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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살린 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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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정명섭
출판사 : yeondoo
2021년 10월 25일 출간  |  ISBN : 1191840204  |  144쪽  |  규격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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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러니까 좀비가 날 살린 셈이다 『날 살린 좀비』는 기획자의 요청에 따라 좀비 작가로 유명한 정명섭 소설가가 집필한 좀비에 관한 에세이며 좀비 작품 한 편도 담겨 있다. 정명섭 작가는 좀비가 어둠 속에서 꿈틀거리다 찬란한 햇빛 아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지켜봤다며 약 20년간 걸린 것 같은데 마치 애벌레가 태어나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꿈틀거리다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했다. 작가는 2012년에 공개된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 시즌 3의 공개 행사에 갔던 때를 기억한다. 마치 죄를 지은 도망자처럼 괜히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드라마가 상영되는 지하 극장으로 내려갔다. 이제 좀비는 적어도 어색하거나 이상한 존재로 보이지는 않는다. 작가도 이제는 좀비를 좋아한다고 떳떳하게 말한다. 오히려 좀비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TV에도 출연하고, 출간 기회도 더 많이 얻었다. 이 책 『날 살린 좀비』도 어쩌면 그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정명섭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기업에서 샐러리맨으로 일하다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가 되었다. 현재는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아마도 바리스타 시절 즈음부터 좀비를 좋아했다. 오래전부터 좀비에 관한 작품을 써 왔다. 현재까지 발표한 작품으로는 『폐쇄구역 서울』, 『좀비 제너레이션』, 『달이 부서진 밤』, 『새벽이 되면 일어나라』,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등이 있고 『좀비 썰록』 같은 앤솔로지를 기획했다. 좀비에 관심을 가진 몇 안 되는 작가라서 〈능력자들〉, 〈영화보장 - 부산행〉, 〈당신이 혹하는 사이 시즌 2 - 마이애미 좀비 사건〉 등에 패널로 출연하기도 했다.

[목차]

○ 작가의 말 ○ 1부 | 날 살린 좀비 좀비라는 낯선 존재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다가오다 현실 속의 좀비들 39 좀비가 나타나면 왜 세상은 멸망하는가? 무엇이 우리를 좀비로 만들까? 좀비의 이웃사촌 죽음과 부활 K-좀비의 전성시대 좀비와 문명 ○ 2부 | Z-WAR : 어느 병사의 이야기 1 2 3

[책속으로]

좀비는 흔히 ‘살아 있는 시체’라고 불린다. 의학적으로 죽음을 맞이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시 살아나서 살아 있는 사람들을 공격한다. 그들에게 물린 사람들도 곧 좀비가 된다. 예전에는 B급 호러 영화의 단골손님이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이 되어서 날뛰고 있다. 우리는 왜 좀비라는 외형적으로는 흉측하면서도 힘은 전혀 없는 괴상한 존재에 빠져드는 걸까? (10쪽)

앞서 설명한 대로 좀비의 고향이 아이티라면 성장한 곳은 미국, 그중에서도 헐리우드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재미난 것을 끌어모아서 영화로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자랑하는 헐리우드가 가까운 카리브해에 있는 부두교와 좀비를 놓칠 리가 없다. (30쪽)

그렇다면 좀비는 실제로 존재할까? 좀비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줄 만한 사건이 미국 마이애미에서 벌어졌다. 보통 마이애미 좀비 사건이라고 부르는 이 사건은 2012년 5월 27일에 일어났다. 당시 911에 신고 전화가 하나 들어왔다. 고속도로 옆 진입로에서 벌거벗은 남자가 다른 남자의 얼굴을 물어뜯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접수 받은 911 요원은 믿기지 않는다는 말투로 신고 내용을 반문했다. 신고자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 죽을 수도 있으니 빨리 와달라고 거듭 얘기한다. (39쪽)

