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계약실무(양장본 HardCover)

책소개

『무역계약실무』의 저자는 무역 전반에 관련된 분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로스쿨에서 후배 법조인을 양성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규모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게 높지만 그에 비하여 무역에 전문화된 법조인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무역거래는 단발적 계약보다는 장기적인 계약이 통상적이고, 계약의 당사자는 이러한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분쟁을 소송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합의에 의하여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무역전문 변호사의 숫자가 적은 것과 마찬가지로 무역 전반에 관한 법률을 가르치는 교수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여기서 무역 전반이라고 하면 순서에 따라서 무역계약, 국제운송, 무역대금의 지급, 은행보증, 계약불이행, 국제소송 또는 중재를 의미하며, 위와 같은 이유로 무역 전반에 관한 실무적 서적을 찾아보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변호사로서 활동하던 당시 주간무역과 법률신문에 기고한 칼럼과 실무에서 접했던 사례들을 집적해 놓은 것입니다. 이 책은 공부를 위한 책이 아니라 무역회사의 직원 또는 변호사 등의 법조인이 필요한 때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책속으로

양해각서와 계약서의 차이점

A는 이란에 소재한 B에게 플랜트를 수출하기 위하여 B와 교섭을 진행하였다. 플랜트의 규모, 성능 등에 관한 기초적인 사항에 대하여 협의가 끝나자 A와 B는 양해각서(MOU)를 작성하였고, A는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생각하고 플랜트를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플랜트의 가격에 대한 협상이 난항을 겪었고, 이에 B는 A로부터 플랜트를 공급받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지하였다. A는 계약위반을 이유로 B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싶다.

1. 국제계약의 구속력(binding effect)
국제계약이란 통상 다른 국가에 소재하는 당사자 사이에 체결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국내계약과 국제계약의 법률적 차이점은 국내계약에는 국내법만이 적용되지만 국제계약에는 국내법뿐만 아니라 외국법도 적용될 수 있고, 국내계약에 관한 분쟁은 국내법원만이 관할하지만 국제계약에 관하여는 외국법원도 관할법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그런데 계약이 유효하려면 그 계약이 적용되는 법에 규정하고 있는 유효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국내계약이라면 국내법에 따라서 계약의 유효성이 결정되고, 국제계약의 경우에는 소송이 제기된 법원이 소재한 국가의 국제사법에 따라서 결정된 국가의 법인 준거법(準據法, governing law)에 따라서 그 유효성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우리 국제사법 제25조에서는 당사자가 자유롭게 준거법을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한국회사와 일본회사 간의 계약에서 일본법을 준거법으로 지정하였다면 설령 한국법원에 소를 제기하더라도 일본법이 적용된다.
만일 준거법에 따라서 계약이 유효하다면 그 계약은 당사자 사이에 구속력을 갖는다. 구속력을 갖는다는 의미는, 계약의 당사자가 그 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만일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상대방은 법적 조치를 통하여 의무의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상대방의 구제수단(remedy)은 통상 계약의 이행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가 될 것이다.

2. 양해각서의 비구속력(non-binding effect)
통상적으로 경제적 규모가 큰 계약을 체결할 때는 최종적으로 계약에 서명할 때까지 협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협상의 과정에서 당사자가 기초적 사항에 대하여는 협상을 완료하였다면, 이와 같이 협상이 완료된 사항을 정리하기 위해서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 또는 의향서(letter of intent) 등을 작성한다. 신문기사를 통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이와 같은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는 계약서가 아니기 때문에 당사자 사이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계약서로서 작성된 것이 아니라 잠정적 합의사항을 정리한 서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의미는 상대방의 의무를 강제할 수 없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서면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본 서면은 당사자 사이에 구속력이 없다”(This MOU does not have binding effect between the parties)와 같은 문구를 삽입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문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memorandum of understanding 또는 letter of intent란 제목만으로도 당사자가 이에 구속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본 서면은 당사자 사이에 구속력이 없다”와 같은 문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한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A와 B 사이에 체결된 양해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A는 B에게 계약의 이행청구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 A로서는 최종적으로 계약이 체결된 후에야 계약을 이행할 준비를 했어야 했다.

출판사 서평

새로운 법률이 시행되거나 새로운 대법원 판례에 따라서 내용상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참조용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보다 정확한 법적 조언을 위해서는 변호사에게 문의할 것을 권장합니다. 이 책은 무역거래 및 무역분쟁 전반에 관하여 실무적인 법적인 부분을 충실히 담아 놓았기에 독자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지 마지 않으며,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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