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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바꾼 세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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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로날트 D. 게르슈테
출판사 : 미래의창
2022년 06월 29일 출간  |  ISBN : 119146475X  |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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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늘의 날씨는 내일의 역사가 된다. 로마제국의 번영과 멸망, 무적함대를 격파한 잉글랜드의 해군,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투 패배,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프랑스 대혁명의 전조였던 흉작, 전대미문의 전염병 창궐,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걸작의 탄생까지. 날씨와 기후변화는 인류 역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겼다. 고대부터 현대의 기후 위기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세계사의 변곡점마다 등장한 날씨의 영향력을 알아본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로날트 D. 게르슈테 (Ronald D. Gerste) 1957년생으로,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의학과 역사를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미국 워싱턴에 거주하며 의학, 역사 분야 저널리스트 및 작가로 활동 중이다. 독일 유명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과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등에 꾸준히 기고하고 있으며 대중적인 의학 및 역사 집필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와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이 있다. 역자 : 강희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독과를 졸업.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인플루언서〉, 〈감정 테러리스트〉, 〈유혹의 역사〉,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직관의 힘〉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지구라는 배ㆍ6 기원전 200년~기원후 300년 로마의 번영을 가져온 최적의 기후ㆍ19 기원전 480년 9월 살라미스 해전의 승패를 가른 해풍ㆍ39 535~542년 화산재를 뒤집어쓴 지구, 인류 멸종의 위기ㆍ49 9세기 마야 문명의 붕괴가 주는 ‘섬뜩한’ 경고ㆍ59 950년, 1000~1300년 중세에도 지구온난화가 있었다?ㆍ65 1274~1281년 그리고 1944~1945년 일본의 운명을 가른 ‘가미카제’ 신화ㆍ81 1315~1350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 기나긴 비ㆍ91 약 1315~1850년 중세에 찾아온 빙하기ㆍ107 1588년 여름 무적함대를 물리친 ‘신교도의 바람’ㆍ139 1709년 1월 기억 속 가장 추웠던 겨울ㆍ153 1776년 8월과 12월 미국의 독립을 도운 비바람과 눈폭풍ㆍ165 1788년 7월 13일~1789년 7월 14일 대혁명의 먹구름과 거대한 우박덩이ㆍ175 1794년 7월 27~28일 로베스피에르의 목을 거둔 장대비ㆍ185 1812년 나폴레옹을 무릎 꿇게 한 러시아의 혹한ㆍ195 1815년 6월 18일 나폴레옹의 발목을 잡은 워털루의 폭우와 진흙탕ㆍ211 1814년 8월 25일 불타는 백악관 위로 쏟아진 폭우ㆍ219 1815~1816년 여름이 없는 해ㆍ227 1939년 11월 8일 히틀러의 목숨을 살린 그날의 안개ㆍ241 1941년 12월 독재자의 야망을 꺾은 혹독한 추위ㆍ251 1944년 6월 6일 연합군에 허용된 단 ‘하루’의 맑은 날씨, 노르망디 상륙작전ㆍ263 1944년 12월 안개에 가로막힌 히틀러 최후의 반격ㆍ277 1980년 4월 24일 모래 폭풍 속의 최후, 독수리 발톱 작전ㆍ289 2005년 8월 29일 기억하기 싫은 이름, 카트리나ㆍ301 에필로그: 지구온난화에 관한 짧은 고찰ㆍ308 주ㆍ313

책속으로

날씨가 역사에 미친 영향들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밀착 관찰하다 보면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임팩트’를 발휘한 사례들과 마주하게 된다. 1944년 여름의 어느 날, 연합군이 노르망디 해안에 상륙할 수 있었던 것도 평소와는 달리 24시간 동안 파도와 풍랑이 잠잠했던 덕분이었다. 그러나 날씨, 나아가 기후는 역사를 좌지우지한 수많은 요인들 중 하나일 뿐이다. 러시아 역사상 가장 추웠던 겨울 중 하나로 기록된 1941년 겨울, 동장군이 히틀러의 진격을 가로막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요인은 아니었다. 붉은 군대의 뜻밖의 거센 저항, 보급 물자를 원활하게 공수하기에는 너무나도 광활했던 러시아의 면적 그리고 침공 방향을 바꾸라는 히틀러의 명령도 독일군의 패인으로 작용했다. 참고로 나폴레옹이 지휘한 프랑스 대군 역시 그로부터 129년 전에 이와 유사한 문제를 겪은 바 있다.
만약 그 당시 독일군이 러시아 진격에 성공했다면 세계 제패를 꿈꾸던 나치 정권에게 분명 유리한 변곡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정적인 몇 주 동안 지속된 추위는 역사의 나침반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 놓았다. 이제 와서 우리는 그 당시에 일어난 일들을 그저 당연한 것으로, 나아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여길 뿐이지만 사실 역사에는 그 어떤 불가항력의 상황도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 /15쪽

