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학문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발전합니다. 정책은 과학적인 학문의 뒷받침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고, 학문은 다양한 이론을 정책 현장에 적용하고 검증하며 발전합니다. 우리나라는 1967년에 과학기술처를 설치하면서 과학기술정책이 탄생하였고, 이를 위한 과학기술정책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한국의 과학기술정책 연구는 단기간에 양적 성장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학문의 외형적 성장이 과학기술정책학의 독립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독립적인 학문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런 문제 인식에서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과학기술을 사회과학이론으로 설명하고 정책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독립 학문, 즉 ‘과학기술정책학’(科學技術政策學;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Studies)이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독자적인 정책 지식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독립 학문이 과학기술정책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2025년 시점에서 대한민국에서 과학기술정책학이 독립 학문으로 필요한 이유와 이를 위한 발전 방향을 학술적으로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저자 : 이찬구 영국의 맨체스터대학교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충남대학교 행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 부경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공공기술연구회 기획평가위원, 한국기술혁신학회 회장, 충남대학교 국가정책대학원장을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정책학이론, 혁신이론, 정책평가, 과학기술정책 등이며, 최근에는 ‘과학기술정책학의 학문 정체성’과 ‘혁신과 정책의 공진화’를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저자 : 오현정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에서 공학 석사(2003), 충남대학교에서 과학기술정책 전공으로 정책학 석사(2015)와 박사(2021)를 취득하였다. 벤처기업 연구원을 거쳐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기술원으로 재직 중이다. 충남대 국가정책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를 하였고, 최근 연구로 “한국 과학기술정책 연구에 대한 학문 공동체 인식 탐구”(2023), “과학기술 출연연 PBS 제도의 정책변동 분석”(2023) 등이 있다.

책을 발간하며 4 시작하는 글 21 제1장 한국 과학기술정책학, 정체성을 묻다 27 제1절 학문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27 제2절 한국 과학기술정책학은 어떻게 발전하였는가? 29 제3절 한국 과학기술정책학은 어디에 서 있는가? 32 제2장 과학기술정책학 이론화의 출발점, 패러다임 37 제1절 과학기술정책학 관련 단행본 현황 37 1. 과학기술정책학 배경 학문의 시기별 변화 38 2. 과학기술정책‘학’ 및 과학기술정책의 정의와 범위 유무 41 제2절 과학기술정책의 정의와 범위 46 1. 과학기술정책의 정의 변화 46 2. 과학기술정책의 범위 논의 48 제3절 과학기술정책‘학’의 학문적 정의 51 1. 과학기술정책학의 정의 51 2. 과학기술정책학의 주요 특성 52 제4절 과학기술정책학 연구 범위의 ‘새로운’ 제안 56 1. 연구 범위 확장의 필요성 56 2. 4대 연구 범위 제안 57 3. 분석 수준과 대상 57 4. 4대 연구 범위의 구체적 내용 59 1) 과학기술 정책과정 59 2) 과학기술 공공관리 60 3) 연구관리 62 4) 기술혁신 63 제5절 한국 과학기술정책학의 패러다임 형성과 학문 정체성 64 제3장 과학기술정책학 이론화의 토대 69 제1절 학문의 지적구조와 연구 방법 69 1. 학문 지적구조의 논의 69 1) 학문 지적구조의 의미 69 2) 학제성 연구와 연구자 특성 72 2. 학문의 지적구조 연구 방법 73 1) 지적구조 연구와 계량서지학 73 2) 저자동시인용분석과 저자서지결합분석 75 3. 분석 대상 학술지 78 4. 분석 대상 저자 선정 80 1) 저자 점수화 방법 80 2) 저자 선정 규모 82 5. 지적구조의 시각화와 중심성 분석 83 6. 엔트로피(Entropy) 85 제2절 한국 과학기술정책학의 중심 배경 학문 85 1. 분석 대상 학술지 및 저자 선정 규모 86 2. 