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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 그르니에 서한집(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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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알베르 카뮈
출판사 : 책세상
2012년 10월 30일 출간  |  ISBN : 8970138234  |  458쪽  |  A5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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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공감과 차이로 난 우정의 길을 따라가는 시간! 『카뮈-그르니에 서한집』은 ‘태양과 지중해의 작가’ 알베르 카뮈와 그의 스승 장 그르니에, 서로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두 작가가 각각 열아홉 살과 서른 네 살이었을 때부터 카뮈가 마흔일곱 살에 급작스레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주고받은 서신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제 막 문학에 눈을 떠 글을 써보고자 노력하는 한 청년이 대작가가 되기까지의 내적 성찰과 성장 과정을 오롯이 담은 서신들을 통해 《이방인》, 《페스트》 등의 역작들이 열매로 영글기까지의 과정까지 만나볼 수 있다. 카뮈가 대학에 들어가고 난 1932년 봄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를 통해 상이한 두 작가의 지적 운명이 맞물리면서 발전하는 모습까지 만나볼 수 있다. 장장 스물여덟 해 동안 위대하지만 그만큼 달랐던 두 사람이 나눈 서신에서 근본적 세계관이 달랐던 만큼 차이에서 기인한 대립이 존재했으며 차이에 대해 내어놓고 토론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사제 관계를 뛰어넘어 마침내 영혼의 교감을 나누는, 세상에 둘도 없을 지적이며 문학적인 동반자가 되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알베르 카뮈 저자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20세기의 지성, 행동하는 지식인, 실존주의 문학의 위대한 작가. 1913년 11월 7일 알제 몽도비에서 태어났다. 대학교 입시준비반에서 평생의 스승이 될 장 그르니에를 운명적으로 만나 문학에 눈을 떴다. 이후 알제 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했으나 평생에 걸쳐 그를 괴롭히던 결핵이 재발해 학업을 그만두고 일간지《알제 레퓌블리캥》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스물아홉 살이 되던 1942년《이방인》으로 평단과 독자들의 열광적 지지를 이끌어냄으로써 문단의 총아로 떠오른다. 이후《페스트》,《전락》과 같은 소설과《칼리굴라》,《오해》등의 희곡,《결혼ㆍ여름》,《안과 겉》등의 아름다운 산문집과《시사평론》과 같은 현실 참여적인 글들을 집필했다. 1957년 마흔넷이라는 젊은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이때 받은 상금으로 난생처음 집필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으나, 1960년 1월 4일 그의 친구인 미셸 갈리마르가 모는 자동차를 타고 파리로 가던 중 사고로 사망했다. 저자 : 장 그르니에 저자 장 그르니에(Jean Grenier)는 따뜻한 실존주의자, 20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에세이스트이자 철학자. 1898년 2월 6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소르본 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철학분야 대학교수 자격증을 획득해 아비뇽, 나폴리 등지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가 잠시 갈리마르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서른두 살이 되던 1930년 알제로 떠나 그랑 리세의 철학반에서 열일곱 소년 알베르 카뮈를 만나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후 릴 대학교, 이집트의 카이로 대학교, 소르본 대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알베르 카뮈를 작가의 길로 이끈 산문집《섬》을 비롯해《모래톱》,《지중해에서 얻은 영감》,《선택》,《불행한 실존》등 수십 권의 철학서 및 시적 서정과 명상으로 가득한 산문집들을 남겼다. 카뮈가 사망한 후인 1968년《카뮈를 추억하며》를 출간해 애제자의 죽음을 기렸다. 1971년 3월 5일 사망했다. 포르티크 상, 프랑스 국가 문학 대상 등을 수상했다. 역자 : 김화영 역자 김화영은 문학평론가. 번역가. 서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교에서 알베르 카뮈론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30여 년 동안 고려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개성적인 글쓰기와 유려한 번역, 어느 유파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활동으로 우리 문학계와 지성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했다. 2012년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행복의 충격》,《바람을 담는 집》,《어린왕자를 찾아서》등 10여 권의 저서와, 알베르 카뮈 전집(전 20권),《섬》,《어린 왕자》,《마담 보바리》,《지상의 양식》등 90여 권의 번역서가 있다.

