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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가면 행복하냐고 묻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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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장혜진
출판사 : REFERENCE BY B
2019년 09월 02일 출간  |  ISBN : 1160360804  |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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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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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보내다가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많다는데, 나는 아직도 어디에 정착할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보내다가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많다는데, 나는 아직도 어디에 정착할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매거진 《B》의 단행본 브랜드 ‘레퍼런스 바이 비(REFERENCE by B)’에서 제6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3종을 출간합니다. 그중 첫 번째 책은 캐나다에 거주하며 약 20년 간 이민 대행 업무를 맡아 온 장혜진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일상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글감으로 삼아 번다한 이민 준비 과정을 시시콜콜 밝히는 한편, 에피소드 이면에서 마주한 그림자를 사유하며 ‘헬조선을 탈출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심심한 진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장혜진 1969년 충남 보령 태생.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마을에서 태어나 사춘기 시절까지 대도시를 구경해본 적 없는 시골뜨기였다. 자라면서 한 번도 외국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지만 지금은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면서 방랑자처럼 살고 있다. 성인이 된 두 딸과, 같이 나이 들어가는 남편이 각각 다른 나라에 살고 있다. 당분간 남편이 있는 한국에서 살기로 했지만 언제 또 다른 나라로 가서 살게 될지 모르겠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이민, 유학 수속 대행업을 하면서 타인의 삶과 진로에 관여하는 일을 했다. 그런데 정작 내 인생을 마음대로 설계하고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겨를 없이 길이 열리는 쪽으로 가다 보니 나이 50에 신인 작가로 새로운 경험을 하기에 이르렀다. 인생의 우여곡절이 나의 재산이다. 백인이 주류인 나라에서 오랫동안 살다 보니 소수자, 약자도 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에 관심이 많다.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자리만 허락한다면 몇 시간씩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는 푼수 없는 아줌마다. 비밀스러운 사연을 재미있게 각색해서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게 취미였다. 이제 그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게 재미있다. 반백년을 살다가 새로운 즐거움을 찾았으니 한동안 이 길을 따라갈 생각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 p.6 1 토론토 너구리 ---- p.12 2 사랑이었을까 ---- p.44 3 장애아의 엄마 ---- p.74 4 파랑새 루시 이야기 ---- p.100 5 맹가랍국 장씨 ---- p.140 6 환치기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 p.170 7 증여세를 내기 싫으면 이민 가면 된다 ---- p.194 8 도서관에서 만난 한 노인 ---- p.222 9 남자답게 이 사랑을 지키겠습니다 ---- p.266 10 불행한 여자는 한국을 떠나라 ---- p.300

[책속으로]

누군가는 내 삶을 부러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은 고단한 인생입니다. 이쪽에 있을 때는 저쪽이 그립고 저쪽에 살면서는 이쪽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는, 외로운 떠돌이입니다. 문득 왜 이민을 떠났을까 후회가 밀려오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들어가는 글 / p.8)

요즘은 경제적인 가치보다도 ‘이민 가면 행복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잘 사는 척, 행복한 척하는 사람들 속에서 크고 작은 아픔을 애써 감추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기 때문입니다. 행복과 불행의 크기를 가늠할 수는 없겠지만, 캐나다 이민자의 삶이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습니다. (들어가는 글 / p.9)
김미영 씨의 말을 들으면서 소름이 돋았다. 죽을 각오를 하고 살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이민생활이다. 영주권을 받기 위해 공부나 일을 하다 보면 저절로 그렇게 살아진다. 절대로 낭만적이지 않은 삶이라는 것을 이민을 꿈꾸는 이들이 알기나 할까. (장애아의 엄마 / p.96)
한국이나 중국 사람들이 왜 캐나다에 오려고 하는지 생각해 봤어.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쿠바로 떠나려는 것과 비슷한 이유로 캐나다에 오려고 애를 쓰더군. 캐나다는 선진국이고 쿠바는 후진국이라서 다르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아니야. 다르지 않아. 그들은 그저 떠나고 싶을 뿐이야. 나처럼. 그래서 캐나다에 오는 거지.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어. 떠나야 할 때 받아주는 곳이 그들에게는 캐나다고, 나에게는 쿠바야. 그래서 나도 떠나.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실장님, 고마워. (파랑새 루시 이야기 / p.137)

영주권 상담을 하다 보면 돈은 많지만, 영어를 못하고 나이는 많은 데다 고생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 그럴 때는 퀘벡 투자 이민을 권한다. 퀘벡 투자 이민은 2019년 현재, 가진 돈과 경영 능력만 입증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환치기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 p.172)

노인의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여전히 손님이 많다. 가끔 삼겹살이나 갈비구이를 먹고 싶을 때 나도 그 식당을 찾는다. 사장을 볼 때마다 아버지의 소식을 물을까 망설였지만 묻지 않았다. 뒷이야기를 수소문해 보지도 않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내가 묻기 전에 말해줬을 텐데 사장은 한 번도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고액의 커미션을 받는 퀘벡 투자이민 수속을 무사히 마무리했다는 안도감 뒤에 무엇인지 모를 찜찜함이 남았다. 돈을 물려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아버지와 그래서 돈만 물려받은 아들의 이야기다. 지금도 가끔 노인의 안부가 궁금하다. (증여세를 내기 싫으면 이민 가면 된다 / p.221)

지난 3년간 그들이 사는 모습을 전해 들으면서 게이나 레즈비언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그들 삶의 증인이 되었다. 이해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해할 필요 없이 인정하면 그뿐이다. (…) 박진우 씨 부부 덕에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다. 세상이 바뀌어 가는데 내 생각도 바뀌는 것이 당연하다. 박진우 씨 부부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나 같은 무식쟁이에게 오해받고 차별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야 얼굴 노란 아시아 여자도 백인이 기득권인 나라에서 기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소수자도 기죽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 믿는다. (남자답게 이 사랑을 지키겠습니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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