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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김정숙 시인의 시집 『나는 허정이라는 말을 좋아해』가 시작시인선 0303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전북 정읍 출생으로 1993년 계간 『시와 사회』 겨울호를 통해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하늘 자물쇠』 『슬픈 자유』 『널 소유하지 않으면서 또한 소유하는』 등이 있으며, 현재 시를 쓰면서 한국어교육지도사,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슬픔이나 고독을 삶의 실존적 조건으로서 기꺼이 받아들이며 이를 기쁨과 소통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양분으로 삼는다. 김정숙 시에서 고독은 곧 자기 자신이나 외부 세계와의 대화를 통해 깊은 사유의 세계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며, 시인은 고독 속에서 세상에 대한 통찰과 삶의 지혜를 얻어 이를 시의 자리로 가져다 놓는다. 또한 이 시집에는 슬픔과 절망과 열등의 정서가 주를 이루는데, 여기서 이러한 정서가 기쁨과 희망과 긍정의 계기로 작용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인은 시를 통해 비루한 현실에 낙관적 전망을 내놓음으로써 삶에 대한 의지를 표출하는데, 해설을 쓴 이형권 문학평론가의 말을 빌리면 시인은 “슬픔을 슬픔으로 노래하지 않고, 웃음을 웃음만으로 노래하지 않”고 “‘슬픈 웃음’ 혹은 ‘웃음의 슬픔’이라는 역설적 세계에 도달”하고자 한다.
요컨대 슬픔을 품고 노래한다는 것이 인생과 세상을 품고 노래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할 때, 슬픔을 낙관적 전망으로 풀어내는 역설은 이 시집이 지닌 미학의 층위를 한 층 높여 준다. 표4를 쓴 임동확 시인의 말처럼 이번 시집은 “더 많은 삶의 비참함과 당당함을 지불하고서야 겨우 제 몸통 안의 얇은 막, 울림 주머니를 울려내는 수매미의 우렁찬 울음소리”처럼 “살아가겠다는 의지”로 가득 찬 희망의 전조가 될 것이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저자 : 김정숙
전북 정읍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1993년 계간 『시와 사회』 겨울호 등단.
시집 『하늘 자물쇠』 『슬픈 자유』 『널 소유하지 않으면서 또한 소유하는』 출간.
한국어교육지도사, 사회복지사.
목차시인의 말
제1부 초롱한 너의 눈
밥을 끓이며 13
신발들 14
지렁이 16
호랑이 삼총사 17
한글 교실 18
미용실에서 20
푸르게 침묵하라고 21
국수를 먹다가 22
일요일 오후 24
다문화센터 우리 우리엔 25
초롱한 너의 눈 26
―필리핀에서 온 제랄딘에게 26
정읍 내장산으로 가자 28
고양이 29
왈왈왈 30
긴급 브리핑Briefing 32
제2부 그래, 속인다, 속삭인다
그래, 속인다, 속삭인다 35
광교산에서 36
네가, 막막하다 37
독篤한 슬픔을 위하여 38
병점역에 내리면 40
어느 날의 일기 41
히스토리History 42
풀풀Full 44
궁금하면 날짜를 짚어라 46
나(我)를 찾아서 48
아버지, 거시기 49
오래된 부부 50
저녁 창가에서 51
가지가지 52
뛰지 마세요 Watch Step 54
제3부 옛날이 걸어온다
칠월 칠석 59
나는 허정虛靜이라는 말을 좋아해 60
엄마 별처럼 62
쓸쓸한 토요일 64
소래포구에서 65
아이원 아파트I Want Apartment 66
소쩍새 68
행운목 꽃 70
나비 72
2018년 11월 11일 74
연근을 조리며 76
고독의 새끼들 78
서재 80
옛날이 걸어온다 81
가현산 풍광 82
제4부 너를 내 안의 리듬으로
벚꽃이 피었다고 87
동진강가 1 88
동진강가 2 90
너를 내 안의 리듬으로 92
얼룩지지 말기로 해요 94
히스테리Hysterie 95
종이꽃 96
4월의 편지 98
응시 100
소양강에서 102
지독한 우정友精 104
토막 편지 106
짱, 짱짱하게 108
엿이나 먹어라 109
그 여자 110
슬픔에도 주름이 있다 112
해설
이형권 주름과 웃음의 시 113
책속으로나는 허정虛靜이라는 말을 좋아해 책을 보다가 죽음이라는 단어가 마음속으로 들어왔어 참 허무한 것, 참 허약한 것 참 보잘것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나를 늪 속으로 내던졌어 나는 허정虛靜이라는 말을 좋아해 매일매일 모든 것으로부터 고요해지고, 차분해지고 싶지 붓 가는 대로 세상을 껴안지 못하는 마음의 부산함이여 소란함이여 내 안의 나의 부재不在여 삶의 규율들이 모가지를 뚝뚝 분지르는군 리듬에 맞추어 리드미컬하게 고통의, 고뇌의 춤이라도 출거나 습관적으로 또 죽음을 생각하는 나여 전류처럼 흐르는 산화散化의 파장이여 꽃불을 환하게 밝히고 싶어 어리석고도 불쌍한 바퀴벌레여 동굴 속 어둠이여 허름한 골방이여 언어言語여 책冊이여 나를 사정없이 내동댕이쳐 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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