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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슬로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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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서정보 저자 : 나유리
출판사 : 미래의창
2014년 06월 02일 출간  |  ISBN : 8959892769  |  376쪽  |  규격外  |  1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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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곳, 핀란드의 행복 공식!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는 한국에서 태어나 핀란드에서 예술을 공부한 아내와 스위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실용철학을 공부했던 남편이 핀란드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며 느끼고 체험한 7여 년간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세계 행복지수에서 늘 상위를 차지하는 핀란드지만 이방인의 눈에는 남의 일만 같아 핀란드의 행복감을 쉽게 체감하지 못했다고 한다. 높은 세금과 북유럽이 가진 환경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핀란드가 어떻게 행복한 나라, 행복한 사람들이 됐는지 핀란드의 생활을 통해 행복에 관한 답을 찾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2013년 세계 행복지수 평가에서 핀란드는 7위를, 대한민국은 41위를 차지했다. 그들이 행복한 것은 오로지 훌륭한 복지 때문일까. 저자들은 행복한 핀란드를 만드는 진짜 요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탐구한다. 제도가 아무리 튼튼해도 그것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다. 결국 답은 ‘사람’에 있다는 것이 이들의 결론이다. 행복에 관한 답을 찾는 것 외에도 지구 반대편에서 살아가는 핀란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새로운 일상의 가치를 발견하고 즐거움과 소중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그들의 열정과 여유,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나유리 저자 나유리(Yuri Na)는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7년 1월 핀란드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알토 대학교(Aalto University)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했고, 문화적ㆍ인간 중심적ㆍ지속 가능성의 관점에서 현대 공예를 재정의하여 2012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알토 대학의 디자인ㆍ문화 연구센터에서 박사 후 연구원 및 교육 강사로 재직하다가, 2014년 2월 한국으로 귀국하여 현재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공예디자인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자 : 미셸 램블린 저자 미셸 램블린(Michel Lamblin)은 1980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나 이후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자랐다. 프랑스, 스위스, 캐나다의 국적을 갖고 있으며, 공저자인 아내와 결혼 후 2008년 핀란드로 이주했다. 헬싱키 대학교(Helsinki University)에서 석사를 마치고, 현재 동 대학교 사회ㆍ도덕철학과에서 박사 과정 중에 있다.

[목차]

프롤로그 _ 예술가, 철학자 그리고 낯선 이의 시선 Part 1. 누구나, 다 같이 01 레스토랑 데이 02 도시 농업 03 시간은행, 그리고 로뿌끼리 04 교실 이야기 05 헬싱키의 5월 Part 2. 천천히, 조금씩 06 헬싱키 어반 하우징 페어 07 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 08 착한 소비 09 손으로 만드는 행복 10 강아지 공원 11 행복한 식탁 Part 3. 핀란드 행복 공식 12 학생을 위한 모든 것 13 엄마를 위한 모든 것 14 여자, 그리고 남자 15 디자인 도시 16 헬싱키 드림 17 헬싱키의 이방인 에필로그 _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주석 및 참고 문헌

[책속으로]

이미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는 언론 보도와 서적 출간을 통해 핀란드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과장해서 말하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우리 역시 어쩌면 또 하나의 거품을 더하는 격이 될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했다. 그래서 마치 ‘한국의 대표 음식은 불고기’라는 식의 한정된 시각과 얕은 정보만의 단편적 모습을 기술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했다. 단순한 문화 비교나 문화적 편견 혹은 숭배의 함정에 빠져 또 하나의 핀란드 찬양 서적을 출간하는 것은 우리가 목적하는 바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문화·교육 등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시각을 유지하고자 했다. 우리는 헬싱키에서 오늘을 살고 있는 이웃들과 동료들, 친구들의 이야기와 모습을 이방인의 시선에 담아 기록하였다. 우리는 우리의 낯선 시선을 다양한 방면에서 이 책에 담아보고자 했다. 객관적이며 정확한 정보 전달을 바탕으로, 조금은 더 생동감을 더해줄 것을 기대하며, 우리의 학교 및 일상생활, 그리고 일터에서 체험한 우리의 이야기도 이 책에 담았다. (5-6쪽)