주요 연구 범위와 모학문 88 1) 저자서지결합분석의 저자 군집과 주요 연구 범위 88 2) 인용저자의 시기별 연구 경향 91 3) 인용저자의 중심성 분석 93 4) 주요 연구 범위와 모학문과의 관계 99 3. 지적구조 관점의 중심 배경 학문 104 4. 배경 학문 다양화를 통한 학제적 학문으로 성장 106 제3절 한국 과학기술정책학의 이론 제공 학문 109 1. 분석 대상 학술지 및 저자 선정 규모 109 2. 주요 연구 범위와 관련 학문 112 1) 저자동시인용분석의 저자 군집과 주요 연구 범위 112 2) 피인용저자의 시기별 연구 경향 116 3) 피인용저자의 중심성 분석 119 4) 주요 연구 범위와 관련 학문의 관계 124 3. 지적구조 관점의 이론 제공 학문 129 4. 지식기반 확대를 통한 이론화 제고 130 제4절 지적구조의 다양화를 통한 학문 정체성 구축 131 제4장 과학기술정책학 이론화의 전망 137 제1절 학계 전문가와의 심층면담 137 1. 면담 대상자 선정 138 1) 선정 기준 138 2) 선정 방법 139 3) 면담자 특성 141 2. 심층면담 질문지 작성 143 3. 심층면담 실시 144 제2절 한국 과학기술정책학의 이론화 수준 145 1. 학문 정체성 146 2. 연구 범위 148 3. 학제적 구조 153 4. 학제성 수준 157 제3절 한국 과학기술정책학의 이론화 방향 160 1. 이론화 수준 향상의 필요성 160 2. 연구 범위 및 연구 분야 확립 162 3. 고유 이론 및 독자적 연구 방법 개발 164 1) 기존 이론과 연구 방법 164 2) 관련 학문 분야와 관계 정립 165 3) 타 국가 연구와의 차별성 탐색 166 제4절 이론화의 증진과 학문 정체성의 확립 168 제5장 과학기술정책학 제도화의 현실 173 제1절 학부 및 대학원의 관련 교과목 개설 현황 173 제2절 대학원의 독립 학과(전공) 운영 현황 176 1. 1단계: 자생적 학과 설립(1990년대~2010년대) 176 2. 2단계: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사업에 의한 확대(2010년대~2020년대) 178 3. 3단계: 실용화대학원 사업에 의한 특화 확산(2020년대) 178 제6장 과학기술정책학 제도화의 과제 183 제1절 교육과정 설계의 이론 183 １. 교육과정의 개념 및 교육과정 설계 원리 183 1) 교육과정의 개념과 상이한 3가지 관점 184 2) 교육과정 설계의 개념과 원리 185 2. 국내 교육과정 설계의 선행 연구 187 제2절 대학원의 과학기술정책학 교육과정 현황 191 1. 과학기술정책학의 교육과정 지향성 191 1) 기본교과: 정책 전문 연구자 양성 191 2) 전문교과: 독립 학문으로서의 정체성 지향 192 3) 절차지식 교과: 정책과정 개선 지식 195 4) 내용지식 교과: 현대 과학기술의 이해 지식 195 2. 과학기술정책학의 교육과정 설계 모형 및 원리 196 3. 대학원의 과학기술정책학 교육과정 현황 및 한계 197 1) 교육과정 설계모형 198 2) 교육내용 선정 200 3) 교육내용 구성 208 제3절 한국 과학기술정책학의 교육과정 발전 방향 212 1. 전제조건: 최소한의 공통 교육과정 유지 및 다양화차별화 추구 213 2. 설계모형 관점: 3대 설계모형 간의 균형성 추구 214 3. 교육내용 선정: 교과목 편차 조정 및 교과 유형 간 균형성 확보 216 4. 교육내용 구성: 순차적 학습계획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과정 제공 219 5. 대학원 과학기술정책학의 교육과정 제시 220 제4절 교육과정 표준화와 학문 제도화의 제고 221 마치는 글 227 참고문헌 237 찾아보기 253

그동안의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 연구는 개별 연구자가 전공한 학문의 이론을 과학기술 분야에 적용하고 응용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과학기술의 특성을 적절히 반영하는 새로운 이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였다. 또한 대학원의 과학기술정책학과 설립 역시 학문 공동체의 자생적인 필요보다는 정부 정책을 지원하는 실용성이 더 강하여, 학문 제도화의 핵심인 교육과정의 표준화와 체계화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의 집필 동기는 이론화와 제도화가 모두 불완전한 상태에서 양적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책 연구가, 미래에 학문 정체성을 갖춘 독립 학문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론화와 제도화의 균형적 발전을 통해 학문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분야는, 원래의 배경 학문으로 환원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정책학을 독립 학문으로 발전시키려는 학문 공동체의 노력은,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대한민국의 다양하고 복잡한 정책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지식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집필 동기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3년도에 필자가 중심이 되어 충남대학교 대학원에 ‘과학기술정책’ 전공을 개설하였습니다. 