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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의 향기가 나를 깨우다(처음 여는 미술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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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진수옥
출판사 : 인문산책
2012년 08월 27일 출간  |  ISBN : 8996341193  |  336쪽  |  A5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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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진수옥, 그 향기로운 사람의 기록! 삶의 정원에서 꽃피운 생활예술가 진수옥 이야기『옛사람의 향기가 나를 깨우다』. 지난해 53세로 세상을 떠난 저자가 10년간 써왔던 글과 직접 찍은 풍경 사진 및 그림들을 모아 엮은 에세이 선집이다. 저자는 MBC 방송사의 사회부·외신부 기자로 활동하다가 결혼과 출산으로 사회활동을 접고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았던 저자가 생활예술가가 되어 일상의 삶 속에서 자신의 삶을 창조해 나간 이야기를 들려준다. 글을 쓰는 일, 사진 찍는 일, 그림, 서예, 도예, 공부 등에서 뛰어난 재능을 지녔던 저자가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서도 예술적 열정을 끄지 않고, 자신의 삶을 놓치지 않고 완성함으로써 찬란한 꽃을 피운 맑고 향기로운 삶의 이야기를 통해 생활이 곧 기적이자 예술이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진수옥 저자 진수옥은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대학시절 이대학보사 기자를 지냈고, 졸업 후 MBC에 입사해 사회부?외신부 등에서 기자로 활동하였다. 결혼과 출산으로 MBC를 퇴사한 후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영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림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 자기 내부에 존재하는 강렬한 예술혼을 발견한 저자는 10여 년간 서예에 용맹정진하여 전국 규모의 각종 서예 대회에서 다수의 입선과 특선을 하였다. 옛사람의 자취와 향기에 취하여 박물관 대학을 다녔으며, 한국박물관회의 계간지 <박물관 사람들>의 편집을 맡아 우리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데 힘썼다. 2005년 초 ‘악성흑색종’을 선고 받고, 그해 여름에 수술을 한 후 급속한 체력 저하로 서예에 집중할 수 없게 되자 도자기 공예로 예술적 열정을 이어간다. 4년간 도자기를 빚으며 암을 다스렸으나, 2010년 방사선 치료 후에 왼팔을 못 쓰게 되면서 예술 활동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극심한 투병의 고통 속에서도 삶과 예술에 대한 열정과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움직이는 한 손으로 계속해서 글을 써나갔다. 죽음 앞에서 담담하게 써내려간 투병기와 일기는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찬란한 기적인지를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책에서는 비오는 날의 시골 풍경, 마지막 열정을 다하고 물위에 진 진홍의 꽃잎, 창가에 매달린 등나무 잎새, 푸른 새벽의 산사 풍경 등 전국을 여행하며 찍은 아름다운 풍경 사진들도 감상할 수 있다. 생활과 삶 자체를 예술로 생각했던 저자는 2011년 8월 27일 53세로 타계하였다.

[목차]

이 책에 대하여 :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전하는 향기 1 옛사람의 향기를 듣다 : 박물관 가는 길 아름다우나 요염하지 않고 깨끗하면서도 싸늘하지 않은 옛 여인의 향기 풍경화를 펼쳐놓은 서정적 아름다움 분청사기 명품전 매끄럽고 산뜻하여라 봄, 여름 그리고 늦은 가을 작은 사람들, 숨김없는 진실 삶과 죽음의 길이 예 있으매 비울수록 크게 울리니 불상이 있는 풍경 내공은 역시 무섭다 누군들 꽃이 되고 싶지 않으랴 선은 분명하게, 색은 은은하게 흰 수건이 풀어내는 인생의 수묵화 옛 그릇의 손맛 애프터가 없는 허전함이여 2 견디기 : 상처도 오래 간직하면 꽃으로 피어나더라 3 내 안을 보다 : 나를 찾아가는 여행 * 진수옥을 추억하며…

[책속으로]

흙으로 아무렇게나 주물러놓은 듯한 작은 토우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삶이란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건데. 기쁘면 크게 히죽 웃고, 슬프면 엎드려 울고, 그리고 그냥 몸 하나를 가진 남자와 여자로 만나서 서로
부둥켜안고 사랑하는 건데. 온몸으로 삶을 살아가면 되는 건데.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안으면서 들판의 꽃도 보고 가끔 밤하늘의 별도 헤아리면서. 젊을 때는 둘이 한 몸도 되고 아이도 낳으면서, 그리고 나이 들어 이가 빠지면 빠진 채로 합죽하니 온 얼굴 가득 주름살을 짓고 웃으면서…. (본문 64쪽)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직 병원을 드나들어야 하는 요즘의 나에게 죽음이란 솔직히 두렵다. 그러나 묘지명을 보며 마음을 다독인다. 삶과 죽음이란 같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라고. 그러니 사는 동안은 그냥 삶 쪽을 바라보고 즐겁게 살라고. 그리고 죽음의 쓸쓸함을 견디는 것은 떠난 자의 몫이 아니라 남아 있는 자의 몫이라고. (본문 71쪽)

