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손님들이 제 해석을 ‘4D영화를 보는 것 같다’며 ‘여러 곳에서 타로를 배워봤지만 누구한테도 배워보지 못한 것’이라 평한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어디에도 없을 타로카드 해석집〉이라는 제목이 붙여졌습니다. 이 책에서는 10년간 타로점쟁이로 일하며 수강생들을 가르칠 때 썼던 자료들과 차곡차곡 모아둔 실제 사례를 선별하여 담았습니다.

Ⅰ 일러두기 · 해석에 앞서 · 점쟁이와 사기꾼 사이 · 제발 질문은 정확히 Ⅱ 4대원소 Ⅲ 해석을해봅시다 · 7장배열법 · 사례#1 ~ #30

- 해석은 논리적으로 이치에 맞게 해야 합니다. “이건 행복을 의미하고요…, 이건 불안을 의미하는데요….” 끼워맞추기식 키워드만 남발하는 해석을 듣는 질문자는 ‘그래서 그게 뭐가 어쨌다는 거지?’ 돈 아까운 표정을 지을 것입니다. 손님들이 궁금해하는 건 이 카드의 키워드가 무엇인지가 아니라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당신을 찾아온 것입니다.
해석을 할 때는 대단한 사건이나 특별한 상황을 때려 맞추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질문자가 묻는 질문과 해석에서 나오는 상황들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하며,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흔히 겪을 수 있는 일들입니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이 ‘예언자 흉내’에 혈안이 되어서 정작 질문자에게 일어날 ‘상황’에 대해서는 묘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타로점은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예측하고 설명해야 하는데 말이죠.

- 타로점은 심리테스트/성격테스트가 아닙니다. 인터넷에 퍼져있는 싸구려 연애상식, 저질 성격테스트 같은 조잡한 정보들을 토대로 카드를 해석하진 말아 주세요. 그런 것들이 사람과 상황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만들어냅니다. 물론 해석자 스스로도 고정관념, 편견, 선입견이 없어야 합니다. 시야가 좁으면 생각도 좁고, 말도 좁게 딱 자기 소갈머리만큼 말하게 됩니다. 다양하고 풍부한 해석을 할 수 없는 원인이니 타로를 잘 보고 싶다면 세상을 넓게 봐야 하고 다양한 감정과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리딩을 하다 보면 점을 보는 실력보다 자신의 수준을 확인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왔는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지, 세상을 어떻게 보고 살고 있는지 자신의 리딩에서 다 드러납니다.

- 미래를 보는 것은 금기라고 했습니다. 이 직업은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말해주는 직업입니다. 내가 하는 말이 어떻게든 질문자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니 아닌 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합니다. 심지어 어떤 점쟁이들은 자신의 수강생들에게 ‘무조건 좋은 말만 해줘라’고 가르치기도 합니다. 내가 좋은 말을 한다고 좋은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좋지 못한 말을 한다고 해서 악재가 생기지 않습니다. 점쟁이는 창조주가 아닙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걸 보고 나면 점쟁이가 말한 대로 일이 일어날 거라고 믿는데 실제 타로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기예보와 그 수준이 동일합니다. 얼마든지 틀릴 수 있고 얼마든지 해석이 안 맞을 수 있으며 변수 또한 얼마든지 많이 생깁니다. 비가 온다고 했지만 날씨가 맑은 것처럼요.
그러니 손님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하지 마세요. 솔직하고 자신의 일에 진실되게 임하면 손님들도 그 모습을 알아보고 당신을 찾아가게 될 것입니다. 물론 점을 정확하게 해석하면 더 좋겠죠. 옆집은 좋은 얘기만 해줘서 손님이 바글거린다구요? 세상 모든 사람을 내 손님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 내 도움이 필요한 손님이 나를 방문하고 내가 그들을 도울 수 있다면 그 걸로 이 직업의 역할은 충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