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2008년 한국집합건물법학회가 창립된 이래, 우리 학회는 집합건물법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지평을 개척하고 심화하기 위하여 한결같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주거와 상업, 나아가 도시 공동체의 삶의 양식이 집합건물이라는 공간적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 집합건물법은 단순한 사법의 한 영역을 넘어 사회적 삶의 법질서를 형성하는 근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에 부응하여 우리 학회는 창립 이래 매년 4회의 학술대회를 통해 최신 쟁점을 논의하고, 등재 학술지를 연 4회 발간함으로써 집합건물법학의 학문적 축적과 사회적 확산에 기여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 학회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학회 역사상 최초의 단행본인 『집합건물법 대표판례평석』을 출간하게 된 것입니다. 본서는 집합건물법의 발전과정에서 중추적 의미를 지니는 42개의 대표판례를 선별하고, 학계와 실무계를 아우르는 41명의 연구자가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평석을 담아낸 결과물입니다. 각 판례에 대한 평석은 단순히 사실관계와 법리를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법리의 구조적 의의, 판시의 이론적 기반, 그리고 판례가 사회적·실무적으로 파급한 함의를 다각도로 조명하고자 하였습니다. 특히 판례평석 작업은 학문 공동체가 시대와 호흡하며 법현실과 학리의 긴장을 교차시키는 지적 행위입니다. 판례는 법이 현실과 만나는 장에서 형성되는 응축된 결실이자, 그 자체로 법적 담론을 이끌어가는 준거이지만, 동시에 그 의미는 시대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되고 확장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대표판례를 정리하고 심층적으로 평석하는 일은, 집합건물법의 체계적 이해와 해석론의 정교화를 도모할 뿐만 아니라, 향후 입법적 개선과 법정책적 발전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대한 학술적 과업이라 할 것입니다. 이번 단행본은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기획되었으며, 연구자와 실무가, 그리고 학생들에게 모두 귀중한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 책은 집합건물법 연구의 초석 위에 새로운 학문적 성취를 쌓아 올리고, 나아가 학회가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이정표로 기능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발간은 우리 학회의 집단적 성취를 상징하는 결실입니다. 41인의 저자께서 바쁜 학문적·실무적 일정을 조율하면서도 성심을 다해 집필해 주신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단행본의 출간을 계기로, 한국집합건물법학회는 더욱더 학문적 깊이를 더하고 국제적 학술 교류를 확대하며, 학계와 실무를 잇는 가교로서 그 위상을 강화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학회는 집합건물법의 학문적 발전뿐만 아니라, 공동주거 문화와 도시공간의 법적 안정성 확보라는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감당해 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