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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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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최광현
출판사 : 부키
2014년 12월 19일 출간  |  ISBN : 8960514489  |  288쪽  |  규격外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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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왜 우리는 가족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할까? 어제까지 서로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싸우고 원수 같이 굴지만, 오늘처럼 남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서러운 날에는 또 가족만큼 나에게 위로를 주는 존재가 없다. 미워도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지만 또 미운 사람들, 가족. 남이야 나에게 상처주면 미워하고 피하면 그만이지만, 그 상대가 가족이라면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문제는 자칫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전작 《가족의 두 얼굴》에서 가족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을 심리학적 시선으로 알기 쉽게 설명함으로써, 우리들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준 바 있는 최광현 교수가 두 번째 이야기 『가족의 발견』을 들고 돌아왔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애쓰지만 왜인지 점점 나의 행복과는 멀어지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 사람, 가족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아빠의 자살을 막기 위해 자기가 자살을 시도한 여중생, 갑자기 공부하기를 거부하고 거식증에 걸린 모범생 아들, 이혼하며 아들을 데리고 오지 못한 죄책감에 눈이 멀고 만 여성 등 수많은 내담자들의 사연을 함께한다. 이를 통해 왜 우리가 가족 안에서 더 외롭고 힘든지, 왜 가족에게 분노하고 상처받는지, 그리고 그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 시원히 답해준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최광현 저자 최광현은 한세대학교 상담대학원 가족상담학과 주임교수이자 트라우마가족치료 연구소장. 그는 우리 마음에 생긴 가장 깊은 상처는 대부분 가족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가족 안에서 겪는 문제뿐만 아니라 삶에서 경험하는 불행, 낮은 자존감, 불편한 인간관계 등의 뿌리가 가족 안에 있다고 보고 오랜 기간 가족 문제에 대해 공부하였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마치고 독일 본대학교에서 가족상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가족치료의 다양한 방법 중에서 트라우마를 통한 가족치료를 전공하였다. 트라우마 가족치료는 부부 서로가 나고 자란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그대로 안고서 새로운 가정을 꾸렸을 때 감정이 얽히고설키면서 상처를 주고받게 되는 것에 주목한다. 이후 독일 본대학 병원 임상상담사와 루르(Ruhr)가족치료센터가족치료사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유럽 여러 나라의 가족들이 안고 있는 갈등과 아픔을 목도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과 마음 불편하게 사는 사람들은 국경을 초월해 어디에나 많았다. 한국에 돌아와 트라우마가족치료 연구소장으로 수많은 가족의 아픔을 상담해 왔으며 트라우마 가족치료 보급과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 치유에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가족의 두 얼굴』『나는 남자를 버리고 싶다』『가족세우기 치료』『인형 치료』가 있다. 그림 : 윤나리 그린이 윤나리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여성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여성을 주제로 한 그림을 많이 그리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반성매매인권단체 이룸, 인권위원회 등과 다수의 그림 작업을 하였다.

[목차]

서문_나의 상처를 바로 볼 때 변화가 시작된다 1부 착한 사람 착한 사람이 왜 행복하지 못할까? 내 안에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산다 평범한 일상의 또 다른 얼굴, 권태 10년 동안 스스로를 집에 가둔 남자 나는 내 삶의 주인인가? 누구나 가슴에 아픔을 간직하고 산다 나는 죽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 이제 그만 생각을 멈추세요” 2부 상처받은 가족 빚보다 무서운 불행의 대물림 가족에 불행을 불러오는 3종 세트 아버지도 가끔은 울어야 한다 가족의 문제를 떠안고 있는 아이 얼굴만 보면 싸우는 부부, 성격 차이 때문일까? 가족을 지키려 했지만 가족 밖으로 쫓겨난 남자 자상한 아빠? 알고 보면 불안감이 높은 아빠 “독립해라. 하지만 내 품을 떠나진 마라!” 3부 가족의 발견 가족이 가족에게 그림자를 투사하다 아들이 아버지를, 딸이 어머니를 모방하다 아빠의 한숨 소리에 다 같이 우울해지는 이유 가족은 살아 있는 하나의 유기체이다 가족 안에서 분명한 내 자리 찾기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가족의 운명 가족의 불행을 내 속에 품다 4부 나와 가족을 보듬다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더 외로운 남과 여 공감의 부재가 가져온 가족의 불행 가족에게 공감하기, 그리고 변화하기 아들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 되는 이유 나와 가족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다 갈등의 악순환에서 행복의 선순환으로 그럼에도 가족은 우리의 마지막 피난처다 후기_인생의 고단함과 고통을 아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세한도>

