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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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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박혜윤
출판사 : 다산북스
2022년 09월 21일 출간  |  ISBN : 1130693716  |  1쪽  |  규격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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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이 던지는 도시에서 자유를 시작하는 작은 질문들 “나는 더욱 굳건하게 내 멋대로 살아가기로 했다” 약 180년 전, 한 청년이 생활을 정리하고 숲속으로 떠났다. 그는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간소한 생활을 시작했다. 그 2년의 기록이 간디, 마틴 루서 킹이 사랑했을 분 아니라 법정 스님이 마지막까지 곁에 두었던 전 세계적 고전 『월든』으로 남았다. 하지만 소로는 생전부터 오늘날까지 괴짜, 그리고 위선자라고 비난받았다. 글과 삶이 종종 일치하지 않았고, 이런 모습을 숨기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숲속의 자본주의자’박혜윤은 오히려 그 특성에서 발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월든』을 읽어야 할 이유를 찾는다. 그것은 모순적이고 부족한 그대로 변명하지 않고 나대로 살아나가는 삶의 태도였다. 쉬운 듯, 모호한 비유들로 수놓인 『월든』의 텍스트는 저자의 통찰을 거쳐 지금의 우리에게 절박한 지혜로 되살아난다. 소로와 저자의 삶의 탐사기들을 읽다보면 도시를 떠나지 않고도 지금의 내 삶 안에서 나의 ‘월든’을 시작할 출발점이 보인다. ★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 추천사★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박혜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가족과 함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 시골에 들어갔다. 미국 북서부 작은 마을의 오래된 집에서 두 아이와 남편과 산 지 8년째를 맞았다. 실개천이 흐르고 나무가 잘 자라는 넓은 땅에서 살지만 농사는 짓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정기적인 임금노동에도 종사하지 않는다. 원하는 만큼만 일하며 생존할 수 있는지 궁금해 실험하듯 시작했던 생활의 이야기와 철학을 담 은 책 『숲속의 자본주의자』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여백이 많은 삶에서 직접 통밀을 갈아 빵을 굽고 제철의 블랙베리를 채취하기도 하지만 주로 가만히 있길 좋아하고 때때로 이런저런 책을 뒤적거린다. 이때 가장 자주 펼치게 되는 책이 바로 『월든』이다.

목차

프롤로그 - 이상한 사람들을 위한 고전 1장 내 삶의 저자가 되는 법 내 삶의 유일한 저자 문명에 반항하는 확실한 방법 삶을 고양시키는 시선 절대 똑같을 수 없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한 가지 방법 2장 감히 쓸모없어질 용기 말은 멋있게 하는데 성격이 이상해 적어도 나의 실험에 의하면 용기 아닌 용기, 복종 아닌 복종 누구나 대답해야 한다 비난을 사랑하는 법 삶의 아마추어 3장 지겨운 인간들의 이기적인 사랑 인간이 지겨워 그대로 받아준다 선량한 이기주의자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나 자신의 무가치함을 상상하기 떠나기 위해 사랑한다 4장 죽음을 기억하는 기술 시도한다 실패한다 그렇게 논다 죽음을 기억하는 하나의 방법 하지만 이번에는 생각을 더 멀리까지 밀고 나갔다 안 하겠다는 야심 오두막의 비용이 알려주는 것들 5장 부족한 그대로 살아가는 상상력 최고가 아니어도 되는 즐거움 답 없음의 정답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결론 어쩔 수 없는 건 아니다 미래를 꿈꾸지 않는 사람 무엇에도 헌신하지 않는다 에필로그 - 이 삶을 권하지 않는다

책속으로

인생의 어떤 것은 모순이고, 어떤 것은 실패이고, 어떤 것은 성공인 것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이 삶이다. 남들이 평가하는 것과 삶은 별로 상관이 없다.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든 우리는 각자의 이유로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 안에 있는 천 개 의 지역을 탐사하면서. 똑같은 삶, 똑같은 순간은 단 하나도 없다. 깨어 있는 한 우리는 자꾸만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세상에는 탁월하고 본받을 만한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격이 있어 태어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듯, 삶 역시 유능함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이 세상에는 불완전하고 모호한 그 상태 그대로 살아남을 공간이 있다. 이것이 내가 발견한 『월든』의 이상한 위로인 동시에 이 책에 담은 이야기다.
〈프롤로그〉, 7~8쪽