우리의 원래 계획은 12시에 도착해서 영업을 개시하는 것이었으나 도착해보니 벌써 1시가 다 되어 있었다. 우리는 식사 시간을 놓친 것 같다고 울상을 지으며 부리나케 테이블 세팅을 시작했다. 그렇게 공원 한구석에 우리의 소박한 음식을 진열하는 순간, 첫 손님이 다가왔다. 사실 다가왔기보다 뛰어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첫 손님은 우리를 찾아 한 시간이나 공원 안을 배회하다가 조금만 더 찾아보고 이제 아무거나 먹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우리를 발견했다며 기뻐했다. 레스토랑 데이 앱에서 한국 음식을 찾아보고 왔다는 20대 중반의 아가씨 산드라는 공원 안 30여 개의 레스토랑이 선보인 다양한 음식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우리를 찾아냈다. 고마운 마음에 우리의 비즈니스 마인드는 순식간에 날아가버렸고, 우리는 곧 돈을 내고 음식을 사 먹어준 첫 고객과 함께 한국 음식에 관한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팔기 위해 만들어 온 수정과와 유자차를 계속 따라주면서 자연스럽게 잔디밭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정말 순식간에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10인분만 준비했던 채식주의자용 김밥은 금세 품절이 되었고, 가장 가격이 비쌌던 김밥 스페셜 여섯 개만 빼고 모든 김밥이 팔려나갔다. 사람들은 우리를 둘러싸고 앉거나 서서 음식을 먹었다.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27-28쪽)

헬싱키에 공동 농장이 만들어진 이후 텃밭을 분양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매년 늘어났고, 대기자가 수천 명에 이르자 더 이상 공공기관의 힘만으로는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한 환경단체가 매우 기발한 대안을 제시했다. 1995년에 설립된 핀란드의 비영리 환경 단체 ‘도도(Dodo)’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도도는 즐겁고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고자, 2009년에 ‘게릴라 가드닝’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게릴라’라는 말 그대로 어느 한 지역에서 계속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땅을 활용하여 농사를 짓는 것이었다. (50쪽)

우리 부부가 만난 모든 핀란드인들은 세금에 대해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즉, ‘세금을 줄이는 것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세금을 적게 내고 더 많은 자본을 자신의 손에 쥐고 싶은 게 일반적인 인간의 심리가 아닐까? 세금이 직접적으로 복지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믿는 핀란드인들에게 적은 세금은 보편적 복지를 약화시키는 주범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대부분의 핀란드인들은 세금을 줄이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 (71쪽)

인구가 적은 핀란드에서 그들끼리의 치열한 경쟁은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 아니었다. 보다 나은 행복한 사회를 꾸려나가기 위해 핀란드 정부는 경쟁이 아닌 학생 간의 ‘협동’에 가치를 두는 방향으로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핀란드 학교에서는 수학과 외국어 과목의 경우에 3단계로 우열반을 나누어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경쟁에 의한 교육을 지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라, 1985년부터는 우열반 제도가 법적으로 완전히 폐지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는 등수 제도를 금지시켰고,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낙제시키는 제도 역시 사라졌다. (80쪽)

[출판사 서평]

