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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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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박주경
출판사 : 김영사
2021년 10월 20일 출간  |  ISBN : 8934980230  |  324쪽  |  규격外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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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재난의 시대를 지나며 우리는 다시 ‘인간다움’에 대하여 생각한다 저널리스트 박주경이 꾹꾹 눌러 전하는 치유와 온정의 목소리 고난에도 무너지지 않는 사람들, 나와 당신, 우리의 이야기 ★이해인 수녀, 선명 스님, 임현주 아나운서 추천★ “공동의 재난 앞에 적당히 포기하며 타성에 젖어 있던 나를 흔들어준 책, 사랑이 부족해서 무디어졌던 내 마음의 눈을 환히 밝혀준 이 책을 기쁘게 추천한다.” -이해인 수녀 “그의 진실된 글을 읽다 보면 화려하지 않고 담담해서 또 무언가를 가르치려 주장하지 않아서 참 고요한 감동을 받는다.” -선명 스님 “그의 말과 글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어느 때보다 단절된 세상을 살아가는 이때, 박주경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냉소 대신 사람에 대한 믿음, 정의, 이웃에 대한 예의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임현주 아나운서 코로나 팬데믹의 한가운데에서 마스크를 끼고 이 시간을 견디고 있는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최근 한국 사회를 뒤흔든 대형 사건과 사고, 홍수와 산불, 역병 등 재난과 사건의 현장에서 발견하는 사람의 온기와 가치, 그 구원의 손길인 휴머니즘에 대한 이야기. 수많은 비극 속에서도 순간순간 우리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왔던 시간들, 모두를 감동시킨 아름다운 이야기들, 특히 참사 현장에서 살신성인으로 남을 도왔던 사람들의 희생정신을 조명하여 우리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정의한다. 대한민국의 아침을 가장 먼저 알리는 공영방송 앵커이자 저널리스트, 두 권의 에세이를 출간한 작가인 저자가 무엇이 인간이고, 어떻게 살아야 인간다움인지에 대한 오랜 생각을 현장에서 목격한 수많은 경험으로 녹여 전하는 에세이.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박주경 에세이 《따뜻한 냉정》과 《박주경의 치유의 말》을 썼다. 언론사 기자와 앵커로 20여 년을 일했다. 무수히 많은 재난재해와 사건사고의 현장에 있거나 그 현장을 연결하는 스튜디오에 진행자로 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 인간의 시간 “더 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특별한 공로|괴력은 어디서 오는가|우리 안의 품앗이 DNA|노블리스 오블리주|피해자의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2장. 분노의 나날 “정말 막을 수 없었나요?”|조두순, 잃어버린 12년|N번방, 알릴 용기|반성문으로 속죄가 되나요?|마동석에 열광하는 이유|소방관의 기도|다시 지옥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악의 뿌리에 관하여|상처 입은 존엄성|‘영끌’의 사회학 3장. 상실의 계절 종말론|난리가 곧 일상|불타버린 고향|하나로 연결됐지만 한 번에 무너질 수도|총성 없이 폐허가 되는 사이버전|뉴스의 사각지대|소 잃고도 외양간 고치지 않으면|죽지 않을 권리|“가만히 있어라”|집으로 4장. 역병의 시절 재앙의 서막|안개 저 편에|웰컴 우한|마음의 감옥|모두가 공포를 이야기할 때|불행 중 불행|인과응보|생사의 딜레마|벚꽃 엔딩|‘거리두기’의 역설|업보|나 홀로 호황|40도의 방호복 속에서|바이러스, 그 기막힌 존재|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메르스라는 예방주사|할머니의 욕지기 한 마디|괴물은 되지 맙시다|꺾인 날개|코로나와 트로트|플렉스와 고독사 사이에서|그로부터 1년|남겨진 이야기들 나오며

[책속으로]

삼육서울병원에서 일하던 스물아홉 살 이수련 간호사는 아흔넷의 코로나 확진자 박모 할머니와 사이좋게 마주 앉아 화투를 치고 있었다. 그녀 역시 방호복과 고글로 꽁꽁 무장한 채로. 무더위 속에 본인도 지치고 힘들었을 텐데 오랜 투병에 시달려온 치매 노인 환자를 위해 기꺼이 화투패를 집어든 것이다. 그 한 장의 사진이, 폭염과 역병에 지쳐 있던 국민들의 마음을 달랜 것은 당연지사였고 그 감동의 근저에는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 휴머니즘은 이렇듯 당사자뿐 아니라 지켜보는 목격자들에게도 작은 ‘구원’의 손길이 된다.
-7~8쪽 〈들어가며〉

