맞서다 해직되기도 한 뒤 교양과 지성을 담론하는 자유분방한 에세이풍의 글쓰기를 보여준 선생은 이 땅의 독서인들을 아름다운 인문의 세계로 안내했다. “좋은 사회, 바람직한 사회는 서로가 담론을 즐기는 다원적 열린 사회”라며 어떠한 도그마나 권위도 부정한 교양인이다. “결국 세계는 한 권의 아름다운 책에 이르기 위하여 만들어졌다”는 말라르메의 시를 좋아한 독서인이자 애서가인 선생은 책 속에서 책을 가슴에 안고 산, 책 읽는 책의 ‘여정’을 누린 독서인이었다. 선생과 함께 책방 순례에서 만나는 19세기 책의 장인 윌리엄 모리스는 출판인 김언호의 영원한 책 스승이 된다. 15. 박태순: 오늘도 나는 나의 산하 나의 국토를 걷는다 국토인문학을 구현한 문학가 박태순은 국토, 그 역사와 삶의 현장에서 문·사·철을 탐구했다. 『국토와 민중』은 국토인문학의 한 이정표가 되었다. ‘국토의 편력과 민중세계의 답사는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한 선생은 “국토는 자연으로서 금수강산이었고 인문지리로서는 민중의 역사였다”고 말했다. 선생은 국토 전역을 가는 인문예술의 축제 ‘한길역사기행’에 늘 동반하는 강사이자 길꾼이었다. 우리 국토 전역이 ‘기행의 주제’라며 ‘새로운 국토’를 만나기 위해 박태순은 평생을 두 발로 걸었다. 문학인은 역사가이며 사상가라고 주장한 선생은 원효에서 현대인 모습 살피는 등 역사를 올바로 ‘깨치기’ 위한 역사인물의 ‘활현’ 작업에 몰두했다. “국토언어는 희망의 언어”라며 선생의 몸과 마음은 언제나 우리 역사, 우리 삶의 현장 국토에 서 있다. 16. 최명희: 언어는 정신의 지문, 모국어는 모국의 혼 “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는 작가 최명희는 찬란하도록 아름다운 소설 『혼불』을 써냈다. 시대의 고단한 삶을 사는 우리들을 위무하는 글의 힘, 정신의 힘이 되는 대하소설 『혼불』은 시대와 역사의 어둠과 빛을 풀어냈다.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고 모국어는 모국의 혼이기 때문에 쭉정이가 아니라 진정한 불빛 같은 말의 씨를 심고 싶었다”는 최명희는『혼불』을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심정으로 써냈다. 한밤중에도 새파란 불을 밝히는 만년필의 촉 끝에 사로잡힌 작가 최명희는 아날로그를 고수한 만년필주의자였다. 출판인 김언호는 각계 인사들과 손잡고 ‘작가 최명희와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조직해 작가를 성원했지만 그는 혼불이 되어 저 하늘을 날아올랐다.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간다”는 유언을 남기고 51세로 요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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