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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표지글]
돌이켜보면 힘든 여정이었지만 섬 기행은 내 인생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외딴 섬에서 만난 순박한 사람들이나 암자에서 만난 수행승들과의 인연은 내 영혼을 훌쩍 살찌게 했다. 스님과 단둘이 새벽에불을 올릴 때의 그 장엄했던 기억은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림자를 벗 삼아 철저히 홀로 다녔던 여정은 어쩌면 구도의 길이었다.‥‥오늘도 그 섬에 가고 싶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지은이 이봉수
·영국 노팅엄대학교 석사
·거북선 찾기 프로젝트 자문위원
·섬 기행 칼럼니스트
·한국토지공사 단장
<저서>
·이순신이 싸운 바다
·외딴섬 토담집 별장
·9인의 명사 이순신을 말하다
목차서문 _ 5
연화도 보덕암에서의 하룻밤 / 15
▪바다 위에 핀 한 송이 연꽃 _ 15
▪고구마 빼떼기가 반기는 곳 _ 16
▪풍광과 역사의 향기 빼어난 보덕암 _ 19
미래불이 오실 섬 미륵도 / 23
▪동백꽃의 섬 _ 23
▪임진왜란의 흔적 _ 26
▪한산대첩이 있었던 곳 _ 27
▪용화사와 효봉 선사의 발자취 _ 30
▪미륵불이 오실 미래사 _ 31
불모산이 있는 섬 사량도 / 33
▪봄이 오는 섬 _ 33
▪역사와 전설의 고장 _ 34
▪토굴에서의 하룻밤 _ 36
▪옥련암 _ 37
▪옥녀봉의 전설 _ 39
완도 신흥사 / 42
▪완도로 가는 길 _ 42
▪이순신 장군의 고금도를 찾아 _ 43
▪완도 신흥사 _ 46
명상의 섬 오곡도 / 49
▪외로운 섬 _ 49
▪오곡도 가는 길 _ 52
▪토담집 별장 _ 56
▪명상수련원 _ 57
진리와 자비의 섬 거금도 / 58
▪역사를 간직한 섬 거금도 _ 58
▪송광암 가는 길 _ 61
▪하룻밤 수행 _ 62
▪송광암을 떠나오면서 _ 63
불교의 흔적이 안타까운 섬 흑산도 / 65
▪멀고도 가까운 섬 _ 65
▪광조암과 관음사 _ 68
▪무심사지 삼층석탑 _ 70
▪일주여행을 마치고 _ 71
수많은 절과 암자가 있는 섬 남해도 / 73
▪불자들이 많은 남해도 _ 73
▪해양소년단을 만나다 _ 74
▪창선도 운대암 가는 길 _ 75
▪남해도 용문사 _ 80
계절이 지나가는 길목에 선 욕지도 / 84
▪알고자 하면 가봐야 하는 섬 _ 84
▪욕지도 가는 길 _ 86
▪동항 마을의 용천사 _ 86
▪산길을 거닐며 _ 88
▪방파제에서 지새운 하룻밤 _ 91
환상의 섬 거제도 / 92
▪거제도 가는 길 _ 92
▪전란의 역사를 간직한 섬 _ 93
▪거제도의 자연 경관 _ 95
▪영험한 석불로 유명한 신광사 _ 98
효행수련원 연화정사가 있는 섬 백령도 / 101
▪백령도 연화정사를 찾아서 _ 101
▪백령도 일주 관광 _ 102
▪아름다운 섬에 일어나는 기적 _ 105
▪불사가 한창 진행 중인 효행수련원 연화도량 _ 107
강화도 전등사를 찾아서 / 109
▪민족의 역사와 함께하는 섬 _ 109
▪전등사를 찾아서 _ 110
▪산사의 부엉이 소리 _ 113
아름다운 섬 독도 / 116
▪울릉도 가는 길 _ 116
▪울릉도 일주여행 _ 118
▪나리분지에서 _ 121
▪독도로 가는 길 _ 123
▪독도 주민 김성도 _ 124
석모도 보문사에서 / 128
▪관음성지 석모도 _ 128
▪보문사 나한전 _ 130
▪마애석불좌상 _ 131
국토 최남단의 섬 마라도 기원정사에서 / 135
▪구도여행의 계절 _ 135
▪마라도 가는 길 _ 138
▪아름다운 남국의 섬 _ 139
▪관음성지 기원정사 _ 140
꿈꾸는 섬 청산도 백련사에서 / 143
▪6월의 청산도 _ 143
▪민박집에서 _ 145