[책속으로]

어느 날 사십 대 초반의 전문직 남성인 영광 씨가 상담을 받으러 왔다. 그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가정을 이루었지만, 더 이상 아내와의 결혼 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겠다고 호소하였다. 영광 씨의 아내는 전문직 여성으로, 너무 성실해서 한 치의 틈도 없이 철두철미한 사람이었다. 직장 생활과 가사를 병행하면서도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였다. (…) 아내의 완벽한 모습에 대한 영광 씨의 분노는 사실 아내와 별반 다르지 않게 살아온 자신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성실한 직장인, 좋은 친구, 착한 아들, 좋은 남편, 좋은 아빠의 역할을 수행했던 자기 삶에 대한 일탈의 욕구가 아내에 대한 비난으로 표출되었던 것이다. -본문 37-38쪽

‘관계의 문제’는 상대방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자기가 주도권을 쥐고 있고 자기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해결의 열쇠’를 상대방이 쥐고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답답함과 조급함, 때로는 절망마저 느끼게 된다. 하지만 열쇠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부담감이 훨씬 덜해진다. 우리 인간은 삶 속에서 겪는 문제와 갈등 그 자체보다는 해결을 위한 주도권이 자신에게 없다는 사실에 더 큰 무기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본문 53쪽

십여 년 전, 남자는 부모님의 반대로 첫사랑과 헤어졌다. 여자 친구를 지켜 주려고 나름 노력했지만, 완강한 부모님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고 결국 고통스러운 이별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녀의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가슴에 깊은 통증을 느꼈다. (…) 간혹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마음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과거의 연인을 떠올린다. 과거의 일이고 이미 지나간 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음으로는 여전히 정리하지 못한 채 그 고통을 애써 외면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옛 연인에 대한 사랑이라기보다는 미안함, 죄책감, 나아가 자기 자신에 대한 수치심이다. 이런 수치심은 옛 연인을 잊지 못하게 하는, 과거와 연결된 강력한 동아줄이 된다. -본문 62-63쪽

우리나라 부부의 이혼의 사유는 대부분 성격 차이라고 한다. 성격 차이로 헤어졌다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었겠네.”라면서 위로하고 이해해 준다. 그런데 두 사람이 갈라선 것이 정말 성격 차이 때문일까?
서로 성격이 달라서 갈등이 생긴다고 말하는 부부를 깊이 살펴보면, 성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유사한 부분이 많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격은 다르지만 속에 감추어진 부분은 놀랍게도 같을 수 있다. -본문 121-122쪽

“네가 원하는 삶을 살아라. 미래를 열심히 준비해서 너의 인생을 개척하고 결혼해서 독립해라. 하지만 나는 네가 독립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내 품을 떠나지 말고 여전히 정서적으로 의존하고 있어야 한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의 성공을 원한다. 멋지게 독립해서 자기 인생을 개척하는 자녀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부모는 없다. 그러나 자녀의 정서적 독립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자녀가 유년기 때처럼 자신에게 밀착해 있기를 또 의존하기를 바란다. 자녀는 독립하라는 언어적 메시지를 선택해야 할지, 떠나지 말라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선택해야 할지 갈등에 빠지게 된다. ?본문 150-151쪽

이 젊은 남자들을 상담하면서 나는 그들이 가진 공통된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아버지의 부재였다. 그들의 아버지는 사회적으로 성공했거나 적어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생을 열심히 살았다고 인정받는 이들이었다.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괜찮은’ 아버지들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정작 그들의 아들에게는 아버지가 부재했다.
그러던 어느 퇴근길, 문득 ‘나는 내 아들과 대화를 하고 공감을 해주는 아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조용히 아내에게 물으니, “밖에서 남의 집 자식들 공감하고만 다니지 말고 우리 집에서도 좀 해 보지!”라는 핀잔이 돌아왔다. -본문 230-231쪽

