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종이책 읽기를 권함] 꽃피는 아침마을 [A23]
종이책 읽기를 권함
  • 종이책 읽기를 권함

종이책 읽기를 권함


도서정보
저자: 김무곤
출판사: 더숲
2011년 10월 28일 출간  |  ISBN : 8994418318  |  199쪽  |  A5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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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래서 나는 책을 읽는다!

우리시대 한 간서치가 들려주는 책을 읽는 이유『종이책 읽기를 권함』. 조선후기 실학사상가 이덕무는 스스로를 ‘책에 미친 바보’ 즉 간서치라고 불렀다. 이 책은 우리시대 간서치라고 불릴 만큼 책 읽기에 몰두하는 어느 책 바보가 들려주는 ‘책읽기’에 관한 책이자 ‘책 읽는 사람’에 관한 책으로, 한평생 종이책 읽기를 사랑한 저자가 책 읽기의 즐거움과 깨달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람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독서는 독서 이외의 것으로는 얻을 수 없는 가치가 있는지,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등의 물음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의 답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책이 사라져가는 시대, 책의 가치를 잃어가는 시대에 우리는 왜 종이책을 읽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김무곤
저자 김무곤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오고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사회심리학?정치커뮤니케이션 전공)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은 후, 1996년부터 동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해왔으며, 그간 일본 게이오대학?도쿄여자대학과 영국 캠브리지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장과 국제정보대학원장이다. 2004년에 쓴 『NQ로 살아라』는 그해 경제?경영부문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일본과 대만에서도 출간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이때 그가 창안한 ‘NQ(공존지수)’는 여러 언론과 조사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 1위로 뽑힌 바 있다. 저서에 『NQ로 살아라』『미디어와 한국정치』, 역서에 『문화의 두 얼굴』 등이 있다. 또 KBS TV에서 <즐거운 책읽기><책. 너 영원한 연인이여!> 등의 독서강연으로 독서인들의 많은 지지를 받은 바 있다. 대학 재학 시절 문예지에 시 ‘바다로 가는 길’ 외 2편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으며, 그가 그간 주요 일간지에 연재해온 칼럼은 “솜털같이 부드러운 문장과 칼날같이 차가운 비판이 동거하는 기묘한 힘(카피라이터 이근섭)”으로 많은 독자를 사로잡았다. 2010년에는 직접 만든 디지털 게임 스토리로 ‘제8회 대원상 컨텐츠상’을 수상하였다. 2011년에는 동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의 강의 평가로 뽑는 ‘베스트티칭 프로페서’에 선정되었다.

[목차]

머리말

1. 나는 읽는다
고서점에서 놀다
아버지의 도서관, 딸의 멜론
그까짓 책!
한 우물을 파는 사람들의 천국, 진보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책 읽기
책의 적(敵), 화씨 451도
책 속에서 타자(他者)를 만나다
리더(Reader)가 리더(Leader) 된다
그래도 나는 읽는다

2. 나는 이렇게 읽는다
소리 내어 읽는다
천천히 읽거나, 빨리 읽거나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
책 읽는 장소를 고르다
책이 책을 소개하다
새로 나온 책을 읽는다
읽기 싫은 책을 덮다
서간문을 읽다

3. 나는 책바보
아무도 내게 왜 책을 읽느냐고 물어보지 않았다
책을 팔아 다시 책을 사는 바보
책을 훔치다
책 있는 곳은 다 학교다
책들도 나이를 먹는가

[책속으로]

우리가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어떤 위정자가 독재자였고, 누가 민주적인 통치자였는지 한 칼에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 우리 역사에서 광해군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가장 손쉬운 독재자 판별법이 있다. 책을 불태운 자가 독재자다. 네로, 진시황, 아돌프 히틀러와 같이 책을 불태운 사람들을 독재자라고 부르는 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을 불사르는 사람이 빼앗고 없애려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의 상상력, 꿈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다. 또한 ‘남과 다른 생각’이며, 남의 말이나 남의 생각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려는 의지’다. 그렇다. 책을 읽는 일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일이며, 우리가 우리 삶의 주인공임을 우리 스스로 깨닫는 일이다. 그것은 때로 귀찮고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하고 스스로의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러므로, 더욱, 인간으로 태어난 지고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일이다.
책 읽기는 때로 어렵다. 그래도 나는 읽는다.
- <그래도 나는 읽는다> 중에서

# 책값을 넉넉하게 주자 책 속에 들어 있는 지식과 정보를 다른 방법으로 얻으려면 그 수십 배, 수백 배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면 책값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 책을 사주러 함께 서점에 가거나, 아이들이 책을 사러 서점에 갈 때도 마찬가지다.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책값을 좀 많이 가지고 가게 하는 것이 좋다. 내 경험으로는 돈을 조금 가지고 가니까 정작 필요한 책이나 마음에 드는 책을 못 사게 되거나, 다른 책과 비교해 값이 싸다는 이유로 책을 선택하게 되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물론 세 권의 책을 사서 그중에 한 권은 실패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실패한들 어떠랴. 실패해보지 않으면 성공에 익숙해질 수 없다.

