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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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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이케자와 나쓰키
출판사 : 산책자
2009년 08월 25일 출간  |  ISBN : 8901099640  |  475쪽  |  A5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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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본을 대표하는 양심의 작가 이케자와 나쓰키의 세계 문명 유산 답사기 그리스의 옷자락에서 신라의 귀고리까지, 26개의 문명의 열쇠로 고대의 풍경을 열다 대영박물관에서 매혹된 26가지 유물의 기원을 찾아 전 세계 13개국을 여행한 역사기행서『문명의 산책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미를 자랑하는 유물들이 모여 있는 대영박물관. 이 찬란한 고대 문화의 흔적은 과연 어디에서 만들어져 어떻게 옮겨져 대영박물관에 놓여있는 것일까. 고대 문화의 찬란한 성취와 흥망을 좇는 여정을 저자와 함께 영국에서 그리스, 이집트, 인도, 캄보디아, 이라크, 이란, 베트남, 터키,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 한국에 이르기까지 광범한 동선을 따라가 보자. 저자의 마음에 드는 유물의 고향에서 만나는 풍광과 사건들은 담은 이 기행문은 매혹적이고 유쾌하다. 생동감 넘치는 토템기둥의 조각만큼이나 캐나다의 숲과 바다는 활기가 넘치고, 한국인들은 수천 년 전과 똑같은 오체투지의 방식으로 간절한 기도를 신께 올린다. 이라크인들이 2000년 전에도 맛보았던 생선요리와 달콤한 대추야자는 지금도 그의 입맛을 돋운다. 250세가 지났어도 삶의 본질과 인간의 정신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인류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는 것이다 아쿠타가와상 수상을 비롯해 많은 문학상과 논픽션 상을 수상한 이케자와 나쓰키는 소설가이자 시인, 문학평론가이자 문명비평가로서 일본 주류 사회를 비판하는 지식인이다. 저자는 자신을 아마추어라고 말하고 있지만, 유적을 바라보는 관점은 전문가 수준에 가깝다. 원제인 ‘파레오 마니아’는 ‘고대망상광’ 정도로 번역되는데 그는 ‘마니아’ 수준의 식견을 보여준다.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지식을 가진 그는 역사책에서는 만나기 어렵고 확인이 불가능한 유적을 보통사람의 관점으로 친근하게 접근하여 길잡이가 되어준다.

저자소개

저자 : 이케자와 나쓰키 池澤夏樹 일본의 독보적인 평론가이자 시인, 문명 비평가, 기행 작가인 이케자와 나쓰키는 1945년 홋카이도 오비히로帶廣에서 태어났다. 일본열도의 선주민인 아이누 족이 살았던 홋카이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사이타마대학 물리학과에 입학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학을 중퇴하고 남태평양으로 떠난다. 그 후 이케자와의 삶은 영원히 떠도는 삶이었다. 1973년 혼자서 그리스로 건너가 3년을 머문 그는 일본으로 돌아와 오키나와로 이주해 몇 년을 거주한 뒤 다시 프랑스로 이주한다. 이러한 이주의 궤적은 ‘소수자’에 대한 관심과 일본 주류사회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그의 다양한 작품에 스며들었다. 9?11 테러 이후 이케자와는 이라크 탐방기인 『이라크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를 긴급 출판한다. 이후 『세로운 세기로 오십시오』, 『세계를 위해 눈물을 흘리자』등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을 비판적인 눈으로 살펴보면서 인류의 양심에 호소하는 많은 저작을 발표하고 있다. 소설 『스틸 라이프』로 아쿠타가와상을, 『어머니 같은 자연의 젖』으로 요미우리문학상을, 『마시아스 기리의 실각』으로 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 『꽃을 나르는 여동생』으...로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 『멋진 신세계』로 예술선장문부과학대신상을 수상했다. 