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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여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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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이용한
출판사 : 링거스그룹
2010년 08월 09일 출간  |  ISBN : 8996193399  |  360쪽  |  A5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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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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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섬으로의 여행! 이용한 시인이 들려주는 대한민국 섬 여행 에세이『물고기 여인숙』. '길 위의 시인'으로 불리며 국내외 오지를 떠돌았던 저자가 4년간 섬을 찾아 표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청산도, 증도, 우도, 울릉도, 독도 등 친숙한 섬들은 물론 도초도, 낙월도, 추자도, 횡간도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섬들까지 우리나라 34개의 섬 여행기를 담고 있다. 숨겨진 섬의 비경을 소개하면서 섬만의 고유한 문화와 삶의 유산들을 둘러본다. 뭍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가치와 느림의 미학, 원초적 풍경이 남아 있는 섬의 매력을 전한다. 저자가 직접 슬라이드 필름으로 담은 섬 풍경이 생동감을 더해준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이용한 저자 이용한은 지난 14년간 ‘길 위의 시인’으로 국내외 오지를 떠돌았고, 그 중 4년은 섬을 찾아 바다를 표류했다. 정처 없이 떠도는 바람의 여행자이며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여인숙>의 유일한 투숙객. 199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집 《안녕, 후두둑 씨》, 《정신은 아프다》, 고양이 에세이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여행 에세이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 티베트 차마고도를 따라가다》, 《바람의 여행자: 길 위에서 받아적은 몽골》, 문화기행서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 《꾼》, 《장이》, 《사라져가는 이 땅의 서정과 풍경》, 《옛집 기행》 등을 펴냈다. http://gurum.tistory.com

[목차]

작가의 말 | 어느 섬 여행자의 표류기 프롤로그 | 하늘에서 본 섬의 미학 _ 나를 위로하며 걷다 봄 바다, 봄빛 닮은 섬 청산도 새떼처럼 흩어진 섬들의 어미 조도 달랑게가 점령한 모래밭 관매도 한려수도의 물빛 고운 바다 욕지도 나를 위해 남겨둔 비밀 코스 사량도 등대에서의 하룻밤 거문도 공룡발자국을 따라 걷는 섬 사도 잘피밭의 질퍽한 삶 금일도 사랑이 이루어진다 석모도 보름은 머물러도 좋다 볼음도 _ 멀고 또 멀다 가장 늦게 해가 지는 섬 가거도 인정이 넘치는 해녀들의 웃음소리 하태도 가장 오래 배 타고 가는 먼데섬 만재도 깃대봉 하늘길에서 본 절경 홍도 서로 다른 뿌리로 손을 맞잡다 외연도 100년 된 등대의 낭만 어청도 성곽을 쌓은 듯 아름다운 돌담 여서도 동백꽃 피는 아담한 포구마을 두미도 _ 그 섬엔 문화가 흐른다 사라져가는 띠뱃놀이의 기억 위도 장군님께 풍어를 빕니다 연평도 소금 섬에 노을이 진다 증도 전장포 새우 파시에 눈물 난다 임자도 푸르다 못해 검은 바다 흑산도 섬이 잃어버린 것들 도초도 해안을 따라 펼쳐진 섬들의 파노라마 보길도 새우 포구에 달 떨어진다 낙월도 섬은 작고 초분은 많다 송이도 영화는 사라지고 토지신만 남았네 교동도 _ 잠시 바람이 머물다 간다 금빛 물살 튀어 오르는 자맥질 추자도 여기가 제주 최북단 섬 횡간도 숨비소리, 돌담 그리고 바람들 우도 마침표가 아니라 느낌표 마라도 느릿느릿 시간을 여행하는 섬 울릉도 가만히 불러본다, 너의 이름을 독도 천천히 걷고 싶은 섬길 나만의 섬 일출 일몰 명소 섬에서 즐기는 낭만 해수욕장 TV도 반한 우리 섬 블루 노트 | 섬은 기다린다

[책속으로]