“고대 기후최적기의 온난 건조한 날씨는 로마제국이 서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결정적 길을 열어 주었다. 그 당시 기후는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작물이나 가축을 키워 식량을 조달하는 켈트식 빙하기 농경보다는 지중해성 기후에서나 재배가 가능한 곡물과 포도 농사에 더 적합했다. 그러나 기원후 300년경부터 기후가 급변하면서 남유럽 전체가 한랭다습한 지역으로 바뀌었고, 이로써 농업에 기반을 둔 로마제국의 경제도 성장을 멈추게 됐다.” /33쪽

중세 온난기와 지금의 온난화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당시의 온난화는 전 지구적 현상이 아니었다. 유럽의 발달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마련해 준 온난화 현상이 동아시아 같은 곳에 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눈부신 햇빛이 유럽에서 중세 전성기를 빚어내는 동안 고대 토착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인 중앙 아메리카는 기상이변으로 고통 받았고, 결국에는 마야 문명의 몰락
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중세 온난기가 남긴 발자국은 유럽 도처에서 발견된다. 예컨대 노르웨이 오슬로의 어느 피오르 비탈에서는 리슬링 와인을 재배한 흔적이 발견됐는데, 오늘날의 기후였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무화과나 올리브 등 햇빛을 많이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전형적인 열대과일들이 독일 남부 같은 엉뚱한 곳에서 자란 사례도 있었다. 중세 전성기에는 알프스의 빙하가 20세기와 비슷한 규모까지 녹아내리기도 했고, 예전에 얼음으로 뒤덮여 있던 고지대에서는 나무가 자란 흔적도 발견됐다. /72쪽

그 시절의 대기근은 동화와 전설의 소재로도 사용됐다. 어느 사악한 주교가 굶주린 백성은 외면한 채 자기만 살겠다고 식량을 몰래 쌓아 두었다가 결국 쥐들에게 잡아먹힌다는 ‘빙겐(Bingen)의 쥐탑’ 이야기도 당시 대기근에서 기원한 것이고, 그로부터 약 500년 뒤 그림 형제가 발굴한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역시 먹을 것이 극도로 부족하던 당시를 묘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이야기 속 마녀에게는 길을 잃고 우연히 자신의 집에 오게 된 두 아이가 반가운 ‘식재료’에 불과했던 것이다.
1320~1330년대의 대기근 이후, 농업이 다시 되살아나고 수확량도 1315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이미 인구의 90퍼센트가 굶어 죽은 뒤였고, 그나마 살아남은 이들도 굶주림으로 인해 체력이 극도로 약해진 상태였다. /101쪽

문제는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너무 적어도 탈이라는 데 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산화탄소가 너무 부족하면 온도가 너무 내려가서 소빙하기처럼 추운 시대가 돌아올 수 있다. 나아가 차디찬 날씨는 전쟁이나 사회적 불안, 위기 등을 초래할 수 있고, 이런 혼란 속에서 옛날의 마녀사냥 같은 것이 다시금 되살아나면서 모두들 희생양을 찾으려 혈안이 될 수도 있다. 마녀사냥은 유럽 근세 초기에 발생한, 아무 죄도 없는 이들을 집단 학살한 비극적 참사였다. 구교, 신교 가릴 것 없이 수많은 종교계 지도자들이 마녀사냥에 직접 가담했다. 참혹한 사냥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는 1560~1600년 사이였다.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칠 때에도, 그 이외의 악천후가 발생했을 때에도 모두들 이 같은 현상을 몰고 온 ‘죄인 색출’에 열을 올렸다. 죄인들은 물론 아무 죄 없는 희생양이었다. /116쪽

