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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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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원숙자
출판사 : 유씨북스
2016년 06월 15일 출간  |  ISBN : 1195695926  |  296쪽  |  규격外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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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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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은퇴 후 서울을 떠나 농장에서 알게 된 무공해 자연의 맛, 소박한 삶의 의미『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 갑자기 농장행을 결심한 남편과 그와 함께 농장을 가꾸고 정원을 돌보며 경작 일지를 기록한 아내. 일흔에 시작한 농사에서 얻은 소박한 삶의 즐거움과 자연의 고마움을 잔잔한 수필로 전한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원숙자 저자 원숙자는 꽃밭에서 책 읽기를 즐기는 ‘문학 할매’다. 〈문학21>에서 수필로 등단한 지 20년이 넘었고, 일상의 소소함을 담은 글을 써서 〈여성동아>나 〈한겨레>, 〈중앙일보> 등에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제1회 전국 백일장’에서 3등을 할 정도로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가정 형편상 문학과 거리가 먼 회계 일로 43년 6개월 동안 일했다. 문학을 꿈꾸던 소녀는 결국 나이 쉰이 넘어 다시 펜을 잡았고, 은퇴 후 본격적으로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중에는 서울에서 손자 한결이를 보살피고, 주말에는 충북 음성의 구원농장으로 내려가 남편과 함께 논밭과 꽃밭에서 자연 같은 베품과 배려와 고운 마음으로 살고자 애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수필집 《당신은 저녁해 나는 저녁노을》, 《나뭇잎 바이올린 켜줄게》 등이 있다.

[목차]

소박한 삶을 꿈꾸다 봄은 희망이다 / 지극하다는 것 / 농부의 오뉴월 / 살아 있는 농업 백과사전 / 흙을 덮고 자네 / 인생을 사는 길 / 콩밭에서 / 포도밭의 미켈란젤로 / 안녕, 나의 오아시스 자연이 가르쳐준 것들 능소화 소고 / 내 마음의 꽃밭 / 스토케시아 예찬 / 소리 없는 성황 / 내 삶의 나이테 / 할매요, 슬퍼 말아요 / 먹고산다는 것 / 고마워, 참새 / 겨울나기 함께 살아가는 이유 나비가 되셨나봐 / 고구마밭 옆 그집 / 주는 게 좋은 겨 / 사라지는 아름다움 / 함께하는 행복, 나누는 기쁨 / 향이 있는 삶 / 앉은뱅이 호박 / 물댄동산의 우렁각시 / 봐, 아직은 괜찮아 당신과 언제나처럼 명패 달기 / 등화독서(燈火讀書) / 인간적 삶의 방식 / 봄 준비 / 농사꾼 남편과 겉멋 든 아내 / 산책로 풍경 /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 그러니, 그래도 / 꽃향기에 묻혀 걷는다

[책속으로]

농장은 우리가 택한 ‘공부의 길’이다. 땅을 파면서, 씨앗을 뿌리면서, 열매를 거두면서, 새소리 들으면서, 저것 봐, 논에서 들려오는 저 개구리 소리… 한 번 밭에 앉으면 서너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그만큼 자신의 존재조차 망각하며 밭일에 몰입하게 된다. 흙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거다. (중략) 변덕스러운 날씨가 농작물을 작살내는 일이 되풀이 된다 해도 이왕 들어선 길, 어떻게 해줘야 농작물에 해가 덜 갈까를 생각하는 것도 몰입의 시간일 수가 있다고 믿는다.
_<삶의 길> 중에서, p.70

“할매요, 이젠 외로워하지도 마요. 내가 있고, 할미새도 있잖아요. 그리고 할매가 산 그 시대의 딸이나 이 시대의 딸이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것에 위로를 받아요. 이 시대의 딸들은 엄청 바빠서 얼굴 볼 시간도 없고, 얼굴 볼 시간이 없으니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더더군다나 없는 거고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농장에 조그만 컨테이너를 들여놓고 이렇게 1년 양식 내 손으로 키우고, 꽃밭을 가꾸면서 딸이나 아들이 도시 생활에서 지쳤을 때 내려와 쉴 수 있는 ‘창’을 열어놓기로 했거든요. 할매처럼 자식들 찾아 나서지도 않을거고요, 오지 않는 자식들 기다리지도 않을 거고요.”
_<할매요, 슬퍼 말아요> 중에서, p.143