떠나온 곳은 아득했고, 갈 곳은 까마득했다.
더러 세상의 끝에 다다른 듯 막막했다. 그럴 땐 지구의 끝자락 같은 바다 어귀에 앉아 홀로 파도소리를 들었다. 처얼썩 철썩거리는 규칙적인 지구의 리듬. 지구의 음악. 섬에서는 뭍과 다른 섬만의 시간이 떠다녔다. 그것이 조수간만의 차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 시간에 몸을 맡겼다. 어떤 우주적인 생각들. 이를테면 바다에서 솟구치는 월출을 보았을 때의 그 생경한 황홀경. 수평선 저쪽에서 금방이라도 ‘캐리비안의 해적선’ 한 척이 불쑥 떠오를 것만 같은 바다. 어떤 날은 그 바다 끝에서 해당화 같은 햇덩이가 붉게 피어났고, 어떤 날은 시가 될 것 같은 망상들이 솟구쳤다.
- <작가의 말 | 어느 섬 여행자의 표류기>, p.8

오래 섬을 떠돈 자에게 바다 냄새는 환각과 같다. 때때로 끈적끈적하고 뭉개진 듯해서 만져질 것만 같은 이 냄새에 취해 나는 무던히도 배를 탔다. 생각해보면 바다 냄새는 단순히 바다에서 나는 것만이 아니었다. 갑판에 칠이 벗겨진 오래된 페인트 냄새며, 섬사람들의 살냄새와 차도선 바닥의 착 달라붙은 생선 비린내 따위가 적당히 버무려진 야릇한 냄새가 바로 바다 냄새였다. 그리고 이 냄새는 종종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골방까지 따라 들어와 불쑥불쑥 나의 후각을 자극하곤 했다. 어떤 날은 신발장에 고이 넣어둔 신발에서 그 냄새가 났고, 카메라 가방 속의 렌즈 후드에서도 그 냄새가 났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또 나는 섬으로 가기 위해 짐을 꾸리곤 했다.
- <봄 바다, 봄빛 닮은 섬 _ 청산도>, p.23

겨울 바다는 사납다. 사나운 물살이 배를 밀어간다. 앞바다의 물빛은 흙빛이고, 먼바다로 나아갈수록 갈색 찻빛으로 빛난다. 이것이 뭍의 잔해와 자양분을 끌어안은 서해의 빛깔이다. 저 뿌연 물 아래 튼실하고 옹골찬 갯벌이 바다의 밑을 받치고, 사람의 생업을 떠받치고 있다. 바다에 배를 부려 어부들은 뭍에 남은 식구를 위한 가장의 힘으로 낮물잡이 그물을 드리운다. 갯벌에 나간 아낙은 바다의 모성이 낳은 갯것을 챙겨 집으로 돌아간다. 먼바다 갈매기는 어부와 아낙이 몸 푼 바다와 갯벌에서 야성과 본능의 먹이다툼을 벌인다.
- <보름을 머물러도 좋다 _ 볼음도>, p.104

해풍이 불어올 때마다 꽃밭에는 바람결을 따라 꽃물결이 일고, 이 모습을 멀리서 보노라면 마치 꽃사태가 난 듯 황홀하다. 누가 일부러 가꾸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자연은 자연 그대로의 꽃밭을 일구어 놓았다. 여러 섬을 다녀보았지만, 이렇게 드넓은 갯가 꽃밭은 처음이다. 나는 아예 갈 생각도 잊고 몇 시간째 갯쑥부쟁이밭에 머물렀다. 뒤늦게 버지 포구에 이르자 어느덧 막배가 도착해 있다. 하마터면 막배도 놓칠 뻔했다. 배를 타고 나와 사옥도에 이르자 저녁 노을은 온통 붉게 물들었는데, 바닷가 염전에는 아직도 소금꾼이 황혼 속에서 때늦은 소금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해가 다 져서 캄캄해질 때까지 소금꾼은 홀로 소금을 거두며 그렇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 <소금 섬에 노을이 진다 _ 증도>, p.214-215

