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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천무후(상하합본)(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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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샨사
출판사 : 현대문학
2005년 09월 28일 출간  |  ISBN : 8972753319  |  527쪽  |  A5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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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평민출신의 딸로 태어나 황제의 자리에까지 오른 중국의 여황제 측천무후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은 장편소설. 모든 것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짙은 여운을 남기는 작가 샨사는 때론 간결하고 때론 비장한 문체로 절망과 희망, 노쇠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초월적인 세계에 대한 갈망과 삶에 대한 집착 등 잔인한 여장부이나 외로움과 공허함으로 가득한 '측전무후'의 내면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평민 출신으로 쿠데타에 참여해 신흥귀족으로 부상한 무사확의 둘째딸 무조는 아버지의 사망과 몰락의 길을 걷다 정5품 재인으로 천거 받아 가족과 자신의 명운을 걸고 황궁으로 향한다. 빼어난 미모도 연줄도 금전도 없는 무조는 후에 황제가 되는 치노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절대권력에 다가서고, 피비린내 나는 암투 속에 추락과 부상을 거듭하다 황후의 자리에 오르는데... 〈上·下권 합본〉

저자소개

저자 : 샨사 ■ 지은이 샨사Shan Sa ‘파리의 태양’이란 타이틀을 달고 떠오른 샨사는 1972년 북경에서 태어났다. 8세 때 이미 시를 쓰기 시작하여 9세에 첫 시집을 출간하면서 중국의 예술 신동으로 성장한 그녀는 1989년 ‘장래가 촉망되는 북경의 별’로 선정되었다. 천안문 사태로 온 세계가 떠들썩하던 1990년, 프랑스 정부의 장학금을 받고 파리에 입성, 파리 가톨릭 인스티튜트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프랑스어를 공부한 지 7년 만인 1997년 직접 프랑스어로 첫 소설 『천안문』을 쓴 샨사는 1999년에 두 번째 장편소설 『버드나무의 네 가지 삶』을 발표하였다. 세 번째 소설인 『바둑 두는 여자』가 프랑스의 고등학생이 가장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한 〈공쿠르 데 리쎄앙 상〉을 수상하면서 2001년, 2002년 프랑스 독서계에 샨사 열풍을 가져왔다. 샨사의 붓이 다 마르기 전에 발표된 『측천무후』는 프랑스 굴지의 두 출판사 그라쎄Grasset와 알뱅 미셸Albin Michel이 판권을 놓고 법정 소송까지 갔으며 이는 프랑스 출판계에 있어 전대미문의 ‘샨사 분쟁’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2003년 시즌 최대의 성공작이자 탐미적인 중국적 언어와 시적 표현이 돋보이는 『측천무후』로 샨사는 서스펜스한 최고의 여성 소설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 옮긴이 이상해 1960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불어과 졸업 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 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낭만적 영혼과 꿈』 『이슬람의 현자 나스레딘』 『바둑 두는 여자』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악마와 미스 프랭』 『지옥 만세』 『영혼의 산』 『11분』 『돌의 집회』 등이 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책속으로

