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온난화 대응 농업의 길’을 집필하면서 기후 온난화와 농업생산 지구 환경변화는 농작물 생육과 농업 생산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변화는 집중 강우와 폭우, 폭설, 태풍과 강풍, 폭염과 해빙, 사막화, 병해충 발생 변화 등 농업생태 변화를 야기하고 농업생산 환경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그리고 생산 증대를 위한 욕심으로 비료, 농약, 제초제 등 농업생산 자재를 과다하게 투입함으로써 경지의 비옥도와 수질의 악화로 농업생태계가 파괴되고 농작물 생육과 농업생산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간 평균 기온이 1.8℃ 상승했으며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봄철 작물 출현 초일이 평균 5일 빨라지고 가을철 출현 종일이 평균 4일 늦어져 출현 지속 기간이 평균 9일 정도 길어졌다. 농작물의 재배 적지가 변동하고 병해충 피해가 증가하면서 농업 생산성이 영향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써 국내 작물의 재배 적지 이동 현상이 일어나고, 동시에 아열대 작물의 국내 도입적응 재배 현상이 시도되고 있어서 작목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새로운 기술의 연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어려운 우리 농업의 현실 중에도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되고 있다. 농업개방 및 세계 자유무역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Uruguay Round) 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농업 비관세 장벽 철폐와 관세화, 국내 농업 보조 규제, 수출 보조의 대폭적인 감축 등 농산물 시장 개방이 합의되었다. 이에 따라 각국의 국내 보조금 및 농업 정책이 국제 규정에 의해 규제되면서 시장 개방이 강제되었다. 이러한 시장 규제의 보호를 위해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World Trade Organization)가 발족하여 농업개방과 세계 자유무역 체계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세계무역기구의 출범으로 농업개방과 세계 자유무역 체계가 본격화 되어 국내 농업보호 울타리가 허물어졌다. 세계무역기구 출범과 더불어 각국의 농업연구기관들은 자국의 국민을 위한 생명농업 연구, 상업농 연구, 친환경농업 연구를 각각 강화해 왔다. 그러나 연구와 기술 그리고 농업강화 계획에서 농산물 수출국인 선진국과 농산물 수입국인 개발도상국은 국가별 예산 투입 능력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농산업 위치는 선진국도, 개도국도 아닌 중간쯤의 위치였다. 그러나 생명 농업인 식량작물, 쌀의 자급 달성으로 식량 생산농업에서 상업농과 친환경농업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국제적으로 세계 각 국가는 자유 무역체제를 수용해야 했고 우리도 정부에서 농산물 개방 대응 전략과 계획을 세워야 했다. 국제협상에서 국민의 주식인 쌀은 개도국 수준에서 수입 개방 유예를, 나머지 농산물은 최대한으로 수입 개방 기한을 연장하고 소면적 농산물은 수입 개방 전략으로 정부 대책이 마련되었다. 한국 정부의 기술적 준비와 대응 1991년 우리 농산물 보호와 농산물 수입 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제안을 내놓고 이를 추진하였다. 1. 지역별로 특화 농작물을 육성하여 지역의 소득증진과 우리 농산물의 특산화를 목표로 전국에 32개 특화작목 연구기관 설립. 2. 농업종사자의 전문지식과 기술 능력 증진 및 전문 농업경영인 양성을 위한 한국농업전문학교(현 한국농수산대학교)를 설립하여 승계농 전문 인력 양성. 3. 농업과학기술의 첨단화와 과학화를 통해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농업연구과제운영의 종합화 및 대형 연구과제 투입 체계 구축을 위하여 농림기술관리센터(현 한국 농식품기술기획평가원)을 설립하였다. 1993~1994년 32개로 출발한 특화작목연구소가 2024년 64개 농업연구소로 확대 발전되어 각 지역에 가장 적합한 48개 작목이 각각 연구되고 있다. 그리고 농어업분야 전문 경영인 양성을 위하여 1995년 한국농업전문학교를 설립하고 한국농업대학, 한국농수산대학을 거쳐서 2022년 한국농수산대학교로 발전하고 현재까지 약 6,000명의 졸업자를 배출하여 우리 농업 농촌의 전문 농업인 및 승계농 인력양성으로 농업 선진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농업과학기술의 첨단화, 과학화를 통하여 농업을 종합생물산업으로 발전시키고,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하며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1994년 농림기술관리센터로 출발한 한국농업기술기획평가원은 기초, 생명, 환경, 응용, 경제, 국제지원, 사업화 분야에 세계에서 주요 기술 경쟁력있는 기관으로 발전하였다. 