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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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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퍼트리샤 튜더산달
출판사 : 에코리브르
2006년 07월 20일 출간  |  ISBN : 8990048729  |  215쪽  |  A5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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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여성의 관점에서 쓴 50대 이후의 여성의 삶을 담은 책. 퇴직 연령이 빨라지고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50대 이후의 삶이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50대를 맞이한 사람들은 사춘기 시절과 비슷한 고민 속에서 임박한 황혼에 대한 두려움으로 동요하며, 결국 정체성 혼란을 겪고 만다. 스웨덴의 심리학자인 저자는 50대 이후가 'third age'라고 말하면서, 모든 굴레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멋진 시기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남성보다 평균 10년 정도를 더 살아야 하는 여성에게 50대 이후에 대한 깊은 성찰은 꼭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50대를 넘기고 60대에 들어서면서 쓴 이 책은 50대 이후의 여성들이 고민과 동요와 혼란을 거쳐 지혜롭고 아름답고 성숙해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여성이 50대 이후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방법을 문학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소개

퍼트리샤 튜더산달(Patricia Tudor-Sandahl) 1940년 영국에서 태어나, 1964년부터 스웨덴에서 거주했다. 발달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자이자 테라피스트이다. 룬도 대학과 스톡홀롬 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쳤으며, 스톡홀롬 아카데미 테라피스트 트레이닝 소장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집필과 강연에 주력하고 있다. 이 책을 비롯해 여러 저서가 있다. 옮긴이 : 김수경 중앙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요미우리신문사 서울지국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마음의 휴식처가 되어주고 새로운 길을 보여주는 ‘책’이 좋아 전문 에이전트 및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청춘이란》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제3의 연령 갑자기 다가오는 늙는다는 깨달음 제3의 연령 경계에서 발달할 것인가, 늙어갈 것인가 길 찾기 종합적 시점에서 본 인생 되살아나는 아이들 시대 허구와 현실 과거를 풀어내는 것 자립한 개체가 된다는 것 인생 회고 가혹한 몸의 변화 얼굴에 새겨진 연륜 육체와의 전쟁 늙어도 괜찮을까요 거울 속에 비친 사람이 나일까 해를 거듭하는 시간 제3의 연령에서 사랑 진정한 사랑 함께 성장하는가, 성장을 함께 하는가 일상의 사랑 사랑이라는 예술 위험한 연령 할머니가 된다는 것 예지.지혜 '죽음'을 죽는다는 것 긍정적인 고독 '지'란 무엇인가 '지'는 측정할 수 있는가 무엇을 위한 인생인가 천국과 지옥의 경계 왜 그렇게 서두르는가 의미 탐구 우연은 무엇을 의미할까 균형을 유지하는 비결 조용한 혁명 타고난 재능과 사명을 발견하는 것 자기만의 테메노스 선택하고 선택에서 벗어나는 것 더없는 행복의 길을 따르라 조용한 혁명 자신의 역사적 관련성 발견하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50대 여성들이여, 지혜롭고 아름답게 성숙해갈 것인가, 다만 늙어갈 것인가 여성의 관점에서 쓴 50대 이후 여성의 삶 퇴직 연령이 빨라지고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50대 이후의 삶이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서드 에이지(third age)라고도 하는 제3의 연령을 모든 굴레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멋진 시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사춘기 시절과 비슷한 고민 속에서 임박한 황혼에 대한 두려움으로 동요한다. 본보기가 될 만한 전 세대가 없고,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이들은 정체성에서부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10년 가까이를 더 살아야 하므로 50대 이후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듯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를 비롯해 《20년 벌어 50년 먹고사는 인생설계》 《20년 벌어 50년 먹고사는 인생설계 》 《 남자 나이 50》 《마흔 살부터 준비해야 할 노후 대책 일곱 가지 》 《30대부터 준비하는 은퇴 후 30년 》 《 남자, 마흔 이후》 등 중년 이후 삶을 위한 지침서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이 퇴직 후 남성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어 정작 고령으로 더 오래 살아야 하는 여성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면이 있다. 