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 즉 유행가는 주로 사랑과 이별을 다룬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보편적이면서도 기억에 오래 남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가요 중에는 사랑과 이별 못지않게 지역을 다룬 노래들도 많다. 물론 대다수가 지역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지역을 배경으로 사랑과 이별, 인생이 결합된 노래들이다. 이런 지역을 배경으로 한 노래가 가지는 의미는 엄청나게 크다. 그 도시를 대표하는 노래 한 곡은 어쩌면 그 지역 박물관에 있는 어느 국보 유물보다 더 가치 있는 최고의 문화유산일지도 모른다. ‘서울의 찬가’, ‘돌아와요 부산항에’, ‘목포의 눈물’, ‘대전 부르스’, ‘신라의 달밤’(경주), ‘연안부두’(인천), ‘소양강 처녀’(춘천) 등은 해당 지자체가 수백억 원을 들여 홍보해도 얻을 수 없는 지역 홍보 효과를 주고 있지 않은가. 휴가철 ‘제주도의 푸른 밤’ 노래의 영향으로 제주도 여행을 결정할 수도 있고, 문득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여수 밤바다’를 듣고 여수 바다를 보기 위해 남행열차를 타거나, ‘한계령’ 노래에 감정 이입이 되어 인제와 양양으로 차를 모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MT나 야유회 장소를 결정할 때 ‘춘천 가는 기차’ 타고 강원도를 찾는 학생들도 많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는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전북, 대전·충남·충북, 강원, 제주 등 8개 지역으로 나눠 총 66곡의 지역을 배경으로 한 노래 이야기를 실었다. 특히 그동안 대중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새롭고 재미있는 내용들도 많이 담았다. 예를 들어 ‘목포의 눈물’ 가사의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중 ‘스며드는데’가 원곡에서는 ‘숨어드는데’였다는 사실, ‘울고 넘는 박달재’의 배경이 됐다고 알려진 전설이 노래보다 먼저 존재한 것이 아니라 노래가 나온 이후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 그동안 구전가요로 알려졌던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 노래의 멜로디 원곡이 일본 군가라는 사실, ‘한계령’이라는 고개 이름이 1970년대 초반에 김재규 군단장이 주도한 도로 확장공사 이후 정착되었다는 사실, ‘삼다도 소식’ 노래가 처음에는 군인들을 위한 진중가요로 발표되었다는 사실과 ‘논개’를 부른 가수 이동기가 가수 데뷔 전 복싱선수였다는 사실, 서울 지명이 가장 많이 들어가 노래가 기존에 알려진 김정구의 ‘유쾌한 봄소식’이 아니라 일리닛의 ‘술서울’이라는 사실 등이 그것이다. 발길 닿는 곳마다 노래가 된 시대의 풍경, 멜로디에 새겨진 방방곡곡 삶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본다.

