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1일 출간 | ISBN : 1130323773 | 288쪽 | 규격外

Chapter 1 우리는 범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1. 범죄란 무엇인가? 9 2. 범죄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인가? 21 3. 범죄자는 태어나는가? 41 4. 범죄자는 만들어지는가? 65 Chapter 2 우리 주변에서 어떠한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가? 5. 폭력의 그림자 95 6. 살인 범죄의 이해 113 7. 재산을 노리는 손길 126 8. 성범죄와 포르노그라피 141 9. 마약, 그 달콤한 유혹의 댓가 162 10. 청소년 범죄,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176 11. 과학기술과 함께 진화하는 범죄 190 Chapter 3 우리는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가? 12. 범죄와 두려움 207 13. 범죄와 범죄 피해자 221 14. 범죄 예방을 위한 아이디어 238 15. 환경을 디자인하면 범죄가 줄어든다? 254 찾아보기 275

머리말




이 책은 일반인들로 하여금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범죄 현상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범죄를 논할 때 우리는 흔히 ‘합리적(rational)’과 ‘비합리적(irrational)’이라는 이분법적 개념에 기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 범죄는 이러한 극단적인 틀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한 양상을 띤다.
‘합리적’이라는 표현은 범죄자가 치밀한 계산과 논리를 바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인상을 주지만, 현실에서는 순간적인 판단이나 충동에 따른 범죄도 적지 않다. 반대로 ‘비합리적’이라는 말은 범죄가 아무런 사고 과정 없이 저질러졌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그 판단이 비록 어리석고 실패한 것이었더라도 여전히 하나의 ‘의사결정’이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 책은 범죄의 결과만을 평가하기보다, 그것이 발생한 사회적 맥락과 범죄자의 인식 과정을 함께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부주의한 결정이나 순간적인 충동, 심지어 폭력적인 행동조차도 특정한 사고와 판단의 흐름 속에서 발생한다. 범죄를 제대로 이해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복잡한 사고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범죄 이론가의 시각뿐 아니라, 범죄자의 인식과 판단을 분석하는 범죄 분석가의 관점도 함께 익히게 될 것이다.
범죄는 개인의 성격이나 도덕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해 새로운 화합물을 만들어 내듯, 여러 사회적 요인이 얽히면서 예상치 못한 범죄라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의 일상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 속에서 범죄를 유발하거나 유혹하는 조건들이 형성된다. 평범한 사람도 특정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범죄자가 될 수 있다. 낮에는 조용히 강의를 듣던 대학생이 밤에는 음주나 약물에 노출될 수 있고, 성실했던 직장인도 순간의 유혹에 물건을 훔칠 수 있다. 범죄를 바라볼 때 우리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바로 ‘상황’이다. 이 강좌는 일상 속 다양한 상황과 맥락이 어떻게 범죄와 맞물리는지를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범죄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범죄 현상을 분석하며, 나아가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고민할 수 있도록 각 장을 체계적으로 구성하였다.
1장은 ‘우리는 범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장에서는 범죄의 개념과 발생 요인, 그리고 ‘범죄자는 태어나는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라는 고전적인 논쟁을 중심으로 범죄학의 기본적인 관점을 다룬다. 2장 ‘우리 주변에서 어떤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가?’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범죄 유형을 살펴본다. 폭력, 살인, 재산 범죄, 성범죄, 마약, 청소년 범죄뿐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신종 범죄까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현실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 3장 ‘우리는 범죄는 예방할 수 있는가?’에서는 범죄에 대한 두려움, 피해자 문제, 그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우리는 지금 ‘노출의 시대(An Age of Exposure)’를 살고 있다. 범죄는 더 이상 어두운 골목이나 외진 공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복잡화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도록 만들고 있다. 해킹, 사생활 침해, 온라인 괴롭힘, 신원 도용 등 디지털 범죄는 기존의 범죄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
동시에 우리는 수많은 낯선 이들과 관계를 맺고, 다양한 기관과 전문가에게 개인정보와 권리를 위임한다. 현대 사회의 조직화는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물리적 공간에서는 거리나 장벽이 범죄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지만, 디지털 공간에서는 이러한 제약이 거의 없다. 그 결과 타인이 훨씬 쉽게 우리의 사적 영역에 침투할 수 있으며, 반복적이고 은밀한 방식으로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제 범죄는 물리적 방어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으며, 기술과 제도, 그리고 사회구조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가 요구된다.
이 책은 현대 사회가 범죄 양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범죄를 단순한 ‘나쁜 행동’이 아닌, 복잡한 사회적 현상으로 바라보게 되기를 바란다. 또한, 범죄를 단순한 법적 문제나 도덕적 일탈로만 보지 않고, 현대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범죄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범죄 문제에 대해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성찰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5년 7월 22일
백양산 기슭 양지바른 연구실에서
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