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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터 그 아름다운 만행(이지누의 절토 톺아보기 1-강원도 경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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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이지누
출판사 : 호미
2006년 03월 09일 출간  |  ISBN : 8988526554  |  428쪽  |  A5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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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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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이지누가 잔폐의 아름다움만 남은 쓸쓸한 절터를 기록한 기행문. 2004년 10월부터 불교신문에 매주 연재된 칼럼들 중 일부를 뽑아 엮은 책으로, 강원도와 경상도의 절터 25곳의 풍경과 저자가 얻은 성찰,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각 사찰들이 갖는 불교사적 의미와 절터에 남은 유적, 유품들의 미술사적 가치에 대해 인문학적 견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깊은 철학적 사유를 담아낸다. 그는 인적 하나 없는 적막한 절터는 좋은 사색의 공간이라고 이야기하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신만이 발견하고 느끼고 깨달은 사유의 흐름을 자연스러운 필체로 잔잔히 담아낸다. 본문 곳곳에 저자가 직접 찍은 유적과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 218점을 수록하고, 각 사진에 자세한 해설을 달았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이지누 우리 문화를 섬세한 눈으로 톺아보는 다큐멘터리안documentarian이며, 길 위에서 만나는 순정한 풍경과 사람들을 사진과 글 그리고 비디오로 기록하는 작업을 20년 남짓 해 오고 있다. 1994년에 그 동안 금기시되어 있던 휴전선 일대에 대한 문화 기행을 주도하였고, 그 때부터 이어진 ‘우리땅밟기’라는 답사 단체를 이끌어 오고 있기도 하다. 그 동안 여러 잡지와 신문의 사진 편집위원을 거쳐 2001년에는 편집인으로서 계간 ‘디새집’을 창간했으며 지금은 ‘불교신문’의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껏 사진전은 한 차례의 개인전을 열고 세 차례의 사진 전시를 기획했으며, 서너 권의 사진집을 내기도 했다. 변산반도에 대한 사진 산문집 「우연히 만나 새로 사귄 풍경」을 2004년에 펴냈고, 지난 해에는 일제 강점기의 기행문들을 모아 엮은 「잃어버린 풍경1 - 서울에서 한라까지」와 「잃어버린 풍경2 - 백두산을 찾아서」를 냈다. www.leejinu.com

목차

추천의 글 - 철학적 사유가 넘치는 폐사지로의 만행 | 향적 머리말 - 이제 나는 더이상 높은 곳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 이지누 선종이 뿌리내린 아름다운 탯자리인 영동 지역 진전사 터 | 움직임보다 더 큰 움직임을 마음에 품다 선림원 터 | 꽃으로 피어난 겨울 나무들을 보고 깨닫다 굴산사 터 | 어찌 그리 늦었는가, 오랫동안 너를 기다렸다 법천사 터 | 부처님 앞에 상처 없는 이, 그 누구인가 거돈사 터 | 돌아가자, 지금 가지 않으면 언제 갈 수 있으랴 흥법사 터 |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한계사 터 | 그 곳에서는 산이 곧 부처님이었다 물걸리 터 | 되돌아 앉으신 부처님, 무엇을 보시는 것인가 시대에 따른 다양한 모습의 경북 지역 법수사 터 | 천 년 동안 꺼지지 않는 법등 앞에서 묻다 법광사 터 | 들국화 향기 짙은데 부처님은 어디로 가셨는가 장연사 터 | 그것만 보려 하지 말고 그것까지 헤아려라 대견사 터 | 이 세상에서 어떤 것이 가장 고맙고 기쁜 것이냐 개심사 터 | 탑 앞에서 물구나무를 서려 했던 까닭은 부처님도 매화 향기에 취하고 말 경남 산청 지역 단속사 터 | 어찌 꽃망울이 꽃이 아니랴, 그 또한 이미 꽃이다 지곡사 터 | 또다시 잃어버린 절터를 거닐다 가섭암 터 | 부처와 조사도 목숨을 빈다는 죽비 소리를 듣다 장수사 터 | 혹독한 고독의 그림자와 함께 거닐다 승안사 터 | 그대, 차 한 잔 하고 가게나 대동사 터 | 느티나무에게 부처님 가신 곳을 묻다 영암사 터 |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삼국유사 펼쳐들고 떠나는 울산 지역 간월사 터 | 높은 것은 낮은 것을 포함하는 것이거늘 운흥사 터 | 산 깊은 곳에 정녕 아름다운 꽃이 피었더라 청송사 터 | ‘지금 바로 여기’보다 아름다운 곳 그 어디랴 영축사 터 | 무너진 탑에 기대어 삼국유사를 되새기다 영원사 터 | 폐사지에서 다시 폐사지를 보다 절터 가는 길