그외 지은 책으로 『여름날 아침의 성층권』,『보이지 않는 박물관』,『하와이 기행』,『미래원에서 불어오는 바람』 등이 있다. 역자 : 노재명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구마모토대학 비교문학과에서 일본근대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효웅 오다 노부나가 1, 2, 3』, 『국화와 칼』,『여자의 결투』, 『월식』, 『아베일족』, 『얼마만큼의 애정』, 『지금 사랑해』, 『왜 세계는 전쟁을 멈추지 않는가?』, 누쿠이 도쿠로의 『증후군 시리즈』(전4권) 등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_그'와 나의 고대 여행 그리스 이야기의 시작-그리스 처녀 젊은 나이에 죽은 델로스의 청년 이집트 나일강을 건너는 유리관 4,650년 전의 조선장이 인도 석가모니 곁의 두 미녀 출가하기 위해 아내를 잊는 방법 이란 호메이니가 지워버린 여인 황소를 물고 늘어지는 사자 캐나다 썬더버드에 이끌려 아직도 서 있는 토템 기둥 영국_켈트 켈트인은 존재하지 않았다? 세 번이나 살해당한 남자 캄보디아 저 매력적인 미소를 향한 여행 돌과 나무의 영원한 싸움 베트남 참파, 그 기이한 나라 이라크 과거는 현재일까? 바빌론의 강가에서 땅속의 보물과 발굴의 원리 터키 금속의 마법 장부帳簿와 비문碑文 사이 한국 동안童顔의 석불 황금 귀고리의 아득한 기원 멕시코 아스텍의 수수께끼, 가톨릭의 수수께끼 약스칠란을 향한 머나먼 길 오스트레일리아 물질에 연연하지 않는 행복 애버리진과 성스러운 것 영국_런던 런던으로 돌아가다 메트로폴리스에서 옮긴이의 말_ 고대 문명과 만나는 따뜻한 시선

출판사 서평

일본을 대표하는 ‘양심의 작가’ 이케자와 나쓰키의 세계 문명 유산 답사기 대영박물관에서 매혹된 26가지 유물의 시원을 찾아 전 세계 13개국을 여행하다 그리스의 옷자락에서 신라의 귀고리까지, 현재와 만나는 고대의 역사와 문화! 고대를 동경하는 한 남자, ‘파레오 마니아’의 지적인 역사 산책 아주 순수한 입장에 서서 문명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겠다는 의지가 이 책에 스며들어 있다. 이케자와 나쓰키는 150년이라는 일본의 근대를 동시대인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탐색한다. 그는 동시대의 일본인처럼 초조해하지 않는다. 아주 희귀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갔을 때, 이곳에 몇 년을 주기로 찾아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유물을 감상하고 그것이 만들어진 곳을 직접 찾아보기로 마음먹고 이를 직접 실행으로 옮겼다. _ 쓰루미 ?스케 (철학자?문화비평가) 대영박물관, 이 세계 최고의 역사 보고(寶庫)에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영원한 미를 자랑하는 유물들이 모여 있다. 이 찬란한 고대 문화의 흔적은 과연 어디에서 만들어져 어떻겨 옮겨져 이 대영박물관에 놓여 있는 것일까? 자신을 고대에 미친 ‘파레오 마니아(파레오παλαιο: 그리스어로 ‘고대의, 오래된’이라는 뜻)’ 즉 ‘고대망상광’임을 자칭하는 남자가 대영박물관에서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예술품을 골라 그 작품이 만들어진 곳을 찾아 세계 여행을 떠난다. 고대 문화의 찬란한 성취와 흥망을 좇는 ‘그’의 여정은 영국에서 시작되어 그리스, 이집트, 인도, 캄보디아, 이라크, 이란, 베트남, 터키,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 한국에 이르기까지 공간적으로는 전 세계를, 시간적으로는 그리스 고대 문명으로부터 전운이 깃든 오늘날의 이라크까지 광범한 동선을 그린다. 탐구적이고 박식하며 사색적인 이 ‘역사 마니아’의 여정은 런던의 대영박물관에서 시작된다. 대영박물관은 한편으로 정복과 수탈의 기념관일지 모르나, 다른 한편으로는 고대인들과 현대인들을 이어주는 타임캡슐이다. 비록 ‘그’가 대영박물관에서 고대의 문을 여는 열쇠를 찾지만, 따뜻한 고대의 자취를 그리워하는 ‘그’에게는 이 세상 전부가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살아 있는 박물관, 문명의 산책길에서 이루어지는 생생하고 살가운 대화들은 ‘나의 세계문화유산 답사기’를 쓰고프게 유혹적이다. 26가지 유물의 시원을 찾아 역사 문명 기행을 떠난 주인공의 여장은 단출하지만, 그가 준비한 노트와 시선은 깊고도 넓다. 현대 일본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이자 작가인 지은이는 현대와 고대, 동양과 서양, 문학과 철학, 문화와 일상을 넘나드는 호기심 많되 정제되고 균형 잡힌 지성으로 오늘의 문명 속의 어제의 유산과 어제의 흔적 속의 오늘의 발생학을 질문하고 사색한다.