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3일 출간 | ISBN : 8961964550 | 268쪽

들어가며_정물화 속 사물이 건네는 흥미롭고 매혹적인 이야기 1 정물화 속 해골의 비밀_해골과 중세의 흑사병 2 인류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세상을 바꾼 사연_인쇄술과 성경 그리고 종교개혁 3 ‘검은 황금’으로 불린 귀한 향신료_콜럼버스의 아메리카대륙 도착과 후추 4 대항해를 도운 과일_오렌지와 바스쿠 다 가마의 인도 항로 발견, 대항해 시대 5 네덜란드의 황금기를 이끌어낸 생선_청어와 네덜란드의 성장 6 가격 거품의 원조가 된 꽃_튤립 버블과 거품경제 7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장밋빛 꿈_지구본과 중상주의의 발달 8 스위스산 시계는 어떻게 최고가 되었을까 _위그노와 나비효과 9 동서양을 연결한 신비한 푸른빛, 청화백자_기술과 예술의 결정체 10 설탕, 달콤한 맛 너머의 진실_설탕의 생산과 노예무역 11 혁명의 기운을 북돋은 음료_커피와 시민혁명 12 악마의 식물에서 서민 음식의 대명사로_감자와 아일랜드 기근 13 수입의 자유를 허하라, 빵과 곡물을 둘러싼 다툼_영국의 곡물법 그리고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논쟁 14 제국주의의 달콤하고 씁쓸한 맛_초콜릿과 제국주의 15 대량생산 시대의 깡통에서 예술이 되다 _앤디 워홀의 수프 캔과 포드주의

정물화는 단순히 정지된 시간과 고요한 세계를 캔버스에 펼쳐놓은 그림을 의미할까요? 늘 그런 건 아닙니다. 정물화 속 사물은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흐르는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삶과 죽음이라는 깊이 있는 주제를 담은 음식이나 물건도 있습니다. 그 쓰임새와 아름다움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널리 사랑받으며 자연스레 인간의 역사를 품게 된 사물도 존재하지요._6쪽

해골이나 시계, 성서와 같은 사물은 자본주의의 주도 세력인 부르주아의 성장과 그에 얽힌 사건을 상징합니다. 청어나 튤립처럼 자본주의의 흥망성쇠를 나타내는 물건도 있지요. 후추나 오렌지, 지구본에는 유럽이 새로운 뱃길을 열고 해상무역을 장악하는 데 큰 영향을 준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설탕과 초콜릿, 커피에서는 유럽과 서양이 다른 대륙을 착취한 잔인한 역사를 읽어낼 수 있고, 앤디 워홀의 수프 캔을 통해 20세기 이후 발달한 대량생산 시스템을 찾아볼 수 있지요. 탁자 위에 펼쳐진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자본주의의 역사와 개념, 작동원리를 읽을 수 있습니다._7쪽

헛되고 부질없는 것을 뜻하는 바니타스화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드리안 판 위트레흐트Adrian van Utrecht, 1599~1652가 그린 「꽃과 해골이 있는 정물화」는 바니타스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위트레흐트는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인데 스테인비크의 제자이기도 했다. 바니타스화에 놓인 사물들은 제각기 영원할 수 없는 인간의 삶과 죽음, 허무를 상징한다._27쪽

1997년 미국의 시사 주간지 『라이프』가 ‘지난 천 년간 인류의 역사에서 중요한 100가지 발명품’을 선정했다. 영광의 1위를 차지한 발명품은 무엇일까. 15세기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창안한 활판인쇄술1이다. 구텐베르크 역시 1999년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밀레니엄 인물’로 뽑혔다. 구텐베르크의 발명 이전에는 인쇄술이 존재하지 않았던 걸까? 그렇지 않다. 인쇄술은 일정하게 배열된 활자나 그림이 새겨진 판에 잉크를 묻힌 뒤, 종이 등의 재료를 대고 압력을 가해 찍어내는 기술이다. 활자를 목판에 조각해 찍어내는 목판인쇄의 경우, 이미 기원전 3세기경부터 중국에서 시작되었다. 14세기경에는 유럽에도 널리 소개된 기술이었다. 그러나 목판인쇄술은 널리 활용되지 않았다. 주로 제목을 찍거나 그림 장식을 제작할 때만 쓰였다. 나무판에 글자를 오목하게 파거나 볼록하게 깎는 과정 자체가 까다로웠기 때문이다._34~35쪽