어머니와 동생이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그들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며칠 전부터 가슴속에서 끓고 있던 말을 내뱉었다. “제 입궐은 우리의 유일한 기회예요. 제 운명을 믿으세요. 울지 마세요.” 눈물은 약자의 무기, 위로는 강자의 무기였다. 동생은 뛰어 내 마차 뒤를 졸졸 따라왔다. 그 아이도 이젠 많이 자라 야위고 창백한 소녀가 되어있었다. 그 아이가 두 팔을 흔들어댔다. 그리곤 곧 불타오르는 가을의 광대한 공간 속에 찍힌 어두운 얼룩으로 변했다. 덜컹거리는 마차에 흔들려가며 나 역시 눈물을 쏟았다. 나는 나의 차가움, 나의 몰인정을 탓했다. 동생은 내가 그 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나를 사랑했다. 나는 그 아이의 삶에 그늘을 드리워주는 나무였다. 그 아이는 내 그늘 아래 웅크리고 있었던 과객이었다. 내가 없으면 그녀는 시들어갈 것이다. - 상권 64p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쏟아지는 붉은 빛과 금빛 속에서 나는 그녀의 얼굴을, 점점 다가오는 흐릿한 검은 색 원을 구별할 수 있었다. 그녀가 두 팔로 나를 휘감았다. 나는 내 입 속을 파고드는 그녀의 혀를 느끼고 아연실색했다. 그녀가 온 체중을 실어 나를 눌렀다. 나는 그녀와 함께 쌓인 방석들 가운데로 쓰러졌다. 능란한 그녀의 손이 내 허리띠를 풀고는 robe, 속바지, 비단 양말을 차례로 벗겨냈다. “내 옷도 벗겨다오”, 그녀가 명령하듯 말했다. 나는 자매들이 동침할 때 완전히 벌거벗어야 한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의 말에 따랐다. 그녀가 진주가 박힌 금비녀를 뽑자 그녀의 목덜미에서 한없이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그녀가 번쩍이는 그 머릿결 위에 누워 나를 그녀 위로 끌어당겼다. 그녀가 내 허벅지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날렵한 뱀장어 같은 그녀의 손가락을 느끼자마자 무의식적인 헐떡임이 내 가슴을 찢어놓았다. - 상권 105p 치노는 나를 함정에 빠뜨렸던 것이다. 임신을 하게 되면 나는 더 이상 절에 머물 수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할 수 없이 대궐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가 떠난 후, 나는 부처님의 발아래 엎드려 빌었다.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가리켜 주소서! 곧 기적이 일어났다. 닷새 후, 황후가 날 자신의 시녀로 지명해 대궐로 불러들였다. 환관과 병사들이 호위하는 마차 한 대가 절로 날 데리러 왔다. 나는 아무 미련 없이 비구니들과 그들의 야윈 몸, 남자들에 대한 그들의 말없는 증오를 떠났다. 부처님께서 답을 해주신 것이다. 내 운명은 다른 곳에 있었다. - 상권 170p 내 나이 서른이었고, 나의 두 번째 삶이 시작되고 있었다. 나에겐 더 이상 두려움도 불안도 없었다. 숙의문 정상에 새로운 길이 나타나 어느 인간도 오르지 못한 드높은 곳으로 나아가라고 나를 초대했다. 나는 치노와 함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조를 건설할 것이고, 가장 아름다운 문화를 탄생시킬 것이다. 바로 그날, 나는 다른 난관들이 내 앞길을 가로막으리라는 것을, 고독이 내 충실한 동무가 되리라는 것을, 내 삶이 죽음과 부활의 연속이리라는 것을, 고통과 절망에서 더 없는 기쁨이 탄생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던 평범한 아이, 그리 예쁘지 못했던 소녀, 두 차례나 절에 들어갔던 평민 출신의 여자, 그런 내가 하늘의 딸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 상권 208P 그날 밤, 완아는 온몸을 떨며 내게 순결을 바쳤다. 나는 그녀를 육체적 쾌락에 입문시켰다. 내 나이 막 오십 고개를 넘긴 참이었다. 나는 그 아이의 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오빠들을 모조리 처형하라는 명을 내렸었다. 나는 그 아이의 폭군이자 우상이었다. 그 아이는 내가 활짝 피어나게 만들 창백한 꽃 한 송이였다. - 하권 36P 얼음처럼 차가운 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넌 위현정에게 제국을 바쳤다. 바로 이것이 너의 잘못이다!” “어머니, 그건 농담이었사옵니다.” “황제는 신하 앞에서 결코 농담을 하지 않는다.” “어마마마, 절 용서해 주십시오!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옵니다!” 두 달 동안 세상에서 가장 광활한 제국을 다스렸던 남자가 울음을 터뜨렸다. 왕자와 승상들이 연단 발치에, 방안에 엎드려 있었다. 나는 눈으로 넷째아들 단을 찾았다. 그는 바닥에 이마를 조아리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 하권 60p 그는 잔인하기로 유명한 문창좌승 여흥의 자백을 얻어내기 위해 그를 저녁식사에 초대했다고 한다.