▪청산도 일주여행 _ 147
▪백련사를 향하여 _ 152
간월도 간월암 / 155
▪돌섬에 피어난 연꽃 _ 155
▪간월암의 역사 _ 156
▪노을 속의 저녁 예불 _ 158
보길도에는 남은사가 있다 / 162
▪땅끝에서 보길도로 _ 162
▪보길도 예송리 풍경 _ 163
▪남은사를 찾아서 _ 165
▪안개 속의 수도승 _ 168
불보살이 현현하는 섬 삽시도에서 / 169
▪삽시도 가는 길 _ 169
▪섬마을 풍경 _ 170
▪약수암으로 _ 171
▪불모도의 전설 _ 176
▪부처님의 화신 금송 _ 177
▪물망터에서 _ 177
▪진관 스님 _ 178
생일도 학서암에서 / 180
▪생일도를 향하여 _ 180
▪당목항에서 _ 181
▪멧돼지를 보다 _ 182
▪생일도에서의 하룻밤 _ 183
▪학서암에서 _ 187
방랑을 마치고 _ 192
책속으로욕지도 가는 길
통영 여객선 터미널엔 막바지 피서를 즐기려는 사람들과 고향을 찾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볼일을 보고 돌아가는 순박한 낙도 주민들로 북적대고 있다. 배가 한산도 앞바다를 지나 넓은 바다로 나서니 저 멀리 하얀 뭉게구름이 빨랫줄 같은 수평선에 걸린다. 순간 육지에서 찌든 스트레스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코발트색 바다 속으로 녹아내리고, 이내 해방감에 젖은 나그네는 객실을 빠져나와 갑판에 퍼질러 앉아버렸다. 차양막을 친 갑판에는 이미 오징어다리를 물고 종이컵을 돌리는 사람들의 들뜬 사투리가 질펀한데 이 모두는 내게 정겨운 풍경일 뿐이다. 끝없는 바다와 섬들을 바라보며 한 시간쯤 달렸을까, 배는 연화도에 도착하여 사람들을 풀어놓고 다시 욕지도로 향했다. 동항 마을의 용천사 입구 양쪽으로 방파제가 막아선 천혜의 양항인 욕지도 동항 마을로 들어서니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눈부신 포구 마을이 일시에 붐비기 시작한다. 아가리를 벌린 배에서 쏟아져 나오는 차량들을 향하여 경찰관이 불어대는 호각소리, 민박을 하라고 불러대는 소리를 헤집고 오후 늦은 시간에 욕지도로 들어섰다. 포구마다 연결하는 마을버스가 해안선을 따라 다니고 있었지만 철저히 걸어서 섬을 밟아보기로 마음먹었다. 토박이 할머니에게 물어 맨 처음 찾아간 곳은 동항 마을의 용천사라는 절이다. 열린 대문을 들어서니 경내의 큰 느티나무에는 막바지 매미 소리만 요란한데 주인은 어디로 갔는지 인기척이 없다. 멀리 바다를 바라보는 해수관음상 앞에 합장하고 법당으로 들어가 부처님 전에 엎드리니, 그 무슨 까닭으로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참으로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는 뉘엿뉘엿 서산에 걸렸는데, 다시 근처에 있는 구인사에 들러 부처님 전에 경배한 후 욕지도에서 가장 높은 천황산을 넘어 반대편에 있는 도동 마을로 가기로 했다. 산길을 거닐며 산길로 접어드니 마지막 여름을 힘겹게 노래하는 풀벌레 소리가 요란한데 간간이 들리는 쓰르라미 소리와 고갯마루를 타고 넘는 서늘한 바람은 언뜻언뜻 가을을 보여주고 있다. 계절이 지나가는 길목에 서 있는 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니 사방은 온통 고구마 밭이다. 고구마는 섬마을의 역사와 함께한 구황작물인데 이 동네 사람들은 ‘고매’라 한다. 속이 밤처럼 토실토실한 놈은 ‘타박고매’이고 감 홍시처럼 말랑말랑한 것은 ‘물고매’다. 오래 전 퀴즈 프로그램에서 정답이 고구마인데 ‘고매’라고 답하니 이를 알아듣지 못한 사회자가 “세 자로 된 말……” 하며 힌트를 주자, “물고매!”라고 씩씩하게 대답했다는 일화가 생각났다. 길을 걷는 것은 고독한 수행이다. 