당시 과학기술정책 전공은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세종국책연구단지의 연구원들이 많이 입학하면서 순조롭게 출발하였습니다. 이후 충남대학교의 과학기술정책 전공은 재학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석박사 학위자를 배출하는 성장과 발전을 계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전공 참여교수와 원생들은 몇 가지의 학문적 의문을 계속 갖게 됩니다. (1) 독립 학문으로서의 ‘과학기술정책학’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2) 과학기술정책학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연구해야 하는가? (3) 과학기술정책 전공자는 경영학, 경제학, 정책학, 행정학, 혁신론 등의 전공자와 차별화되는 전문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4) 과학기술정책 전공의 교육과정은 과학기술정책학의 고유 이론을 학습하고 발전시킴으로써 학문 정체성의 구현에 기여하고 있는가? 우리나라에서는 적지 않은 연구자가 자신의 전공을 ‘과학기술정책’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학문적 배경에서 과학기술정책을 논의하고, 과학기술정책학의 교육과 연구 범위를 백가쟁명식으로 제안하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필자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정책학을 독립 학문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매우 도전적인 생각을 합니다. 다소 무모하다고 여길법한 필자의 계획은, 전공 수업을 진행하고 석사와 박사 과정생의 학위논문을 지도하면서 느리기는 하지만 조금씩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들은 이 책의 집필을 위하여 세 차례에 걸친 연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첫 번째 연구는 2017년에 한국기술혁신학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수행한 기획연구입니다. 기획연구를 통해 필자들은 독립 학문으로서의 과학기술정책학의 학문적 정의와 연구 범위를 제안하였습니다. 두 번째 연구는 공동 필자인 오현정 박사의 2021년도 박사학위 논문입니다. 오 박사는 젊은 연구자에게는 쉽지 않은 연구 주제인 ‘한국 과학기술정책 연구의 지적구조’라는 학위논문을 2년여에 걸쳐 성공적으로 완성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학의 배경 학문과 이론 제공 학문이 경영학, 경제학, 정책학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2024년도에 수행한 연구로, 우리나라 18개 대학원의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한계를 도출하고, 향후 과학기술정책학의 학문 정체성과 부합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제안하였습니다.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교육과정은 후학들이 해당 학문의 이론 체계를 학습하고 확산하는 역할을 통해 학문 정체성을 제고하는 첩경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구성하는 여러 번의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이 지원한 ‘과학기술정책 전문 인력 육성지원사업’(2016년-2022년) 및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한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2019년-2025년)의 연구비로 수행하였습니다. 두 번에 걸친 연구비 지원으로 필자들은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세부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업과 각종 연구 모임에서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하여 주신 대학원생과 선후배 동료 연구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도움과 격려로 필자들은 이 책의 주제에 좀 더 적합한 용어를 선정하고 관련 개념을 체계화할 수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지면으로나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논의하고 제안하는 내용들은 앞으로 학계의 치열한 검증과 논의를 통해 더욱 정교한 논리로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아직은 신생 연구 분야인 과학기술정책학을 독립 학문으로 만드는 일이 한두 명 학자의 노력만으로 달성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필자들은 이 책이 앞으로 관련 학문 공동체가 과학기술정책학을 독립 학문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