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 대한 그의 질문은 아마추어로부터 시작하지만 문명과 인간의 삶에 대한 그의 대답은 때로 전문가적인 식견을 드러낸다. 이케자와 자신은 자신을 아마추어라고 말하고 있지만, 유적을 바라보는 관점은 전문가수준에 가깝다. ‘파레오 마니아’는 ‘고대망상광’ 정도로 번역이 가능한데 그는 ‘마니아’ 수준의 식견을 보여준다. 대중적인 글쓰기에서 너무 전문가적인 시각을 드러내면 대중성을 찾기 어렵다. 이 책의 내용은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경계에 서서 양쪽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내용이라 할 만하다. -‘옮긴이의 말’에서 『문명의 산책자』의 기행은 역사 유적을 답사하는 학구파의 점잖은 견문록이 아니다. 고대 문명이 성쇠한 많은 나라들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고 보고 듣고 맛보는 그의 발걸음은 마음에 드는 산책로를 거닐듯 가볍고 즐겁다. 처음부터 ‘내 마음에 드는’ 유물과 마음껏 대화하고자 떠난 홀가분한 여행이니만큼, 좋아하는 유물의 고향에서 만난 풍광과 사건들은 매혹적이고 유쾌하다. 생동감 넘치는 토템 기둥의 조각만큼이나 캐나다의 숲과 바다는 활기가 넘치고, 한국인들은 수천 년 전과 똑같은 오체투지의 방식으로 간절한 기도를 신께 올린다. 이라크인들이 2000년 전에도 맛보았던 생선요리와 달콤한 대추야자는 지금도 그의 입맛을 돋운다. 250세대가 지났어도 삶의 본질과 인간의 정신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인류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는 것이다. 인간과 자연, 문명을 사색하는 그윽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전문적인 역사학, 고고학 지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우면서도 지적인 여행 에세이의 독특한 향취를 느낄 수 있다. ‘거의 유일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일본 대표작가의 따뜻한 문명 견문록 “공방을 나와 경주민속공예촌의 정면으로 되돌아왔을 때 유쾌한 장면과 마주쳤다. 버스 주차장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모두 50대 이상으로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세대이기는 했으나, 눈을 반쯤 감고 춤을 추면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왠지 기분이 좋았다.”-「한국_ 황금귀고리의 아득한 기원」중에서 아쿠타가와상 수상을 비롯해 많은 문학상과 논픽션 상을 수상한 이케자와 나쓰키는 소설가이자 시인, 문학평론가이자 문명비평가로서 일본 주류 사회를 비판하는 지식인으로 입지가 굳건하다. 기행작가로도 이름 높은 이케자와 나쓰키는 『문명의 산책자』에서 자신의 분신인 ‘그’라는 화자를 내세워 세계 고대 문명의 시원을 찾아 세계를 여행한 기록을 전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지식을 가진 '그‘가 유적을 만나는 방식과 관점은 독특하다. 그는 역사책에서는 만나기 어렵고 확인이 불가능한 보통 사람의 관점으로 유적에 친근하게 다가감으로써, 고대의 역사적 유물에 편안하게 다가가는 길잡이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 ‘모든 이에게 무료로 교양을 제공’하는 대영박물관에서 여행을 시작한 그는 대영박물관이 비판받는 문화재 약탈 문제에 대해 ‘유연한’ 태도로 성찰한다. 대영박물관의 많은 문화재가 약탈되어 옮겨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를 통해 지금 인류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관점은 반환과 사죄라는 현재 진행형의 문제를 도외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대영박물관의 유물들이 전쟁이나 자연재해로부터 지켜지고, 유물을 대중에게 공개하여 근대적인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 또한 직시한다. 