봐, 아직은 괜찮아. 꽃밭 가꾸고, 우리가 먹을 양식 우리 손으로 키우고, 오이, 호박, 가지 따고 주위에 천지인 나물 뜯어다 반찬해서, 꽃밭이 환히 내다보이는 식탁에 앉아 우리가 담근 포도주 한 잔 곁들여 밥 먹는 시간이 있잖아. 봐, 책 읽고, 음악 듣고, 담소하는 시간이 있잖아. 내 생애 끝이 왔을 때, 해 놓은 일 없는 것처럼 허무해 하지 말자.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게끔 지금을 살자.
_<봐, 아직은 괜찮아> 중에서, p.219

잔디밭에 등을 대고 누우면 부드럽고 편안하고 흙 속 저 깊은 곳에서 뭔가가 꼼지락대는 것 같은 탄력이 느껴진다. 씨를 품은 흙의 기척은 부드럽고 따습다. 내 몸이 그 안으로 스밀 생각을 하면 죽음초차 무섭지 않다. 돌아가신 박완서 선생님은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서 그렇게 쓰셨다. 부드럽고 따슨 흙 속에 누우신 박완서 선생님은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으면서 못 가본 길인, 그래서 더 아름다운 저승의 삶을 살고 계실 것이다. 그이와 나도 그런 삶을 살는지. 힘든 농장일이라고 아픔으로만 남는다면 너무 섧다. 제주도 말로 일하멍 쉬멍 놀멍 해야지.
_<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중에서, p.273

[출판사 서평]