옛 그릇들은 무겁다. 그래서 조용하고 품위 있다. 낡았으나 여전히 함부로 할 수 없는 의연함이 있다. 지금 우리가 쓰는 그릇은 그만한 세월을 견뎌낼 수 있을까. 자연스럽다는 것은 곧 세월의 흐름이 묻어 있다는 것. 옛 그릇이 자연스러운 건 시간이 지나면서 닳고 깨지고 낡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릇에도 생명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지금은 매일 쓰는 그릇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끼지 못한다. 흔적 없는 일상이 새로울 것도 아까울 것도 없는 무미건조한 삶을 만드는지도 모른다. (본문 114쪽)

지금도 밤에 잘 때 좀 아프다. 여러 번 깬다. 엎드렸다 바로 누웠다 옆으로 누웠다 하며 뒹군다. 고통의 몸부림이라고 할 수도 있다. 고통을 벗어나는 길은 별로 없다. 잠시 잊을 수 있는 방법 말고는 그저 고통을 몸으로 겪는 수밖에. 오래 겪으면, 겪을 만큼 겪으면 고통도 덜해지려니 하는 순리를 우직하게 믿으며 그 속을 지나는 길 말고 다른 길은 없다. (본문 193쪽)

인생이 힘들 땐 암병동에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삶이란 모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는 거라는 걸 알았다. 할 수만 있다면 누구한테 얼마나 내 짐을 떠맡기고 싶던지, 죽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그 과정의 고통이 두려웠다. 누구든 어딘가에 기대지 않고는 힘들다. 그저 아플 때는 엄마 품이 최고지만 엄마가 안 계시니 이렇게 막막하고 쓸쓸할 수가 없다.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따뜻한 품이 얼마나 그리운지. 엄마 품에 안기면 모든 걱정도 근심도 사라질 것 같다. 마지막이라는 다짐으로 항암주사를 맞으러 가는 날 울음이 나서 맞기는 싫지만 거부할 자신도 없었다. 이제 난 최선을 다했다. 누구도 결과는 모른다. 다 지난 뒤에야 이렇게 할 걸 저렇게 할 걸 할 수 있을 뿐인데 스스로 대단하다고 칭찬한다. 장하다고 안아준다. 그동안 애썼다는 말이 듣고 싶다. 힘내라는 말보다 그동안의 고통과 노고를 위로받고 싶다. 그러고 나면 힘은 저절로 날 것이다. (본문 193쪽)

행복한 걸 드러내는 것이 미안했다. 그런데 그건 행복한 것이 아니었다. 행복은 저절로 드러나는 것. 행복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행복은 잘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긍정하고 받아들일 때 오는 것. 겸손을 가장하고 교만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교만도 겸손도 다 떨쳐버린 다음에 오는 것. 나의 잘남과 못남을 다 인정하고 흔쾌히 받아들일 때 오는 것. 나를 인정하는 사람만이 남도 받아들일 수 있다. 이걸 몰랐다. 그저 나는 인정하지 않고 남을 인정하려고 무진장 노력했다. 나의 모자라는 점까지 다 인정하고 그럴 수 있다고 긍정하는 것. 그런 다음에 다음 발자국을 뗄 수 있다. 생사의 경계를 접하고 나니 조금씩 세상이 보인다. 보려고 노력해서 보이는 게 아니고 그저 눈을 뜨니까 보인다. (본문 276쪽)

[출판사 서평]