2020년 3월 ‘N번방 사건’을 맡았던 재판부가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 과거 재판 사례에서 성인지 감수성 논란을 빚었던 판사에게 사건이 배당되었다며 4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넣었다. 국민이 직접 법관 교체를 요구한 것이다. 청와대에는 실질 권한이 없었지만 부담을 느낀 판사가 스스로 사임 의사를 밝혔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재판부를 형사20단독에서 형사22단독으로 재배당하였다.
흔치 않은 일이었고 순전히 민의의 힘으로 만들어낸 변화였다. ‘추적단 불꽃’이 ‘알리는’ 용기를 발휘하였다면 우리 국민들은 이를 ‘바꾸는’ 용기로 이어받은 것이다.
-75쪽 〈N번방, 알릴 용기〉

무엇보다 그 모든 학대 사건에서 가해 부모에게 다시 돌아가야만 했던 아이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 절망과 공포는 감히 상상하기도 무참하다. 세상에 아무도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막막함, 이 세상이 나를 완벽하게 등졌다는 고립감…… 그 고통을 끌어안고 집 안으로 돌아가면 아이를 기다리는 건 2차, 3차의 폭력이었을 것이다.
세상 모든 ‘정인이들’에게 이 사회는 두고두고 미안해해야만 한다.
-104쪽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가장 섬뜩한 경고는, 기온이 4도 오른 지구에서는 재난이 워낙 속출하다 보니 ‘재해가 곧 날씨(날씨가 곧 재해)’라는 도식이 형성될 거라는 예측이다. 월러스 웰즈는 지금의 우리가 일기예보를 통해 비나 눈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듯이, 2100년쯤이면 홍수, 산불, 우박, 허리케인, 토네이도 등의 재난을 일상으로 껴안고 살게 될 거라고 경고한다.
혹시 그 2100년이 너무 먼 미래이고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라고 느껴진다면 생각을 고쳐먹어야 할 것이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채 여든 살이 되기 전, 다시 말해 우리의 아들딸 세대가 여전히 생존해 있을 때의 일일 테니 말이다(운이 좋으면 당신도 살아 있을 수 있다).
-140쪽 〈난리가 곧 일상〉

2020년 4월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건설 공사장에서 초대형 화재가 났다. 노동자 서른여덟 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교롭게도 12년 전 같은 지역인 이천에서 발생했던 냉동창고 화재와 너무나도 비슷한 유형의 참사였다(그때에도 40명이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같은 패턴의 사고가 마치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된다는 것은 뭔가 구조적인 문제가 박혀 있다는 이야기이다. (…) 12년을 주기로 똑같은 참사가 발생했다는 것은 12년 세월 동안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그러니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가 2주기 추모제 같은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탄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84~185쪽 〈죽지 않을 권리〉

나의 아버지가 갇힌 곳은 요양병원이다. 1939년 생인 아버지는 지난해 팔순을 넘겼지만 그 무렵의 가족모임을 끝으로 더 이상 식구들과 한자리에 모일 기회를 갖지 못했다. 여러 지병으로 2019년 초가을부터 요양원과 요양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 2주 전부터는 코로나19 때문에 면회마저 금지되어 가족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섬망 증세와 욕창까지 심해졌다고 하는데 나는 아버지의 구체적인 병세를 눈으로 직접 살피지도 못하고 있다. 문밖의 바이러스가 당신을 좁은 병실 안에 꽁꽁 가두어버렸고, 나와 가족은 마음의 감옥에 갇혀버렸다. 형량은 현재로서는 무기이다. 그 끝이 언제일지를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225쪽 〈마음의 감옥〉

[출판사 서평]

