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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공주,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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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신정일
출판사 : 가지
2021년 07월 20일 출간  |  ISBN : 1186440686  |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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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속 깊은 도시여행자를 위한 공주·부여 인문여행 안내서 옛 백제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문사철 길잡이 공주와 부여는 백제라는 나라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도시다.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였던 공주는 공산성과 무령왕릉을 비롯한 문화유산들이 즐비하고, 동학농민혁명의 격전지인 우금치와 세세천년을 흐르는 금강 변에는 무수한 이야기가 쌓여 있다. 백제의 세 번째 수도였던 부여는 정림사지와 궁남지, 부소산과 백제문화단지, 성흥산성을 비롯한 옛 고을들이 수많은 문화유산을 품고 있다. 문화사학자로 우리나라의 역사·문화 관련 저서를 70여 권 발간한 저자는 ‘길 위의 철학자’라는 애칭에 걸맞게 방대한 철학 지식을 백제의 역사 현장에 밀도 높게 녹여냈다. 그 땅을 살다 간 옛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도록, 시간여행자를 위한 문사철(文史哲) 도슨트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신정일 문화사학자로 역사와 문화 관련 저술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작가이자 도보여행가다.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하여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쳤고,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사업회에 참가했다. 한국의 10대 강 도보답사를 기획하여 금강에서 압록강까지 답사를 마쳤고, 우리나라의 옛길인 영남·관동·삼남대로를 도보로 답사했으며,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걷고 해파랑길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500여 곳 한국의 산을 오르기도 했다. 2005년 시작된 우리땅 걷기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포털 다음(Daum)의 카페 ‘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에 글을 올리고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산림청 국가산림문화자산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신택리지》 시리즈(11권)와 《왕릉 가는 길》 《길을 걷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 고을을 가다》 시리즈(3권), 《꿈속에서라도 꼭 살고 싶은 곳》 《동해 바닷가 길을 걷다》 《조선의 천재들이 벌인 참혹한 전쟁》 《천재 허균》 《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 《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 《신정일의 동학답사기》 등 70여 권이 있고, JTV 전주방송에서 ‘신정일의 천년의 길’을 촬영 중이다. 유튜브 ‘길 위의 철학자 우리 땅 걷기’도 운영하고 있다.