들어가며 PART 1 광화문 연가 서울 Track 1. 광화문 연가 | 정동길, 그 겨울의 노스탤지어 Track 2. 서울야곡 | 충무로… 명동… 탱고 선율의 낭만 Track 3. 마포종점 | 사라진 전차 종점의 아련한 추억 Track 4. 돌아가는 삼각지 | 도시의 우수와 아릿한 실연의 회억 Track 5. 단장의 미아리고개 | 강제 납북, 가슴 저미는 이별 고개 등등 PART 2 연안부두 인천·경기 Track 1. 연안부두 | 삼·청·태·현 설움 담긴 ‘인천의 애국가’ Track 2. 사이다송 | ‘인천 앞바다에…’ 한국 랩의 원조? Track 3.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 | 외설에 감춰진 우리 누이들의 설움 Track 4. 눈물의 연평도 | 태풍 ‘사라호’ 희생 어부 추모곡 Track 5. 강화도령 | 갑자기 왕이 된 두메산골 도련님 등등 PART 3 돌아와요 부산항에 부산·울산·경남 Track 1. 돌아와요 부산항에 | 재일동포의 망향, 그리움의 거처 Track 2. 이별의 부산정거장 | 부산 임시수도 피란살이의 애환 Track 3. 울산 큰애기 | 서울 간 남편 그리는 아내의 마음 Track 4. 산장의 여인 | 마산 결핵요양소, 그 여인의 눈물 Track 5. 오동동 타령 | 동동주 술타령, 요정 골목의 추억 등등 PART 4 신라의 달밤 대구·경북 Track 1. 비 내리는 고모령 | 울며 헤어진 어머니 그리는 사모곡 Track 2. 미사의 노래 | 아내에게 바치는 ‘사랑의 십자가’ Track 3. 신라의 달밤 | ‘천년 고도’ 경주, 달빛 흐르는 밤 Track 4. 바다가 육지라면 | 경주 나정리 해변, 그 바다의 별리 Track 5. 안동역에서 | 첫눈 내리는 날, 그 사람은 어디에… 등등 PART 5 목포의 눈물 광주·전남·전북 Track 1. 바윗돌 | 5·18 때 죽은 친구에게 바치는 노래 Track 2. 목포의 눈물 | 호남의 한과 설움을 담은 엘레지 Track 3. 여수야화 | 여순사건 아픔 노래한 최초 금지곡 Track 4. 영암 아리랑 | 달 보는 아리랑, 님 보는 아리랑 Track 5. 흑산도 아가씨 | 육지 그리다 검게 타버린 애심 등등 PART 6 대전 블루스 대전·충남·충북 Track 1. 대전 부르스 | ‘대전발 0시 50분’ 이별의 완행열차 Track 2. 울고 넘는 박달재 | 박달재 전설 담은 ‘눈물의 석별’ Track 3. 꿈꾸는 백마강 | 삼천궁녀 비애 서린 낙화암의 꿈 Track 4. 만리포 사랑 | 똑딱선… 은모래… 해변의 푸른 꿈 Track 5. 향수 | 성악가와 대중가수의 콜라보 화음 등등 PART 7 소양강 처녀 강원 Track 1. 소양강 처녀 | 열여덟 딸기 같은 춘천 처녀의 순정 Track 2. 춘천 가는 기차 | 그 시절, 경춘선의 낭만과 추억 Track 3. 한계령 | 저 산은 내게 잊으라고 하는데… Track 4. 두견새 우는 청령포 | 비운의 임금님 유배지 ‘단종애사’ PART 8 제주도의 푸른 밤 제주 Track 1. 제주도의 푸른 밤 | 그 별 아래, 도시의 삶을 치유하다 Track 2. 삼다도 소식 | 전란 속에 피어난 제주의 서정 Track 3. 정화 | 나눔 실천한 거상 김만덕의 삶 Track 4. 감수광 | ‘가시리’를 제주 방언으로 재해석 참고문헌

이 책은 전작인 《유행가는 역사다: 노래로 읽는 한국현대사》와 《그 노래는 왜 금지곡이 되었을까》에 이은 대중가요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맨 처음은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대중가요 이야기, 두 번째는 금지곡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 마지막으로 지역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노래 이야기로 일단 ‘대중가요 시리즈’를 마무리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전북, 대전·충남·충북, 강원, 제주 등 8개 지역으로 나눠 총 66곡의 지역을 배경으로 한 노래 이야기를 실었다.
특히 그동안 대중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새롭고 재미있는 내용들도 많이 담았다. ‘목포의 눈물’ 가사의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중 ‘스며드는데’가 원곡에서는 ‘숨어드는데’였다는 사실, ‘울고 넘는 박달재’의 배경이 됐다고 알려진 전설이 노래보다 먼저 존재한 것이 아니라 노래가 나온 이후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 들어가며 가운데

“한 곡의 노래에 담긴 그 시절, 그곳의 이야기” 노래는 늘 사람들의 마음을 품어왔다. 사랑과 이별의 순간, 삶의 희로애락, 그리고 도시와 마을의 풍경까지도 멜로디 속에 스며들었다. 이 책은 그런 노래들을 따라 걸으며, 잊힌 시간과 공간을 다시 불러낸다. 한 도시를 대표하는 노래 한 곡은 국보보다 더 값진 문화유산일 수 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목포의 눈물’, ‘대전 부르스’, ‘여수 밤바다’처럼 지역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 저자는 전국 방방곡곡을 물들이던 66곡을 통해, 노래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어떻게 시대와 삶을 증언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노래가 머물렀던 자리에 남은 풍경과 이야기를 기록하며, 우리가 살아온 시간을 다른 빛으로 비춘다. 오래된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자기 안의 기억을 마주하며 노래가 가진 힘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