출판사 서평

2004년 최고의 소설로 각 언론이 극찬한 『측천무후』가 독자들의 사랑에 힘입어 양장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프랑스의 태양’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혜성처럼 나타난 샨사의 네 번째 장편소설 『측천무후』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샨사는 가장 중국적인 소재와 정서를 프랑스어로 정련하여 보편화시키고, 인간 심층의 욕망을 시적 표현으로 투명하게 드러내며 세계문학을 이끌어 갈 젊은 작가로 떠올랐다. 샨사는 글쓰기뿐만 아니라 서예, 그림, 시에서도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 자존심 강한 프랑스 예술계를 열광시켰고, 그녀의 천재성은 미래의 문호를 예고하고 있다는 평까지 받고 있다. 프랑스 굴지의 두 출판사 그라쎄Grasset와 알뱅 미셸Albin Michel이 판권을 놓고 법정 소송까지 가 프랑스 출판계에 있어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기록된 『측천무후』는 출간 전부터 가장 기대되는 소설로 손꼽혔다. 탐미적인 중국적 언어와 시적 표현이 아주 빼어난 작품 『측천무후』는 프랑스 2003년 시즌 최대 성공작이며, 치마를 입은 마키아벨리 측천무후가 광활한 중국 제국을 넘나들며 펼치는 한편의 대서사시다. 샨사는 중국 서안시西安市 건현乾縣 양산梁山 에 있는 당나라 고조 황제의 비석 옆에 아무 글도 새겨져 있지 않은 측천무후의 비석을 보며, 남성들의 점유물 ‘히스토리history’가 아닌 이 ‘허스토리herstory’, 『측천무후』를 구상했다. 남성들의 입장에서 쓰여진 ‘히스토리’는 측천무후를 권력욕에 사로잡힌 표독스런 여성의 상징으로 만들어놓고 있다. 실록은 그녀가 황후 찬탈을 위해 고조의 황후 왕씨에게 자신의 딸을 교살한 죄를 뒤집어 씌웠다고 전하고, 역사가들은 그녀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큰아들 홍을 독살했다고 비난하며, 소설가들은 그들의 성적 환상을 투사시켜 그녀를 방탕한 요부로 묘사했다. 그렇다면 텅 빈 비석이 강변하고 있는 측천무후의 ‘허스토리’는 과연 어떤 것일까? 평민 출신으로 쿠데타에 참여해 신흥귀족으로 부상한 무사확의 둘째딸 무조武照는 아버지의 사망으로 몰락의 길을 걷다 정5품 재인으로 천거 받아 가족과 자신의 명운을 걸고 황궁으로 향한다. 만 명의 미녀들이 단 한 남자의 광휘에 홀려 뱀의 군무를 펼치는 내궁, 빼어난 미모도 연줄도 금전도 없지만 시와 문을 사랑하고 지적인 무조는 후에 황제가 되는 치노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절대 권력에 다가서게 된다. 권력에 다가서려는 무리들의 시기와 피비린내 나는 암투 속에 추락과 부상을 거듭하다 마침내 무조는 황후의 자리에 오른다. 강단과 지략으로 정적들을 제거하고 심성이 여리고 경박한 황제를 대신해 천하를 경영하며 제국의 기틀을 닦아나간다. 하지만 이 무소불위의 권력자 측천무후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외척들과 질투와 시기에 사로잡힌 여자들, 권력을 잡으려고 눈먼 남자들에 둘러싸여 고독만이 자신의 충실한 친구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남편 치노는 정치에 무관심했고 나약했으며, 딸들은 끊임없이 추문을 일으켰고, 첫째아들 홍은 몸이 약해 죽고, 둘째아들 현은 황위 찬탈만을 목표로 삼았고, 셋째아들 현은 황제에 올라 제국은 돌보지 않고 권력만 남용하기 바빴고, 넷째아들 단은 권력을 좋아하지 않아 정치의 잔임함에 상처를 입었다. 이렇듯 자식에 대한 사랑은 기대와 실망으로 끝나버렸다. 잠시 지상에 머무는 ‘하늘의 딸’로서 권력의 고삐를 쥐고 천하를 다스리면서도 그녀는 늘 ‘모든 것이 허상’이라는 불교, 도교 철학에 심취하고, 절대 권력을 넘어서서 영적인 세계만이 구원을 준다고 말하고 있다. 『측천무후』는 측천무후의 자궁 속 이야기에서부터 죽은 후의 이야기까지, 역사소설의 외양을 띠고 있지만 한 여자의 내면을 그린 일인칭 성장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샨사는 측천무후의 시선으로 삶과 죽음, 사랑과 욕망, 그리고 권력이 넘쳐나는 인간 세계를 초월한 그 이상의 무엇을 끌어내고 있다. 중국 유일무이의 여황이자 스스로 황제 칭호를 가진 측천무후는 자궁 속에서 이미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욕망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회의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질풍노도 같은 시간을 가로질러 모든 것을 초월,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됨으로써 신적인 경지로 승화하게 된다. 여기서 읽는 이들은 엑스타시를 느끼게 된다. 샨사는 모든 것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짙은 여운을 남기는, 때론 간결하고 때론 비장한 문체로 추락과 부상, 절망과 희망, 야망과 환멸, 절대자의 고독, 노쇠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초월적인 세계에 대한 갈망과 지상의 삶에 대한 집착 등,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측천무후의 내면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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