목차

서문 공주·부여 인문 지도 제1부 / 공주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에 가다 1. 60여 년 백제의 도읍, 충청의 중심 2. 공산성을 산책하며 만나는 백제의 병사들 3. ‘비단(錦)’이라는 이름만큼 아름다운, 금강 4. 갑오년 동학농민군을 가로막은, 곰나루 5. 동학농민군 최후의 싸움터, 우금치 6. 새로운 왕도를 꿈꾸던 신도안, 계룡산 7. 신라 왕족 김헌창이 공주에 세운 나라, 장안국 8. 송산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국보, 무령왕릉 9. 무령왕릉 국보를 만날 수 있는, 국립공주박물관 10. 구석기시대의 생활상 보여주는, 석장리 유적 11. 남겨진 유물로 궤적을 찾은, 반죽동 대통사지 12. 330년 간 충청도 행정이 이루어진, 충청감영 사계절이 아름다운 공주를 걷다 1. 봄 풍경이 아름다운, 춘마곡사(春麻谷寺) 2. 가을 풍경이 아름다운, 추갑사(秋甲寺) 3. 계룡산의 향연, 동학사에서 용문폭포까지 4. 조선 후기에 세워진 공주 첫 성당, 중동성당 5. 역사상 가장 많은 순교자가 나온, 황새바위 성지 6. 근현대사를 지켜본 파수꾼, 공주기독교박물관 7. 연미산 자락에서 펼쳐지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8. 공주풀꽃문학관에서 만나요, 봉황동 도시재생사업 9. 계룡산도자예술촌과 함께 둘러보는, 상신리 돌담마을 10. 나를 닮은 장승과 함께 즐기는, 장승마을 빛축제 제2부 / 부여 낙화암에 올라 백마강을 바라보다 1. 어디를 걷든 역사의 유적 위, 백제의 마지막 수도 2. 국내에서 가장 많은 종의 연꽃이 피는, 궁남지 3. 아름다운 백제 오층석탑이 있는, 정림사지 4. 부여의 진산, 부소산 5. 백제의 세 충신을 기리다, 삼충사 6. 영일루와 군창터를 비롯한 부소산성의 정자와 누각 7. 삼천궁녀가 꽃잎처럼 떨어져 내린, 낙화암과 백화정 8. 백마강의 슬픈 전설 품고 있는, 대왕포와 고란사 9. 위치가 정확히 밝혀진 유일한 백제 사원, 왕흥사지 부여의 문화와 인물을 만나다 1. 잃어버린 왕국을 되살리다, 백제문화단지 2. 백제금동대향로를 볼 수 있는, 국립부여박물관 3. 사비성 시대의 왕들이 잠든, 능산리 고분군 4. 조선 중기의 독특한 불교건축, 무량사 5. 무량사에서 생을 마감한, 매월당 김시습 6. 역사 속으로 사라진 부여의 옛 고을들 7. 수북정·자온대의 애수와 낭만, 자온길 프로젝트 8. 껍데기는 가라, 민족시인 신동엽 9. 조선 문신 이경여와 연관 깊은, 부산(浮山) 10. 나라 잃은 장군의 슬픈 이야기, 은산별신제 11. 망국의 한을 품고 통곡했던, 유왕산 부록 ‘걸어서 공주·부여 인문여행’ 추천 코스 공주#1 공산성을 따라 걷는 아름다운 산책길 공주#2 시공을 초월한 도심 속 역사산책 공주#3 태화산 돌아 마곡사 앞마당에 서다 부여#1 궁남지에서 출발하는 부여 도심 여행 부여#2 아름답고 유서 깊은 성흥산성과 대조사를 걷다 부여#3 옛 고을 홍산으로 걸어 들어가다 찾아보기_키워드로 읽는 공주·부여

책속으로

인조가 이곳에 머물렀을 때 임씨 댁에서 콩고물에 무친 떡을 진상했다. 그 맛이 좋아 이름을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 사람의 성씨를 따 ‘임절미(任+絶味)’라 불러 오늘날 인절미가 됐다는 이야기가 만들어진 곳이 쌍수정이다. | p.30 〈백제의 병사들〉

곰나루 금강은 갑오년 겨울에 건널 수 없는 3·8선이고 휴전선이었다. 그렇게 가고자 했던 서울 길, ‘내일은 공주, 모레는 수원, 글피는 서울’이라며 기세 좋게 올라가 공주를 함락하고 서울로 진격해 후천개벽 참세상을 열겠다던 동학농민군의 간절한 바람은 금강물에 푸른 물살로 흘러가 버리고 말았다. | p.39 〈곰나루〉

우연한 일은 1971년 다시 일어났다. 5호분과 6호분 사이에 물이 새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공사를 벌이던 중 우리나라 고고학 발굴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무덤을 발견한 것이다. 가루베 지온은 공주를 떠날 무렵인 1940년 “백제 고분을 1000기 이상 조사했다”고 말했는데, 가루베를 비롯한 수많은 도굴꾼들의 눈을 피해 살아남은 능이 무령왕릉이었다. | p.58 〈무령왕릉〉

충주에 있던 감영을 공주로 옮긴 것은 1602년(선조 35년)이었다. 옮긴 이유는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충주 일대가 대부분 초토화되었지만 공주는 정유재란 때 일시 함락된 적은 있으나 충주보다는 피해가 적었기 때문이다. 또 충주는 충청도 동북부에 치우쳐 있는 반면 공주는 금강의 물길은 물론 충청도 각지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었다. | p.84 〈충청감영〉