사람들이 잘 모르는 우도의 아름다운 풍경 가운데 단연 으뜸은 밭돌담이다. 더욱이 바닷가 쪽의 밭담은 그 폭과 높이가 일반적인 담보다 큰 것을 알 수 있는데, 제주에서는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이처럼 튼튼하게 쌓아올린 밭담을 따로 ‘잣벡담’이라 부른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밭담을 유심히 살펴보면, 어디를 가나 쌓아올린 돌과 돌 사이의 틈이 주먹 하나쯤은 거뜬히 들어갈 정도로 숭숭한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람구멍이다. 말 그대로 제주의 바람은 ‘할퀸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거세어서 틈 하나 없이 빼곡히 돌담을 쌓을 경우 십중팔구는 무너질 것이므로, 바람 구멍을 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밭돌담은 우도 전역에서 만날 수 있지만, 오봉리와 서광리 쪽이 특히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태왁과 망사리를 지고 해녀들이 줄지어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나절의 풍경은 때때로 눈물이 날 지경이다.
- <숨비소리, 돌담 그리고 바람들 _ 우도>, p. 302-302

뭍에서 3시간만에 도착했건만 내가 느끼는 시간의 지층은 전혀 다른 연대기로 막 들어서는 기분이다. 산자락에 다닥다닥 붙은 도동의 집들은 저마다 나뭇잎 같은 창문을 바다쪽으로 열어놓고, 일제히 바다를 본다. 아무래도 이런 곳에서는 도심에 두고 온 내륙의 시간과 먼지 낀 기억을 잊고 한동안 시간의 미아가 되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울릉도에 온 이상, 울릉도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 생각 없이 울릉도라는 섬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손목에 찬 시간은 버리는 게 좋다. 필경 섬에서의 시간은 뭍보다 느리며, 그 느린 시간에 몸을 맡기고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 <느릿느릿 시간을 여행하는 섬 _ 울릉도>, p. 3

[출판사 서평]