국민들의 삶을 힘들게 만든 것은 비단 가뭄뿐만이 아니었다. 1788년 7월 13일, 바스티유 감옥에 큰 돌풍이 불기 1년 하고도 하루 전, 프랑스 전역에 우박이 쏟아졌다. 프랑스인 대부분이 난생 처
음 보는 대규모 우박 세례였다. 우박은 논밭을 무참하게 짓밟고 포도밭을 망가뜨렸다. 칼바도스 브랜디의 주원료인 청사과도 우박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했고, 오렌지와 올리브 등 과실이란 과실은 모조리 우박의 제물이 됐다. 당시 파리에 주재 중이던 영국 대사 도싯경은 그로부터 나흘 뒤 영국 외무부 장관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지름이 40센티미터에 이르는 우박도 있다고 보고했다. 만약 도싯 경의 말이 맞는다면 농장의 닭이나 거위들이 우박에 맞아 죽었다는 말도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182쪽

그런데 그때, 불안감에 휩싸인 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던 군중을 해산해 버린 사건이 터졌다. 7월 28일, 테르미도르 제10일로 넘어가던 날 자정을 즈음해서 며칠째 이어지던 고온다습
하던 날씨가 누그러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폭우는 단 몇 분 만에 파리의 지저분한 거리들을 급류처럼 휩쓸었고, 몰려들었던 군중들은 갑작스레 쏟아지는 폭우에 비를 피할 곳을 찾기 위해 뿔뿔이 흩어졌다. 혁명을 향한 시민들의 불꽃같은 염원을 폭우가 순식간에 잠재워 버린 것이었다. 그 후 몇 시간 동안 천둥을 동반한 폭우가 바닥에 내리꽂혔다. 새벽 2시쯤 로베스피에르가 시청사 창밖으로 그레브 광장을 내다보았을 때, 광장은 텅 비어 있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졌다는 뜻이었다. /191쪽

웰링턴의 부대는 6월 18일 오후쯤에는 이미 전열을 완전히 정비한 상태였다. 만약 6월 17일에 워털루 전투가 치러졌다면 웰링턴 장군은 프로이센군 없이 홀로 전쟁을 치러야 했을 것이다. 실제로
20세기에 출간된 어느 전쟁사 분석 보고서에도 “끔찍한 폭우가 웰링턴을 구했다. 땅이 질퍽거려서 프랑스군은 넓은 들판 위로 행군할 수 없었고, 브뤼셀로 가는 길도 막혀 있었다. (중략) 그렇지 않았다면 황제는 5~6시경에는 적군을 따라잡았을 것이고, 아직 전열이 정비되지 않은 웰링턴의 부대를 공격했다면 다음 날 아침쯤 적군을 이미 물리쳤을 것”이라 기록되어 있다. /214쪽

메리는 그 시간들에 대해 “한 계절이 지나가는 내내 추운 날씨와 비가 이어졌고, 그래서 우리는 저녁이면 치직 소리를 내며 타는 난로 앞에 모여 앉아 독일 유령 이야기들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
을 보냈다”라고 기록했다. 메리는 유럽 본토를 여행하는 동안 이미 집을 잃은 사람, 고향을 잃은 사람, 기근에 시달리는 사람, 그리고 그 모든 이유로 인해 도처를 떠돌면서 많은 이들의 혐오 대상이 된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했고, 메종 샤퓌에 머무르는 동안 그 만남의 기억들을 모아 캐릭터 하나를 빚어냈다. 추운 계절의 무자비함보다는 인간의 야만성으로 인해 더 큰 고통을 겪는 캐릭터, 메리 자신이 느끼고 겪었던 모든 감정들을 한 몸에 담고 있는 그런 캐릭터였다. 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에 메리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239쪽