아무도 없는 숲에서건 수만 명 관중의 함성 가운데에서건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문명, 가난하지도 않은데 가난의 공포에 떨게 하는 그 문명으로부터 떨어질 수 없다. 나 자신이 되는 일은 어쩔 수 없이 문명에 대한 반항이 된다. 따라서 고독하고 쓸쓸한 것일 수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나만의 명상법을, 우리는 각자 찾아나서야 한다.
〈문명에 반항하는 확실한 방법〉, 34쪽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구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평화와 스스로의 자유인지도 모른다. 나 자신과 타인과 환경의 문제에 해결책을 찾지 않고도 여전히 만족과 즐거움을 찾아내며 사는 것이야말로 자유다. 나는 분명히 죽을 것이며 인류는 언젠가 멸망할 것이다. 공룡을 비롯해 지구상에 생겨난 무수한 생명체들이 어떻게든 멸종했듯 말이다. 끔찍하고도 확실한 미래를 담담하게 긍정하면서도 지금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자유다. 그리고 그 자유는 종종 나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한 가지 방법〉, 55~6쪽

하지만 나는 위대한 사람도 아니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모자라고 앞뒤가 안 맞는 그대로의 내가 되고 싶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 그러자 소로를 따라 하지 않고도 『월든』에서 배울 것이 많아졌다. 숲에서 살고, 농사를 짓고, 자본주의의 나쁜 점을 개선하는 게 아니라, 소로가 보여준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 태도를 닮고 싶었다.
〈말은 멋있게 하는데 성격이 이상해〉, 61~2쪽

인간이 악해서 공동체를 이룰 수 없는 것이 아니다. 각자 다른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들을 하나의 철학이나 방식 안에 인위적으로 공동체로서 묶어놓는 것이 진짜 문제 아닐까. 소로는 우리가 소중한 것이라며 다 함께 받들고 이루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는 선행이나 공동체, 혹은 부유함 때문에 우주가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다 다르게 살아가는 견고함이다. 내가 온 마음을 다해서 나만의 삶을 살아가려 하는 그런 견고함 말이다.
〈말은 멋있게 하는데 성격이 이상해〉, 65쪽

소로는 숲에 들어가서 집을 짓고 자연을 벗 삼아 홀로 살겠다고 해놓고는 겨우 2년 조금 넘은 뒤 미련도 없이 걸어나왔다. 당연히 세상 사람들로부터도 비웃음당할 것이다. “겨우 2년? 실패했군.” 이렇게 말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살아야 할 삶은 숲에서의 생활 하나만이 아니라고 했다. 그것이 자신이 만든 길이라고 해도 말이다. 사회에서 가장 신성한 법칙보다 더 높은 ‘나 자신의 존재의 법칙’이란 바로 이렇게 매 순간 새로운 길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용기 아닌 용기, 복종 아닌 복종〉, 83~4쪽
그런 사람들은 약한 사람을 괴롭혀서 자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들이니까 적어도 그런 순간에는 사람이 아닌 거야.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저 사람이 나쁘다, 억울하다는 생각조차 할 필요가 없어. 맞서서 싸울 가치도 없고. 그저 갑자기 내리치는 날 벼락이나 소나기처럼 성가신 자연재해 같은 거라고 생각해야 해. 네가 그렇게 생각하기로 정하면 되는 거야. 그렇게 정하고 나면, 최대한 피해를 입지 않고 지나가는 법을 궁리하는 거지. 어쨌든 네 마음과 네 생각만큼은 네가 지키는 거야.
〈인간이 지겨워〉, 114~5쪽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이유는 세 번째야. 이건 오로지 엄마가 스스로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정한 것과 관련이 있어. 엄마는 너의 성공에 기뻐하지 않는 만큼 너의 실패에도 마음 아파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로 한 거야. 네가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 해도 위로를 하는 게 아니라, 그게 아예 위로할 만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말이야. 너와 그런 관계를 맺고 싶어. 네가 엄마를 생각할 때, ‘아, 이 사람은 나에게 어떤 기대나 예상도 없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그냥 현재의 너 그대로를 보는 사람이라고 말이야. 너는 지금과 다른 무엇이 될 필요가 없어. 엄마는 너의 성적이나 합격 불합격 같은 외부적인 조건에 따라 변하는 무엇이 아니라, 그냥 너 자체가 궁금한 사람이 되고 싶어. 엄마가 너의 성적에는 관심이 없지만, 네가 만나는 사람은 누군지,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떤 걸 느끼는지, 너는 어떤 기분인지, 그걸 어떻게 말로 표현하는지 그런 건 관심이 정말 많잖아. 그래서 엄마는 너의 성공에 기뻐하지도 않지만 대신 네가 뭘 해도 실망하거나 가슴 아파하지 않을 거야. 그래서 많이 기쁘지는 않아. 네가 무엇을 이룬다 해도 그건 네 존재 자체로 엄마가 기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거야.
〈그대로 받아준다〉, 122~3쪽