현실의 역사는 정복과 수탈의 움직임이었으나, 그를 통해 세계의 문명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편적인 세계’ 청사진을 그려낼 수 있었다는 ‘그’의 말은 근대인들과 지식인들이 그 청사진으로부터 얻은 세계 개념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보는 성찰로 이어진다. ‘그’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의 한계일까? 한편 ‘그’는 유물들의 고향을 돌아보며 지금 우리가 아는 문명과 세계의 이미지에 회의를 느낀다. 수메르 점토판에 새겨진 설형문자를 보며 지금과 다를 바 없는 고대인들의 문자 생활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문자 없이 살았던 켈트인들이 남긴 스톤헨지의 압도적인 모습과 역시 문자를 가지지 않았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애버리진이 남긴 바위그림의 생생하고 행복감이 가득한 모습을 보며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문명’ 이전의 세계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애버리진은 문명을 쌓아올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암각화에서 보는 것처럼 그들이 정신적으로 창조해낸 풍요로움은 문명의 산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동생활을 하던 그들은 물건에 대한 집착이 전혀 없었다. 말을 바꾸면 그들은 이동생활을 한 덕분에 물질로부터 해방되어 정신적인 순수함을 유지하며 살 수 있었다.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재산이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오스트레일리아_물질에 연연하지 않는 행복」 중에서 이라크를 여행한 그는 미디어에서 비춰주는 전쟁과 빈곤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다른 이라크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발견하고 놀란다. 미디어로 상징되는 ‘문명’은 그렇게 현실을 왜곡하고 진실에 다가서지 못하게 만드는 반작용을 내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그’는 문명과 문명 이전을 번갈아 바라보며 문명인이자 현대인인 자신을 성찰하고 비판한다. 그 모습은 세계의 실상을 깊이 관찰하고 질문하는 진정한 근대인, 즉 ‘산책자’라 할 만하다. 문명의 고향에 가니 잠든 유물들이 깨어나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바위에 그려진 여자들은 행복하게 보인다. 유쾌하게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행복이 삶의 목적이라면 문명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무엇을 위해 우리는 돌을 쌓아올린 것일까?’ -「오스트레일리아_물질에 연연하지 않는 행복」 중에서 박물관은 가장 지적인 ‘놀이터’라고 할 수 있다. 아이나 어른이나 박물관에서는 문명과 예술을 향한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충족하는 즐거움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어찌 보면 박물관은 죽음과 그 흔적의 처소다. 박물관의 대부분의 유물들은 제 고향을 떠나 유리관 속에 ‘갇혀’ 전시되는 신세다. 햇빛에 바래거나 비바람에 쓸릴 일 없이 영원히 보존된다는 것은 다른 의미에서는 박제가 되는 것이다. ‘그’는 박물관에 있던 유물이 자신의 고향에서는 어떻게 그 아름다움을 빛내고 있었는지 찾아보기로 한다. 자신의 고향에서 나이를 먹은 유물들은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면서 더욱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이라크의 지구라트와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사막의 거센 바람 속에 수천 년을 살아왔지만 여전히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붉은삼나무로 만든 캐나다의 토템 기둥들은 낡아서 쓰러지면 그 생명이 다하는 것이라 여겨지는 진정 ‘살아 있는’ 문화재다. 고향의 자연과 어우러지지 않으면 진짜 아름다움을 잃는 유적들도 많다. 캄보디아의 타프롬 유적에서는 돌로 된 유적과 그 유적을 휘감고 자?