낯선이의 시선으로 본 핀란드, 핀란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행복 공식 높은 수준의 복지와 세계 상위의 행복지수를 자랑하는 교육 천국 핀란드. 그러나 소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다는 핀란드로 유학을 떠난 저자들이 맨 처음 맞닥뜨린 것은 높은 물가와 매서운 추위, 끝이 없는 어둠, 다소 서먹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깜짝 놀랄 만큼 높은 세금과 환경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핀란드인들이 행복하다는 사실에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저자들은 서서히 핀란드식 삶에 동화되어가며 소소함과 여유,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7년을 보낸 저자들이 핀란드가 담고 있는 행복에 관한 답을 찾아 나선 이야기이자,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동시대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진솔한 기록’이다.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할 행복의 조건이란 것이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핀란드 사회에서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해 요한나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답으로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곳!” 우리는 대답을 듣자마자 서로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우리가 핀란드에서 7년을 지내며 깨달은 바였다. - [에필로그] 중에서 행복한 핀란드를 만든 것은 복지가 아니라 ‘사람’이다! 이미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는 핀란드, 더 나아가 북유럽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북유럽 디자인, 북유럽 복지제도, 핀란드식 교육법 등등 세간에 떠도는 북유럽 및 핀란드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다분히 부러움 섞인 이야기들이다. ‘요람부터 무덤까지’ 책임져준다는 북유럽의 복지제도, 현재 디자인 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북유럽(스칸디) 디자인, 오랫동안 국제 학업성취도 1위를 고수했던 핀란드의 성공적인 교육 개혁 정책, 그리고 세계 최저 수준의 문맹률 ‘제로’의 기록! 그러나 이 책의 두 저자인 나유리와 미셸 램블린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핀란드에 대한 환상과 부러움을 심어주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이 책은 그 정반대의 지점을 향하고 있다. 핀란드의 높은 자살률, 심각한 왕따 문제, 그리고 세계 최북단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길고 긴 겨울과 부족한 일조량이 가져오는 건강 문제 등등,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로 핀란드에도 존재하는 어두운 일면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국제연합(UN)이 발표하는 ‘세계 행복지수 평가(World Happiness Report)’에서 핀란드는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2013년 조사 결과 7위로, 같은 조사에서 41위를 차지한 우리나라와 매우 대조적이다). 이들의 높은 행복도는 오로지 훌륭한 복지제도 덕분일까? 빠른 변화 속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가 과연 핀란드인들에게도 있을까? 있다면 그들은 어떻게 그 문제를 풀어가고 극복해내는지 저자들은 알고 싶었다. 단지 인구가 적고 복지가 좋기 때문에 도시 생활이 행복한 것일까? 그렇다면 핀란드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나라가 알아서 해주기만을 기다리며 가만히 있는 것일까? 저자들은 다양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핀란드가 담고 있는 답을 찾아 나섰다. 이런 물음에서 출발하여 행복한 핀란드를 만든 ‘진짜’ 요인이 무엇인지 진지한 탐구를 시작했다. 제도가 아무리 튼튼하고 국가가 뒷받침해준다 해도, 그 제도와 국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바로 ‘사람들’이니 결국 답은 ‘사람’에 있다는 것이 이들의 결론이다. 독자들 또한 보통 핀란드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 속에서 그 답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될지도 모른다. “천천히, 조금씩, 다같이. 우리는 왜 이게 안 되는 것일까?” ** 리뷰 속 편집 후기 어느 날, 헬싱키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한 부부가 핀란드 생활에 대한 책의 기획안과 함께 ‘레스토랑 데이’와 ‘헬싱키 도시 농부’의 샘플 원고를 보내왔을 때, 편집부의 반응은 둘로 갈렸다. “심심하다”와 “읽을 만하다”는 것이었다. 워낙 북유럽 열풍이 거세고, 저자들이 보여준 핀란드 생활이 아직껏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일단 계속 원고를 받아보기로 했다. 이후 보내온 원고의 내용은 한마디로 ‘굉장한(순전히 주관적 판단)’ 것이었다. 핀란드, 이런 나라였어? 잘사는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제대로 사는 나라일 줄은 몰랐다! 만일 당신이 핀란드에 간다면 ‘집 안에 개가 있다’는 표시로 현관문에 붉은 스티커를 붙여놓은 집을 보게 될 것이다. 이게 무슨 뜻일까? 혹시 ‘개조심’?하지만 핀란드에서라면 결코 그런 뜻이 아니다. ‘집 안에 말 못하는 개가 있으니, 혹 화재 등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꼭 구조해달라’는 표시다. 슈퍼에 가서 달걀을 살 때도 라벨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라벨에 적어놓은 문구는 ‘녹차를 먹고 자란 닭’, ‘인삼을 먹고 자란 닭’ 이런 게 아니다. ‘자유롭게 풀어놓고 키운 닭’인지 아닌지를 나타내는 라벨이다. 즉, 닭이 무엇을 먹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자랐는지를 알려주는 문구로, 핀란드의 수준 높은 동물 복지 개념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동물 복지’마저 이토록 철저한데, ‘사람을 위한 복지’는 굳이 말할 것도 없겠구나 하고 말이다. 