[목차]

옮긴이 서문 카뮈 - 그르니에 서한집 머리에 부쳐 책머리에 카뮈 -그르니에 서한집 1932 ~ 1960 주 부록1 알베르 카뮈가 장 그르니에에게 보내는 편지의 단편 부록2 장 그르니에 해설 알베르 카뮈와 장 그르니에 - 공감과 차이 사이로 난 우정의 길 알베르 카뮈 연보 장 그르니에 연보

[출판사 서평]

‘세계문학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 장 그르니에와 알베르 카뮈 두 빛나는 지성이 평생 동안 주고받은 우정과 사색의 편지 235통 “길거리에서 이 조그만 책을 펼치고 그 처음 몇 줄을 읽다 말고는 다시 접어 가슴에 꼭 껴안고, 마침내 아무도 보는 이 없는 곳에 가서 미친 듯이 읽고 싶다는 일념으로 내 방까지 한달음으로 뛰어가던 그날 저녁으로 나는 되돌아가고 싶다. 나는 아무런 회한도 없이, 부러워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섬》을 펼쳐보게 되는 저 낯모르는 젊은이를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장 그르니에의《섬》을 알베르 카뮈의 저 빛나는 문장들로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적지 않을 것이다. 한 작가에게 바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 할 그 글에는 카뮈의《섬》에 관한 각별한 애정은 물론, 스승인 장 그르니에에 대한 무한한 존경이 담겨 있다. 그러나 카뮈를 통해 그르니에에게 입문하는 독자들이 있을지라도 이 두 작가에게는 확실한 ‘선후 관계’가 있었다. “장 그르니에가 없었다면 알베르 카뮈도 없었을 것이다”라는 쥘 루아의 말에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더라도, 알제 빈민구역의 병약한 소년에게 젊은 교사 장 그르니에가 없었더라면 카뮈의 인생은 퍽이나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반항하는 인간’ 알베르 카뮈와 ‘따뜻한 회의주의자’ 장 그르니에 알제 빈민구역의 병약한 소년과 젊은 교사로 만나 공감과 차이 사이로 난 길을 함께 걸으며, 평생토록 서로의 생을 빛으로 채워주는 대화를 나누다 장 그르니에는 알베르 카뮈의 고등학교 시절 은사로 카뮈를 작가의 길로 이끈 이로 알려져 있지만, 그 자신도 20세기에 인상적인 족적을 남긴 에세이스트이자 철학자였다.《카뮈-그르니에 서한집》은 서로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들 두 작가가 각각 열아홉 살과 서른네 살이었을 때부터 카뮈가 마흔일곱 살에 급작스레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주고받은 235통의 서신들을 모아 묶은 책이다. 카뮈가 112통, 그르니에가 123통이다. 어떠한 이유로 카뮈가 그간 모아온 서신들을 모두 불태워버려 그르니에가 보낸 편지는 스물일곱 번째에야 이르러 등장하지만, 어쨌거나 이 책은 두 사람이 평생에 걸쳐 나눈 내밀한 대화의 총체와도 같다. 거의 일 년 내내 안개와 비로 칙칙한 브르타뉴 출신인 그르니에와 태양과 바다 그 자체였던 알제 출신의 카뮈는 두 지방의 기후만큼이나 달랐다. 저 너머에서 구원의 가능성을 탐색했던 스승과는 달리, 카뮈는 이 지상에서 그 가능성을 찾았다.《카뮈-그르니에 서한집》에서 카뮈와 그르니에의 애독자들이 제일 기쁘게 발견하는 것은 이 상이한 두 작가의 지적 운명이 맞물리면서 발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모든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카뮈의 지적, 문학적 작업의 산물들도 처음부터 그 자체로 독자적이면서 높은 완성도를 갖춘 것은 아니었다. 예술가의 창작이 지극히 개인적인 고독의 산물이라고 해도, 하물며 존재감이 확실한 스승을 통해 문학의 세계로 입문한 카뮈의 세계관이 어떻게 완성되었을까를 생각했을 때 장 그르니에라는 작가/철학자를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카뮈는 스승에게 입은 은혜에 대해 인정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런 제자의 존경과 감사에 그르니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당신은 언제나 내게 변함없는 우정의 증표를 보여주어 나를 자꾸만 놀라게 합니다. 