나는 나무가 수백 년간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제까지 싸워왔고 앞으로도 계속 싸우게 될 돌과 나무는 인간 문명과 자연의 생존 경쟁을 그대로 함축하고 있다. 앙코르와트의 웅장한 탑에 새겨진 부조들과 마야 유적을 이루는 치밀한 구조의 피라미드들도 빽빽한 밀림 속에 그 밀림을 닮은 모습으로 만들어져 인간과 자연의 대립과 화합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렇듯 ‘그’는 박물관의 유물이라는 열쇠를 들고 문명의 고향으로 떠나, 아득한 고대의 문을 열어본다. 그 문 뒤에는 여전히 생동하는 까마득한 고대 문명과, 그 문명이 자연과 함께 우리 삶에 내재되어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역사와 인간을 읽는 온전한 여행자의 깨달음, ‘우리는 모두 이어져 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이집트 디자인은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한다. 대영박물관에서 이집트 전시실은 인기가 있다. 현대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이런 종류의 디자인에 반응하도록 훈련을 받아왔다. 메르세데스의 쓰리 포인티드 스타를 보면 고급과 안전의 상징처럼 디자인이 깔끔하다. 단순하고 명쾌하다. 그와 비슷한 것이 바로 이 신전과 히에로글리프의 형태에 숨어 있다. 어떻게 이런 단순하고 아름다운 문자를 만들 수 있었을까?” -「이집트_ 4,650년 전의 조선장이」중에서 고대 문명의 자취는 박물관과 유적지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대인들이 만들었던 많은 작품 속에는 현대인의 삶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삶의 본질과 인간의 정신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문화의 모습은 시간의 흐름 속에 달라져 왔지만, 인간은 언제나 똑같은 방식으로 태어나 먹고 입고 사랑하고 또 죽었다. 수천 년 전 사람들의 모습을 남긴 작품이나 그들이 쓴 물건, 남긴 문서 속에서 현대인과 다르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고대인들은 시간도 공간도 넘은 인류라는 공동체를 느끼게 한다. 히에로글리프라는 케케묵은 고대 문자는 어째서 현대인의 눈에 그토록 세련되어 보이는 것일까? 인도와 캄보디아 유적에 새겨진 여인들에게서 엿볼 수 있는 고대인들의 관능은 여전히 풍만하고 요염한 매력으로 관람객들을 매혹시킨다. 젊어서 죽은 델로스 청년의 쓸쓸한 눈빛은 시간을 뛰어넘어 죽음에 대한 탄식을 전해준다. 2천 년 전 수메르의 왕들이 연회에서 먹은 마즈구프 잉어 요리는 지금도 이라크에서 먹을 수 있다. 언뜻 생각하면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문명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세세히 지켜보는 ‘그’의 관찰과 사색 속에서 삶과 인류에 대한 조용하고도 뜨거운 애정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문명의 산책자』가 추적한 문명의 모습은 조금씩 다르지만, 세계는 이어져 있었고 지금까지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라의 황금귀고리와 일본 쇼소인에서 본 귀고리의 관계가 궁금해 경주에 찾아온 ‘그’의 눈에는 불교의 발상지에서 한반도까지 전해져 그대로 이어져온 현대 한국인들의 오체투지가 보인다. 그처럼 국적과 나이와 성별을 넘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시간 속의 여행자, ‘온전한 산책자’가 되고 싶지 않는가.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여행의 의미는 바로 이런 면에 있는지도 모른다. 많은 유적을 보면서 그는 문명이라는 내용물에 의심을 품게 되었다. 선진국과 개도국을 나누는 기준이 문명이지만, 그러나 이 척도가 지나치게 물질적이지 않은가? 도시와 문명, 자연의 관계는 다시 생각해 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이미 멸망한 문명의 흔적을 보면서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니다. 바로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 -‘책머리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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