이 책자의 구성 내용 이 책자는 우리 농업이 격변기를 거치며 수입 개방에 대응하여 지난 30여년의 기간을 거치면서 특화작목연구를 중심으로 연구해온 기술 보급 결과물을 정리 소개한 것으로 품종 개발, 재배 기술, 병충해 방제 방법 및 소득화 방안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는 농업 개방화, 상업화 및 환경농업 시대에 우리 농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과 기술을 소개하고, 또한 귀농인과 농업인들에게 지역별 가장 적합한 고소득 작물이 있음을 알리고 이들의 생산 기술을 안내하는 기술기관들과 연결시켜 해주는 안내서이다. 이 책의 구성은 대상 연구 작물을 과수, 채소, 화훼, 특용작물, 식량작물 및 축산으로 크게 구분하고 동일 작물을 다른 연구소에서 동시에 수행 경우에는 작목 내에 연구소별로 다시 구분하였다. 각 작목별 세부 내용은 첫째, 연구소의 소개로 설립 목적, 주요연구작목 및 대표 성과, 그리고 연구소의 소재지 및 연락처를 포함하여 필요시 접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음으로 개발된 신기술, 미래 개발할 기술과 산업 전망의 순으로 주요 결과들을 정리하였다. 이 책자에 정리 소개된 내용은 원천적으로 각 연구소에서 개발된 내용으로 해당 연구소의 승인으로 작목별로 정리하였으며 해당 연구소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책자의 부피상 전체 결과를 모두 수용치 못하고 중요한 내용 중심으로 발췌 정리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나 좀 더 자세한 내용과 더 넓은 정보가 필요한 경우 작목별 연구소의 연락처로 접촉하여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본 책자의 내용을 발췌 정리해 주신 각 작목별 전문 연구 집필자 제위에게 깊이 감사를 드리며, 끝으로 본 책자가 나오기까지 재정 지원을 해주신 ㈜파마식스에 깊이 감사드린다. (문헌팔 박사, 조은기 박사)

제1장 과수 01 포도 02 사과 03 배 04 감귤 05 복숭아 06 자두 07 감 08 단감 09 대추 10 참다래 11 유자 12 무화과 13 석류 14 비파 15 망고 16 올리브 제2장 채소 17 마늘 18 생강 19 고추 20 산채 21 곤달비 22 파프리카 23 양파 24 비트 25 대파 26 수박 27 참외 28 딸기 29 토마토 제3장 화훼 30 국화 31 장미 32 선인장 33 거베라 제4장 특용 34 인삼 35 버섯 36 구기자 37 차 38 커피 39 천마 40 마 41 햄프 제5장 식량 42 콩ㄷ 43 옥수수 44 감자 45 고구마 46 약초 제6장 축산 47 곤충 48 누에 제7장 기본작물 국민 생활 기초 16 작목과 한국

젊은 열정을 대한민국 씨앗은행에 심었다. - 대한민국 ‘노아의 방주’ 종자은행 구축 이야기 - 시대의 배경 : 산업화의 그늘 속, 잊혀가던 씨앗들 1996년, 대한민국은 외형상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었다. 산업화와 수출 주도형 경제모델은 나라 전체를 고도성장의 기세로 몰고 갔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세계가 한국의 자동차, 전자, 반도체 등의 ‘첨단산업 기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농업의 침체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은 농촌을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전환하였고, 빠르게 변하는 소비재 산업의 발전과 도시 농산물 시장은 유통시장 위주의 발전으로 전환되고, 반대로 식량 자급률은 빠르게 하락 중이었다. 정부의 관심은 대개 수출산업과 첨단산업에 집중되었고, 농업은 시대의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식량 주권의 문제는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우리 토종 종자와 유전자원은 이름조차 낯설었다. 1987년 설립된 종자은행에는 재래종 6만 여점만(현재의 1/4 수준)이 전부였고, 저장 시설은 이미 10년이 넘도록 방치되어 습도 조절도 되지 않는, 형식적인 ‘저장고’에 불과했다. ■한 사람의 결심이, 한 나라의 미래를 바꾸다 1996년 10월, 경북 고추연구소장이었던 조은기 박사는 농촌진흥청 유전 자원과 주무 연구관으로 발령을 받는다. 마침 그해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FAO 세계 식량 농업유전자원위원회(CGRFA) 국제회의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석하게 되었다. 인사차 종자 교류를 제안한 그에게 일본의 종자 전문가로부터 들은 충격적인 한마디, “한국은 종자 저장 시스템이 너무 낙후되어, 일본이 종자를 주고 싶어도 줄 수 없습니다. 한국 시스템은 일본보다 50년 이상 뒤처져 있습니다.” 그 한마디는, 젊은 조은기 박사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10년 안에, 반드시 일본을 따라잡겠다. 아니, 반드시 일본을 넘어서겠다.” 그는 귀국 비행기 안에서 ‘대한민국판 노아의 방주’를 구상하였다. 그것은 단순 저장시설이 아니라, 한 나라의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였다. 