“재난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냉소주의, 혐오, 불신의 시대를 넘어 우리가 만든 희미한 빛이 세상을 밝히기까지의 이야기 2020년 1월 국내에 처음 감염자가 나온 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제 우리는 백신의 힘을 딛고 위드코로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와 함께하는 일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미래와 희망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정체 모를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감염과 사망에 대한 공포, 여행과 항공업계 등의 산업 붕괴, 자영업자가 직면한 어려움, 단절된 관계와 공간을 견뎌야 하는 시간 등 길고 어두운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늘 그렇듯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작지만 희미한 출구의 빛을 찾아 나섰다. 이 책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의 저자 박주경은 20년 동안 뉴스의 한가운데에 살며 오늘의 소식을 취재하고 알려왔다. 누구보다 먼저 세상의 소식을 듣고, 바르게 전달하기 위해 애써왔음에도 “전달자인 나는 하루하루의 끔찍한 참사들이 오래 두고 우울한 잔상으로 남”(169쪽)아 힘이 든다고 속내를 조심스레 드러낸다. 매일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 재난재해 현장에 사는 그의 마음에 오래도록 우울한 잔상으로 남은 발화점은 어디일까? 그곳에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무참한 고통이 있고, 방화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소방관들, 산업현장에서 산재를 당한 이의 무수한 죽음과 남겨진 가족의 아픔과 원망이 있다. 뉴스의 사각지대에서 알려지지도 않고 죽어간 에티오피아인 6백 명의 내전이 있고, 20대 남성의 단순 화풀이 폭력으로 죽은 여성의 보호받지 못한 인권도 있다. 또 엘리베이터 탑승을 가로막는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을 견뎌야만 했던 젊은 치킨 배달노동자의 수모가 있고, 코로나 시대에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단절도 있다. 하지만 어둠이 있어 빛은 더욱 밝아지기에, 저자는 어둠의 현실 너머에 있는 빛에 더 마음을 두고 세상에 목소리를 내기로 한다. 2020년 경기도 군포에서 있었던 한 화재 현장에서 베란다에 매달린 세 명의 목숨을 기적적으로 구해낸 젊은 의인의 이야기로 첫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 의인은 어려움 속에서 사람을 구해내고도 “구해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19쪽)하다고,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울었다.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강원도 양양의 화재 현장에서 주민 10여 명을 구해낸 카자흐스탄 의인도 있었다. 그는 의로운 행동이 알려지면 불법 체류자 신분이 발각될까 봐 큰 부상을 당하고도 숨어야 했다. 그런 그를 세상으로 이끈 것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던 주민들의 마음이었다. 아동 성착취 영상을 만들어 비밀리에 조직적으로 유통하던, 이른바 ‘N번방’을 근접 취재하여 세상에 알린 대학생 탐사취재단 ‘추적단 불꽃’의 용기는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이 되었다. 또 모두가 코로나가 몰고 온 공포를 이야기할 때 가족에게는 ‘차출되었다’고 말하고 자발적으로 대구로 향한 의료진들의 사명감과 봉사정신 또한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을 환히 밝히고 있다. 저자는 멀리까지 퍼지는 북소리처럼 이들이 전파하는 선한 영향력으로 그리고 이웃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냉소와 불신이 재난처럼 내려앉은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아는’ 것과 ‘알리는’ 것은 분명 다른 일. 자신이 알게 된 것을 남들에게 알리는 일에는 어떤 식으로든 에너지가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선 담대한 용기가 요구된다”(71쪽)라는, 알리는 자로서 글 쓰는 자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살짝 덧붙이면서. 사고 현장의 의인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속 영웅들까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평범한 우리는 서로에게 구원이다 저자는 현장에서 마주쳤던 그 많은 피해자와 유족들은 누구 하나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우리 이웃이었다고 한다. 그 평범성의 생생함에 몸서리를 치다가, 재난은 잔인할 정도로 우연스럽고 보편적인 것, 누구나 재난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우리는 재난 앞에 공동의 운명으로 묶인 존재이기에 마땅히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기댈 어깨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말이다.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에서 저자는 총 마흔아홉 편의 기댈 어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장 ‘인간의 시간’에서는 화재나 홍수, 교통사고 등 사고의 현장에서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일상 속 슈퍼-히어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평소에는 우리 이웃의 모습으로 살아가다가, 사건과 맞닥뜨리면 괴력을 발휘하는 히어로는 나 그리고 우리이기도 하다. 