느닷없이 절에서 만난 이서방이라는 사람이 마곡사를 추천했고, 그런 인연이 결국 김구가 머리를 깎고 마곡사에 입산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3년 뒤 김구는 “금강산으로 가서 경전의 뜻이나 연구하고, 일생 충실한 불자가 되겠다”며 경성으로 떠났다.《백범일지》에 남긴 다음 글이 그의 의중을 헤아리게 한다. | p.96 〈춘마곡사〉

배롱나무 아래 다소곳이 숨어 있는 승탑은 기단부는 물론 탑신부와 상륜부까지 모두 팔각으로 만든 팔각원당형으로, 꿈틀거리는 구름무늬 조각 위에서 천인들이 악기를 타고 있는 기단부의 모습이 특이하다. 조각의 내용이 다채롭기 이를 데 없어 고려 시대 석탑 중에서도 손꼽히는 유물이다. | p.103 〈추갑사〉

공주시 왕릉로에 있는 황새바위 성지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곳이다. 황새바위라는 이름은 바위 위로 소나무가 늘어져 황새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명칭인데, 또 다른 이야기로는 죄인들이 항쇄(목에 씌우는 칼)를 차고 바위 앞에 끌려가 처형되었다 하여 ‘항쇄바위’라고도 부른다. | p.119 〈황새바위 성지〉

백제 123년의 도읍지로서 흥망성쇠를 지켜보았던 새벽의 땅 부여에는 백제의 유물이 별로 없다. ‘부여에는 상상력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보고 올 것이 없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부여 시내는 물론이고 부소산 일대에도 그날의 자취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문화유산들이 없다. 대신 부여에는 부여팔경이 있다. | p.143 〈백제의 마지막 수도〉

궁남지는 왕과 귀족들이 풍류를 즐기던 장소였을 뿐만 아니라 적을 막기 위한 외호(外濠)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유적을 살펴볼 때 자연의 지형을 그대로 살린 자연형 곡지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여름이면 백련과 홍련, 수련, 가시연꽃을 비롯해 나라 안에서 가장 많은 수종의 연꽃이 피고 지는 이곳에서는 매년 여름 부여군이 주최하는 연꽃축제가 열린다. | p.149 〈궁남지〉

나라가 망하면서 백제의 수도 사비성이 불바다가 되었는데 그 와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아름다우면서도 세련되고 격조 높은 기품을 자랑한다. 석탑의 높이는 8.33미터이며, 구조는 대부분의 석탑과 같이 지대석을 구축하고 기단부를 구성한 다음 그 위에 5층의 탑신부를 놓고 정상에는 상륜부를 형성하였다. | p.152 〈정림사지〉

백제의 왕궁으로서, 사비시대 백제의 마지막 도읍이었던 사비도성의 일부로서 부소산성의 성격이 밝혀진 것은 매우 중요한 학술적 의미를 지닌다. 안에 군창지와 건물지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유사시에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였으나 평상시에는 백마강과 부소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이용해 왕과 귀족들이 즐기는 비원의 구실을 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 p.159 〈부소산〉

후일에 만들어진 전설과 사실의 차이는 이렇게 크다. 그 당시 백제의 국력으로는 300명의 궁녀도 안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의자왕의 서자가 41명이었고, 그들을 좌평으로 임명하고 각각 식읍까지 내려주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자녀 수는 100여 명이 넘고, 궁녀 수는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 p.174 〈낙화암과 백화정〉

조선 중기의 문신인 상촌 신흠이 〈고란사의 저녁 풍경〉이라는 시를 남긴 고란사 뒤편의 약수는 백제 왕들의 어용수로 유명하다. 임금이 약수를 마실 적에 물 위에 고란초 잎을 띄웠다. 고란초에 대해서는 조선 세종 때 편찬된《향방약성대전》에 수록되어 있는데, 신라의 고승 원효가 백마강 하류에서 강물을 마셔보고 그 물맛으로 상류에 고란초가 있음을 알았다는 신비의 여러해살이풀이다. | p.178 〈대왕포와 고란사〉