교도소에 수감된 범죄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핀란드 정부는 6인 1실의 좁은 교도소로는 범죄자들의 복지에 문제가 있다며, 더 넓고 쾌적한 새 교도소 건물을 짓는다. 물론 핀란드에도 어둠은 있다. 나라 자체가 북쪽에 있어서 겨울이 길고 어두운 자연환경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자살률과 우울증, 반이민 정서 등이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다 같이 껴안고 가는 것이 핀란드의 모습이다. 반이민 정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혜택은 그대로 안고 간다. 실제로 핀란드 정부가 외국인에게는 일정 금액의 등록금을 받겠다는 정책을 발표하자, 여기에 반대 시위를 벌인 이들이 다름 아닌 ‘핀란드 학생들’이었다. 그렇게 되면 우수한 외국 학생들이 핀란드를 외면할 것이고, 결국 핀란드의 교육 수준도 내려갈 것이라는 논리다. 책을 준비하면서 어느 날 인터넷에서 그냥 ‘핀란드’를 검색해보았다. 디자인과 교육, 복지, 세금, 양성평등, 자녀 교육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쳐났다. 그러다가 우연히 핀란드 출신의 방송인 ‘따루’가 했다는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핀란드는 가난할 때 복지를 시작했습니다. 부자가 되면 더 나누기 어려워지니까요.” 온 나라가 세금과 복지 문제로 시끄럽다. 그 바탕에는 ‘제대로 나누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경제 수준에 오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정말 나눌 것이 부족한 것일까? 더 잘 나누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잘 살아야 하는 것일까? 우리에게는 이미 온 나라가 충분히 먹고살 만큼의 부가 있어 보인다. 다만 신뢰와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기에 누구도 선뜻 답을 내놓지 않을 뿐이다. 이런 면에서 핀란드 사람들이 세금을 줄이는 것에 반대한다는 사실은 실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와 제도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노키아와 앵그리버드의 나라, 핀란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자이언트로 군림했던 노키아가 쓰러졌어도 핀란드 경제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노키아가 망하면 핀란드도 망한다”는 얘기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다. 노키아 또한 회사가 휘청거리는 가운데서도 감축 인력에 대한 재교육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디자인 산학협력 예산도 줄이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로 ‘성숙’이다. 저자가 풀어낸 7년간의 핀란드 이야기는 한편으로 소박하고, 한편으로 아기자기하고, 한편으로는 훈훈하다. 총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재미있고 부럽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보자면 ‘부럽다’가 더 큰 축을 차지할 것이다. 핀란드는 사실 가진 게 많지 않은 나라다. 국토가 넓다고 하지만 인구는500만 명 정도로, 서울 인구보다도 적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훨씬 더 많이 가졌다. 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핀란드의 속도를 조금 배우면 어떨까? 천천히, 조금씩,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다 같이. -책속으로 추가- 나는 당시 한국도 피사에서 2위를 차지했기에 어느 정도 자부심을 느끼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픈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나의 속마음도 몰라주고, 그들은 등수에 민감하지 않은 나라에서 교육받은 탓인지, 아니면 3회 연속 상위권을 휩쓸고 나니 여유가 생긴 탓인지, 해외 여론의 호들갑과는 달리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핀란드가 1위, 한국이 2위를 차지한 2006년 피사 결과가 발표된 후 한국 언론에 재미있는 기사가 소개되었다. 한국의 교육 관계자가 핀란드 관계자를 만나 “허허, 근소한 차이로 저희가 졌습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상대 핀란드인이 “저희가 큰 차이로 앞섰습니다. 핀란드 학생들은 웃으면서 공부하지만, 그쪽 학생들은 울면서 공부하지 않습니까?”라고 응답했다는 내용이었다. (81쪽) 생활 패턴을 여유롭게 바꾸고 그에 따른 만족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다운시프트(downshift)족이라고 한다. 이들은 돈을 적게 벌더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 생활 방식으로 삶의 속도를 늦추며 사는 사람들이다. (……) 그들의 주거 양식은 도시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했다.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각자의 방법으로 환경문제에 접근하며, 지속 가능한 삶과 사회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도시의 농업과 주거지 주변 공원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가구들은 대부분 주워오거나 재활용하여 직접 만들었고, 공통적으로 모든 집에 텔레비전이 없었다. (141-142쪽) 어느 날 낄시까라는 친구가 집으로 놀러오라고 초대를 했다. 그때 나는 핀란드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핀란드인 친구의 집에는 처음 초대받는 것이라 꽤 들떠 있었다. 그녀가 보낸 초대 이메일에는 날짜와 시간, 장소 등이 적혀 있었는데, 맨 밑에 “수건을 가져와.”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파티에 수건을 가져오라니? 무슨 뜻인지 단번에 짐작이 되지 않아 낄시까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크게 웃으며 “사우나 안 할 거야?” 하고 묻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핀란드의 파티 문화는 ‘네가 마실 술은 네가 가져와Bring Your Own Beer’라는 뜻의 BYOB 문화가 아니라, ‘네 몸 닦을 수건은 네가 가져와Bring Your Own Towel’라는 뜻의 BYOT 문화인 것이다. (148쪽) 공예를 전공한 나에게 잉카의 고등학교 공예 수업과 작업실은 꽤나 부러운 점이다. 각 학교에 설치된 기계 설비 및 공구, 거의 무한대로 쓸 수 있는 목자재를 포함한 기타 공예 재료 등은 학생들의 창의적 작업을 북돋기에 충분하다. 