책속으로

진공대사 탑비의 귀부와 이수는 마치 꽃밭을 헤엄치는 듯했다. 웃자란 풀들이아 꽃에게 뒤덮여 있는 그는 말끔하게 단장된 곳의 그것과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 나는 이 날 조각을 본답시고 함부로 꽃을 밟지 않았다. 탑비가 한 해에 한 번 받는 헌화 공양일 텐데 그것을 내가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돌아서는 길, 바람도 없는데 꽃들이 흔들렸다.
- 강원도 원주 흥법사 터에서


해마다 나를 그토록 들뜨게 하는 것은 한 그루의 매화나무다. 단속사 터의 그당 자리 뒤쪽에 다소곳하게 피어나는 그 매화를 보고 싶어 안달을 하는 것이다. 그는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았으면 이미 쓰러졌을 만큼 늙었지만 아직 꽃을 피우는 일을 잊어버리지 않았다. 육백여 년, 그 자리에서는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꽃이 피고 졌다.

- 경상남도 산청 단속사 터에서

「삼국유사」 탑상 편에 나오는 영축사의 창건 연기는 신문왕 시대인 6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재상 충원공忠元公이 부산의 동래 온천에 목욕을 다녀오다가 굴정 역에 이르러 기이한 일을 겪었다. 어떤 사내가 매를 풀어 꿩 사냥을 하는데 놀라 달아나던 꿩이 그만 자취를 감추었다. 매에게 달아 놓았던 방울 소리를 듣고 따라가 보니 굴정현 관가의 북쪽 우물이었다. 달아나던 꿩이 그 우물 안에 빠졌는데 피가 흘러 우물물은 핏빛으로 흥건하고 다친 꿩은 날갯죽지로 새끼 두 마리를 품고 있었다. 매는 그 모양을 보고 차마 낚아채지 못하고 나무 위에 앉아 두리번거리고 있을 뿐이었으니 충원공이 기이하다 여겼던 것이다. 지관에게 물어 보니 절을 세울 만한 곳이라 하기에 경주로 돌아와 왕에게 아뢰어 절을 짓고는 영취사라 했다. 그 곳이 지금 가는 영축사인 것이다.

큰길에서 영해 마을 입구로 돌아드니 영축사로 향하는 길은 문수산 등산로의 들머리로 이어졌다. 영축 마을에서 안영축으로 넘어가는 제법 가파른 고개를 넘어서자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다. 자동차 한 대가 겨우 다닐 만한 좁은 길 곁으로 드문드문 제법 큰 음식점들이며 카페들이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이 곳에 처음 왔을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당시는 겨울이었으니 잠시 길을 잃은 듯 절터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 울산광역시 울주 영추사 터에서

