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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채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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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박홍순
출판사 : 웨일북(whalebooks)
2018년 04월 13일 출간  |  ISBN : 1188248197  |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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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생의 저물녘, 마침내 휘둘리지 않는 존재가 되다! 노년을 사유하고, 기대하고, 맞이하는 법 살아보지 않은 나이도 살아볼 만하다 남은 삶을 바라보는 웅숭깊은 시선들 “노년이 이전 삶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패러디가 되지 않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의미 있는 존재로 만드는 목표를 계속해서 추구하는 것입니다.” _시몬 드 보부아르 “죽음을 무시할 수 있는 까닭에 노인은 젊은이보다 더 대담하고 용감해지네. (…) 대체 무얼 믿고 자기에게 그토록 대담하게 반대하느냐고 참주가 묻자 솔론은 ‘노년을 믿고’라고 대답했다고 하네.” _ 키케로 “여든아홉 살도 그렇게 나쁘지 않네요.” _헬렌 니어링을 만난 소녀가 종이에 크레용으로 남긴 말 나이는 한 살씩 먹는데, 노년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한 번 핀 꽃은 언젠가 시들고, 아침이 밝으면 밤이 기다린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어쩐지 노년이란 ‘인간’의 운명일 뿐 ‘나’의 운명 같지는 않다. 이 책은 미술과 소설 작품, 사회학적 이론을 넘나들며 아직 살아보지 않은 그 시간을 생생하게 비춘다. 독자는 두려움과 슬픔의 안갯속을 지나, 어느 순간 ‘살아볼 만한 삶’을 위해 겁 없이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노년이 불쑥, 어깨를 붙들어도 놀라지 않고.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박홍순 저자 박홍순 앞만 보고 달려가다 이따금 공허해지는 사람들, 일상의 길목마다 잠시 멈추어 자신의 내면과 세상을 돌아보려는 사람들이 인문학을 성찰의 벗으로 삼을 수 있도록 글을 쓰고 강연을 한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저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 《미술관 옆 인문학》(1·2), 《사유와 매혹》(1·2), 《말의 전쟁》, 《생각의 미술관》, 《일인분 인문학》 등이 있다. ‘늙음’이 ‘낡음’으로 오해되는 세상에, 아직 살아보지 않은 모든 삶을 싱그럽게 여기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

[목차]

저자의 말 나이 든 채로 살기에도 괜찮은 미래를 위하여 1부 나이 든 채로 산다는 것 의미를 잃었다는 낯선 느낌 - 퇴장을 요구받는 사람 - 지혜를 전달했던 사람 - 너무 과격한 세대 단절 - 노년이 과거에 대한 패러디가 되지 않으려면 지나간 젊음은 과연 무엇이었나 - 젊음, 부럽거나 그립거나 - 불행이 노년의 탓인가 - 늙음은 낡음이 아니다 - 나이가 권위를 보장하는가 일이 있어도, 없어도 고달픈 노년 - 폐지 줍는 노인들 - 정말로 즐거워서 일하는가 - 삶을 이완할 권리 옛날과는 조금 다른 불안 - 불안은 노년을 잠식한다 - 노인이 불안하고 우울한 이유 - 불안은 생생한 삶의 증거 2부 나이 든 채로 죽는다는 것 내일이 반드시 온다는 착각 - 죽음을 겪어본 사람은 없다 -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충고 - 죽음은 ‘인간’의 것이지, ‘나’의 것은 아니다? 자살, 그 두려운 유혹 - 새장 밖에도 숲이 없을 때 - 불행한 노인들의 나라 - 자살에 이끌리기 쉬운 곳 죽음에 귀 기울이면, 삶이 들린다 - 바다에 패배한 노인의 평화 - 영원할 수 없기에 삶은 신선하다 - “여든아홉 살도 그렇게 나쁘지 않네요” 3부 나이 든 채로 사랑한다는 것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 - 우리 사랑은 주황빛 - 이별에도 나이가 없다 - 몸은 쪼그라들었어도 사랑만은 정욕의 아름다움을 비로소 알다 - 아직 생생하고 더운 피 - 누가 노인의 성을 추하다 말하는가 - 격렬하지 않아도 즐거운 사랑 ‘에로스’라는 노년의 보석 - 성의 에너지는 생의 에너지 - 마주 보지 않는 부부 - 살아온 세월만큼 풍요로운 상상력

[책속으로]

키케로가 보기에 사람들이 노년을 비참한 상태로 보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먼저 몸이 허약해지고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육체와 관련된 많은 쾌락이 사라지며 죽음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인들은 자신들이 멸시당하고 무시당하고 조롱당한다고 생각하고 이에 따라 고집과 화도 많아진다. 하지만 플라톤이 지적했듯이 이는 나이 자체가 아니라 그릇된 성격에서 온다.
p.62~63 [불행이 노년의 탓인가]