치밀하고 철저한 엘저가 미처 계산하지 못한 것은 히틀러의 변덕과 날씨의 예측 불가성이었다. 히틀러는 원래부터 뮌헨 연설을 직접 할 계획이 아니었다. 나라가 전쟁 중이었고, 나치당의 수장이자 독일군 통수권자인 자신이 베를린에 남아 이제 곧 시작될 서방 침공에 대한 계획을 짜고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따라서 뮌헨 맥주홀에는 자신의 부관인 루돌프 헤스를 보낼 작정이었다.
하지만 변덕이 죽 끓듯 했던 히틀러는 그날도 갑자기 계획을 바꿔 자신이 직접 마이크를 잡겠다고 결정했다. 단, 연설이 끝난 뒤에는 곧장 베를린으로 돌아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날 저녁, 뮌헨에 짙은 안개가 낀다는 예보가 있었다. 즉, 연설을 마친 뒤 다시 Ju-52를 타고 베를린으로 돌아올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 이에 히틀러는 열차를 선택했다. 그가 탈 뮌헨발 베를린행 열차의 출발 예정 시각은 그날 밤 9시 30분이었다. /248쪽

스태그의 발표를 들은 아이젠하워는 세기적 결단을 내렸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 실행 일자를 6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날 밤으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회의를 마친 뒤 아이젠하워는 스태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흠, 그렇게 하도록 하겠네. 신께서 자네가 우리에게 알려준 날씨를 유지해 주길 바랄 뿐일세. 우리에게 더 이상 그 어떤 비보도 전하지 말게나.”
작전이 개시되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스태그와 기상관측팀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회의를 열었다. 그날 스태그는 이런 글을 남겼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막사에 모였다. 6월 6일 새벽 1시였다. 포츠머스 상공에는 여전히 구름이 끼어 있었지만 이동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구름의 양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때 유럽 본토 출정을 앞둔 전투기들의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272쪽

출판사 서평

날씨에서 자유로운 역사는 없다. 프랑스 대혁명의 총아이자 공포정치의 대명사, 로베스피에르는 파리 시민들에게 연설을 할 계획이었다. 1794년 7월 27일이었다. 자신에게 반대하는 여론을 돌리고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몸이 좀 안 좋았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잠시 시간을 지체하던 중, 28일 자정으로 넘어가면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로베스피에르가 사자후를 토해내기를 기다리며 광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더니 순식간에 광장이 텅 비어버렸다. 마지막 기회를 잃어버린 로베스피에르는 파리코뮌에 보내는 호소문을 작성하던 중, 국민공회 군대에 체포되었고 바로 그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인 탈레랑은 이 사건을 두고 유명한 말을 남겼다. “비는 반혁명적이다.” 하늘의 뜻이다. 하늘이 도왔다. 하늘이 안도와주네. 평상시에도 우리는 이런 말을 많이 한다. 결혼식에 비가 오면 어떡하지? 모내기철인데 땅이 말랐네, 생각보다 날이 추워서 여행을 망쳤어, 장마가 너무 길어서 일주일 넘게 해를 못 보니 우울하네, 짙은 안개 때문에 10중 추돌 사건이 일어났대……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우리는 늘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뉴스가 ‘내일의 날씨’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국가의 대사를 앞두고 날씨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광장에서 거행되는 대통령 취임식부터 누리호 발사에 최고의 타이밍까지. 과학자들과 기상관측자들은 최적의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전쟁의 승패를 가른 날씨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리스를 살린 살라미스 해전과 영국의 무적함대 격파, 일본의 운명을 가른 가미카제, 나폴레옹에게 패배를 안긴 워털루의 날씨는 역사가들의 단골 소재이며, 비교적 최근의 사례로는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승기를 잡은 계기가 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D-데이를 어떻게 결정했는가가 매우 흥미롭다. 계속되는 악천후 속에서 단 하루의 맑은 날씨를 귀신같이 예측해냄으로써 수십만 연합군이 배에서 내려 노르망디 해안으로 상륙할 수 있었는데 그 날짜는 6월 5일 저녁부터 다음날인 6월 6일 새벽까지였다. 인간의 자원 남용과 환경 파괴로 인한 기후위기에 대한 경고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오늘날, 인류사에 기록된 기후 변화와 그로 인한 사회 변화, 더 나아가 국가의 흥망은 흥미로우면서도 놓칠 수 없는 시사점을 준다. 대기근과 홍수, 가뭄, 여름이 없는 해, 소빙하기와 중세 온난기 등에 대한 이야기는 기후변화가 지구의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기후위기는 과거와는 그 양상이 다르다는 게 확실함에도 이를 애써 부인하는 세력들이 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배를 타고 우주를 항해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배가 지금 그다지 튼튼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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