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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실크로드의 꿈』은 실크로드를 따라 과거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고 싶은 오래된 꿈을 간직한 저자가 열정만을 믿고 봄철 모래먼지폭풍이 휘몰아치는 사막에 몸을 던져 그곳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에세이다. 추운 사막의 밤을 지새웠고 형편없는 몸으로 배를 주리며 고원을 넘기도 했던 저자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인연들, 아낌없이 나누어 주던 인정과 그들과 나눈 잔잔한 감동을 오롯이 담고 있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저자 : 심상호
안온함과 자질구레한 속박을 벗어 던지고 어디론가 가야할 길짐승처럼 먼 길을 떠났다. 천성이 이끄는 곳. 영혼의 고향처럼 느껴지며 손짓하며 부르는 곳. 25년 동안이나 꿈꾸어오던 과거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내가 간절하다면 그들은 손을 내밀어 줄 것이라 믿으며 별로 강건하지 못한 몸을 내던졌다. 열정이 나를 이끌어줄 것이다.
목차서문·4
지도·8
열정·10
3일간의 여행·20
또다시 봄은 오고·78
어얼둬쓰의 샤천바오를 뚫고·81
쿠부치와 악수하다·112
황허를 거스르며·150
Hello! 텅거리(고원에 부는 바람)·230
서역으로 가는 길(드디어 역사 속으로)·280
후기·365
책속으로5시간 만에 12km를 겨우 걸었다. 식당이 있는 마을을 언제 만나게 될지 알 수가 없다. 길에서 멀리 떨어진 사막언덕 기슭에 모두 열 채 될까 말까 한 작은 농촌 마을이 보인다. 워리의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랫길을 한참 걸어 들어가 첫 집으로 들어서자 회색과 검은색 털이 섞인 무서운 개가 덮칠 듯 튀어 오른다. 기겁을 하고 몸을 돌리자 다행히도 묶인 개였다. 묶이지 않았거나 목줄이 터졌더라면, 다리가 후덜덜 거려 정신이 없다.
또 다른 집을 가려면 모랫길을 한참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 나는 라면을 먹어야 하고 악마같이 사나운 개는 수상한 침입자를 물어뜯어야 한다. 목줄이 튼튼하기만을 바라며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다시 들어간다. 개 짖는 소리에 촌부가 문을 열고 나오다 내 모습을 보자마자 짧은 순간 얼굴 표정이 이리 저리 바뀐다. “끓인 물을 좀 주실 수가?” 라면 봉지 하나 들고 뜨거운 물을 부탁하자, “메이요우! 메이요우!(없어요!)” 라며 손을 내젓는다. “아니 뜨거운 물만 조금요.” 역시 “메이요우”라며 얼른 집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내 푸퉁화를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그럴 리가? 말이 통하지 않아 라면을 먹지 못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러고 보니 지나친 사투리로 빠르게 하는 그의 말을 나도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는 이미 내 의도를 재빨리 알아차리고는 무슨 말을 해도 “메이요우”만 하리라 작정한 것이다. 그가 알아차린 내 의도란, 생전 보지 못한 괴상한 외국인이 문 앞에 와서 적선하는 셈 치고 비싼 값으로 라면 하나 사 달라는 의미로 알아차린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다른 전략으로, 보따리에서 코펠을 꺼낸 다음 라면을 그 속에 넣고 다시 한 번, “러 슈웨이!(뜨거운 물 좀!)” 드디어 얼굴에 미소를 띤다. 라면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생략> - <본문> 중에서 발췌 출판사 서평천 년 전 과거로 되돌아가 볼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다. 단지 당나귀나 낙타가 걷는 속도이어야만 한다. 어느 날 나는 그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으로 들어오고자 하는 여행자들은 고산준령들로 둘러싸인 타림분지, 즉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야 한다. 그 무시무시한 타클라마칸 사막의 변두리를 따라 간신히 건너온 앞길에는 또다시 가혹한 고비가 가로놓여 있다. 온갖 고난과 위험을 헤치며 지나온 여행자들은 하서주랑(河西走廊)을 접어들어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가 있었다. 바단지린(巴丹吉林) 사막과 텅거리(騰格里) 사막이 하서주랑의 옆구리를 위협하지만 서쪽의 치리엔(祁連)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만년설 녹은 물이 있어 밀이 자라고 비로소 여행자들은 마음을 놓는다. 이제 황허(黃河)를 건너기만 하면 된다.