소로가 언제나 나에게 의미 있는 일만 해야 한다고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자신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오히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그다음에 찾아오는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 좋은 점이란 곧 믿는 것이다. 나 자신이 머리로 알고 있는 스스로의 성장과 성실함 말고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믿는 것이다. 내 계산에 올바르고 이로운 일만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아무런 이득이 없는 일, 그러니까 아침 해가 뜨는 것을 가만히 보는 일, 잃어버린 동물들을 찾아나서지도 포기하지도 않고 가만히 기다리는 일. 그런 일들에 우리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나 자신의 무가치함을 상상하기〉, 157~8쪽

나에게도, 그리고 아마 소로에게도 진심으로 ‘넌 어떻게 사냐’며 궁금해서 물어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유명인에 대해서 우리가 갖는 호기심조차 그들에 대한 진짜 질문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세상은 사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러니 세상에 응답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나에게 질문을 한 적이 없으니까. 세상과 싸운다는 것은 성립되지 않는 말이다. 돈키호테가 자신의 갈 길 앞에 놓인 거대한 풍차를 괴물이라고 굳게 믿고 싸웠던 것처럼 말이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진짜 궁금해하며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것은 세상이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오두막의 비용이 알려주는 것들〉, 206쪽

내 것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고 지키는 것은 유럽인들을 비롯 현재 사회가 기르고 지켜온 가치 있는 자유의 핵심이다. 하지만 원주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른 선택을 했다. 농사를 포기한 건 나 역시 그렇게 다른 자유를 선택했던 것임을 좀 더 분명하게 깨달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동물들은 자기 멋대로 아무 때고 온다. 하지만 나는 동물들을 쫓아내거나 죽이지 않을 자유를 누린다. 내 것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자유라는 것도 있는 것이다. 대신에 원주민들이 그들을 둘러싼 토양과 날씨와 동식물을 주의 깊게 연구하고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던 것처럼, 나 역시 농사를 짓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게 설계된 이 사회를 관찰하고 그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어쩔 수 없는 건 아니다〉, 258~9쪽

