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과 오줌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우리의 삶에 도움을 주는가를 들려주는『자연을 꿈꾸는 뒷간』. 우리나라 전통 화장실(뒷간)의 의미를 살피고 수세식 화장실과의 비교, 똥과 오줌의 생태적 이해를 비롯해 생태적 뒷간 만드는 방법 등을 원색, 흑백 사진과 함께 다룬 책이다.

추천사 1 · 똥이 다시 밥으로 순환되는 생태적 뒷간을 위하여/ 이병철 추천사 2 · 자기 똥을 3년 동안 먹지 않으면 사람은 살 수 없다/ 김영원 머리말 · 자연과 함께 사는 우리 뒷간 1. 한국의 뒷간 문화 왜 '뒷간'이라 불렀는가 '뒷간'을 통해 본 한국인의 똥 철학 똥을 버린 자는 곤장 50대? 똥의 생태적 활용과 똥 건강학 변기와 인체 건강 뒷간과 관련된 풍부한 우리말 2. 한국의 전통 뒷간 서민들이 애용했던 부춧돌 잿간 양반들의 정갈한 2층 누각형 잿간 비탈을 이용한 사찰의 해우소 똥항아리를 묻은 농촌의 수거식 뒷간 똥돼지의 살림집 통시 미세기를 이용한 바닷가의 측간 3. 수세식 화장실의 생태적 재앙 수세식 화장실의 탄생 역사 복합오염의 주범 수세식 화장실 음식과 똥의 분리는 생태적 재앙 4. 뒷간의 생태적 원리 똥과 오줌에 대한 생태적 이해 분뇨의 퇴비화를 위한 기본 이해 왜 재나 왕겨, 톱밥 등을 뿌려주는가? 5. 생태적 뒷간의 사례 수거식 뒷간 해우소식 뒷간 잿간 통시(똥돼지간) 자연발효 위생화장실 6. 생태적 뒷간 만들기 1단계 - 주변 환경에 맞는 생태적 뒷간의 기본 구상 2단계 - 생태적 뒷간을 지을 때의 기본 설계 3단계 - 유형에 맞는 생태적 뒷간 짓기 4단계 - 뒷간 내부의 현대적 개량화 보론 - 수세식 양변기의 생태적 전환,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7. 새로운 뒷간 문화를 위하여 뒷간에 대한 올바른 철학을 갖자 전통 뒷간의 생태성을 계승, 발전시키자 수세식을 환경친화적으로 개량화시키자 한국 화장실 문화의 새로운 변화를 위하여 ■ 참고도서

'수세식 화장실'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뒷간' 하면 뭔가 음침하고 불결한 곳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말 그대로 뒷간은 '뒤'를 보는 곳이며 또한 마당의 구석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 때문에 그런 선입견은 크게 무리가 아닐 듯싶다. 그러나 사실대로 보자면 수세식 화장실이 오히려 불결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단적으로 '뒤'를 보는곳이 부엌(싱크대) 바로 옆에 붙어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렇다. 더 나아가서는 수세식 화장실이 겉만 보아서 깨끗한것 같지, 속으로는 심각한 수질 오염원으로 작용하고 게다가 막대한 수자원 낭비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우리의 '뒷간'은 일제시대 때는 변소(便沂)로 변형되고 현대에 와서는 서양식에 영향받아 화장실로 왜곡되었다. 15여 년 전부터 아파트 붐이 일면서 수세식 화상실이 보편화되었지만, 그 전에는 대부분 변소라는 수거식(일명 푸세식) 화장실이 우리의 일반적인 뒷간 형태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뒷간이라고 하면 수거식의 변소를 떠올리게 된다. 그것도 환풍도 되지 않아 악취가 나고 구데기가 들끓는, 그래서 아주 불결한 변소를 연상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의 뒷간은 그 종류만 해도 여섯 가지나 되며, 악취와 구데기가 끼는 뒷간은 아주 일부에 불과할 뿐 아니라 그 또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얘기해주면 매우 의아해할 것이다. 서민 가정에 가장 널리 보급된 것은 수거식 뒷간이지만, 그 외에도 아궁이의 재를 이용한 잿간, 절간의 짜투리공간인 언덕을 이용한 해우소, 양반네들의 누각형 잿간, 똥돼지의 먹이 공급원으로 쓴 통시형 뒷간, 그리고 바닷가 밀물을 이용한 측간 등이 있다. 이런 우리의 전통 뒷간이 갖고 있는 공통점은, 똥을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할 유익한 자원으로 활용하였다는 사실이다. 그 중에는 통시형처럼 가축의 먹이로 재활용하는 일부 사례도 있지만 농사에 거름으로 쓸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거름으로 재활용하기 위해선 똥을 층분히 숙성시키는 것이 제일 중요한 관건이었다. 숙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유해 가스가 발생하고 해로운 벌레들이 들끓어 자원으로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 뒷간들은 한결같이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위치했고, 숙성시키기 위한 매질이나 방식을 중요시했다. 뒷간들이 여러가지로 나뉘는 것도 다 숙성시키는 방식에 따른 것이었다. 따라서 뒷간을 냄새나고 불결한 곳으로 선입견을 갖는 것은 뒷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소산일 뿐이다. 아니, 거름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도시의 푸세식 변소를 뒷간으로 오해한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전남 순천의 선암사에 있는 해우소 사진을 찍기 위해 그 먼 거리를 두 번이나 가야했다. 먼저 찍은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똥이 쌓여 있는 해우소 밑 바닥에 들어가 위의 구멍을 찍으려는데 사람이 들어와 볼일을 보고 있어 얼른 도망가야 했던 기억이 가장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보니 수세식 화장실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전통 뒷간이 중요하다 하지만 도시의 수세식 화장실 문제도 무시할 수 없어, 수세식 화장실을 생태적으로 개량하는 업체들도 찾아다녔다. 그리하여 마침내 저자의 헌신과 열정을 오롯이 담아낸 '국내 최초의 뒷간 보고서'가 탄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