나에게 상담을 받았던 한 여성이 “왜 나만 참고, 용서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당신에게 문제가 더 많아서가 아닙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그렇게 해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갈등의 플로우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먼저 빠져나와야 한다. 이것은 마치 과거 시골에 있던 펌프와 같다. 펌프 아래에는 시원한 지하수가 가득하지만 물을 마시려면 한 바가지의 물, 즉 마중물이 필요하다. 물을 펌프 속으로 흘려보내고 펌프질을 하면 시원한 물을 마음껏 끌어올릴 수 있다. -본문 268-267쪽

[출판사 서평]

왜 우리는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할까? 심리학의 눈으로 바라본 가족의 모습에서 나의 진짜 행복을 찾다 『가족의 발견』은 수많은 가족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수년째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족의 두 얼굴』의 저자, 가족심리치유 전문가 최광현 교수가 펴낸 두 번째 가족 이야기다. 이 책은 ‘왜 우리는 가족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할까?’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우리에게 어떤 고통을 주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더 이상 가족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와 가족을 보듬을 수 있을까?’에 대한 시원한 답을 주고, 그것을 통해 나 자신과 가족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늘, 거기, 그렇게, 그대로 있어 몰랐던 가족과 나의 상처를 발견하고 보듬고 공감하여 마침내 내가 행복해지는 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엄마가 너하고 놀지 말래! 이제 우리 집에 놀러 오면 안 된대!” 한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는 아버지의 실직 때문에 친했던 친구에게 절교를 당했다. 이 일은 그 후로 오랫동안 아이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이 아이는 어른이 되어 가족심리치유 전문가이자 가족상담학과 교수가 되었다. 이제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게 된 그는 “유학 시절 독기 어린 공부는 ‘가난’이라는 수치를 내 가족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상담을 직업으로 선택하고 가족의 상처에 대해 연구할 수 있게 한 힘이 그때의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로 수많은 가족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수년째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족의 두 얼굴』의 저자 최광현 교수이다. 그가 두 번째 가족 이야기, 『가족의 발견』을 펴냈다. 저자는 수많은 가족 상담을 통해 ‘왜 우리는 가족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할까?’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우리에게 어떤 고통을 주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더 이상 가족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와 가족을 보듬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고 그 나름의 답을 이 책에 담았다. 어제까지 죽을 듯 싸우고 원수 같았어도 밖에서 치이고 서러운 날에 기댈 곳은 결국 가족밖에 없다. 늘, 거기, 그렇게, 그대로 있어 몰랐던 가족과 나의 상처를 발견하고 보듬고 공감하며 마침내 내가 행복해지는 법을 이 책 『가족의 발견』을 통해 찾아보자. 왜 우리는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할까? 저자는 상담실을 찾아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사회에서 만났다면 호감이거나 적어도 불편하지는 않을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고 선한 성품으로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왜 이런 사람들이 상담실을 찾게 된 걸까? 이들은 섬세하고 상냥한 성격으로, 대부분 자기 자신보다 가족을 더 사랑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기의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하고 있었다. 특히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긴장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운전 중이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횡단보도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볼링 핀으로 보였습니다. 그냥 치고 지나가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꼈지요. 나는 그 욕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내 안에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상반된 인격이 존재하고 있는 건지, 솔직히 두렵습니다.” -「내 안에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산다」 중에서 자기 내면의 어두운 충동을 털어놓은 이 사람 역시 평소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교수였다. 그런데 왜 이런 모습이 나타난 것일까? 그것은 우리 내면의 자아와 그림자가 균형을 이루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모든 소방관은 방화범이 되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있다.”는 유럽 속담은 자아와 그림자의 균형 욕구를 잘 보여 준다. 그리고 이것은 가족 문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갈등과 긴장 상황에 놓여 있는 가족은 대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가족이다. 