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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시작시인선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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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박형진
출판사 : 천년의시작
2019년 04월 16일 출간  |  ISBN : 8960214213  |  168쪽  |  규격外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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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박형진 시인의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이 시작시인선 0288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1992년 『창작과 비평』 봄호에 「봄 편지」 외 6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집 『바구니 속 감자 싹은 시들어가고』 『다시 들판에 서서』 『콩밭에서』, 산문집 『모항 막걸리집 안주는 사람 씹는 맛이제』 『변산바다 쭈꾸미 통신』, 어린이책 『갯마을 하진이』 『벌레 먹은 상추가 최고야』, 농업 서적 『농사짓는 시인 박형진의 연장 부리던 이야기』 등을 출간하였다. 시집 『밥값도 못 하면서 무슨 짓이람』은 제1부 봄부터 제4부 겨울까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 쓰는 농부이자 농사짓는 시인으로서의 삶이 각 부의 계절적 특성과 어우러지면서 묘한 긴장감과 정서적 충만감을 불러일으킨다. 시집 전반의 사건이자 배경이 되는 농사 이야기는 표면적으로는 시인의 삶을 계절의 순환처럼 자연스럽게 풀어놓은 듯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철저한 자기 인식과 성찰에 기반한 삶에 대한 은유로 가득 차있다. 시집의 해설을 쓴 정도상 소설가가 “농부의 자아는 그의 삶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그의 영혼 속에 농부가 들어있지 않다면 그는 시인이 될 수가 없다”고 말했듯이, 시인에게 있어 “농부이면서 동시에 시인인 상태”는 시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시 쓰기의 출발점이자 궁극적 지향점이 된다. 표4를 쓴 김영춘 시인의 말처럼 박형진 시인은 “가슴팍만 한 밭에서 태어”나 “사시사철 밤낮없이 싹이 돋아나고 잎이 피어”나는 언어의 텃밭을 마치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농부의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가꾼다. 연약한 새싹에 물을 주듯이 눈물로써 언어의 결을 만들어 시의 토양을 일구어내는 시인의 진정성은 단순히 농촌에 국한된 정서가 아닌, 삶 가까이에 머물며 언제나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자연의 얼굴과 닮아있다. 이번 시집에서 우리는 자연의 섭리와 이치를 일깨워 주고 나아가 작금의 시대를 성찰케 하는 그 얼굴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박형진 1958년 전북 부안군 도청리 보항마을 출생.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1990년까지 농민운동을 했고 1992년 『창작과 비평』 봄호에 「봄편지」 외 6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 시집 『바구니 속 감자싹은 시들어가고』 『다시 들판에 서서』 『콩밭에서』, 산문집 『보항막걸리집 안주는 사람 씹는 맞이제』 『변산바다 쭈꾸미 통신』, 어린이책 『갯마을 하진이』 『벌레먹은 상추가 최고야』, 농업 서적 『농사짓는 시인 박형진의 연장 부리던 이야기』 출간. 현재도 농사를 짓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봄 시로 쓴 농사 일기 1―사랑의 씨앗 13 시로 쓴 농사 일기 2―민들레 15 시로 쓴 농사 일기 3―경운기질 17 시로 쓴 농사 일기 4―유기농 19 시로 쓴 농사 일기 5―밭매기도 이럴진대 20 시로 쓴 농사 일기 6―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23 시로 쓴 농사 일기 7―멧돼지 26 시로 쓴 농사 일기 8―사월에 부는 바람 29 시로 쓴 농사 일기 9―올해는 고추를 심지 않았다 31 시로 쓴 농사 일기 10―오월의 격문 33 시로 쓴 농사 일기 11―손 모내기 36 제2부 여름 시로 쓴 농사 일기 12―양파 41 시로 쓴 농사 일기 13―우중雨中 44 시로 쓴 농사 일기 14―파종 46 시로 쓴 농사 일기 15―가뭄 48 시로 쓴 농사 일기 16―이사 50 시로 쓴 농사 일기 17―깨 농사 52 시로 쓴 농사 일기 18―초복初伏 54 시로 쓴 농사 일기 19―환상통 57 시로 쓴 농사 일기 20―냉면 59 시로 쓴 농사 일기 21―몸살 61 시로 쓴 농사 일기 22―중복 63 시로 쓴 농사 일기 23―호미 말 65 시로 쓴 농사 일기 24―허기 67 시로 쓴 농사 일기 25―거꾸로 처박다 69 시로 쓴 농사 일기 26―무심한 듯이 72 시로 쓴 농사 일기 27―대지의 몸 76 시로 쓴 농사 일기 28―뭐냐 78 제3부 가을 시로 쓴 농사 일기 29―너 미쳤냐 83 시로 쓴 농사 일기 30―야한 가을 85 시로 쓴 농사 일기 31―오이 1 88 시로 쓴 농사 일기 32―오이 2 90 시로 쓴 농사 일기 33―오이 3 92 시로 쓴 농사 일기 34―빨래 94 시로 쓴 농사 일기 35―고구마 1 96 시로 쓴 농사 일기 36―고구마 2 98 시로 쓴 농사 일기 37―고구마 3 99 바람 부는 날 100 추석 지난 102 제4부 겨울 농부 105 피서지에서 106 지갑 108 세습 110 기우祈雨 112 칠석 114 낙엽 지다 116 짚 한 베눌 117 빈 그릇 119 바느질하는 사람 120 농민전傳 121 감나무 123 대설 124 불목하니 126 동치미 128 장마 129 사월, 길을 잃다 130 2014 - 0416 132 꿈, 나무 133 해설 정도상 대지에서 길러낸 시 136

[책속으로]

시로 쓴 농사 일기 22
―중복

오뉴월 쇠불알처럼 어쩐다더니
하루 종일
내 거시기도 늘어졌다
제 세상인 양
모든 것이 빳빳해지는 새벽 다섯 시,
하지만 내 자존심은 세울 새도 없이
콩밭으로 내달았다가
해님의 자존심에 풀이 죽어서
축 늘어져서 구부려져서
기어 들어온다 기어 들어와
씻고 늦은 아침이나마 자알 잡숴도 서지 않고
시원하게 내놓고 앉아있어도
사타구니에 사린다
하루에 두 번 세 번씩
마누라쟁이가 눈앞에서
물방울 뚝뚝 돋는 인어가 되어
화장실 거실을 헤엄쳐 다녀도

일기_
더위가 하도 극성을 부려 하루의 대부분을 집 안에서 보낸다. 거실 한가운데 벌렁 누워 신문을 펼쳐 들거나 책을 읽거나 생각나면 간간 글을 쓰기도 한다. 물론 속옷 차림이지만 너무도 헐렁하여 거시기는 개방 상태다. 그러나 너무 더워서인지 너무 구속되지 않아서인지(!) 이놈이 용트림 한번을 하지 않는다. 걱정되어 가끔씩 옆에서 부추겨봐도 대가리를 톡톡 쳐서 화를 돋구어 봐도 처량할 정도로 늘어졌다. 제에미-밥값도 못 하고 이 무슨 허송세월이람! 몇 년 전부터 지역사회에서 뭔가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 하나 만들어보려고 고민해 왔는데 지지부진 답이 보이지 않는 것도 내 거시기와 꼭 닮은 꼴이다. 저녁때는 어디 외출이라도 하여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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