백제금동대향로는 1993년 12월 12일 능산리 고분군의 서쪽 논바닥에서 출토되었다. 1300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진흙 구덩이 속에서 어느 한 곳도 훼손되지 않은 모습으로 벼락처럼 나타난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국교인 불교와 관련된 의식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향로는 청동을 주원료로 만들어 도금했고, 뚜껑과 몸체, 받침으로 구성되었다. | p.194 〈국립부여박물관〉

세상을 내 집이라 여기고 평생을 떠돌았던 김시습이 마지막으로 찾아든 곳이 부여군 외산면의 만수산 무량사였다. 그는 왜 말년을 의탁할 곳으로 무량사를 정했던 것일까? 그가 무량사에서 보낸 생활은 알려진 게 별로 없다. 이곳에서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고는 “네 모습 지극히 약하며 네 말은 분별이 없으니 마땅히 구렁 속에 버릴지어다”라고 스스로를 평가하였다는 말이 전해질 뿐이다. | p.216 〈매월당 김시습〉

뜻있는 젊은 작가들이 하나둘씩 ‘스스로 따뜻해지기(自溫)’ 위해 마을로 들어왔고, 비어 있던 공간은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전통공예작가의 작업실과 쇼룸, 로컬푸드 레스토랑, 카페와 책방, 한옥생활체험장 등 문화라는 씨줄과 공예라는 날줄로 거듭났다. | p.232 〈자온길 프로젝트〉

신동엽이 1967년 팬클럽 작가 기금 오만 원을 받아 발표한 〈금강〉은 오랜 세월 잠들어 있던 100년 전의 장엄했던 혁명을 문학과 역사의 중심으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김수영과 함께 민족문학의 양축을 형성했던 그는 서른아홉의 나이에 타계하였다. | p.234 〈민족시인 신동엽〉

은산별신제는 백제의 멸망사와 관계가 있는 장군제라는 점이 특징이다. 별신제의 신은 복신과 도침이고, 제의 속에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옛 명장들 이름이 나열된 장군축이 있으며, 별신당에는 그들의 화상이 모셔져 있다. 나라를 잃은 장군의 슬픈 이야기를 담아내기 때문에 말을 탄 사람이 등장하고 융복(철릭과 주립으로 된 옛 군복의 하나)을 입거나 진을 치는 등의 의식이 등장한다. | p.243 〈은산별신제〉