이 책은 스웨덴의 심리학자인 퍼트리샤 튜더산달이 50대를 넘기고 60에 들어서면서 쓴 글로서 신체적·감정적 변화 속에서 자아 정체성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를 문학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해를 거듭하며 숙성되어 고혹한 향을 지니는 와인 같은 인생으로 가는 길, 심리학자인 저자는 당신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던 인생의 또 다른 문을 열 수 있는 힌트를 줄 것이다. 책의 내용 갑자기 다가오는 늙는다는 깨달음 “자전거가 없어! 누군가 훔쳐간 게 틀림없어! 자전거 주차장에서 내 자전거가 보이지 않자 나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찬찬히 찾아보니 자전거는 거기에 있었다. 단지 그것을 본 적이 없었던 것뿐이었다. 내가 찾던 자전거는 그것보다 훨씬 새것이고, 더 깨끗해야만 했다. 내 자전거가 찌그러졌다고? 다 닳아버린 타이어라니? 전조등도 비뚤잖아. 칠이 여기저기 벗겨져 있을 리 없는데……. 그런데 들고 있던 열쇠가 딱 맞으면서 내 자전거임을 확인해주었다. 이 경험은 내가 그렇게 믿던 것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졌는지를 가르쳐주었다. 내 자전거는 내가 기억하고 떠올리는 모습과 꽤 달랐다. 돌이켜보니 자전거를 선물받은 지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그 사이에 몇 번이나 굴러 넘어졌고, 위험한 사고도 날 뻔했다. 그러면서 내가 찾던 자전거는 모습을 바꿨고, 그러다 보니 기억 속의 자전거와 현실의 자전거는 무척이나 달라졌다. 이제는 인식을 새롭게 하여 현실 속의 자전거로 바꿔야만 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인생이 너무 빨리 흘러 공포를 느낀다는 저자는 60세의 커리어우먼이면서 한 가족의 엄마이고, 할머니이다. 살아가는 의욕으로 충만하던 처녀 시절과 변함없는 나날이지만, 무릎 관절이 욱신욱신 쑤시고, 어딘가에 은거하고 싶은 노파의 쇠약함과 다퉈야 하는 날도 있다. 거울 속 모습과 마음속에 그리던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 날에는, 도대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어떻게 보일까 하고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인생을 돌이켜보는 일이 부쩍 잦아지고, 하루하루가 얼마나 빨리 지나갔는지에 새삼 깜짝 놀라기도 한다. 늙어감은 다양한 징후로 나타난다.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의 이름을 말하면 젊은이들은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알지 못한다. 자전거를 타면 모든 반응이 한 박자 느려졌음을 느끼고, 기어를 바꾸지 않고는 오르막길을 오르기 힘들다. 노안경을 어디에 두었는지 도무지 생각나지를 않고, 노안경을 쓰고서야 자욱한 먼지가 보인다. 무언가를 찾으러 갔는데 무엇을 찾으려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열쇠를 어디에 두었느냐며 투덜거리고, 이름을 잊어버리고, 신문을 읽으면서 홍차에 우유 대신 요구르트를 붓고, 남편이 뭐라고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아 큰소리로 제대로 말하라며 불만을 터뜨리는 등의 행동이 빈번하다. 50~70세 사이, 저자는 이 시기를 ‘후기중년’ 또는 ‘젊은 노년’이라고 일컫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제3의 연령이 되면 보통 자식은 성인이 되고, 남녀 모두 나름대로 갱년기를 경험하며, 손자가 탄생하고 조금 뒤엔 정년퇴직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와 달리 주변 사람들이 존경 어린 눈으로 보기 시작하는 것도 이 시기다. 사람들이 제3의 연령에 관해 말할 때, 그 연령대의 사람들이 지닌 힘, 인생의 지혜, 창조적인 가능성을 칭송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이 시기에는 다양한 일이 벌어진다. 50세를 넘으면 성숙한, 그리고 나름대로 의의가 있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다. 아직 건강과 의욕은 충분한데도 뒤쫓아오는 젊은 세대에게 길을 양보해야 함이 분명하다. 그러나 제3의 연령 역시 인생의 과정으로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특유의 장점과 단점, 위기와 발달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삶의 빠르기가 완만해지면서 중요한 성과가 그림자를 드리울 때, 인생은 묻기 시작한다. “내 인생은 도대체 무엇이었는가? 지금까지의 경험을 어떻게 집약하면 좋을까? 연금수급자가 되며, 이제는 명백하게 고령자 세대의 한 사람이 된 내 인생은 어떤 것일까? 내가 남기고 갈 유산은 무엇일까?”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것까지 끊임없는 질문이 우리에게 대답을 요구한다. 스스로를 직시하고,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것을 인정하며, 싫어하는 것이나 슬픔과 마주하는 것은 한층 성숙한 인생으로 향하는 통행증이 될 것이다. 제3의 연령은 인생의 가장 흥미로운 시기가 되지 않을까. 경계에서 현대사회에서 늙는다는 것은 사람들이 패배로 느끼는 쇠퇴, 상실, 후퇴만을 의미하는 병리학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이 많다. 제3의 연령에서 늙어가는 것을 단순히 상실과 쇠퇴를 받아들이거나 그렇지 않고의 문제로 보는 견해는 자기만족적인 예언밖에 되지 않는다. 