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인터뷰 + 공연자료 1. 공연과 공연을 이루는 과정을 사진을 통해 볼 수 있음 2 인터뷰와 스태프 자료를 통한 공연에 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음

책을 펴내며·류주연 6 01 프리셋 8 작품 개요 | 등장 인물 | 02 포토콜 16 사진 | 2023~2025·이노아 03 리뷰 132 비록 진실을 알지 못하더라도 | 김소연 민주적 의사결정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진실 찾기 | 김창화 04 배우들 140 인터뷰 1 | 32인의 배우들 05 프로덕션 192 인터뷰 2 | 연출 및 기획 사진 | 공연 준비·지역 배우 합동 공연·워크숍·간담회·관객과의 대화 06 제작 스태프 234 인터뷰 3 | 의상 및 그래픽 디자이너 자료 | 무대·조명·의상·그래픽 디자인 07 공연 연습 272 사진 | 2016~2023 08 커튼콜 292 사진 | 앨범 사진·기념 사진 자료 | 기사 목록·공연 연보 및 참여자 명단 공연을 기억하는 법·이노아 316

p. 137

극단 산수유의 〈12인의 성난 사람들〉이 초연되었던 2016년 10월은 박근혜, 최서원 국정 농단 사건이 터져 나오고 민중총궐기가 박근혜 정권 저지 비상국민행동으로 이어지던 때였다. 그리고 당시 연극계는 2015년 시작된 검열 반대 운동이 해를 넘어 계속되던 때다. 세상을 뒤엎을 것 같았던 촛불시위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승리를 얻었다. 이 연극이 지금도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이 갈등의 한복판에서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정의를 기각시키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 연극이 잘짜인 법정 드라마를 넘어 지금 여기 이야기로 다가오는 것은 바로 그것이 아닐까 한다. - 평론가 김소연


p.172

한상훈 - 마지막까지 주장을 굽히지 않던 3번 배심원은 아들에 대한 원망으로 삶을 지탱했을지도 모르잖아요? 사실 원망도 살아갈 수 있는 동력 중 하나니까요. 좀 서글픈 얘기지만요. 근데 마지막에 그런 원망까지 무너뜨리면서까지 아이를 풀어주었는데 걔가 정말 악마 같은 아이라면 어떡하지? 사실 소름 끼치도록 두려운 일인 거 같아요.

오재균 - 사실 리뷰를 보면 8번 배심원의 정서와 의견을 따라가지만, 간혹 3번 배심원이 오히려 더 맞지 않느냐는 글도 있거든요. 이 작품에서 저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작품 안에서는 아들과의 사연 때문에 편견을 가지게 되고 무너지지만, 사실상 증거로 반증 되지 않았다면 3번 배심원의 입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요. 하지만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놓쳐서는 이 작품을 해석하기 쉽지 않아요. 이기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의에 대한 고민 없이 인물로 초점을 옮기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노아 - 판결이 끝난 후 3번 배심원은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오재균 - 어려운 질문이네요. 답이 없는 질문이니까요. 어떤 식으로든 노력은 하겠죠. 그래도 시간은 걸리지 않을까요? 이 사람은 자존심이나 자부심도 굉장히 강하니까요. 사람은 쉽게 안 변하거든요. 아들과 관계 회복보다는 자기 극복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p.316
이 기록집은 2023년 아카이브 작업이 계기가 되어 10년 동안의 공연에 관한 기억을 묶은 책이다. 공연 사진과 인터뷰, 도면 및 그래픽 자료, 평론 등을 수록했다. 이제 지난 공연은 책에 담겨 극장에서 서점과 도서관으로 이동한다. 책을 펼칠 때마다 독자는 다시 관객이 된다. '사라지는 공연과 그 공연을 만든 사람들을 기억'하려고 이 책을 만들었다. - 편집자의 말


이 작품은 영화 시나리오를 한국적으로 잘 각색하여 배심원들의 변화하는 심적 갈등 과정을 정확히 파악해 관객에게 쉽게 전달했다. 또한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력을 되돌아보고 편견·왜곡이 가진 잔인함을 여과없이 드러내어 수많은 정보 속에 진실을 바로 보지 못하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재조명하고 있다. - 공연 심사평 중

이 평결이 우리의 이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강할 수 있는 거에요. 우리에겐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사회적인 책임을 다 할 때 우리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 11번 배심원 대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