의무교육 안에서 삶에 필요한 기본적 기술과 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실용적 정신에 입각한 핀란드 교육의 실체다. 인건비 자체가 높아서 일상의 소소한 수리나 제작을 직접 할 수밖에 없는 문화가 어쩌면 이런 실용 교육의 배경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만으로 자신의 집이나 사우나를 직접 지었다거나, 혹은 부엌 싱크대를 직접 만들었다는 이들을 핀란드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0쪽)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핀란드에서도 반려동물을 사고파는 행위는 쉽사리 찾아보기 힘들다. 이들은 반려동물은 돈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함께 지내는 반려동물은 대개 동물 보호소에서 입양해 온 것이거나, 친구나 지인을 통해 분양받은 것이다. 미셸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쇼윈도 뒤편에 갇힌 작은 강아지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미셸은 많은 반려동물과 함께 자랐지만, 단 한 번도 돈을 주고 사본 적이 없다고 했다. 대부분 시어머니의 친구들로부터 반려견을 분양받거나, 떠돌이 고양이를 데려다 기르거나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상업화된 펫숍은 미셸에게 놀라운 문화적 차이로 다가왔던 것이다. (215쪽)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켈라(Kela)는 핀란드의 모든 임산부에게 출산 전 육아 필수품이 모두 들어 있는 출산 패키지인 엄마 상자를 제공한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전부터 복지가 시작되는 것이다. 일단 상자를 열어보면 가장 먼저 ‘임신을 축하하며, 이 상자가 가정에 행복을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가 나온다. 그리고 신생아를 위한 여러 벌의 옷과 보온 담요, 장갑, 장난감, 온도계, 손톱가위, 기저귀, 동화책 등이 기본으로 들어 있고, 콘돔, 속옷 세트 같은 엄마를 위한 물품도 담겨 있다. 심지어 상자 자체는 신생아의 간이침대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고, 바닥에는 매트리스까지 깔려 있다. 정말이지 핀란드 복지의 섬세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274-275쪽) 해외 언론들은 노키아 실패의 주원인을 ‘개방형 혁신의 실패와 변화의 역행’이라고 지적한다. 노키아와 오랫동안 산학 협력을 해온 알토 대학에 있었던 나는, 흔히들 말하는 ‘베껴서라도 애플(Apple)을 쫓아갔어야지’라는 식의 사고가 핀란드식 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저작권 침해에 대한 윤리적 교육이 디자인 교육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핀란드에서는 ‘흉내 내려 하지 말고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디자인을 만들라’는 교육을 받으며, 가급적이면 최소한의 디자인 요소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런 정직한 핀란드식 디자인 접근법이 ‘답답하고 변화를 싫어한다’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327쪽) 높은 자살률을 줄이고자 1986년부터 1996년까지 핀란드 정부는 법적인 의학 부검과 더불어 정신 부검을 통해 자살률을 줄이기 위한 자살 방지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1992년에 한 해 1,500명 이상이 자살했던 것과 비교해 40%의 감소율을 보이며 2010년에는 40년 만에 자살률이 최저로 떨어졌다. 자살률은 급속도로 줄어들었지만, 핀란드 사회에서 자살은 여전히 큰 문제다. 많은 핀란드 연구들이 보고하듯이, 그리고 핀란드인들 스스로가 늘 고백하듯이, 핀란드의 자살률이 유난히 높은 이유는 긴 어둠이라는 환경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351쪽) 나는 ‘봉사 활동’이나 ‘자선 활동’이라고 하면 불우한 이웃에게 음식을 무상으로 공급하거나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핀란드에서 도움이 필요한 소외된 이웃은 돈이나 음식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는, 즉 ‘나보다 외로운 사람’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에게 주변에서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무언가를 해줄 사람이 있었다면 한 사람의 인생이 허무하게 끝나는 일이 없을 거라는 논리다. 자살을 방지하고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자원 봉사자들의 수가 한 해 3,000여 명에 이르렀다는 소식을 접했다. 봉사자들은 음악회나 스포츠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의 역할을 한다. 가까이에 있어주며 좋은 말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건강한 다수가 아픈 소수를 도와야 하며, ‘치료’가 아닌 ‘놀이’로서 인간과 인간이 만난다는 것이 무척 인상 깊었다. (353쪽) 핀란드인 개개인의 행복감은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만족감과도 일치된다. 우리 부부 역시 지난 7년간 핀란드에서 행복을 느꼈는데, 이는 어쩌면 이곳이 상식이 통하고 정의가 바탕이 되는 사회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노동의 댓가는 늘 정직하며, 모두가 균등한 삶의 질을 보장받는다. 일을 하는 한, 가난한 사람은 없으며 약자에 대한 차별도 없다. 소외받는 계층이 계속적으로 재생산되는 구조와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우리 부부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성숙함’이라고 표현한다. 국가가 개인이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도록 돕는 제도적 틀은 핀란드 국민들에게 인본주의적 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큰 영향을 끼쳤음이 분명하다. 핀란드인들이 핀란드 사회에 만족하고 자신이 사는 곳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어떠한 거창한 말보다 아주 간단한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바로 “핀란드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것이다. (359-3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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