이 시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동안 노력을 반복해온 스스로가 한 인간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닐까? 드디어 자기다운 진정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되면서 과거의 꿈을 다시 좇으려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단순히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하기에 급급했던 무의미한 수렵게임을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나 미래의 환상에 끌려다니다 보면 진정한 발달이나 성숙을 가져다주는 심연의 변화를 놓치고 만다. 그 결과 50세를 지나 중년기의 최후가 되어서야 겨우 얻을 수 있는 진정한 발달과 성숙이라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기회를 놓친다. 표면적인 변화와 달리 발달·성숙은 변혁을 의미한다. 변혁은 옛것을 떨쳐버림을 의미함과 동시에, 무언가가 덮고 있던 껍질을 뚫고 나와 모양이 바뀌고 무르익고, 완전해지는 과정을 의미한다. 변혁이 현실이 되었을 때는 새로운 무언가가 창출된다.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인생은 1초 1초마다 변화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일시적인 구조, 사건이나 사람과 순간적인 만남, 다양하고 일시적인 해결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의 상황에 익숙해졌든 그렇지 않든 새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육체와의 전쟁 DNA 테스트, 산화방지제, 비타민 첨가물, 새로운 호르몬이나 효소의 도움 등으로 노화의 수수께끼를 풀고, 나이를 먹는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기에 일생을 걸고 연구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특히 여성에게 해당되겠지만, 젊은 시절부터 늙는 것에 대한 공포로 두려워하는 사람은 예전보다 많아졌다. 일종의 연령테러는 우리 모두를 동반자로 만들면서 젊은 사람과 노인 사이에 벽을 만들었다. 최근 미용성형외과 수술이 급증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통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없던 열기로 자연의 주기와 싸우고 있다. 그런데 겉모습 관리에는 놀라울 만큼 열심인 반면 내면적인 부분은 계속 상실하고 있다. 늙어가는 징후는 다양한 수술로 수정할 수 있는 ‘추한 것’이 되어간다. 노화 과정은 질병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우리는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살아 있는 고기를 잘라버리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상적인 용모를 추구하기 위해 한층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음을 약속받는다면 바로 응해버리는 것이다. 할머니가 된다는 것 사랑에는 많은 형태가 있는데, 제3의 연령에서는 정열적이기보다 자상한 사랑으로 풍족함을 느낀다. 처음으로 손자를 품에 안았을 때 예기치 못했던 행복함을 만끽했다. 처음 부모가 되었을 때의 모든 것을 수용한 듯한 기쁨이 아니며, 오체가 건강함을 확인하는 안도감과는 또 다른 것이다. 오히려 놀라움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평안함과 성취감이다. 이 내 손에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열쇠가 안긴 것이다. 인류학자들이 다양한 문화에서 손자와 할머니의 관계를 조사했는데, 그 대부분이 서로에게 농담을 하며 놀릴 수 있는 사이임을 지적한다. 엄마로서 여성은 엄격함을 요구받지만, 할머니가 되면 좀더 자상하고 관용적이 된다. 60대 여성은 사회의 최고연령 그룹에 합류하였으므로 대부분은 위신, 권위를 얻는다. 나이든 것은 승리를 의미하고, 또 주변의 부러움을 받는 지위에 선 것을 의미한다. 다른 많은 문화에서 서양 문화에는 없는 형태로 늙어감이 주목받는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상상의 세계에는 어떤 할머니상이 존재할까? 아이들에게 할머니의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면, 보통은 빵을 굽거나, 화단에서 잡초를 뽑거나, 앉아 있거나 뜨개질하는 평화롭고 안락함으로 가득한 자상한 모습을 그린다. 자신의 할머니가 변호사든 교수든 자영업자든 상관없이 아프리카에서 사파리를 하는 것이 취미이며, 살사나 어려운 댄스 강좌를 다닐 법한, 현실과는 상관없이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처럼 아이들은 거의 본 적도 없을 것 같은 고정관념적인 할머니의 모습을 고집한다. 아이들에게는 부모보다 조부모와의 관계가 단순한 경우가 많다. 부모자식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감정을 할머니에게는 가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키칭거는 1000여 명에게 자신들의 할머니에 관해 질문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음식과 관련하여 할머니를 추억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할머니만의 특별한 요리, 할머니댁 부엌의 향기, 할머니에게 받은 캔디의 종류 등이다. 많은 사람이 ‘우리 할머니의’ 특별한 쿠키, 파이, 마멀레이드 등의 할머니만의 레시피를 가지고 있었다. 