출판사 서평

180년 전의 고전에서 읽어낸 현대인들을 위한 이상하고 정확한 위로 계속해서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사랑받는 고전 『월든』. 180년 전에 쓰인 이 책이 여전히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 문명에 대한 첨예한 비판, 평화주의. 법정스님부터 간디까지 많은 사람들이 『월든』에서 발견한 가치들이다. 8년째 미국 시골에서 정기적인 소득 없이 간소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은 이 책에서 그와 다른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찾아낸다. 그것은 삶의 필연적인 모순에 대한 인정을 넘어선 포용이다. 소로는 살아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사랑받는 만큼이나 비난받았다. 그는 요즘이었다면 악플을 잔뜩 받았을 만한 일을 많이 했다. 고독을 강조하면서도 자주 친구들을 찾아다녔고, 막상 만나서는 입바른 소리로 갈등을 일으키곤 했다. 자급자족의 소중함과 기쁨을 노래하면서 어머니에게 빨래를 맡긴 것은 오늘날까지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소로는 비난과 야유를 알면서도 변명하지도, 감추지도 않았다. 그에게 그런 일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움직이는 자신의 마음을 깊이 관찰하며 그 흐름에 발맞춰 걸어 나갔다. 어떤 관념에도 얽매이지 않고, 변화하는 자신의 마음에 가깝게 살아내는 것. 그것이 소로가 발견한 존재의 법칙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바뀌자 비웃음 당할 것을 알면서도 그토록 예찬했던 숲에서의 생활도 가뿐하게 떠났다. 삶의 새로운 길을 찾아서. 그 결과 그는 동시대인들에게 기인으로 여겨졌고 사회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딱히 세상과 불화하지 않았다. 뜻대로 살았기에, 그 값도 담담히 치렀다. 박혜윤은 이 책에서 특유의 통찰력으로 모호한 비유들로 수놓인 『월든』의 행간에서 현대인들에게 절박한 지혜를 불러낸다. 그렇게 나는 나의 치명적인 약점을 끌어안기 위해 『월든』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작가는 대학생 때 『월든』을 처음 읽었다. 그때 그가 느낀 건 기묘한 위화감이었다. ‘이 아저씨, 말은 그럴 듯하게 하는데, 앞뒤가 안 맞네.’그후 그의 삶은 스무 살 무렵 막연히 그렸던 것과 달랐다. 명문대를 졸업해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도 미련 없이 그곳을 떠났고, 박사학위를 받고도 구직조차 하지 않았다. 치열한 경쟁 끝에 무언가를 이루고 나면 더 이상 그것을 즐길 여력이 없었다. 스스로도 설명하기 어려웠던 선택과 우연들의 끝에서 그는 시골로 이사 왔고, 다시 『월든』을 만났다. 박혜윤 작가는 마흔이 넘어 소로를 읽으며 그 위화감의 실체를 알았다. 소로는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일관성 없고 모순된 자신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다만 “인생의 골수”를 파먹기 위해 항시 집중했던 사람이었다. 저자는 소로에게서 자연에 대한 사랑이나 반자본주의를 배우는 대신, 순간에 몰입하며 살아가고 삶의 가능성 앞에 스스로를 열어놓는 태도를 배우기로 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맞는가 하는 고민을 버리고 마음이 끌리는 일은 무엇이든 시도하고, 실패하면 달리 시도한다. 그렇게 삶을 놀이로 만드는 법을 익혔다. 주변에서 처치곤란으로 나눠준 멍들고 울퉁불퉁한 농산물을 갖은 방식으로 먹어치우는 것도, 마구잡이로 자란 블랙베리의 때마다 다른 맛을 느껴보는 것도, 그 누구도 서로에게 미루지 않아도 될 만큼 단순한 살림을 실험하고 만드는 것도 그런 놀이이며 그 시간은 고스란히 그의 것이 된다. 하지만 박혜윤 작가는 이 삶이 정답이라 말하지 않는다. 지금 살 수 있는 삶 하나일 뿐이다. 소로가 월든 호숫가를 떠났듯, 그 또한 다른 길이 열린다면 그리로 떠날 것이다. 답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마침내 시작되는 새로운 자유 한국인들은 언제나 정답을 원한다. 아무리 삶의 길이 다양해져도 우리는 여전히 모범답안을 고르기 위해 잔뜩 긴장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답 없음의 정답을 받아들일 때만 보이는 것이 있다. 인생의 불안과 혼돈을 수용하고 오히려 그 안에서 자유를 찾는 저자의 시선은 정답에 이르려고 발버둥치는 한 결코 발견하지 못한 풍경을 보여준다. 그는 소로의 글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일, 관계, 가족, 생계, 꿈, 식사와 집안일 등 우리 삶을 휘감는 온갖 영역을 탐사한다. 자기 마음 안에 펼쳐진 유일무이한 넒은 땅을 탐험하는 길에 나서는 것은 세상에 불만을 품는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세상의 요구에 너그러워지게 된다. 소로의 단순하고 소박한 삶은 문명을 거부하는 것도, 문명의 이기를 찬양하는 것도 아니었고 단지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자유를 누리기 위해 담담하게 치른 대가였다. 나 또한 내게 주어진 하나의 삶이 제멋대로 펼쳐지는 모습을 직접 보고 또 느끼고 싶었다. 내 안의 여러 세계를 탐험하고 싶었다. 설사 그것이 부족하고 모순된 것이라 해도. 나는 소로만큼 강인하지 못하기에 때때로 불안하다. 그러나 그것 또한 ‘나’라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탐험을 앞두고 으레 그러하듯, 불안은 설렘과 함께 온다. -〈이 삶을 권하지 않는다〉 중에서 동의하든 아니든, 그의 유쾌한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 보는 것만으로 독자들은 깨달을 것이다. 우리를 허덕이게 하고 잠 못 이루게 하던 가치들의 뿌리는 지극히 연약하다는 것을. 그리고 삶에는 부족하고 모순된 그대로 즐겁고 풍성해질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그 어디로도 떠나지 않고 나만의 월든을 발견하게 해줄 작은 질문들이 솟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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