교통사고의 현장에서 “여기 아이가 차에 깔렸어요! 도와주세요!”(29쪽)라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자 순식간에 시민들이 모여 차를 들어올리기도 하고, 남의 어려움을 보면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소매부터 걷어 올리는 그 품앗이 기질이 서로에게 동아줄”(35쪽)이 되어주기도 한다. 폐지를 주워 어렵게 모은 돈을 선뜻 불우한 이웃에게 기부하는 그 마음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1장의 내용은 세상이 차가운 곳만은 아니라고, 싸늘했던 마음을 훈훈하게 데운다. 2장 ‘분노의 나날’은 우리 사회를 뒤흔든 사건과 사고, 그 안의 도사린 부조리와 문제점을 파헤친다. 그러나 그 방향은 사회의 어두운 면의 부각이 아니라, 밝고 따뜻한 사회로 향한다. “에벌레가 세상의 끝이 아니라 나비의 시작”(55쪽)이라는 미국 소설가 리처드 바크의 말을 떠올리면서. 2012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오원춘 사건은 10여 명의 경찰 관련자 징계로 처벌이 끝났다. 이로 숨진 피해자를 되살려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유족과 지역사회가 입은 상처도 씻어주지 못한다.”(60쪽) 조두순 출소를 바라보면 공권력 부재의 난맥은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명 ‘어금니 아빠’로 악명을 떨친 이영학은 10여 차례에 걸친 반성문 몇 장으로 감형을 받았고, 방화범을 구하기 위해 화재 현장에 들어갔던 소방관 여섯 명은 목숨을 잃었다. 지켜주기는커녕, 자기 대신 보상을 받아줄 가족조차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아이, 정인이의 죽음 앞에서도 우리는 할 말을 잃는다. 이런 극악한 사건들이 없어야 하겠지만, 사후약방문일지라도 제대로 된 처벌과 시스템의 정비가 우리에게 과제로 남았다. 3장 ‘상실의 계절’은 ‘6도의 멸종’으로 대변되는 환경 문제와 “하나로 연결됐지만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152쪽) 사이버 세상의 문제점 등 난리가 곧 일상이 되어가는 세상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한다. 또 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노력을 담은 영화 〈마션〉을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함과 인류애를 이야기한다. 고난과 고통의 순간에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장이다. “재난은 촌각을 다투는 일이다. 귀한 목숨들이 경각에 달렸고 1분 1초의 판단이 생사를 가른다. 무엇보다 ‘가만 있지 않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려는 노력, 방법이 엿보이면 일단 시도해보는 결단, 움직여야 할 때 빨리 움직이는 적극성이 조금이라도 살릴 가능성을 높인다. 그 증거를 세월호와 카트리나 등에서 우리는 역으로 목격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오판의 결과는 매번 참극이었다.”(195쪽) 4장 ‘역병의 시절’은 대한민국에 코로나가 자리 잡은 2020년 그 1년의 기록을 담고 있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 언론은 ‘원인 불명의 폐렴’이 등장했다고 최초로 보도하였다.”(207쪽) 이후 이 원인 불명의 폐렴은 전 세계로 급속하게 퍼져나갔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를 떼어놓고서는 2020년과 2021년의 삶 자체를 논할 수가 없기에, 저자는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를 만나지 못하는 아들이자 한 집안의 평범한 가장으로, 저널리스트로, 또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의 진행자로, 2020년 1년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글로 남겼다. 생과 사가 엇갈리는 현장,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곳을 돌아보고 인간의 연대를 넘어 자연과 생명, 지구의 공생에 대한 묵직한 목소리까지 전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나면 모든 것이 끝났다고 환호만 할 게 아니라, 우리가 왜 생사의 문턱을 넘나들었는지, 우리에게 왜 그런 시련이 닥쳤던 건지, 우리 안에서 그 해답을 찾고 방비책을 마련해야 한다”(322쪽)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는다. 우리가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으면서 끝내 버티고 서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 용기도 있겠지만, 다른 이들의 관심과 공감, 위로, 도움의 손길도 빼놓을 수 없다. 타인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보듬는 마음이 서로를 버티게 한다. 그 힘이 이 사회를 지탱한다.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는 근래 우리가 겪은 사회적 고난의 기록인 동시에 그에 맞서온 우리의 분투기이다. 그 어떤 환난 앞에서도 우리는 흩어지지 않고 고비를 넘어왔다. 그 바탕에는 눈물겹도록 소중한 것들, 인간애, 연민, 동지의식, 위로, 공감, 소통 같은 것들이 자리 잡고 있다. 재난이 일상화된 시대를 건너며 우리가 떠내려가지 않고 끝내 버틸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귀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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