# 한 분야의 책을 여러 권 읽어보게 하자 하나의 주제를 파악하는 데 한 권 가지고는 부족하다. 같은 주제나 비슷한 주제의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면,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감’이 온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필자마다 기술하는 방식이 다르고, 바라보는 각도가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그 분야에 대한 시각도 따라서 넓어지게 된다. 우주나 공룡 또는 정원 가꾸기 등등 어떤 주제라도 한 권에만 만족하지 말고 그 분야에서 여러 권의 책을 읽다 보면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넓고 깊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 분야에 대해 어느 순간 뭔가 확 뚫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정통(精通)하게 된다는 것이다.

# 끝까지 다 읽으라고 강요하지 말자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청소년을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 책은 듬성듬성 읽을 수도 있고, 거꾸로 읽을 수 있고, 읽다가 그만둘 수도 있다. 영화나 드라마는 관객을 기다려 주지 않지만 책은 언제나 독자를 기다려 준다. 책은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는다. 남들이 다 읽는다고 해서 자기에게 맞지 않는 책을 무리하게 읽을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지식에 비해 내용의 밀도가 떨어지는 책을 읽는 일도 시간낭비다. ‘이게 아닌데’ 싶으면 그때 바로 그만두는 게 좋다.

# 의심하면서 읽게 하자 책을 읽을 때, 독자는 저자에게 조금 기가 죽기 마련이다. 같은 말이라 하더라도 인쇄되어 나온 글자에는 어딘가 권위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책은 사람에게 의심하는 마음, 비판하는 생각을 길러주지만, 또한 그것들을 빼앗아버리기도 한다. 잘못된 생각들을 의심 없이 받아들일 때 책을 읽는 행위는 무의미해진다. 무언가 의십쩍은 대목이 있다면 의문을 끝까지 파헤쳐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 <그까짓 책!> 중에서

『독서의 역사』의 저자 알베르토 망구엘에 의하면 서구에서는 10세기까지 묵독이 보편화되지 않았다고 한다. 알렉산더 대왕도 모친이 보낸 편지를 말없이 읽어 부하들을 당혹스럽게 했고, 시저도 연애편지를 소리 내서 읽지 않은 것이 특별한 일로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 사실 사람이 책을 ‘혼자서 조용히’ 읽게 된 것은 인간이 신에 의존하지 않고 단독자로서 세계와 마주하게 된 이후의 습관이었다.
중세 유럽만 그랬던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책이 소리 내어 읽어야 하는 물건이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책 읽는 소리의 낭랑함으로 읽는 자의 기품과 성정을 가늠하기도 했던 모양이다. 더구나 이 책 읽는 소리가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 듯.

[출판사 서평]

내가 아는 김무곤은 같은 일을 두고도 누구보다 찰지게 말하고 맛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그에 의하면 책은 등록금과 등하교, 조회와 훈화가 일절 없는 즐거운 학교다.
책은 멜론이자 유년기의 두근거림이며 지나간 청춘의 송가이다.
… 좋은 책은 다른 좋은 책의 아비이자 어미이고 스승이다.
책을 미친 듯이 읽는 사람(Reader)들만이 세상을 바꾸는 지도자(Leader)가 될 수 있다…
일생동안 책의 숲과 사원을 편력해온 김무곤은 이렇게 말했다.
- 성석제 (소설가)

책이 사라져가는 시대, 책의 가치를 잃어가는 시대에 우리는 왜 종이책을 읽어야 하는가

책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리고 책은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종이책을 읽는 일과 같은 느린 걸음을 갑갑해한다. 때로는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이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할 수 있는 텔레비전, 인터넷, 영화, SNS와 같은 움직이는 영상과 빠른 뉴미디어 속에 깊이 빠져들어 있다. 자신의 것인 시간과 생각과 감성을 모두 그들에게 빼앗겨버린 채.