이형준의 그림 [눈부신 날]은 현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빈곤층 노인의 자화상이다. 연세가 70세는 족히 되어 보이는 노인이 리어카를 끈다. 노인의 키보다 머리 한둘은 더 높아 보일 정도로 박스를 비롯한 각종 폐지가 가득하다. 최대한 쌓으려다 보니 옆으로도 여기저기 삐죽 튀어나와 있다. 하나라도 더 얹어서 폐지 수집업자에게 가져가야 단돈 백 원이라도 더 수중에 떨어질 테니 악착같이 주워 모았으리라. (…) 다중적인 의미를 담은 제목으로 느껴진다. 일단 현상적으로는 강렬하게 햇볕이 내리쬐는 날이라는 뜻일 게다. 다른 면에서는 아직 낮이 많이 남은 시간임에도 리어카 가득 폐지를 구해 업자에게 가는 길이니 수입은 괜찮으리라는 기대의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려할 때 여기에서 눈부시다는 표현은 역설적 의미가 아닐까 싶다. 눈이 부실 정도로 햇볕이 쏟아지지만 현실과 앞날은 암울한 노인의 삶을 대비하는 의미 말이다.
p.84~86 [폐지 줍는 노인들]

노년기 초입에 있는 사람도 자신의 80~90대를 경험한 것은 아니어서 여전히 막연함 속에 놓인다. 그만큼 노년이란 내내 불확실함 속에 있는 영역이다. (…) 결국 인간은 불안이라는 이름의 위험 경보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특히 노년기의 불안은 센서가 아주 예민하게 만들어진 위험 경보기다.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사전에 감지하고 경고음을 보낸다. 문제를 빨리 인식하고 해결에 나서라는 경고다. 만약 위험 경보기가 고장이 난다면 문제가 곪고 곪아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사태로 터지고 나서야 알게 된다. 노인이라면 더욱더 회복 가능성이 대폭 줄어든다.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점검하고 자신의 대비 부족을 발견함으로써 우리의 시선을 문제 해결로 옮겨놓는다는 점에서 불안은 능동적 역할을 한다.
p.127~128 [불안은 생생한 삶의 증거]

고흐가 자살하던 날 적은 글만 봐도 그러하다. “그래, 나의 그림, 그것을 위해 나는 나의 목숨을 걸었고 이성까지도 반쯤 파묻었다.” 고흐를 매장하고 난 후 테오는 형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자살하던 날 입고 있던 저고리 주머니에서 이 글이 적힌 종이를 찾는다. 도달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결핍이 커가는 정도 이상으로 그의 의욕이 자라나던 중임을 알 수 있다. (…) 자살을 선택하는 노인도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차라리 자포자기 심정으로 하루하루 날을 세는 데 만족한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도 없다. 일상의 반복에 자신을 맡기고 살아가면 어떻게 살아질 일이다. 무의미하지 않은 다른 삶을 꿈꾸기에 절망의 골이 더 깊어진다. 아직 가슴속에 새장의 문을 열어 날고 싶은 꿈이 있다.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살고 싶다. 잃고 싶은 게 아니라 얻고 싶다. 비우고 싶은 게 아니라 채우고 싶다. 하지만 노년의 세월이 깊어가면서 찾아오는 노화와 주변 조건의 악화는 희망과의 격차를 키운다.
p.165~166 [불행한 노인들의 나라]

