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밀집거주지 톺아보기: 안산, 광주, 제천』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고려인 연구팀이 수년간의 현장 조사와 학술적 축적을 바탕으로 엮어낸 국내 고려인 정착지 탐구서이다. 고려인 연구는 그동안 주로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으나, 이 책은 국내에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고려인 커뮤니티를 실증적으로 조사하고 지역별 특성과 과제를 심층 분석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책은 서장과 세 개의 부로 구성되며, 각각 안산, 광주, 제천이라는 대표적인 고려인 밀집거주지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서장에서는 국내 고려인 정착지의 전반적인 비교연구를 통해 정착의 유형과 그 차이를 조망하며, 고려인 이주의 역사와 현대 한국 사회에서의 위치를 고찰한다. 안산 편에서는 ‘땟골마을’을 중심으로 고려인 마을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다루며, 정부 정책과 시민사회의 대응 방식, 그리고 이주민들이 형성해 나가는 사회적 관계망을 분석한다. 광주 편은 ‘고려인마을’로 잘 알려진 커뮤니티의 성립과정과 성장 과정을 추적하며, 커뮤니티 미디어(GBS 고려방송)의 정체성과 네트워크 역할에 주목한다. 제천 편은 이주가 주로 ‘모집’을 통해 이루어진 지역적 특수성을 분석하며, 행정기관과 커뮤니티가 어떻게 협력하며 이주민의 삶을 조직해 나가는지를 정책적 관점에서 서술한다. 이 책은 단순한 사례 연구를 넘어서, 급격하게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제도적, 문화적 과제를 고려인 커뮤니티를 통해 비춰본다. 고려인은 한국계 디아스포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 혹은 '문화적 타자'로 분류되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은 고려인을 단지 대상화된 존재로 보지 않고 한국 사회 안에서의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정책 제언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자율적으로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모델, 그리고 상호 협력의 조건을 분석하는 이 책은 정책 담당자, 연구자, 시민사회 활동가들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국 사회가 고려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다문화 역량과 포용성의 현주소를 성찰하게 만든다.

머리글 제1장(서장) 국내 고려인 밀집거주지 비교연구 제 I 부 안산 고려인 밀집거주지 제2장 안산 고려인 마을의 형성과 발전 제3장 이민 정치에서 정부와 시민 사회의 상호 작용: 안산 고려인 밀집거주지 사례 제4장 안산시 고려인의 사회적 관계 맺기와 공적 네트워크의 역할 제 II 부 광주 고려인 밀집거주지 제5장 설립자가 있는 광주 〈고려인마을〉 커뮤니티의 형성 동학 제6장 광주 〈고려인마을〉 커뮤니티의 발전 단계별 특성과 한계 제7장 경계를 넘는 소리: 광주 〈고려인마을〉 GBS 고려방송의 정체성과 네트워크 제 III 부 제천 고려인 밀집거주지 제8장 제천의 ‘모집된’ 고려인 커뮤니티의 형성, 특징, 시사점 제9장 고려인 국내 이주 문제에 대한 정책적 접근: 제천 고려인 커뮤니티 사례를 중심으로 제10장 관(官)과 민(民)의 결합: 제천시 고려인 커뮤니티 네트워크의 특성 지은이 소개

고려인 밀집거주지 톺아보기: 안산, 광주, 제천 국내 거주 고려인 커뮤니티의 현주소를 생생히 보여주는 이 책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가 수행한 국내에 산재한 고려인 밀집거주지에 대한 여러 차례의 답사와 연구의 결과물이다.
160여 년 전부터 두만강을 넘어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후,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지역에 거주하던 고려인들이 최근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들의 수는 약 11만여 명에 이르며, 안산, 인천, 아산, 안성, 화성, 광주, 김해, 경주, 제천 등 전국 각지에 밀집거주지를 형성해 가고 있다.
본 연구팀은 현지 조사를 통해 발견한 고려인 밀집거주지의 상이한 특성과 정착 유형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대표적인 자연발생형 집거지인 안산 땟골 마을, 민간이 주도해 형성·발전해 가고 있는 광주 고려인마을, 그리고 관(지자체)이 주도해 만들어가고 있는 제천을 선정하여 비교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 형성되고 있는 고려인 커뮤니티의 형성 과정과 특성을 심도 있게 고찰할 수 있었다.
연구 과정에서 ‘돌아온 우리’로서 고려인들에 대한 한국의 대응과 포용은 아직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고, 우리 사회의 빈 지점을 채워가는 방법에 관한 질문들을 식별할 수 있었다. 이 질문들은 향후 연구를 위한 소중한 향방 표식이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머리글〉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