조선 후기 실학사상가 이덕무는 스스로를 ‘책에 미친 바보’ 즉 간서치(看書癡)라고 불렀다. 『종이책 읽기를 권함』은 우리시대 간서치라고 불릴 만큼 책 읽기에 몰두하는 어느 ‘책 바보’가 들려주는 ‘책 읽기’에 관한 책이자 ‘책 읽는 사람’에 관한 책이다. 저자 김무곤 교수의 엄청난 독서량과 뛰어난 문장력은 대학시절부터 그를 아는 많은 지인들 사이에서는 익히 알려져 있었다.
그는 모든 글쓰기를 컴퓨터로 하고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현대인’이지만, 종이책에 대한 그의 애착은 대단하다. 저자는 종이책은 무한 에너지를 가진 매체라고 말한다. 충전시키지 않아도 되고, 콘센트에 꽂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영원한 배터리를 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매체가 집단매체에서 개인매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지금, 책은 근대 태동기부터 혼자서 읽고 싶을 때 읽고, 덮고 싶을 때 덮을 수 있는 개인매체였다고 말한다.

종이책의 또 다른 매력은 인간의 감각을 다양하게 자극하는 매체라는 점이다. 책 읽는 깊은 고통 뒤에 따라오는 쾌락, 스르륵 넘어가는 종이책장의 소리, 향긋한 종이냄새, 책장을 넘길 때 느끼는 손맛의 짜릿함. 이토록 다양하게 감각을 자극하는 매체는 흔하지 않다.

또한 종이책은 ‘선택성’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책을 고를 때 참으로 수많은 대안 중에서 자신의 의지로 자신이 읽을 책을 고를 수 있다. 한 예로, 방송과 비교해보면 그 명백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등장으로 시청자의 선택성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고작해야 수십 개, 많아도 수백 개의 채널뿐이다. 그러나 책의 경우는 다르다. 대한민국의 국립중앙도서관만 해도 2009년 현재 소장도서가 730만 권을 넘는다. 그리고 이 세상 곳곳에 도서관이 있다.

게다가 신문이나 방송, 영화와 달리 책은 지면이나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영화는 대개 2시간, 방송 드라마도 대개 1시간 내외의 시간 분량 때문에 다루지 못하는 내용들이 많지만, 책은 내용이 많으면 두께를 늘이면 되는 것이다.

이 많은 장점 때문에 그는 지금까지 종이책을 놓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여전히 종이책을 읽는다.

지성(知性)은 책 읽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자산
저자는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는 일에 비해 책 읽기는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통제해야 하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책은 텔레비전 화면을 보는 행위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을 듣는 행위와는 달리, 사람의 ‘적극적 의지’가 필요하다. 책을 읽는 일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일이며, 우리가 우리 삶의 주인공임을 우리 스스로 깨닫는 일이다. 그것은 때로 귀찮고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하고 스스로의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러므로 더욱 인간으로 태어난 지고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일이다. 그 고통을 넘어서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온전하게 다 읽은 자는 온전히 그 책의 주인이 된다. 하품과 잠과 고통을 극복하고 스스로의 의지로 책을 읽을 때, 책 읽는 사람은 하나의 작은 우주가 된다.

저자는 책의 머리말에서 책을 읽는 또 다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앞 페이지의 내용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지탱해야만 뒤에 나오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책을 읽을 때 사람은 정신의 팽팽한 탄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정신의 팽팽한 탄력을 밀고 가는 힘, 이 지탱력이야말로 사람이 오직 책 읽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것의 다른 이름이 바로 지성(知性)이 아닐까요?”