내가 그런 우정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당신이 내게 신세진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나를 알게 되었을 때 당신의 나이가 아주 어렸었다는 이유 바로 그것밖에 없습니다.” 스물여덟 해 동안 위대한 두 지성이 주고받은 영감과 자극, 지적ㆍ예술적 궤적을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책 그르니에의 회상에 따르면 카뮈는 공적인 개입, 선언문이나 기사를 쓸 때는 격렬했던 반면 오히려 대화나 편지에서 초연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르니에야말로 그런 카뮈가 가장 내밀한 모습을 편안하게 내보일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였다. 응석을 부리듯 스승에게 의견을 구하는 카뮈와 그런 제자를 시종 다독이는 그르니에의 편지들을 보면 카뮈에게 그르니에가 얼마나 커다란 존재, 거의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였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카뮈는 갓난아이였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손에서 자랐다). 이와 같은 이유로, 《카뮈-그르니에 서한집》에는 이제 막 문학에 눈을 떠 글을 써보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한 청년이 큰 작가가 되기까지의 내적 성찰과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늘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감내했어야 할 외부의 비판과 저 유명한 사르트르와의 논쟁에 대한 카뮈의 속내, 그리고 무엇보다《이방인》,《페스트》,《시지프 신화》등의 역작들이 씨앗의 모습에서 열매로 영글기까지의 과정도 생생하게 목도할 수 있다. 그러나 서로의 세계에 대한 카뮈와 그르니에의 입장이 늘상 일치되었던 것만은 아니다. 근본적 세계관이 달랐던 만큼 둘의 대화에는 차이에서 기인한 대립이 존재했다.《시지프 신화》이래 반항을 통한 한계 설정을 모색함으로써 작품 세계가 더 깊어져간 카뮈는 원천적으로 무관심의 법칙과 절대의 탐구를 전제로 하는 그르니에의 철학으로부터 점점 멀어졌다. 그러나 카뮈와 그르니에는 이와 같은 차이에 대해 내어놓고 토론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그 같은 내용이 담긴 편지들은 그 솔직함과 인간적인 면들로 인해 더욱 감동적이다. 《카뮈-그르니에 서한집》에는 장장 스물여덟 해 동안 위대한, 그러나 또 그만큼 달랐던 이들 두 지성이 주고받은 메아리들이 깃들어 있다. 둘의 대화에는 사랑과 신의가 가득했고, 그로 말미암아 그 사이에는 공감과 차이 사이로 난 우정의 길이 열렸다. 그리하여 그렇게 쌓인 사랑과 신의로 둘은 사제 관계를 뛰어넘어 마침내 영혼의 교감을 나누는, 세상에 둘도 없을 지적/문학적 동반자가 되었다. 문학사상 가장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이들 사제의 관계를 카뮈는 “예속도 복종도 아닌 대화요 교환이요 상호대조였으며, 영적인 의미에서의 ‘모방’”이라고 회상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자신의 생각을 웅변이라도 하듯《안과 겉》,《반항하는 인간》을 스승에게 바쳤으며, 그르니에가 자신의 저서인《섬》의 서문을 부탁하자 기꺼이 아름다운 글을 써주었다. 그것은 카뮈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스승에게 한 마지막 보답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문학의 길을 열어준, 마치 계시와도 같았던 책에 부친 자신의 서문이 스승의 글과 나란히 인쇄된 책을 보지 못하고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이 책에 실린 마지막 편지에 붙은 편집자 주석은 독자의 눈을 오래 붙들며 긴 여운을 남긴다. “루르마랭으로 보낸, 알베르 카뮈의 서문이 붙은 장 그르니에의《섬》(갈리마르, 1959)은 카뮈가 사망한 뒤에 배달되었다.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쓰여 있다. ‘이제 이 책은 내 것이라기보다는 당신의 것이라고 해야겠어요. 