국가를 설득하고, 시스템을 바꾸다. 그는 돌아오자마자 국회, 정부 관료와 농촌진흥청 동료들(농림해양수산위원회 국회위원실, 김동태 농림부 장관, 임상규 농림부 장관, 박홍수 농림부 장관, 김강권 청장, 정무남 청장, 서규용 청장, 손정수 청장, 김인식 청장, 이길복 원장, 김호일 원장과 국립 농업과학원 유전자원과 연구직 동료들)과 함께 농업유전자원 보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전국 단위의 종자자원 종합 점검에 착수했다. 첨단산업에 후순위일 뿐인 농업이지만, 국가의 생존과 미래는 종자에서 비롯됨을 강력히 역설하며, 주변부터 설득하기 시작했다. 1997년, 외환위기(IMF)가 닥쳤다. 나라 전체가 생존을 걱정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그는 이 위기를 기회로 보고 국가농업유전자원 정책을 제도화하였다. 설득의 결과, 이 힘든 시기에 외교부, 환경부, 산림청, 문화재청 등 13개 부처가 참여하는 국가 유전자원 관리 계획이 탄생하게 되었다. 식량주권을 주장했고, 농업이 단순한 산업의 한 부분이 아니라, 국가 전략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불러온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였다. 세계를 발로 뛰고, 한국에 맞는 시스템을 드디어 만들어 내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그는 국제식물유전자원연구소에 파견되어 전 세계의 종자 저장 시스템을 직접 보고 배운다. 미국, 일본, 캐나다, 러시아, 인도, 독일, 중국, 베트남, 북한까지 그는 수십 개국의 유전자원 시설을 조사하고 모델링하며, ‘한국형 종자은행’의 모델을 계속해서 그려나갔다. 국제식물유전자원연구소 파견근무 후, 드디어 주요 인물들과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의 설계를 본격화한다. 전국 작물연구소 48곳, 대학,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평가-보존-정보화-활용까지 아우르는 농업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이다. 2002년부터는 DNA 정보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고, 식물체뿐 아니라 동물의 정자, 난자, 영양체 보존까지 가능한 ‘초저온 동결보존(-196℃) 기술’도 정착시켰다. 월드컵 4강 진출과 함께 대한민국의 식탁(K-Food)이 주목받는 얘기가 잦았으며, 우리가 만드는 일의 열정에 더욱 불을 지폈다. ‘반드시, 강한 한국인의 식량의 토종종자의 위대함도 증명될 것이다.’ 마침내, 대한민국의 노아의 방주 탄생 2006년 11월. 조은기 박사의 ‘10년의 꿈’이자, 대한민국 농업의 전환점을 상징하는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장기(-18℃), 중기(5℃), 초저온(-196℃) 저장고, DNA 뱅크, 자동화 로봇 시스템, 국제 협력 훈련센터까지 포함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 200개국 중 100위권 밖이던 한국의 유전자원 보존 수준은 단번에 세계 5위권으로 도약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0년 전 자신에게 ‘50년 이상 뒤처져 있다’고 말했던 일본 과학자도 초청하였다. “이제도 한국이 일본보다 50년 뒤처졌습니까?” 그 과학자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의 지원과 역량을 부러워했다. 일본에 없는 국제 인증 시스템과 초현대적 종자은행과 전국 작물 연구소, 전문대 학과 평가-보존-정보화-활용까지 아우르는 농업 시스템을 한국이 먼저 완성했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식량-생명 주권을 지키는 나라로 인정받다. 그 후로 한국의 유전자원 관리 시스템은 산림, 가축, 곤충, 미생물, 토종작물까지 확장되었고, 국내 자원은 드디어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하 저장고에도 영구 보존되었다. 지구 종말에도 살아남을 생명 자산으로 공식적으로 대한민국의 종자가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기준으로 우리 대한민국은 27만 점 이상의 유전자원을 보유한 세계 5위의 유전자원 보유국이며,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저장 능력이 부족한 개도국의 종자까지도 위탁 보존해 주는 진정한 ‘종자 보존 선진국’이 되었다. 마무리하며 그는 오늘도 식사 자리에서 지인들에게 K-Food를 즐기며 말한다. “종자는 생명이고, 자산이며, 미래입니다. 누군가 저를 알아보지 않는다 해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문익점의 후예로서, 내 젊은 열정은 한국 농업의 씨앗과 함께 노아의 방주에 지켜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 개의 작은 종자가 K-Food, F-Culture를 만들어내고, 전 세계인들이 하나의 문화로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조은기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