[출판사 서평]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시간을 위하여 젊음보다 치열한 노년이라는 문제 톨스토이는 《인생론》에서 “자기 생존의 무의미함과 비참함을 느끼지 않고서는 계속 살아나갈 수 없는 때가 머지않아 닥쳐올 것”이라고 말했다. 노년에 접어든 인간이 일반적으로 겪는 심적 고통을 거론한 내용이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노인들에게는 톨스토이의 고민이 한가해 보일 수도 있다. 한국에서 노인으로 사는 일은 정신적 결핍감 이전에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신적 갈등까지 이중으로 더해져, 노년은 괴롭고 외로운 시기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미술 작품을 통해 철학적·사회적 영역으로 인식의 지평을 확장해온 저자 박홍순은 이 책에서도 이중섭, 박수근을 비롯한 유수의 한국 화가들과 고야, 렘브란트, 고흐 등 친숙한 외국 화가들의 그림을 찬찬히 뜯어보면서 사유의 출발을 알린다. 박수근 작가 특유의, 화강암에 새겨놓은 듯한 그림의 질감에 퇴락한 노인의 신세를 투영하고, 이를 또다시 최인호의 소설에 나오는 ‘고궁에 돌처럼 버려진 노인’과 연결한다. 익숙한 고전을 비롯해 현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소설가들이 주인공으로 다룬 노인의 모습은, 언젠가 들었거나 만났던 제삼자가 아니라 나 자신의 미래를 비추는 듯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이미지와 언어를 통해 구체화된 노년의 삶은 혹독할 만큼 현실적이지만 저자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래서 남은 삶을 어찌할 것인가.’ 지금 그 자리로부터, 의미 있는 여정을 이어가도록 한국에서 노인을 둘러싼 논의는 부양 문제에 초점을 맞추거나 통계적 차원에 머물러왔다. 그러나 경제적 영역의 중요성이 아무리 거대하더라도, 노인 문제 전체일 수는 없다. 노인 한 명의 삶에, 각 영역은 서로 분리되지 않고 엉키고 뒤섞여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노년의 삶을 총체적으로 다루기 위해 현실적으로 맞닥뜨리는 빈곤과 역할 갈등으로부터, 톨스토이가 주목한 생존의 무의미와 비참함이라는 영혼의 문제까지 폭넓게 접근한다.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해주지 않는 사회와 노인이 소외되는 문화 속에서, 그렇다면 개인은 ‘나이 든 자신’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시공을 떠나 본질적으로 냉혹한 노년이라는 시간 속에서도 치열한 성찰을 멈추지 않았던 보부아르와 마르쿠제, 니어링 부부 등을 통해, 자존을 지키며 의미 있는 여정을 이어가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다. 과격한 세대 단절을 극복하고 젊은이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죽음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외면하지 않는 태도란 무엇인지, 살아온 세월만큼 풍요로운 상상력을 어떤 방식으로 남은 삶에 동원할 수 있을지,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길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바보가 아닌 이상, 신이 아닌 이상 영원한 삶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유한하기에 결국 노년과 죽음이 기다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의 운명으로는 받아들여져도 ‘나’의 운명으로는 다가오지 않는다. 노년과 죽음에 가까워지는 ‘인간’은 있어도, 자신은 빠져 있다. p.186 [바다에 패배한 노인의 평화] 케테 콜비츠(Kathe Kollwitz)는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작품 활동을 한 대표적 화가다. 그녀는 말년에 죽음을 소재로 수십 개에 이르는 작품을 내놓는다. 특히 [죽음에의 초대]처럼 자화상 형식을 빌려 죽음과 대화를 시도한다. (…) 결정적으로 죽음의 문제에 몰두하게 만든 것은 추상적 인간의 죽음이 아닌, 항상 같이 호흡하며 생명처럼 여기던 아들의 죽음이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아들의 전사 소식을 접한 그녀는 전쟁을 몰아내기 위한 적극적 활동을 한다. 70세를 앞둔 노년기가 되어서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통찰을 포함하여 [죽음에의 초대]를 비롯한 죽음 연작을 내놓기 시작한다. p.200~201 [영원할 수 없기에 삶은 신선하다] 에라스무스는 “등이 굽었으며 주름지고 대머리에 이가 빠져 합죽이가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삶을 즐기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는 사람들이 바로 내 고객”이라고 한다. 저승에서 막 튀어나온 것같이 주름으로 가득한 노인이라 하더라도 정열을 품고 인생의 아름다움을 믿는 노인에게 행복이 기다린다. 서로를 유혹하고, 끊임없이 단장하며, 비록 쪼그라들었더라도 몸을 자랑스러워하고, 욕망을 일깨우려 애쓰라고 한다. 정열을 품고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노인에 대해 나잇값 못하는 수치스러운 짓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말을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부끄러움이나 불명예, 수치, 모욕 같은 것은 그렇다고 느껴야만 아픔이지 않은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아픔이란 없는 것이다.” p.236~237 [몸은 쪼그라들었어도 사랑만은] 심지어 성적인 대화를 통한 상상력 자극만으로도 얼마든지 서로 쾌감을 증대하고 설렘을 유지할 수 있다. 성적인 대화와 상상력은 신체적인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노인에게 안성맞춤이다. 또한 노인의 경우 살아온 세월만큼 다양한 상상력의 소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적합하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노인의 성을 추하거나 부끄럽게 여기는 기존 사고방식에서의 탈피가 전제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성욕을 에로스로 변경하는 것은 곧바로 에로스의 확장이고 성 에너지의 확장이다. 몸의 한 부분만을 사용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온몸의 감각을 일깨우고 발달시키는 확장이다. 또한 짧은 시간의 욕구 충족에서 나아가 오랜 시간 쾌감을 유지하고 고양한다는 점에서 확장이다. 그리고 몸만이 아니라 상상력을 매개로 정신적 만족감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도 확장이다. p.285~286 [살아온 세월만큼 풍요로운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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