21세기 현대인이 SNS에 음식 사진을 올리듯, 600년 전의 네덜란드인들도 음식 정물화를 식당 벽에 걸어놓고 감상했다. 정물화에 등장하는 음식과 식기는 주로 고급스러움을 자랑하는 것들이었다. 네덜란드의 신흥 중산층, 부르주아들은 부와 풍요를 과시하기 위해 화가에게 희귀하고 값비싼 음식 그림을 주문했다. 부르주아만 그랬을까? 서민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소 접하지 못하던 고급 음식의 모습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SNS 사진을 통해 고급 호텔의 디저트나 뷔페를 눈으로 감상하듯, 당시의 평범한 사람들도 값비싼 음식이 담긴 그림을 보며 대리 만족 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측한다._51쪽

오렌지와 레몬이 정물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또 있었다. 당시 유럽의 정물화에는 유독 껍질이 반쯤 벗겨진 레몬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가 뭘까? 구불구불 이어지는 레몬 껍질이 시간의 흐름을 비유하기 때문이다. 껍질이 일부만 벗겨진 것은 유한한 삶의 시간이 그만큼 지나갔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반쯤 깎인 과일은 화가의 솜씨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했다. 레몬의 오톨도톨한 표면과 그 안의 싱싱한 과육은 질감의 차이가 명확하다. 그런 차이를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낼수록, 화가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었다._72쪽

오렌지와 레몬이 정물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또 있었다. 당시 유럽의 정물화에는 유독 껍질이 반쯤 벗겨진 레몬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가 뭘까? 구불구불 이어지는 레몬 껍질이 시간의 흐름을 비유하기 때문이다. 껍질이 일부만 벗겨진 것은 유한한 삶의 시간이 그만큼 지나갔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반쯤 깎인 과일은 화가의 솜씨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했다. 레몬의 오톨도톨한 표면과 그 안의 싱싱한 과육은 질감의 차이가 명확하다. 그런 차이를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낼수록, 화가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었다._91쪽

시대의 숨결을 담아내는 생생한 증거품 우리는 세계사를 배우며 수많은 사건과 인물, 전쟁과 혁명을 익힌다. 하지만 이러한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결정짓는 것은 때때로 아주 작은 사물들이다.『정물화 속 세계사』는 열다섯 점의 정물화 속에 등장하는 사물들을 통해 세계사와 경제사의 중요한 순간을 새롭게 조명하는 책이다. 그저 미술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에 숨겨진 사물들이 시대를 초월하여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추적하는 흥미로운 여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역사를 중심축으로 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해골과 시계, 성서와 같은 사물은 부르주아 계급의 성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청어나 튤립은 시장경제의 급격한 부침을 상징한다. 후추와 오렌지는 유럽이 해상무역을 통해 세계 경제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말해주고, 설탕과 초콜릿, 커피는 유럽과 서양이 다른 대륙을 착취하며 부를 축적한 역사를 보여준다. 20세기 이후에는 앤디 워홀의 수프 캔처럼 대량생산과 소비문화의 상징이 된 사물들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정물화 속 숨은 역사적 힌트 찾기 이 책은 한 점의 정물화를 출발점으로 작품이 그려진 배경과 화가의 정보는 물론, 그림 속 탁자 위에 그려진 각 사물이 속한 시대의 역사적 사건, 경제적 변화, 사회적 가치관을 함께 탐구한다. 가령 해골, 시계, 성서 등은 기술의 발전을 비롯해 중세 말기와 근대 초기에 등장한 부르주아 계급이 어떻게 자본주의를 주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청어나 튤립을 그린 그림에서는 한때 경제를 좌우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거품이 꺼진 후 경제적 혼란을 초래한 사례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우리네 식탁에도 자주 오르는 후추와 오렌지, 설탕, 초콜릿 등이 그려진 정물화를 살펴보면서 과거 유럽이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글로벌 경제를 형성하는 과정을 상세히 서술함은 물론, 해상무역과 식민지 착취의 어두운 이면도 함께 조명한다. 마지막으로 현대에 들어서는 대량생산과 소비문화를 앤디 워홀의 ‘수프 캔’ 작품을 감상하며 설명한다. 그림 속 사물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 속으로! 책에서 우리는 탁자 위에 놓인 사소한 사물 하나가 인류의 경제와 사회, 문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세계사와 경제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자본주의의 개념과 작동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배울 수 있다. 『정물화 속 세계사』는 단순한 역사책이 아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경제적·사회적 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세계사를 더욱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 그림 속 사물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자! ★추천 포인트★ V 정물화 속 사물들을 통해 쉽게 배우는 역사와 경제 V 세계 경제와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해 V 미술, 역사, 경제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서술 방식 V 중·고등학생을 위한 교양 필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