출판사 서평

구도의 행각으로 다닌 폐사지 순례, ‘그 아름다운 만행’ 「이지누의 절터 톺아보기」는, 제목 그대로, 잔폐의 아름다움만 남은 절터를 성심을 다하여 샅샅이 더듬어 본 것의 기록이다. 텅 빈 절터에서마다 지은이는 인적 없는 그 곳의 쓸쓸함에 사로잡혔고, 그리하여 새벽부터 밤이 이슥하도록 더러는 밤을 지새면서까지 한 곳에 머물곤 하였다. 절터의 무엇이 그토록 지은이를 붙들어맨 것일까. 그것은 일순간 펼쳐졌다가 사라지곤 하는 절터만의 아름다운 풍광이 그 하나이니, 그가 했듯이 한 곳에 수십 차례 걸음하며 하루종일 진득하게 한 자리에서 기다리지 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어쩌면 그것은 이 책의 지은이 이지누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일는지도 모른다. 지은이가 마음먹고 절터를 찾게 된 더 중요한 까닭이, 스님들의 조용한 안행의 걸음 소리도 사라진, 적막함뿐인 절터가 무엇보다 사색의 공간으로 더없이 맞춤하다 여겨서였으니, 그의 절터 톺아보기는 자기 자신을 바로 보고 자유로워지려는 구도의 행각인 셈이었다. 자연히 절터에서의 그의 걸음은 사색의 공간으로 채워진 만행이 되었고, 그만큼의 여유와 자유로움으로 밝아진 눈으로 남들이 보지 못한 절터의 아름다움을 매번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절터에서의 만행을 통한 자기 수행과 그에 따른 사유의 과정을 가감없이 기록하고, 그 곳의 아름다운 순간 순간들을 가슴에 새기고 카메라에 담아 책으로 묶으니 「절터, 그 아름다운 만행」이 되었고, 이 책은 그 첫번째 결실로 ‘강원도 경상도 편’이다. 2004년 10월부터 시작한 이지누의 절터 톺아보기는 지금까지 70여 곳에 대한 작업을 마쳤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둘째 권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편’과 셋째 권 ‘경주 편’도 잇달아 곧 나올 예정이다. 이 책은 2005년 3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불교신문에 같은 제목으로 매주 연재한 41곳의 대표적인 폐사지 중에서 다시 추리고 보태어 강원도 경상도의 절터 25곳을 실었다. 인문학의 깊이가 토대를 이룬, 철학적 사유 넘치는 절터 답사 지은이가 폐사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그 매력에 빠져든 것은, 1989부터 1991년 사이에 우리 나라 선종 사상의 핵심인 구산 선문 답사를 통해서였다. 그 때부터 지속적으로 폐사지를 답사하고 자료를 수집하며 관련 사료를 공부하기를 십수 년 해 오던 그가, 마음먹고 집중적으로 절터를 톺아 보기 시작한 것은 2004년 가을부터였다. 이 때부터 그의 절터 답사는 그 동안의, 곧 지난 십몇 년 동안의 미술사와 불교사 중심의 답사에서 크게 방향을 전환하여, 자기 수행의 구도행이 되었다. 곧, 매번 홀로 걸음하여 긴 시간 명상과 사색에 젖어 머물곤 하는 절터는 그에게 ‘독락獨樂의 선방禪房’인 것이다. 절터로 향할 때마다 그의 가방에는 불경과 함께 좥노자좦가 들어 있었으며, 그 둘을 서로 견주어 동양 사상의 근저에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그런가 하면, 사라진 절집의 역사를 되짚어 가는 과정으로 그 절집에 머물렀던 선승들의 비문碑文은 물론 옛 선비들이 그 곳을 찾아 남겼던 기문記文이나 시를 샅샅이 찾아 음미하였으니, 그런 인문학적 지식을 토대로 하여 자신의 상상력과 아련한 그리움을 동원하여 빈 절터에다 그 절집의 사라진 과거의 영욕을 되살려 내고는 했다. 「이지누의 절터 톺아보기」는 불교사나 미술사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것이 중심이 아니다. 그보다는, 중년에 들어선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깊이 돌아보고 그를 통해 새로운 자유를 얻으려는 애타는 몸짓이 고스란히 드러난 구도기이며, 그 솔직한 심정을 아름다운 문학적 표현으로 승화시킨 흔치 않은 기행문이다. 특히 튼실한 인문학적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 깊은 철학적 사유가 돋보이는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덕분에 풍성해지고 대중화된 미술사 중심의 답사를 발전적으로 해체하여 계승하였다고 할 수 있으니, 새로운 차원의 절터 답사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사유의 깊이와 문학적 향기 짙은 글이 1,000매에 이르고, 오랜 기다림으로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낸 사진 218점을 가려뽑아 책을 엮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알려진 이지누는 ‘글 쓰는 사진가’이다. 무엇이 우선한다 할 수 없게 글과 사진 모두에 크게 공력을 들이는 작가이다. 이미 책과 신문 잡지를 통하여 그의 글의 빼어남은 정평이 나 있거니와, 이 책에 실린 천연색 사진 218점은 절터 한곳 한곳을 계절을 달리하여 열댓 차례씩 걸음하고 또 진종일 가만히 지켜보며 오래 기다린 끝에 포착해 낸 사진들이라서 귀하기 이를 데 없다. 오랜 기다림과 깨달음을 좇는 구도의 마음으로 담아낸 그 사진들의 아름다움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책의 말미에는 폐사지를 답사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길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길라잡이도 마련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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