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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비소리(시작시인선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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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박종국
출판사 : 천년의시작
2019년 05월 01일 출간  |  ISBN : 8960214264  |  124쪽  |  규격外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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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박종국 시인의 시집 『숨비소리』가 시작시인선 0290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 『집으로 가는 길』 『하염없이 붉은 말』 『새하얀 거짓말』 『누가 흔들고 있을까』 등을 출간하였고 문단으로부터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아 조지훈 문학상, 시작 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시집 『숨비소리』는 박종국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으로서 네 번째 시집 『누가 흔들고 있을까』와는 사뭇 다른 시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가령 이전 시집에서는 시의 화자가 밭에 씨를 뿌리고 그것을 거두어들이는 과정 안에서 깨닫는 것들을 통해 현대의 불모성을 역설하고 환기하는 성찰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이 ‘무한의 시간’과 ‘어둠의 체험’을 그려내는데 상당 부분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설의 말을 빌리면 이번 시집에 등장하는 화자 혹은 인물들은 “무한의 시간과 어둠의 체험에 들린 자”들로서 매순간 “간단없는 동요와 불안정에 휩싸이”는 존재로 그려진다. 『숨비소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표적 증상은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것인데, 단순히 생리적인 측면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촉발에 의하여 깨어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적 주체들이 시달리는 동요와 불안정에 대한 감응은 그들로 하여금 특별한 종류의 시차에 머무르게 하며, 이는 곧 세계의 안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어떤 몸짓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같은 물체를 서로 다른 두 지점에서 보았을 때의 방향의 차이가 ‘시차’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시인이 궁극적으로 만들어내고자 했던 시차는 이른바 ‘안정적인 의미 지평의 세계에서 일상의 반복을 영위하는 자’들과 ‘무한의 시간과 어둠의 체험에 들린 자’들이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시차일 것이다. 표4를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대하여 “박종국의 시는 시간의 흐름 속에 놓인 사물의 존재 방식에 대한 깊은 관심을 통해 경험적 실감을 삶의 경이로운 자각 과정으로 현상하는 데 매진하고 있”으며 “존재의 바깥에서 사물의 본원적 존재론을 구축해 가는 언어적 열망과 격조가 참으로 크고 깊다”라고 평했고, 김종훈(시인, 문학평론가)은 “박종국 시인은 모든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 아래 나무, 돌, 매미, 잠자리 등 여러 모습으로 변모”하며, “그 모습에서 죽은 나무에 보석같이 핀 눈꽃을, 삶과 삶의 바깥을, 인식과 인식 바깥을, ‘나’와 ‘나’의 바깥을 동시에 보려는 마음을 읽게 된다”라고 평했다. 시집 『숨비소리』는 ‘바깥’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바깥이라는 전환점을 돌아 다시 ‘안’의 세계로 돌아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어떤 ‘무한의 시간과 어둠의 체험에 들린 자’들의 이야기를 기묘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낸다. 이번 시집은 ‘존재의 궁극’을 탐색하는 과정으로써 그 미학적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고 『숨비소리』 이후의 세계를 암시하는 징후들을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인의 앞으로의 시적 여정을 기대하게 만든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박종국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집으로 가는 길』 『하염없이 붉은 말』 『새하얀 거짓말』 『누가 흔들고 있을까』 출간. 2015년 조지훈 문학상, 시작 문학상 수상.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빈집 13 숨비소리 14 공터 15 산수유 16 저기에 무엇이 18 눈꽃 20 바람 21 강나루 22 역광逆光 24 달맞이꽃 26 호수 28 서정춘 29 제2부 오래된 리듬 1 33 오래된 리듬 2 34 한낮의 그늘에 앉아 36 능선에 기대어 1 37 능선에 기대어 2 38 시간 1 40 시간 2 42 십일월 44 잔설 46 들녘에서 1 48 들녘에서 2 50 다래 넝쿨 그늘에 앉아 52 제3부 유리창 57 녹턴 1 58 녹턴 2 60 녹턴 3 62 겨울바람 64 겨울 강 66 그의 방 68 산봉우리들은 70 현실 72 잠과 꿈 사이 74 빈 둥지 76 제4부 봄날 79 여명黎明 80 봄바람 82 여름밤 84 저녁노을 86 비밀 정원 88 야행夜行 91 가랑비 92 그리움이 탱탱한 봄이다 94 가을 햇살 95 나의 시 96 해설 강웅식 어떤 시적 주체와 바깥 그리고 기다림 101

[책속으로]

숨비소리


징그럽게 따라다니는
세월의 밑바닥으로부터 삶을 건져 올리는
숨비소리는

살아가는 게 살아가는 게 아니라서
한이 맺힌 곳에 또 한을 맺게 하는 삶을 씹어 뱉는

모든 삶의 근거를 되묻는 말같이
죽은 줄 알았던 내 안의 내가 울기 시작하는 것같이

바다를 거울삼아 자맥질하는 말문이 막히는 소리,
생의 바깥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소박하고 선량한 눈물이고 아픔인 소리 같다, 이런 슬픔이

전복이며 고동, 성게까지
죽지 못해 이어가는 삶까지
지나가 버린 낮과 밤까지

수평선에 빨래처럼 걸쳐놓고는 위험을 무릅쓰고
바닥을 헤엄쳐 다니느라 숨이 잦아드는 헛바람 새는 소리
독사같이 모질고 매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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