네이멍구(內蒙古) 어얼둬쓰(鄂爾多斯) Ordos 지방의 북쪽으로 마른 대지를 적시며 황허가 흐른다. 황허와 나란히 쿠부치(庫布齊) 사막이 펼쳐져 있다.
봄철만 되면 우리나라로 반갑잖은 황사를 날려 보내는 곳이다. 이 쿠부치 사막 초입부터 내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앞서 말한 그 길을 따라 거슬러 가면 중국의 최서단 카스(喀什 Kashi)까지 사막풍광이 이어진다. 대략 9천 리 길이다.
천성적으로 척박하고 황량한 풍경을 보면 가슴이 떨리는 정서 때문에 남들로부터 이해하기 어렵다는 핀잔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러나 일부러 사막을 따라가는 길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혜초가 돌아오던 길, 당(唐)의 현장이 국법을 어겨가며 천축국(인도)으로 불경을 구하러 떠난 길이다. 한(漢)무제의 명을 받은 대담한 장건이 흉노에게 두 번이나 사로잡혔다가 천신만고 끝에 실로 13년 만에 서역 여러 나라의 믿기 어려운 낯선 정보를 가지고 돌아왔고, 서역으로부터 13세기 마르코 폴로가 이 길을 따라 들어왔다. 한시도 쉬울 때가 없었던 그 길을 따라 낯선 사람들과 함께 낯선 문물이 오고 갔다. 또한 장엄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야망을 지닌 사나이들이 말을 거칠게 몰았던 곳이기도 하다. 13세기 한 국가의 법률이 땅 끝까지 미치던 시기가 있었다.
단 하나의 통행증만으로 그 먼 곳까지 통행을 보장 받을 수 있었던 그 땅 끝까지 가보고 싶다.
‘실크로드(Silk Road)’ 그 길을 따라 과거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고 싶은 오래된 꿈이 있었다. 나이 육십, 비로소 마음만 먹으면 출발할 수 있을 때 바로 보따리를 쌌다. 단지 열정만을 믿고 봄철 샤천 바오(沙塵暴, 모래먼지폭풍)가 휘몰아치는 사막에 몸을 던졌다. 추운 사막의 밤을 지새웠고 형편없는 몸으로 배를 주리며 고원을 넘기도 했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인연들, 아낌없이 나누어 주던 인정과 그들과 나눈 잔잔한 감동을 보석처럼 간직하고 싶어 글들을 모아 보았다.
한계선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생활도 당나귀에서 오토바이로, 다시 자동차의 속도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당나귀 걷는 속도로만 간다면 누구나 과거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서문>에서
본서의 지은이는 처음에는 당나귀로 그리고 두 번째는 핸드카를 끌고 걸어서 실크로드의 먼나먼 여행을 했다. 그리고 이제 올해 5월에 그 절반의 나머지 여정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란다.
지은이는 어느 날 저녁 TV에서 한 무리의 대상(隊商)들이 불타는 사막의 노을을 배경으로 모래 파도를 따라 느릿느릿 걸어가는 화면을 보았다. 그것은 일본 NHK에서 제작한 <실크로드>였다. 그 풍광에 매료된 지은이는 자신도 한 번 꼭 그 길을 따라 여행을 해보고자 다짐한다. 그후 25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흘러 환갑의 나이에 그 꿈을 실천에 옮겼다.
곳곳에서 온갖 위험이 여행자들의 생명을 호시탐탐 노리는, 하나 뿐인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운명을 시험해 보고자 했던 용감한 사람들과 그들과 함께 장삿길이나 전쟁터에 따라 나섰던 동물들의 발차취가 장구한 세월동안 끊어질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아주 오래된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지은이, 그 실크로드의 여정, 그것도 최소한의 필요한 장비를 핸드카에 싣고 그것을 끌며 걸어서 횡단을 한 것이다.
아직 절반밖에 못이뤘지만 또다시 5월에 출발을 앞두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이 독자들이 읽고 있을 즈음 그는 <실크로드>의 그 험난한 길을 걷고 있리라. 그 길에서 만난 순박한 사람들의 일상과 실크로드의 변화무쌍한 기후 등 다양한 체험담이 읽는이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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