건강하시오. 1960년 1월 1일, 장 그르니에.” 열일곱의 소년과 서른두 살의 젊은 교사로 만나 프랑스 지성사의 큰 인물들로 성장하기까지의 여정이 담긴 235통의 편지 1930년 가을 그르니에는 이미 교편을 잡은 적이 있는 알제로 돌아와 고등학교 입시 철학반을 담당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알베르 카뮈와 운명적으로 만나지만, 카뮈의 폐결핵 발병으로 두 사람의 교유는 이듬해로 유예된다. 건강상의 이유로 재수를 할 수밖에 없게 된 카뮈는 다시 한번 그르니에의 반에서 공부를 하게 되고, 둘 사이에는 문학을 기반으로 한 우정이 싹튼다. 그르니에의 에세이와 그가 빌려준 몇 권의 책을 통해 문학에 눈을 뜬 카뮈는 스승의 독려로 알제에서 발간되는 잡지들에 글을 발표한다. 그르니에는 종종 그런 식으로 몇몇 제자들을 독려했는데, 그중 베르그송의 철학을 소재로 에세이를 쓴 카뮈는 단연 발군이었다. 바다와 여자아이들, 그리고 축구에만 열광하던 소년 카뮈는 그런 식으로 문학에의 개종을 경험하게 된다. 서한집의 편지는 그런 카뮈가 대학에 들어가고 난 1932년 봄부터 시작된다. 첫 편지에서 카뮈는 벌써부터 자신의 ‘첫 작품’을 언급하고 스승에게 소감을 부탁한다. 그는 스승의 평가에 따라 계속 글을 쓸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한다. 카뮈가 처음 쓴 에세이들은 불가피하게 스승을 모방할 수밖에 없었다. 장 그르니에는 ‘알제의《N.R.F.》(갈리마르 출판사에서 발간했던 문학잡지)’와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카뮈에게 스승 말고는 별다른 본보기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르니에는 그런 제자에게 도스토옙스키, 니체, 톨스토이와 같은 작가들을 알려주고, 저명 문인들과의 접촉을 주선하고, 여러 가지 문제로 토론을 벌임으로써 제자의 시야를 넓혀주었다. 그리고 카뮈는 1933년, 그에게 철학적 개종의 기회였다고 하는 그르니에의 산문집《섬》을 읽고 “고독이라는 바로 그 언어”를 발견하게 된다.《섬》은 카뮈의 내면에서 스승을 닮고 싶다는 모방 욕구를 발동시키는 동시에 독자적인 세계관을 일깨워〈가난한 동네의 목소리들〉이라는 글을 탄생시켰고, 훗날《안과 겉》,《행복한 죽음》,《결혼》같은 저작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1936년에서 1937년, 카뮈는 스승이 자신을 저버렸다고 느낀다. 그는 스승의 권유에 따라 공산당에 입당했다가 탈당한다. 그르니에가 정치적 참여를 비판하는 일련의 강연들을 행하는 것에 배신감과 혼란을 느낀 것이다. 카뮈가 석사학위 과정의 논문을 끝낸 뒤 작가로서의 존재를 확고히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이 무렵부터다. 이전까지 아주 사소한 코멘트라도 부탁했던 것과 달리, 그는 스승의 충고와 무관하게 집필 활동을 한다. 그리고 그에 더해 스승의 영역이었던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오늘날 우리가 알제, 티파사, 제밀라 등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카뮈의 글들이다. 사람들은 그르니에가 이전에 그에 관한 글들을 발표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들의 관계는 1938년 그르니에가 방브의 미슐레 고등학교에 부임하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카뮈에게는 이제 알제에서 그의 글에 관해 코멘트를 해줄 사람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이 년여 둘 사이의 연락은 뜸했고, 카뮈는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자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서신 교환은 그때부터 훨씬 활발해지고 중요해진다. 당시의 편지들에서는 그들의 문학적 계획뿐 아니라 연극계에 데뷔한 카뮈의 수련 과정, 정치적 상황, 그르니에가 카뮈에게 보내주어《시지프 신화》를 위한 일련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될 서적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언급된다. 