길 위에서 길을 묻는 어리석은 사람도 있지만 홀로 길 위에 서면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은 깨어있음의 연속이고 대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이다. 동항에서 도동으로 넘어가는 길엔 수많은 생명들이 있다. 개미, 지렁이, 베짱이, 산새들 그리고 이름 모를 풀꽃들……. 이 조그만 섬에 사는 생명들의 숫자만 해도 족히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난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 백천만 겁이 지나도 만나기 어려운 기회가 아니던가.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곤충들이 무심결에 밟히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걸으면서 이들이 축생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했다. 나의 모습을 보거나 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조그만 씨앗이 되어 육도윤회에서 벗어나라고 빌었다. 옴마니반메훔……! <이하 생략> - 본문 중에서 발췌 출판사 서평섬기행 칼럼니스트이며 이순신 연구가인 한국토지공사 이봉수 단장이 ‘섬에 있는 암자를 찾아서’라는 구도 수필집을 냈다. 그는 타고난 방랑자다. 일상을 잠시 접고 주말이면 걸망 하나 메고 섬으로 떠난다. 섬은 그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언덕이다. 그에게 섬은 고립이 아니고 큰 자유다. 그는 가끔 아무도 없는 원시의 섬으로 들어가 혼자 지내는 연습을 한다. 그래서 찾아다닌 곳이 섬에 있는 암자라고 한다.
그는 서해의 최북단 백령도에 있는 연화정사로부터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 기원정사, 동해의 외로운 섬 울릉도에 있는 성불사에 이르기까지 섬에 있는 절집들을 섭렵했다. 연화도 보덕암에서는 고기잡이배들의 불빛이 너무 아름다워 절벽에 매달린 암자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기도 했다. 가장 아름다웠던 추억을 갖고 있는 섬은 싱그러운 계절 6월에 찾아간 청산도라고 한다. 거금도 송광암에서 친절한 스님을 만나 밤새 인생과 우주를 이야기했던 추억도 적고 있다.
섬 여행은 그 특성상 철저히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며 날이 저물면 잠자리가 문제다. 작은 섬에는 숙박시설이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 집에나 들어가 하룻밤 재워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필자는 자연스럽게 섬에 있는 암자를 찾았다고 한다. 그는 모두 20개의 섬에 있는 암자를 찾아다닌 여정을 아주 편안한 문체로 써내려 갔다. 전남 완도군에 있는 생일도 학서암에서 긴 여정을 마무리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림자를 벗 삼아 철저히 홀로 다녔던 여정은 어쩌면 구도의 길이었다. 구도의 길에 서 있는 방랑자는 스스로 시인이 되기도 하는 것일까. 섬에 가면 그 감흥을 누를 길 없어 간간히 써 두었던 시를 여기 함께 싣는다. 오늘도 그 섬에 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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