무공해 자연의 맛, 소박한 삶의 의미 일흔에 수확한 자연과 인생에 대한 성찰들 갑자기 농장행을 결심한 남편과 그와 함께 농장을 가꾸고 정원을 돌보며 경작 일지를 기록한 아내. 일흔에 시작한 농사에서 얻은 소박한 삶의 즐거움과 자연의 고마움을 잔잔한 수필로 전한다. ◆ 출판사 서평 은퇴 후 서울을 떠나 농장에서 알게 된 무공해 자연의 맛 부부가 함께 ‘공부의 길’을 걸으며 느낀 소박한 삶의 의미 이 책은 난생 처음 농사를 짓게 된 노부부의 8년간의 농장 생활을 기록한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갑작스런 남편의 결정에도 의심이 아닌 믿음으로 지지했고, 그녀 또한 농장의 매력에 푹 빠져 휴일이면 빠짐없이 농장을 챙겼다. 그렇게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기쁨,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교류, 수확한 농작물을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는 즐거움과 함께한 시간. 저자는 밭 일구고 꽃 가꾸는 시간이 부부가 택한 “공부의 길”이라며 농장에서의 일상을 꼼꼼히 기록했다. 더불어 꽃과 열매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으로 기록한 관찰 일기는 모든 생명에게 보내는 소박한 찬사이다. 정겨운 우리말을 살려 쓴 생생한 수필 저자는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우리말이 주는 정겨움과 아름다움을 살린 수필을 선보인다. 우리말 어휘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한 편의 수필은 빠르게 읽고 넘기는 디지털 시대의 글과는 달리 읽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온다. 가슬가슬, 살래살래, 조랑조랑, 파르르한, 자우룩한, 풍신나는(모양새나 짜임새가 볼품이 없는) 등 생생한 우리말이 글을 한층 더 빛나게 한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에 평온함을 느끼는 이들, 바쁜 생활에 지쳐 여유를 찾는 이들, 새로운 시작 앞에서 스스로 작아지는 이들에게 한 박자 여유를 선물할 청정 자연에세이를 만나보자. “시골 내려가서 농장이나 할까?” 저자의 남편은 대학교, 외국기업, 서점 등 다양한 직장을 거쳐왔다. 저자는 43년 동안 남편을 믿으며 그 선택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남편의 입에서 “시골 내려가서 농장이나 할까?”라는 말이 나왔을 땐 조금 놀랐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사람이 농사를 짓겠다고?! 그렇게 평일에는 일을 하고 손주를 돌보느라 서울에서 지내고, 주말에는 충북 음성의 농장으로 내려가 남편의 농사일을 돕는 이중생활이 시작됐다. 이전에는 그저 차창 밖의 풍경에 지나지 않았던 밭 이랑 위 검정 비닐이 이제 생활의 일부로 다가오고, 때때로 일기예보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농장의 고추, 콩들과 화단의 꽃들을 걱정하게 됐다. 이렇게 부부의 시간은 자연스럽게 생명이 피고 지는 시간에 맞춰져간다. “내 삶의 나이테는 무슨 모양일까?” 남편이 농사일에 열중할 때에 저자는 정원을 가꾸는 데에 더 열중했다. 서로 마주하고 있는 시간에도 남편은 농작물들을 생각하고 저자는 꽃들을 생각할 정도였다. 한련, 봉선화, 백일홍, 인동, 바위취, 스토케시아, 약모밀(어성초), 노랑공이, 낮달맞이꽃, 코스모스, 해바라기 등 이루 다 열거하기도 어려울만큼 다양한 꽃들을 컨테이너 옆 3평 남짓한 작은 화단에 “작은 것은 앞쪽으로 큰 것은 뒤쪽으로” 올망졸망 심었다. 저자는 이 화단을 ‘오아시스’라고 부르며 매일 아침 인사를 나눈다. 자연에서는 무엇 하나 허투루 볼 수 없다. 의자를 만들기 위해 자른 상수리 나무의 나이테에서 자신의 인생의 무늬를 생각하고, 무덤가에 핀 할미꽃을 보며 모든 어머니를, 그리고 자신을 위로하게 된다. 농장에서의 365일은 매일이 새롭다. “이젠 내 또래가 봉회 아저씨와 나 뿐이네.” 농장이 있는 충북 음성은 남편의 고향이다. 친척에게 맡긴 2천여 평의 땅에 직접 농사를 짓게 된 데에는 아들 딸에게 논밭을 물려주기 위한 실리적인 이유도 있었다. 남편의 고향이긴 해도 중학교 때 잠깐 산 것이 전부여서 혹여 텃세를 겪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료는 어떻게 주어야 하는지, 성미 급한 강낭콩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등 천사장네, 석기아저씨, 봉희 아저씨, 아주머니 등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얻으며 서로 친구가 되었다. 또한 하나뿐인 손자가 농장으로 내려와 앵두나무, 꽈리열매, 토마토 나무 등을 보며 즐거워할 때마다 농장을 가꾸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농촌에서의 일이 모두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특히 석기아저씨의 갑작스런 죽음, 물댄동산의 주인 아주머니의 죽음으로 저자는 우울을 겪기도 한다. 인간의 생멸부침에는 아랑곳없이 농작물은 때가 되면 무성하게 자라고 때가 지나면 제풀에 죽는다. 농사꾼은 우울할 새도 없는 것이다. 저자는 태어남, 성장, 죽음이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 앞에서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살자고 다짐한다. “봄은 왜 오고 지랄이야” 저자는 퇴직 후의 삶으로 땅을 택한 남편 덕에 주말 부부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남편은 혼자 농장의 물길을 트고 전기를 놓고 생활 공간을 마련하는 것들 모두 척척 해냈다. 이제는 손수 농기구를 개발하기도 하고 이웃들에게 농사를 잘 짓는다는 칭찬을 들으며 점차 그럴싸한 농사꾼이 되어가고 있다. 농장에 ‘구원 농장’이라는 팻말과 컨테이너에 붙은 ‘일월방심재’라는 현판이 농장에 대한 부부의 애착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너무 무리한 것일까. 저자는 췌장 양성 신생물이라는 병으로, 남편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허리 이상으로 입원을 하는 등 건강이 많이 악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주변 사람들의 말처럼 고된 농장일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부부의 삶에 즐거움을 가져다 준 농장에 고마움을 느낀다. 그렇게 논과 밭이 준 여유와 풍요를 되새기며 오늘도 봄을 준비한다. 화려하지 않아서 더 맛 좋은 36편의 자연에세이 귀농 붐이 일었던 2008년 이후, 지금도 활발하게 귀농 체험 프로그램과 귀농 박람회가 개최되는 등 전원에서의 삶은 바쁘고 치열한 도시 생활에 지친 많은 이들에게 꿈으로 자리하고 있다. 저자는 글에서 논과 밭을 경작하며 느끼는 땅의 풍요로움을 찬양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동한다. 하지만 저자는 농촌을 여유와 낭만이 있는 곳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고, 글을 쓰고 싶었지만 늘 일을 하느라 바빴던 지난 세월. 저자는 그 시간을 받아들이면서도 일흔이 지난 지금도 무언가에 열중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깨달음을 책 전반에 걸쳐 풀어낸다. 멋진 전원생활을 담은 일기가 아니라 작은 컨테이너와 논밭에도 애정을 쏟을 줄 아는 마음 넉넉한 부부의 생활을 보여주는 글들, 저자의 호기심어린 시선과 섬세한 표현을 담은 글들이 잔잔하면서도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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