푸른 바다를 위로하듯 떠 있는 황홀한 풍경, 그저 오래오래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으로 섬을 걷다 ‘길 위의 시인’으로 불리며 지난 14년간 국내외 오지를 떠돌았던 이용한 시인이 4년간 섬을 찾아 표류한 여행 에세이 <물고기 여인숙>이 링거스그룹에서 출간되었다. 청산도, 증도, 우도, 울릉도, 독도 등 이미 친숙한 섬들과 더불어 도초도, 낙월도, 추자도, 횡간도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섬들을 포함한 대한민국 서른네 개의 푸른 섬 여행기를 담고 있다. 저자 이용한 시인은 <물고기 여인숙>을 통해 숨겨진 섬의 비경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뭍에서 진즉에 사라진 섬만의 고유한 문화와 삶의 유산들을 이야기한다. 처음에 저자는 자꾸만 사라져 더욱 안타깝고 소중한 우리나라 섬문화를 기록하고자 이 섬 저 섬 떠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섬을 여행하면 할수록 기록에 대한 강박은 헐겁고 느린 방랑으로 바뀌게 되었다. 자신의 원더랜드이자 궁극의 여행지였던 섬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뭍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순결한 가치와 느림의 미학, 원초적 풍경이 남아 있는 섬의 매력을 소개한다. 더불어 저자가 직접 슬라이드 필름으로 담은 섬 풍경 사진들은 충분히 유혹적이다. 바다와 갯벌이 사람을 먹여 살리는 섬,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 삶을 포착하다 금일도에서는 잘피밭이 사람을 먹여 살린다. ‘진저리’라고도 불리는 잘피는 밀물에는 잠겨 있다가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낸다. 펄 속에 뿌리를 내린 잘피는 바닷속 모래의 침식과 씻겨나감을 막고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정화해 바다의 부영양화와 적조현상을 막아준다. 금일도 주민들은 이 잘피밭에서 청각을 채취해 살아간다. 잘피밭이 갯벌을 보살피고, 그 갯벌은 찰진 영양을 공급해 질 좋은 청각을 키워내고 있는 것이다. 배를 마음대로 부릴 수 없는 민퉁선 지역의 볼음도 주민들은 갯벌에서 갯것을 채취한다. 드넓은 갯벌은 가무잡잡한 가무락(모시조개), 금은빛으로 빛나는 서해비단고둥과 왕좁쌀무늬고둥, 희고 누런 동죽과 굴, 소라 등을 사람에게 내어주는 한편, 새들에게도 풍요한 먹이처 노릇을 한다. 볼음도 갯벌은 전 세계 1,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의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다. 일찍이 곽재구 시인이 <전장포 아리랑>을 썼던 임자도 전장포 포구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새우잡이 풍경이 펼쳐지고, 소금섬 증도에서는 아침 저녁 무렵이면 염전에서 소금을 거두는 소금꾼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하태도, 우도, 추자도 등의 섬 해녀들은 옥빛 물살을 가르며 전복이며 해삼을 건져 올린다. 자꾸만 자연을 훼손하고 이용만 하려는 뭍의 풍경과는 달리, 섬에는 이렇듯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존재하고 있다. 산신제, 풍어제, 초가집, 초분…… 사라져가는 섬문화를 기록하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전횡 장군을 기리는 치동묘제를 지냈던 어청도의 사당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다. 십여 년 전만 해도 살아 있는 민속마을이었던 도초도는 해마다 초가집과 초분이 사라져갔다. 눈앞에서 자꾸만 사라져가는 섬의 유산들을 보며 저자는 기록해야 할 의무감에 휩싸여 섬 여행을 자꾸만 재촉했다. 저자는 특히 초분이라는 섬 고유의 매장 문화에 대해 애정을 갖고 바라본다. 섬에서는 며칠씩 남자들이 고기잡이를 나간 사이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일단 초분에 조상을 모셨다가, 상주가 돌아온 후에 정식으로 다시 장례를 치렀다. 출어를 나갔던 자식이 돌아와 부모의 주검을 볼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초분에 모신 주검은 3년 정도 두었다가 뼈만 가려 추려서 다시 이장을 했으나, 선산이 없거나 이장 비용이 마련되지 못한 경우에는 몇 십 년씩 초분을 유지하기도 했다. 저자는 오로지 섬에서만 볼 수 있어 섬의 원형과도 같았던 초분에 대한 애정으로 섬 여행을 시작했음을 고백한다. 돌아서면 사라지고 또 사라지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고 소중한 섬 문화들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하며 그렇게 여행은 시작되었다. 아무에게나 보여주지 않는, 그래서 더 은밀하고 매혹적인 섬으로의 여행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하늘길과 바다길이 함께 열려야 한다. 본래 바다와 하늘은 일가친척이어서 하늘이 찌푸리면 바닷길도 막힌다. 그만큼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오래오래 바다만 바라보고 싶은 마음은 우리나라 곳곳의 섬으로 훌쩍 떠나게 만든다. 저자는 <물고기 여인숙>을 통해 보고만 있어도 눈물겨운 우리 땅 구석구석에 숨겨진 보석 같은 섬의 풍경들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봄이면 해풍에 노란 머리칼을 날리는 유채밭이 인상적인 청산도, 새떼처럼 흩어진 섬들을 한눈에 구경하기 좋은 상조도 도리산전망대, 한려수도의 눈 시린 다도해 풍경이 펼쳐지는 욕지도,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도 소개되어 화제가 된 거문도 등대길, 마치 사랑하는 연인이 손을 잡고 있듯이, 서로 다른 뿌리를 지닌 두 그루의 가지가 허공에서 맞닿아 이어진 외연도 상록수림 ‘사랑나무’, 오로지 바람을 막기 위해 쌓았다지만 성곽을 쌓은 듯 미학적인 삶의 예술을 뽐내는 여서도 돌담, 국내 최대의 소금밭을 자랑하는 증도, 해안을 따라 펼쳐진 섬들의 파노라마를 만끽할 수 있는 보길도 등등 <물고기 여인숙>에는 우리 땅의 아름다운 진면목이 가득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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