키칭거는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할머니를 조사한 결과 전형적인 오늘의 할머니상을 두 가지 추려냈다. 첫 번째 유형은 ‘호기심으로 가득한 할머니’다. 이 유형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온몸으로 헌신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딸과 동일화를 시도한다. 이런 할머니는 아이가 생기기도 전에 딸에게 언제 아이를 가질 것인지 묻는다. 그러고는 아이들이 태어난다는 것을 알기가 무섭게, 자기 마음대로 임신 중이나 출산 후를 준비하면서 전혀 망설임 없이 모든 일에 간섭한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러한 행동이 자신이 얼마나 좋은 엄마인지를 증명하기 위한 방법이다. 또는 자식과 멀어지는 것이 두렵거나 인생의 허무한 공간을 채우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두 번째 유형은 ‘저항하는 할머니’다. 이 유형은 할머니의 역할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고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태도에도 많은 이유가 있다. 일부의 여성에게 손자는 자신이 확실하게 늙었음을 상기시키는 존재가 된다.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면 늙은 생명은 죽어야 하는 게 당연하고, 자신의 순번이 한발 더 다가왔음을 반강제적으로 인식하게 되기 때문에 능숙하게 대처하기 힘들어진다. ‘죽음’을 죽는다는 것 모든 사람은 죽는다. 성장하는 힘은 쇠퇴하는 힘으로 바뀐다. 오래 살면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떠나고, 일찍 죽으면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떠나야 한다. 이는 옛날도 지금도 바뀌지 않는다. 이 진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당연한 것으로 포기해야 할까? 죽음과 끝까지 싸워야 할까? 죽음을 외면해야 할까? 농담처럼 정리할까? 푸념을 늘어놔야 할까? 가능한 연장해야 할까? 어쨌든 죽음과 상실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인생의 종착에 어떻게 도달할까 하는 매뉴얼은 없다. 죽음에는 많은 얼굴이 있어서 삶과 마찬가지로 각각의 죽음도 독특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죽을 수 있을까? 죽음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가능할까? 생명의 탄생과 마찬가지로 죽음도 인생에 속한다. 하지만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깨를 움츠리고, 단지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리기만 하면서 죽음을 직시하지 않는 것이 실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증대시킨다. 죽음이 가까운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모른다. 많은 사람이 죽음을 응시하기보다는 ‘돌아가셨다’고 하거나 ‘뒈졌다’고 농담 섞어 말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피하려 해도 죽음은 삶과 함께 존재하므로 모든 것을 제어하는 것은 신화에서나 가능하다. ‘죽음’은 우리가 인간이며 신이 아님을 깨우쳐준다. 비행기 추락, 홍수, 화재, 전쟁, 돌연한 폭력 따위에 경악하면서도 매료되는 것은, 우리가 인생이라는 복권의 승리자가 되어 ‘죽음’은 타인의 일이 되었다는 환상 속에서 ‘삶’을 느끼기 때문이다. ‘죽음’이 개인적인 것이 되면 자연스럽게, 그리고 인간적으로 반응하기 쉬워지고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게 된다. 영국의 다이애나 비가 자동차 사고로 죽었을 때 그렇게도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일처럼 반응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죽음’이 젊고 아름답고 부유하고 유명한 그녀에게조차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다면, 보통 사람인 내게는 어떠할 것인가? 타고난 재능과 사명을 발견하는 것 이집트의 아사르Assar와 그의 아들 이야기다. 아사르는 남이 하는 말에 너무 신경을 써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아들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 날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아사르는 아들을 직접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아사르는 당나귀에 마구를 얹고 아들과 함께 산의 반대편 마을을 향해 여행을 떠났다. 처음에는 아사르가 당나귀에 올라타고 아들은 옆에서 걸었다. 조금 지나자 “자신은 당나귀에 타고서 깡마른 아들을 걷게 하는 잔혹한 남자를 좀 봐” 하고 소리치는 한 무리를 만났다. 이를 들은 아사르는 아들을 당나귀에 태웠다. 그랬더니 “요즘 젊은 것 좀 봐. 존경심이 전혀 없잖아. 아들이 당나귀를 타고 나이 든 아버지를 걷게 하다니!” 하고 지나가던 몇몇 사람이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들을 앞에 앉히고 함께 당나귀에 탔다. “세상에, 당나귀를 고생시키는 저 잔혹한 남자들을 봐!” 하는 소리가 들렸다. 둘 다 당나귀에서 내려, 당나귀와 나란히 걸으려니 이번엔 경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당나귀가 있으면서 당나귀를 두고 걸어가다니. 이런 멍청한 사람들이 있나!” 결국 두 사람은 당나귀를 짊어지고 걸었다. “당나귀를 타지 않고 짊어지고 가다니! 