출판사 서평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시리즈에 대하여 알면 더 사랑하게 되는 로컬의 재발견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줄여서 ‘여도인’ 시리즈는 국내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전국의 도시들을 인문적 시선으로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풍경 이면의 뿌리와 정신까지 읽어주는 문화 안내서이다. 그 도시에서 태어났거나 어떤 이유로든 오래 머물면서 문화의 흐름과 변천사를 지켜본 저자들이 그 지역의 주요 역사·지리적 배경, 고유한 음식과 축제, 건축과 주거문화, 현지민의 언어와 대표적 인물, 그밖에 다양한 풍속과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이야기를 끌어내 지역의 고유함과 차이를 알게 한다. 인문적 스토리를 찾아 느린 도시 여행을 즐기는 사람, 그 도시에서 한번쯤 살아보거나 이주할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 ‘로컬의 재발견’을 시도하고 있는 오늘의 젊은 세대들에게 공간의 서사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백제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옛 도읍지 역사 속 인물들이 공주·부여 답사여행의 묘미를 더하다 여행이라는 단어 앞에 따라붙는 형용사는 매우 다양하다. 즐거운, 신나는, 아름다운, 감동적인, 여유로운…. 하지만 우리나라의 도시 이름을 여행과 연관 지어 생각하면 연상되는 형용사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 도시의 개성과 매력을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특화된 이미지로 충분히 홍보되지 못한 이유도 있다. 공주와 부여는 그런 면에서 분명하고 정확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역사적인, 경건한, 백제의 도읍, 옛 문화, 왕릉, 박물관…. 즐겁고 신나는 여행지는 아니지만 공부할 것도 생각할 거리도 많아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하지만 좀 지루하지 않을까? 이미지의 대부분은 맞다. 공주와 부여는 역사와 문화유산이 산재한 우리나라 최고의 고품격 역사문화 답사지다. 64년간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였던 공주는 아름다운 공산성과 무령왕릉을 비롯한 문화유산들이 즐비하고 마곡사, 동학사, 갑사 등 불교 문화재의 보고다. 동학농민혁명의 격전지인 우금치와 세세천년을 흐르는 금강 변에는 무수한 이야기가 산재해 있다. 123년간 백제의 세 번째 수도였던 부여는 또 어떤가? 탑과 불상만 남은 정림사지와 궁남지, 백제의 역사유산이 산재한 부소산과 백제문화단지, 그리고 성흥산성을 비롯한 홍산, 임천, 석성의 옛 고을들이 수많은 문화유산들을 품고 있다. 조선의 아웃사이더였던 매월당 김시습이 마지막을 보낸 유서 깊은 무량사와 대조사도 이곳에 있다. 공부할 것도 생각할 거리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지루할 것이라는 이미지는 맞지 않다. 두 도시에 대해 조금만 알고 떠나면 전혀 지루하지 않다. 공주의 공산성을 걷다가 인조임금이 인절미를 허겁지겁 먹는 광경을 눈앞에 그려보고, 부여의 사비성에서는 무왕과 그의 아들 의자왕이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백제의 병사들과 궁녀들, 근대의 동학농민군과 독립운동가들이 함께 걸으며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행이라니, 이런 멋진 여행지가 어디 또 있겠는가! 이 책은 두 도시로 여행을 떠나기 전 읽어야 할 필독서다. 지루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깨고 여행을 흥미진진한 역사드라마로 만들어줄 비법 소스와도 같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저자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며 도보여행 대가다. 이 책에서 그는《삼국사기》《삼국유사》《신증동국여지승람》《정감록》《택리지》《인조실록》등을 인용해 과거와 현재, 허구와 진실 사이를 오가며 백제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조상들과 나누는 대화 속으로 독일 철학자 니체와 칼 야스퍼스, 포르투갈 작가 페르난도 페수아, 고대 로마 정치가 키케로의 등을 떠밀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낸다. 책은 크게 공주 편과 부여 편으로 나뉜다. 공주 편은 1부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에 가다’와 2부 ‘사계절이 아름다운 공주를 걷다’로 구성되었다. 오래 전 이야기인 1부에서는 문주왕 때부터 성왕 때까지 백제의 도읍으로 충청 지역의 중심이 되어온 공주의 입지를 살피고, 금강과 계룡산, 공산성과 곰나루, 우금치에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또 수많은 도굴꾼들의 눈을 피해 기적처럼 살아남은 무령왕릉과 무령왕릉 국보를 만날 수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가까운 과거와 현재 이야기인 2부에서는 마곡사, 갑사, 계룡산, 동학사 등 아름다운 공주의 자연을 안내하고, 중동성당, 황새바위 성지, 공주기독교박물관 등 종교사에 연관된 장소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봉황동 도시재생사업, 상신리 돌담마을, 장승마을 빛축제 등 문화예술에 연관된 장소를 소개한다. 부여 편은 1부 ‘낙화암에 올라 백마강을 바라보다’와 2부 ‘부여의 문화와 인물을 만나다’로 구성되었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부여는 어디를 걷든 역사의 유적이다. 그것도 걸어서 돌아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유적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1부는 저자가 직접 걸으며 소개하는 역사의 현장들로 궁남지, 정림사지, 부소산과 부소산성, 부서산성 안의 삼충사, 궁녀사, 낙화암, 백화정, 고란사 등이 줄지어 등장과 퇴장을 반복한다. 2부는 백제문화단지, 국립부여박물관, 능산리 고분군, 무량사, 부산(浮山) 등의 답사지와 역사 인물 및 전통을 통해 백제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儉而不陋),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華而不侈)’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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