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새벽 속에서 빛나는 찬란한 일상! 푸른 새벽을 사랑하는 시인 장석주의 산문집 『새벽예찬』. 도시 속에서 꿈도 잊고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벽의 느림과 고요가 선사하는 풍성한 일상으로 초대한다. 저자는 수년 전, 서울에서 안성으로 살림살이를 옮겼다. 도시에서 시골이라는 공간의 이동은 저자에게 근본적인 사유의 이동을 가져다줬다. 천천히 변화해가는 자연의 오묘한 조화를 체험하면서, 느리게 익어가는 인생의 지혜를 깨닫게 해준 것이다. 그리고 도시에서는 얻지 못할 일상의 소중함을 시골이 안겨주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안식처 '수졸재(守拙齋)'에서 여름, 가을, 겨을, 그리고 봄을 보내면서 고백한 삶에 대한 예찬을 담고 있다. 숨막히게 아름다운 새벽뿐 아니라, 언제나 꼬리를 치며 반겨주는 삽살개,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는 친구,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주는 이웃,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는 서운산의 산책길, 그리고 쓸슬한 뒷모습처럼 사라지는 저녁 등을 풍경화처럼 아련하게 묘사해내고 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청량한 휴식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책이다. 양장본. ☞ Tip! 『새벽예찬』의 곳곳에는 안성시립도서관 생활과 미술반 동인의 드라이포인트와 목판화를 담았습니다.

저자 : 장석주 노자와 장자와 공자 읽기를 즐거움으로 삼으며 삽살개와 함께 경기도 안성에서 살고 있다. 시인과 비평가로 널리 알려진 그는 새벽의 푸른 기운과 고요, 책과 음악, 그리고 금광호수와 서운산의 오솔길을 사랑한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으나 서울에서 젊은 날을 보냈다. 한 문예지 신인상 공모에 시가 당선되고 곧이어 두 군데 신문사 신춘문예에 입선하며 문단에 나왔다. 출판사에서 책 만드는 일을 16년간 했으며, 출판사를 그만둔 뒤 동덕여대와 경희사이버대학 등에서 강의했다. 이즈막에는 다독가로 더 이름이 나서 2002년 조선일보 ‘이달의 책’ 선정위원, 2003년 MBC TV ‘행복한 책읽기’ 자문위원, 「출판저널」과 「북새통」의 ‘이달의 책’ 선정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뉴스메이커」에 북리뷰, 월간 「현대시학」에 「老子詩話」, 그 밖에 월간 「숲」·「톱클래스」 등에서 달마다 글을 쓰고 있다.

여름 이야기 웃자 앵두가 탱글탱글 여물다 일요일 밥벌이의 숭고함 복숭아 여름날이 긴 것을 사랑하다 장마 슬픔 팔월 여름의 끝 가을 이야기 당신은 과자를 구웠는가? 원경 호박젓국 관음의 귀 안개, 안개 한로 새벽예찬 추석 여행 꽃과 짐승 겨울 이야기 고독의 숭고함에 관하여 강아지를 분양하다 제주도 술 입동 문청시절 십이월 카프카를 읽던 시절 끝 그리고 봄 이야기 첫날 방문객 뻐꾸기 소리를 듣다 공부 입춘 경칩 책 친구 직립인과 뱀 짧게 타버리는 초

새벽을 사랑하는 시인 장석주의 사색산문집 “새벽 3시 반경에 일어나 찻물을 끓이며 바깥을 내다봅니다. 흑단 같은 새벽하늘에 수정 알갱이들이 흩어진 듯 별들이 반짝입니다. 아, 새해! 어제와 다를 바 없는 날이지만 새해 첫날의 새벽은 뭔가 특별한 느낌입니다. 생각은 짧고 몸가짐은 살뜰하지 못했습니다. 그랬으니 봄날 담 밑 모란꽃 붉은 움 돋듯 청신하지도, 가을날 창공에 매 날듯 날렵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런 어리석은 자에게 고맙게도 새해가 옵니다.” _본문 p 229 푸르른 새벽을 사랑하는 시인 장석주의 사색산문집이다. 바쁨의 굴레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새벽의 느림과 고요가 선사하는 풍성한 일상으로 초대한다. 하루하루 무상하게 흘러가지만 정작 무엇을 위해 먹고, 자고, 일하는지 그 물음조차 버거울 때가 많다. 저자가 지독했던 서울살림을 접고 안성 수졸재로 거처를 옮긴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였다. 도시에서 시골이라는 공간의 이동은 그에게 근본적인 사유의 이동을 가져오게 했다. 천천히 변화해가는 자연의 오묘한 조화를 직접 겪어보면서 비로소 느리게 익어가는 인생의 지혜를 한가득 깨닫게 된 것이다.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아련하고 모노톤의 산수화처럼 편안한 그의 빼어난 문장과 꾹꾹 눌러 그린 세밀화는, 무더운 여름철 독자들에게 청량한 휴식의 즐거움을 가득 가져다줄 것이다. 홀로 천천히 고요하게… 눈부신 일상으로의 초대 “팔월이면 행복해집니다. 무엇보다도 저를 행복하게 하는 건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신이 있다는 것. 살갗 위에 촛농처럼 떨어져 내리는 태양의 빛들, 그 속에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 가끔 숨넘어가게 웃을 수 있다는 것. 맛있는 소보로 빵 같은 추억들을 갖고 있다는 것.” _본문 p 76 그의 집 주변에는 사랑스런 것들이 많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새벽 물안개, 쓸쓸한 뒷모습처럼 사라지는 어스름 저녁, 언제나 꼬리를 치며 반기는 삽살개 바우덕이, 가끔씩 나눠 먹을 음식들을 싸갖고 오는 넉넉한 이웃집 태정이네…. 이처럼 시골에서의 생활은 도시에선 결코 얻지 못할 일상의 소중함을 안겨주었다. 요즘도 그는 새벽 3,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따뜻한 차와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 4시에 눈을 떠서 찬 공기를 폐부 깊이 빨아들일 때 살아 있다는 느낌이 생생해지고, 팔다리에 힘이 솟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잠든 시간에 홀로 천천히 고요하게 그만의 찬란한 하루를 열어가는 것이다. 사계(四季)와 함께 깊어가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예찬! “바야흐로 여름은 절정입니다. 은둔하고 칩거하는 산승(山僧)처럼 나날을 보냅니다. 검푸른 나뭇잎들은 기름을 부은 듯 번들거리고, 풀들은 하루가 다르게 무서운 기세로 줄기를 뻗습니다. 살갗을 벗겨낼 듯 맹렬한 폭염 속에서 가지에 매달린 복숭아들은 발갛게 익어갑니다. _본문 p 27 세상 모든 것들이 그의 촉수에 걸리면 아름답고 강렬한 이미지가 된다. 서운산의 산책길, 여름의 풀벌레소리,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는 친구, 석모도의 일몰 풍경, 헬렌 메릴의 나른한 목소리, 삼월의 눈, 모란꽃잎, 해진 후 들리는 벌레소리, 옛 책의 향기, 우산에서 뚝뚝 듣는 빗방울들…. “예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비참한 사람이다”는 미셸 투르니에의 말처럼 이런 사소한 것들이 바로 저자 장석주가 삶을 예찬하는 재료들이다. 천천히 살기에 얻을 수 있는 일상의 풍요로움을 생생하게 전하는 이 책은, 도시의 빽빽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잠시 삶의 쉼표를 찍고서 잊고 지낸 소중한 일상을 되새김질하는 값진 시간을 가져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