저 사람들은 제 정신이 아닐 게야!”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 아사르는 아들을 향해 말했다. “아들아, 이제 알겠지? 네가 인생에서 어떤 식으로 행동해도 주변에 완전히 적응하기란 불가능하단다. 이것저것 시도하는 것에 시간을 아깝게 허비하지 말거라.” 나이 듦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자신 이외의 것이 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기에 무엇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지 판단하고 구별하는 것에 능숙해진다. 제3의 연령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에 그런 인간으로 완벽해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다. 남은 인생에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길을 걸어보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50세 이후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다시 보고는 지금까지의 습관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것에 전념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곧잘 있다. 운명적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흔히 극적인 변화가 생긴다. ‘ 그래, 이것이야말로 내가 해야 할 것이었다! ??고 생각하며 눈이 번쩍 뜨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변화는 조용하게 일어나고 그 신호의 울림은 미미하다. 하지만 마음의 귀로 들려오는 고집스러운 속삭임이 완만하지만 사람들을 다른 방향으로 이끈다.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살아가는 게 가능함을 발견하는 것은 또는 그러고 싶은 소망은 충격적이며, 신의 계시에 가까운 것으로까지 느껴지곤 한다. 사람들은 인생의 후반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인생의 대부분 순간에서 자신에게 지극히 중요한 부분을 소홀하게 다루었음을 발견하곤 한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계시를 따라 살아가는 것은 자극적이겠지만 그 여행이 그리 쉽지는 않다. 자기만의 테메노스 자신에게 주어진 선물을 발견하고 스스로에게 정직해지는 것은 자기의 마음을 돌보는 일이 된다. 일에 쫓기거나 시간에 맞추려고 할 때, 계획을 이루려 열심히 노력할 때에는 자기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기 힘들다. 하지만 마음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당신의 인생이 있을 곳으로 되찾아올 수 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편지를 쓰고, 빨래를 하고, 전화를 거는 대신에 잠시 멈춰 서서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마음은 결코 강제로 끌어낼 수 없지만, 유혹하는 것은 가능하고, 그것은 스스로가 편안함을 느낄 때 더 쉬워진다. 집은 마음에게 주어진 장소이다. 집을 돌아보면 당신이 고른 가구나 카펫, 그림, 나무 등으로 즐거워했던 일이 아주 먼 옛날이 되었음을 깨달을지 모른다. 지금의 상태는 어떤가? 당신의 집은 지금의 당신을 반영하는가? 색이나 형태에 만족하는가? 당신이 만들어낸 환경에서 당신은 아직 성장하는가 아니면 이미 졸업했는가? 이러한 질문은 충분히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자신의 주변을 어떻게 정리하는지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폭로하거나 감추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주변 환경으로 말미암아 성장을 방해받거나 촉진되며 그것은 정신상태를 좌우한다. 그리스 신전에는 그리스어로 ‘나누다, 차단하다’를 뜻하는 테메노스temenos라는 장소가 있다. 테메노스는 신의 보호 아래 놓인 특별한 장소로 거기서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몸을 쉬게 할 수 있는 안락한 장소로 테메노스가 필요하다. 내가 읽은 영국의 잡지에 따르면 헛간이나 차고가 많은 결혼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가구의 위치를 바꾸고, 방해받지 않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 모든 일을 버리고 별장으로 쉬러 가는 것, 긴 산책, 일시적인 전화선 차단 등으로 상징적인 테메노스를 만들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테메노스, 안심할 수 있고 편안함으로 충족된, 자신의 조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용한 장소를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자신의 테메노스에 스스로를 감출 때 촛불을 밝히고, 좋아하는 시를 읽고,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그림을 보는 등의 의식은 정적 속에서 명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테메노스가 어떤 곳인지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그보다는 어떠한 마음의 상태를 불러오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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