아포칼립스는 신약 성경의 마지막권인 요한 묵시록의 영어 명칭이다. 정확하게는 그리스어 아포칼뤼프시스를 그대로 영어화한 단어에 가깝다. 아포칼뤼프시스란 덮개를 걷어낸다는 뜻으로 하느님이 인류의 종말을 보여주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종종 미래를 예측하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기독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포칼립스를 대규모 재난 때문에 인류가 멸망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확하게는 인류가 일궈 놓은 문명이 사라지는 걸 의미한다. 수천 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문명이 멸망할 정도라면 엄청나게 큰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을 뜻하는데 냉전 시기에는 핵전쟁이 인류 문명을 끝장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48쪽)

바이러스와 기생충, 광견병. 인간이 좀비로 변하게 되는 요인들을 생각해봤을 때 떠오른 단어들이다. 21세기 들어 지구상에 창궐하는 각종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좀비와 가장 쉽게 연상되는 존재다. 좀비의 가장 큰 특징이 상대방을 물어 똑같은 좀비로 만든다는 점이다. 이 점이 가장 납득되지 않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공기 중에 비말로 전파가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다시금 바이러스가 각광 아닌 각광을 받고 있다. (54쪽)

우리나라에도 죽음에서 부활한 존재들이 있다. 용재총화에 나오는 사연으로 정확하게는 죽은 부인이 빈소에서 울다가 남편이 부르는 소리에 놀라 도망쳤다는 내용이다. (64쪽)

사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는 죽음에서 부활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죽은 줄 알고 장례를 치르다가 살아난 사례들이 종종 있었다. (71쪽)

최근 들어 한국에서 제작한 좀비 영화와 드라마들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그런 것은 아니고 오랜 기간 수많은 실패와 좌절 끝에 일궈낸 성과다. (76쪽)

나는 좀비를 좋아한다. 하지만 좀비가 사랑받고 인기를 끄는 사회가 정상적이고 건강한지에 대해서는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나는 종종 사람들이 좀비에 빠져드는 걸 ‘현대 문명의 롤러코스터’라고 말한다. 사람은 무중력을 경험해보고 싶어 한다. (83쪽)

[출판사 서평]

날 버티게 해준 건 좀비였다 좀비 소설가 정명섭에게 좀비는 어떻게 보면 ‘날 살린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좀비는 오랜 무명의 작가 생활 동안 자신에게 휴식 같은 존재가 되었다. 사람이 정신적인 안정을 찾는 건 대략 두 가지다. 하나는 돈을 많이 벌 때, 그리고 또 하나는 힘든 현실을 잊어버릴 만한 다른 일에 열중하는 것이다. 좀비는 작가에게 후자의 존재였다. 글쓰기에 힘들고 어려울 때, 출판사에서 연거푸 원고를 거절할 때, 통장이 비어갈 때, 밤새 한 줄도 쓰지 못할 때의 두려움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한다.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오고 희망이 생길 것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지만, 막상 자신이 겪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때 정명섭 작가를 버티게 해준 게 바로 좀비였다. 작가는 좀비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구상하고, 그걸 위해 자료를 찾아봤다. 물론 당시 상황으로는 좀비가 등장하는 작품을 출간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힘든 하루를 버틸 좋은 버팀목이라는 것은 명백했다. 돌이켜 보면 작가 자신이 언제부터 좀비를 좋아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보는 순간 빠져든 건 확실하다고 한다. 안 그랬다면 끈기없는 성격에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매달리지는 않았을 거라고 말한다. 좀비는 낯선 존재이지만, 조금씩 우리 안에 스며들고 있다. 조선 시대에 상투를 틀고 등장하고 있고, 우주복을 입고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과 연애를 하기도 하고, 뭔가 신인류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경우도 나온다. 좀비는 불길한 존재이지만, 많은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정치적으로 경도된 집단이나 현대 소비 사회의 집단성과도 연결된다. 좀비는 두려운 존재이지만, 사람들이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 작가는 20년 가까이 그런 과정을 지켜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다고 찬찬히 술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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