그리고 전쟁 중의 프랑스와 알제의 상황이 번갈아 등장하고, 그 어려운 형편에 두 사람은 서로를 더욱 애틋하게 생각하게 된다. 카뮈는 스승을 생각해 먹을 것이 떨어진 프랑스 본토로 식료품 따위를 보내고, 그르니에는 그런 어려운 상황을 제자에게 부끄러움 없이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길을 가면서도 존경과 신의를 바탕으로 하여 꺼지지 않는 생명의 불로 서로의 삶을 가득 채워준 영원한 대화 세계대전이 끝난 후 두 사람의 서신 교환은 뜸해진다. 카뮈는 작가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독자는 그에게 이제 더이상 스승의 의견이 필요 없음을 느낄 수 있다.《페스트》는 그르니에가 사전에 그 원고를 읽어보지 않은 채 출간된 카뮈의 첫 작품이다. 한편 그르니에는 이집트 푸아드 대학에 임용되어 프랑스를 떠난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에 서신 교환이 재개되긴 하지만, 예전처럼 서로 지적으로 충실한 자극을 주고받지도, 흥미로운 의견 교환이 오가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두 사람 사이의 그리움은 그대로이다(그르니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 카뮈를 이집트로 초청하지만, 이슬람 세력의 집결지인 이집트로 카뮈를 보내는 것을 저어한 프랑스 당국의 처사로 결국 그 계획은 무산된다). 이후 두 사람은 여러 곳을 옮겨 다니는 와중에도 서신 교환을 계속한다. 그동안 카뮈는 연극 쪽의 경력을 계속 쌓아가고, 국내외 정치 상황에 대한 시사평론들을 발표하고, 소설《전락》을 발표하고, 그의 최후 역작이 될《최초의 인간》의 구상과 집필을 계속한다. 한편 그르니에는 예전처럼 집필을 계속하며 자전적 소설에 가까운《모래톱》과 후기 역작들인《불행한 실존》,《도의 정신》,《일상적인 삶》등을 발표한다. 그리고 1957년, 카뮈는 마흔네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는다. “오늘날 인간의 의식에 제기되고 있는 제반 문제들에 빛을 던진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경제적 여유를 누리게 된 카뮈는 보클뤼즈 지방의 루르마랭에 시골집을 매입해 그곳에서 집필에만 전념하고자 한다. 어린 시절 얻은 폐결핵이라는 지병으로 평생을 괴로워하던 작가가 난생처음으로 누리게 된 작은 안락함이었다. 1959년, 스승 그르니에가 새롭게 개정되어 출간되는《섬》의 서문을 부탁하자, 그는 기꺼이 그 청을 받아들인다. “《섬》의 서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회에 전과 다름없는 감동과 찬탄의 마음으로《섬》을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감동을 말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카뮈는 자신의 서문이 실린 스승의 책을 만져보지 못한 채 이듬해가 되자마자 교통사고로 급작스레 세상을 뜬다. 그 서문에는 장 그르니에를 향해 제자 알베르 카뮈가 평생 품어왔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감동적이다. “우리의 지식인 사회가 자랑하여 마지않는 어정쩡한 진리들 가운데는 저마다 다른 사람의 죽음을 원하는 저 자극적인 진리도 섞여 있다. 이렇게 되고 보면 곧 우리 자신이 모두 스승이요 노예가 되어 서로를 죽이는 꼴이 되고 만다. 그러나 스승이라는 말은 그와 다른 의미도 지니고 있다. 그 의미로 인하여 스승과 제자는 오직 존경과 감사의 관계 속에서 서로 마주 대하게 된다. 이럴 경우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의식과 의식의 투쟁이 아니고, 한번 시작되면 생명의 불이 꺼지지 않은 채 어떤 삶 전체를 가득 채워주게 되는 대화인 것이다.” 제자의 죽음 후 홀로 남겨진 스승은 8년 후 제자의 이름을 제목으로 한 책 한 권(《카뮈를 추억하며》의 원제는 ‘알베르 카뮈’이다)을 써서 그를 기렸다. 카뮈와 그르니에의 서신 교환은 한쪽의 죽음으로 갑작스레 중단되었지만, 서로의 글 속에서 그들의 대화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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