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깊은 울림을 따라 잃어버린 시를 찾아 나선 여정 무의식 저편, 사랑의 감정을 조용히 노래하는 목소리 흐르는 강물처럼, 말보다 먼저 마음이 지나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 시가 피어났다. 이 책은, 마음의 강을 따라 흘러온 언어의 기록이다. 시인은 삶의 가장 깊고 어두운 물줄기에서부터 사랑과 증오, 고통과 해탈, 기억과 상실의 물결을 차례로 건너며 이 한 권의 시집에 다다른다. 삶은 때때로 소용돌이처럼 격렬하고, 어느 날엔 신기루처럼 허망하다. 그러나 시인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고, 때로는 갈대처럼 흔들리며 때로는 거대한 강줄기처럼 모든 것을 끌어안고 흘러간다. 이 시집은 단지 ‘시’에 머물지 않는다. 그 안에는 인간과 우주의 운명을 되묻는 철학, 신성과 현실의 모순을 끌어안는 사유, 무너진 신념과 되살아나는 사랑이 뜨겁게 교차한다. 읽는 이는 문장의 끝에서 자주 멈추게 된다. 시인의 고백이 곧 내 이야기 같기 때문이다. 우리가 잊고 지낸 것들, 감히 꺼내지 못한 말들, 견디고도 말하지 않았던 모든 감정이 이 시를 통해 다시 떠오른다. 『강』은 그렇게 우리 각자의 내면을 흐르는 또 하나의 강이 되어 묻는다. “그대는 지금 어디를 향해 흐르고 있는가.”

강 하늘 산책 소용돌이 신기루 사랑 호수 갈대 현실 해돋이 현실의 사랑 세상에서 가장 슬픈 그림 허상 제우스야 꿈 동백 동백섬 용서와 이해 당신에게서 목련 신명 매화 변화무쌍 사랑의 이유 진리 10월의 시 세상 밖으로 감사 행복 현실 무제 의문 퍼즐의 완성 Game over? 적폐청산 인생의 의미 또 다른 천국 불꽃놀이 제일답 천국과 지옥 나쁜 창조 미래 내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도 아무것도 아닌 시 가장 신라적인 시 좋고 좋구나 개념파괴 어렴풋이 기억되는 미래에 간 부처 깨달음 전쟁 동전의 양면 희망 구제 꿈 교단에서 1 교단에서 2 공삼매 시를 잊은 그대에게 올인 깨달음 3 깨달음 2 이치 깨달음 1 권력 행복 우주의 신비 완전한 깨달음 화두 목표 인식 내 소원 over 초월 사랑과 진리 소원 인연 권력과의 전쟁 루시퍼와의 대화 부처님 오신 날 가족 2 학교 미풍 자본주의 가족 근원 쾌락 Creative or die

신도 인간도
동등하다.
깨달은 인간은
신적인 존재니까
혼자 스스로
고요히 죽음에
드는 것과
행복한 삶이
다름없다.
죽는 것도 아니고
사는 것도 아니다.
헛것 같은
애욕의 사랑은
신이 그러했듯이
인간에게도
가혹하구나

40쪽, 〈제우스야 中〉


항상 쓸 만큼 넉넉한 돈이 생겨서 감사합니다
건강한 몸으로 산책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공부할 수 있는 지능이 있어 감사합니다
선을 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 감사합니다
왠지 나를 걱정해 주는 분들이 있어 감사합니다
세상의 하늘 꽃 나무 아름다움이 있어 감사합니다

80쪽, 〈감사〉


찬란한 금관
왕궁
불국정토
수레바퀴 같은 연꽃
연꽃 만발한 정원.

55층
웅장한 탑
12지신 위로
나르는 천마를
관망하고
찬란한 햇살이 반짝이는
궁전의 연못에서
두꺼비 한 마리
붉은 비단잉어 두 마리
만발한 백련을
바라보며 짓던 미소

120쪽, 〈내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中〉



교사들
학교 활동에서
제일 중요한 게
교육 과정
교육 활동이다
난 그것만 하고 싶다
제발 잡무시간
줄이고
교재 연구할
시간만 달라
비효율적인 일로
시간을 낭비하게 하지 말라
쓸데없는 공문
군기 잡는 행동강령
단순 업무

160쪽, 〈교단에서 1 中〉


노심초사하며
무조건 죄송하다고
물의 일으켜서 반성한다고
말해라고 가르칩니다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나 봅니다
어린아들이 불쌍합니다
그 아이는 세상 밖으로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을까요?
탈선이 아닌
궁극적 세상 안으로
갈 수 있겠죠?
내가 가고 싶은 세상으로
함께 갈 수 있을까요?
딸은 용돈 번다고
일찌감치
그릇 치우고
설거지하는
일한다고
올블랙으로 입고
헤실거리며
욕심도 없이

200쪽, 〈가족 2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