“삶이란 모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것!” 이 책은 지난해 53세로 세상을 떠난 진수옥의 에세이 선집이다. 저자는 MBC 방송사의 사회부·외신부 기자로 활동하다가 결혼과 출산으로 사회활동을 접고 평범한 주부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글을 쓰는 일, 사진 찍는 일, 그림, 서예, 도예, 공부 등에서 뛰어난 재능을 지녔던 저자는 생활예술가가 되어 일상의 삶 속에서 자신의 삶을 창조해 나간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참된 자기 완성을 위한 ‘위기지학’의 공부를 시작한다. 10여 년 동안 옛사람들의 이야기와 삶의 자취에 취하여 박물관 대학을 다녔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데 힘써왔다. 하지만 2005년 ‘악성흑색종’이라는 피부암을 진단 받고 6년 동안 암투병을 시작한다. 몸과 마음을 분리시키는 듯한 고통의 나날 속에서도 생명의 소중함과 삶의 가치를 깨달으며 삶이란 모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긍정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항암치료로 인한 급속한 체력 저하와 왼팔의 마비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예술적 열정은 꺼지지 않고 피어오른다. 책에서는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서도 자신의 삶을 놓치지 않고 완성함으로써 찬란한 꽃을 피운 진수옥의 맑고 향기로운 삶의 이야기를 통해 생활이 곧 기적이며 예술임을 전해주고 있다. 1. 그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보았는가?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삶이라는 공간 속에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의사로부터 시한부 삶을 경고 받는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비로소 우리는 죽음의 그림자를 인식하기 시작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게 된다. 누구나 일생에 한 번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야 할 때가 오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애착 사이에서 슬픔과 분노를 느끼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2005년 피부암 선고를 받고 그해 여름 수술을 하고 암과의 투병을 시작한 저자는 투병기를 통해 “내 몸은 느끼고 싶다고, 살고 싶다고 겨우 겨우 외치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몇 번의 방암 치료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드나들면서 저자는 우리들의 진부한 일상이 얼마나 찬란한 기적이었는지를, 근사하고 거창한 것만이 삶이 아니라 남루하고 반복되는 일상 그 자체가 모두 빛나는 순간이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러하기에 고통의 삶을 견디어 나간다. 저자는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거기에 따라오는 모든 고통도 받아들인다는 것임을 몸으로 겪고 있다. 병을 몸으로 받아들인다는 건 다른 운명과 달라서 고통도 지그시 견디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데, 고통을 몸으로 참고 견디겠다는 다짐은 또 다른 자기 완성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고통을 통해 무언가 다른 것을 얻고 싶다는 욕망이 있음을 본다. 그것이 사소한 깨달음이어도 좋고, 아니면 다른 사람의 관심이라도 좋다. 무언가 다른 문이 열리길, 이 문이 닫히면서 다른 문이 열리길 바란다.” 죽음보다도 두려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의 두려움을 넘어서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저자의 자세는 마치 구도자의 자세와도 같다. 그래서 저자를 아는 가까운 주변 사람들은 공자, 맹자 대하듯 ‘진자’라고 그녀를 인정한다. 저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몸의 고통을 견디면서 느낀 삶에 대한 깨달음을 놓치지 않고 투병기와 일기를 통해 오롯이 기록해놓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서게 되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죽음의 과정에 이르는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견디어낸 일상 속 위대한 인간의 기록으로서 그 가치가 빛난다. 상처도 오래 간직하면 꽃으로 피어나는가. 오랜 고통 후에 비로소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난 아름다운 인간의 마지막 삶의 진한 여운이 가득한 책이다. 2. 옛사람의 향기가 잠들어 있는 의식을 깨울 수 있기를…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아이와 남편에게 종속되어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전업주부들에게 나날의 일상이란 지겨움과 무의미함으로 다가오기 싶다. 사회활동 없이 가족에게만 종속된 전업주부의 삶은 스스로 행복이라고 자위하더라도 자신의 내면 깊은 곳과 맞닥뜨리는 진실의 소리를 피할 수는 없다. MBC 방송기자로서의 사회적 삶을 접고 전업주부의 삶을 살았던 저자 또한 자신의 정체성과 재능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그러다가 옛사람의 삶과 이야기에 빠져 10여 년 동안 박물관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책에는 박물관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발표한 저자의 주옥 같은 글들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저자가 발표한 이 글들은 우리 문화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과 안목이 남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미 저자 역시도 지금 이 시간, 이 공간에서 사라진 옛사람이 되었듯이, 우리 모두는 곧 옛사람이 될 운명이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할까? 어떤 삶과 이야기를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남겨주어야 할까? 거짓의 삶과 이야기가 아니라 진실의 삶과 이야기를 남겨주어야 함은 물론이요, 남아 있는 우리들은 그 진실의 삶과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있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삶은 우리의 의식을 맑게 깨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자연 속의 바람, 풀, 새, 나무 등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 옛사람들의 지혜는 저자의 사진으로도 다시 보여지고 있다. 강가의 버드나무, 떨어진 진홍의 꽃잎, 깊은 산 야생화, 벽을 타고 뻗어가는 담쟁이 등 작고 여린 생명에 초점을 맞춘 서정적 사진들. 저자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이들 사진과 인생에 대한 철학적 통찰로 가득 찬 글은 숲속에서 건강하게 뿌리 내린 한 그루 큰나무를 연상시킨다. 더군다나 죽음의 마지막 순간에서도 자신의 예술적 열정을 다하며 삶을 마감한 이야기는 그 향기 진해 오래도록 전해질 진실의 이야기다. 우리들의 삶의 정원을, 삶의 꽃밭을 아름답게 피우기를 바라는 저자의 간절한 이야기가 그녀의 죽음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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