행복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애쓰며 참은 만큼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된다. 가족 안에서 경험하는 상처가 더 아픈 이유 균형이 무너진 가족 안에서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부모는 자녀에게 자녀는 부모에게 무의식중에 상처를 입히고 서로를 힘들게 한다. 이렇게 갈등에 빠진 가족의 모습은 어떻게 나타날까? ▶ “남편은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결혼 후 첫 명절을 지낸 신혼부부가 이혼 위기에 처해 상담실을 찾았다. 결혼 후 첫 명절을 맞은 새댁은 일이 많이 서툴렀지만 최선을 다해 명절 준비를 도왔다. 명절 행사가 다 끝나고 서울로 올라가는 날, 새댁은 우연히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대화하는 것을 엿들었다. “쟤는 왜 이렇게 일을 못하니?” “글쎄 말이에요, 엄마.” 그 순간 새댁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 서울로 오는 차 안에서 새댁은 밀려오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그러자 남편이 라디오의 볼륨을 확 높였다. 아내는 자기가 울고 있는데 위로는커녕 우는 소리 듣기 싫다고 라디오 소리를 높인 남편을 용서할 수 없었다. 당장 이혼하자고 소리를 질렀다. -「얼굴만 보면 싸우는 부부, 성격 차이 때문일까?」 중에서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서, 아내의 우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이렇게 행동한 걸까. 그는 그저 아내가 감정적으로 폭발해서 울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몰랐을 뿐이었다. 그는 언제나 감정을 억누르거나 회피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내도 자기와 같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그저 남편이 자신의 괴로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 “많이 힘들었지?” 이 한마디면 되는 것이었다. ▶ “엄마처럼 살기 싫어!” 이십 대 후반의 정은 씨는 월급이 모이면 언제나 여행에 투자했다. 장기 여행을 위해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그만두기도 했다. 그녀는 여행을 할 때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꼈고, 그래서 여행에 집착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홀어머니를 둔 외아들과 결혼하여 시어머니와 남편을 모시며 숨죽이고 살았다. 꼬장꼬장한 시어머니와 가부장적인 남편을 모시며 인내하고 희생하는 삶을 살았다. 언젠가 한번은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는 딸 집에 며칠 다녀오겠다고 했다가 두 사람 모두에게 크게 혼이 나기도 하였다. 어디 여자가 식사 준비를 안 하고 딸 집에 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아들이 아버지를, 딸이 어머니를 모방하다」 중에서 끊임없이 어머니의 희생을 요구하는 가정에서 자란 그녀는 남몰래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자유에 대한 갈망은 사실 그녀의 욕망이기보다 어머니의 욕망이었다. 엄마처럼은 살지 않겠다는 의지와 엄마의 욕망을 대신 이뤄 주겠다는 죄책감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부모의 욕망을 대신 해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부모와 애증 관계에 있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의 행동이 짜증스럽고 답답하고 아빠에게 반항하고 아빠를 거부하지만 또 한편으론 깊은 연민을 느낀다. 이런 복합적인 감정으로 얽힌 부모와 자식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가깝지만 그만큼 상처를 주고 갈등에 빠지기 쉽다. 그런가 하면 서로 남처럼 지내는 부모를 기쁘게 해 주려 애쓰다 지쳐 거식증에 걸린 아들, 엄마를 힘들게 한 할아버지와 닮은 외모 때문에 엄마에게 속죄하듯 살아온 딸, 너무 완벽한 아내와 사는 게 괴로워 이혼하고 싶은 남편 등 가족 내 문제, 그로 인한 가족의 상처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늘 옆에 있어서 미처 몰랐던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다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이라서, 가족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성’이다. 우리가 무조건 받아들였거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지나쳤던 것들은 무엇일까? ▶ “여보, 그동안 이래서 그랬던 거야?” 새로운 가족은 백지상태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부부는 새로 만들어진 가족에 각각 자기 가족, 이전 세대의 가족 문화를 가져온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뿌리내리고 있는 가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지현 씨는 남편에게 이유 없이 자꾸 분노하게 되는데, 자신이 생각하기에 이것이 너무 심하다고 했다. 별것도 아닌 일로 남편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남편이 꼬리를 내리고 눈치를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불안감이 가라앉는다고 하였다. 그녀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사실 자기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오래갈 수 없고 남편의 인내심도 곧 바닥날 것이란 사실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럴수록 그녀는 더 불안해졌고 반복적으로 이런 행동을 했다. -「빚보다 무서운 대물림」 중에서 그녀는 대체 왜 이런 행동을 보이는 걸까? 그녀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가족들을 폭행했다.