탁월한 지성과 유쾌한 감동, 진중한 울림이 어우러진 독서론
저자의 책과 관련된 일화는 무궁무진하다. 고서점에 갔다가 책이 너무 탐이 난 나머지 통장에 있던 돈을 다 찾아들고 나갔는가 하면, 돈이 없던 유학시절 옥스퍼드 영어사전 한 질이 너무 갖고 싶어 책 한 트럭을 내다팔기도 했다. 한때는 책을 읽기 위해 일부러 기차를 타곤 했고, 인사동 고서점에 혼자 책과 놀기를 무엇보다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의 책에 대한 탐닉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먹고사는 데 바빠 여유가 없던 시절, 어느 날 그의 집에 엄청난 양의 책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날 저녁 밥을 먹는데 불쑥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그것, 너희들 책이다.” 알고 보니, 아버지가 동네 책방에 들려 “학생들이 읽을 만한 책은 다 배달해달라”고 하신 것이다. 한 권 한 권 일일이 고르신 게 아니라, 작은 서점 하나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이다. 그럴 만큼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돈보다는 소중한 책을 선택하신 것이다. 을유문화사 세계문화전집부터 삼중당 문고본, 정음사 중국고전 시리즈까지 그때부터 그의 치열한 책읽기는 시작됐다.
그의 책 읽기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목적을 두지 않는다. 그리고 인내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책 읽기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책 읽기”라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 책 읽기는 그저 즐거움이자 생활일 뿐이다. 그리고 그러다보니 어느샌가 그는 인문과학 · 사회과학ㆍ예술의 경계를 수시로 넘나드는, 그야말로 ‘르네상스적’ 지식인이 되었다.
종이책 읽기에 수많은 나날을 보낸 저자는 다른 그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는 책 읽기의 즐거움과 깨달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종이책의 향수와 의미를 가장 잘 아는 사람, 그리고 책의 가치를 우리시대 푸른 영혼들에게 전해야 하는 자신의 책무를 잊지 않는 사람. 그가 바로 이 책의 저자 김무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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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김무곤은 같은 일을 두고도 누구보다 찰지게 말하고 맛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그에 의하면 책은 등록금과 등하교, 조회와 훈화가 일절 없는 즐거운 학교다. 책은 멜론이자 유년기의 두근거림이며 지나간 청춘의 송가이다. 책은 기억된 미래이며 독재자에게는 눈엣가시이다. 책은 개인의 역사, 보여주고 싶지 않은 즐겨찾기이며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표지판이다. 책은 책을 읽는 사람을 냄새 맡고 들여다보고 만져보고 뒤흔들고 나서 골똘히 귀 기울인다. 책은 행복이 뭔지에 관해 책을 읽는 사람과 대화한다. 좋은 책은 다른 좋은 책의 아비이자 어미이고 스승이다. 책을 미친 듯이 읽는 사람(Reader)들만이 세상을 바꾸는 지도자(Leader)가 될 수 있다… 일생동안 책의 숲과 사원을 편력해온 김무곤은 이렇게 말했다.
- 성석제 (소설가)

김무곤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그러한 글솜씨를 십분 발휘해 출렁이는 독서의 바다로 우리를 이끄는 그는 뛰어난 항해사이다. 독자에게 지적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는 그의 글은 청량하고 상쾌한 영혼의 산소호흡기다.
- 김명곤(연극인, 전 문화관광부 장관)

<책속으로 추가>

조광조에게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그의 낭랑한 독서성(讀書聲)에 반한 처녀가 담을 넘었다. 조광조는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려 돌려보냈다. 그녀는 잘못을 뉘우쳤고, 훗날 다른 집안으로 시집갔다. 기묘사화 때 그 남편이 조광조를 해치려 하자 그녀는 자신의 젊은 시절 일을 이야기하며 조광조를 해치지 못하게 했다고 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독서는 역시 묵독(?讀)이 기본이다. 책을 읽는 일은 기본적으로 혼자서 해야 하는 외로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소리 내어 읽으면 아무래도 책 읽는 속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고, 무엇보다 소리를 내고 읽을 수 있는 책이 한정되어 있다.
일본의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에 따르면, 원래 묵독의 습관이 유럽에서 지방도시까지 널리 퍼진 것은 19세기 이후부터라고 한다. 19세기 후반 이후에 묵독이 독서습관의 중심이 된 이후, 작가도 독자의 묵독을 전제로 글을 쓰면서, 독자의 습관에 맞게 글의 내용도 ‘내면화’되어갔다는 것이다. 즉 소리 내어 외부에 알릴 만한 내용보다는 혼자서 묵묵히 읽고 내면에 간직해두기 좋은 내용으로 책의 내용이 바뀌어갔다는 뜻이다.
그뿐 아니다. 묵독이 일반화되자 순식간에 책에 담긴 표현도 풍부해졌다고 한다.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례가 에로틱한 주제나 묘사라고 한다. 책을 소리 내어 읽던 시대에는 아무래도 표현이 담백하거나 우회적일 수밖에 없었는데 혼자 소리내지 않고 읽는 독자를 전제로 쓴 글은 그 내용이 훨씬 더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히라노 게이치로는 음독(音讀), 즉 소리 내어 읽기를 반대한다. “누구에게 들려주어도 부끄럽지 않을 만한 지극히 건전한 내용의 책이 아니면 도저히 소리 내어 읽을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 <소리 내어 읽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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