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가족들이 자신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아버지에게 분노와 함께 공포, 두려움을 함께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 역시 가족들을 학대했던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공포를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 결국, 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딸에게 자기가 느낀 두려움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 “아버지 때문에 힘들었는데, 내가 아버지랑 똑같이 하고 있다니…” 이렇게 반복되는 가족의 문제 뒤에는 ‘투사’가 있다. 투사는 우리 무의식에 있는 욕구, 감정 등을 영사기를 통해 남에게 비추는 것과 같다. ‘가족 투사’는 분노나 불안을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투사하는 것, 부부 갈등을 자녀에게 투사하여 자녀를 갈등에 끌어들이는 모습 등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렇게 투사당한 자녀는 성장하여 결혼하면 자신의 부모와 같은 방식으로 가족 간의 갈등에 대처한다. 철수 씨 아버지는 도매업을 통해 경제적 성공과 안정을 이룬 자수성가형 인물이었다. 그와 동시에 불안도가 매우 높은 사람이기도 했다. 사업이 잘 안 풀리면 한숨도 못 자고 불안해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아내와 아이들에게 신경질을 부리거나 작은 실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였고, 그 덕에 식구들은 늘 긴장해야 했다. 그런데 성인이 된 철수 씨도 아버지와 똑같이 가족에게 투사를 하였다. 자기 집 쓰레기를 스스로 처리하지 않고 남의 집에 갖다 버리듯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아내와 아이에게 무단 투기했다. -「아버지도 가끔은 울어야 한다」 중에서 가족 투사가 일어나게 되면 누군가는 그 투사의 희생양이 된다. 희생양은 결국 나머지 가족들이 되고 그 안에서 갈등과 상처는 다시 반복된다. 이 외에도 하나의 유기체처럼 일정한 균형을 유지하려는 ‘가족항상성’, 가족 안에서 정해지는 서열, 가족 구성원의 고통을 대신 느끼는 동일시 등의 모습도 나타난다. 다른 집단에서는 절대 보일 수 없는 희생정신, 충성심 등을 가족에게 갖게 되는 것도 그 바탕에 이런 특성이 있다. 나와 가족의 상처를 보듬다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를 잊거나 애써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 그리고 트라우마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서 자연스레 치유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자식들에게 너무 냉혹했던 아버지만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올라 한없이 우울해지는 여성이 있었다. 이 여성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삶에 변화가 찾아왔다. 아버지는 전쟁으로 트라우마를 입은 피해자였다. 트라우마가 크면 클수록 시야는 좁아지게 마련이다. 상황을 넓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보통 사람보다 더 크게 불안해하고 긴장하고 더 부정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것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 아버지에게 하루하루는 전쟁터와도 같았기 때문에 자녀들이 거기서 살아남도록 극기 훈련을 시켰던 것이다. ?서문 「나와 가족의 상처를 바로 볼 때 변화가 시작된다」 중에서 그녀는 상담을 통해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냉혹했던 의도를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상처를 지운 것도 외면한 것도 아닌, 그저 상처를 다른 각도로 바라봄으로써 일어난 변화였다. 이런 변화와 치유의 과정에서 가족과의 따뜻한 소통과 공감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가족은 우리에게 아픔과 고통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벗어나고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마지막 안식처이자 피난처이기 때문이다. 소통과 공감은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 포옹 한 번이면 충분하다. 지난해에 있었던 일이다. 새 책을 출간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독자들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을 즈음이었다. TV 뉴스를 보고 있는데, 그 주의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를 소개해 주었다. 내 책은 순위에 없었다.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그 순간 아들 녀석이 슬며시 다가와 나를 안아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아빠 마음 잘 알아. 반장 선거에서 떨어졌을 때, 나도 그랬어.” -「가족에게 공감하기, 그리고 변화하기」 중에서 저자는 아들이 건넨 말 한마디로, 실망스러워 우울해질 수 있는 상황을 웃고 넘어갈 수 있었다. 그 순간 아들이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고 느꼈고 그런 아들이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아들의 말 한마디가 둘 사이의 공감과 소통을 일으킨 것이었다. “행복한 가족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족은 불행의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는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처럼, 우리가 가족에게 받는 상처는 다 다를지 몰라도 그 회복은 모두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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