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에서 인생의 길을 찾다! 오스트레일라의 작가 제인 글리슨 화이트의 『내 영혼을 파고든 소설 50』. 세상에는 소설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그리고 훌륭한 소설은 우리의 영혼에 파고들기도 하며, 철학, 역사, 예술, 과학, 그리고 심리학까지, 전문적인 여러 분야에 가르침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소설을 통해 세상을 살아나갈 지혜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다. 미구엘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레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등 소설 50편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작가들의 삶도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들이 겪은 행복뿐 아니라, 가난, 전쟁, 절망, 소외, 불행, 그리고 정신병까지, 생을 위협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창작에 전념해온 그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인생의 길을 가르쳐준다.

저자 : 제인 글리슨 화이트 호주에서 작가, 편집자, 도서판매업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시드니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호주문학, 경제학을 전공하였다. 1987년 졸업 후, 베니스의 페기 구겐하임 박물관에서 일하였으며, 비잔틴과 초기 르네상스, 현대 예술을 공부하였다. 이 책은 그녀가 호주의 월간지인 《Good Reading》에 연재했던 글 모음으로, 연재 당시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현재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다. 역자 : 최정숙 이화여대 독문과 졸업. 한국외신기자클럽 사무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로이터통신 온라인 선임기자로 근무하였다.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중이며, 『네 이웃을 사랑하라』 『우리는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엄마의 사랑을 전하는 잔소리 31』 『새로운 여자의 탄생, 알파걸』 등이 있다.

들어가는 글 01. 일리아드_ 호메로스 02. 오디세이_ 호메로스 03. 아이네이스_ 베르길리우스 04. 돈키호테_ 미구엘 데 세르반테스 05. 로빈슨 크루소_ 다니엘 디포 06. 톰 존스_ 헨리 필딩 07. 설득_ 제인 오스틴 08. 적과 흑: 1830년대 연대기_스탕달 09. 고리오 영감_ 오노레 드 발자크 10. 제인 에어_ 샬럿 브론테 11. 폭풍의 언덕_ 에밀리 브론테 12. 황폐한 집_ 찰스 디킨스 13. 모비딕_ 허먼 멜빌 14. 보바리 부인_ 귀스타브 플로베르 15. 백치_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16. 전쟁과 평화_ 레오 톨스토이 17. 비운의 주드_ 토마스 하디 18. 비둘기의 날개_ 헨리 제임스 19. 이브가 깨어날 때_ 케이트 쇼팬 20. 어둠의 심연_ 조셉 콘라드 21. 순수의 시대_ 이디스 워튼 22. 베니스의 죽음_ 토마스 만 23. 나르치스와 골드문트_ 헤르만 헤세 24. 하워즈 엔드_ E. M. 포스터 25. 파도_ 버지니아 울프 26. 율리시즈_ 제임스 조이스 27. 심판_ 프란츠 카프카 28. 사랑하는 여인들_ D. H. 로렌스 29. 전주곡_ 캐서린 맨스필드 30. 넓은 사르가소 바다_ 진 리스 31. 거장과 마르가리타_ 미하일 불가코프 32. 라데츠키 행진곡_ 요셉 로트 33. 위대한 개츠비_ 스콧 피츠제럴드 34.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_ 윌리엄 포크너 35. 롤리타_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36.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_ 어니스트 헤밍웨이 37. 트위본 사건_ 패트릭 화이트 38. 이방인_ 알베르 카뮈 39. 보이지 않는 인간_ 랄프 엘리슨 40. 결혼식 멤버_ 카슨 매컬러스 41. 호밀밭의 파수꾼_ J. D. 샐린저 42. 길 위에서_ 잭 케루악 43. 풀잎 하프_ 트루먼 커포티 44. 양철북_ 귄터 그라스 45. 백 년 동안의 고독_ 가브리엘 G. 마르케스 46. 빌러비드_ 토니 모리슨 47. 달려라, 토끼_ 존 업다이크 48. 피의 자오선_ 코맥 매카시 49. 야만인을 기다리며_ J. M. 쿳시 50. 자정의 아이들_ 살만 루시디

보이지 않는 인간-랄프 엘리슨

스탕달을 읽으며 나는 내가 자라고 있는 흑인 사회를 살펴보게 됐다.
다시 말하자면 일찍부터 문학, 시, 희곡, 소설에 그려져 있는 세계를
나 자신이 살고 있는 인생과 결부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보이지 않는 인간이다.” 랄프 엘리슨의 소설 속 화자는 이렇게 선언한다. “나는 실체가 있는 사람이다. 뼈와 살, 섬유질과 액체로 된 육체뿐 아니라 정신까지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보이지 않는다. 이해가 가는가? 그건 단지 사람들이 나를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불편한 진실은 이상주의자인 흑인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보이지 않는 인간』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1940년대 미국 남부의 할렘에서 살았던 그는 어릴 때부터 장래가 촉망되는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러나 매번 겉으로 그를 돕는 척하는 사람들에 의해 좌절을 겪게 된다. 모음에 연설자로 그를 초대하는 백인 지도자들, 흑인들을 위한 주립대학 총장, 그를 받아준 뉴욕의 사회주의 결사단체들이 다 그런 경우이다. 수치와 패배, 온갖 박해에 지처가지만 그래도 반항적인 자의식을 얻게 된 그는 마침내 ‘보이지 않는 인간’이라는 자신의 위치를 공식화하기 위해 맨홀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 본문 298-299p


달려라, 토끼-존 업다이크
소설은 어느 초봄 저녁, 토끼가 퇴근해 집에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퇴근길에 골목에서 농구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도 거기 끼고 싶은 욕구를 억누를 수가 없다. “가죽이 당겨지는 것처럼 온몸이 팽팽하게 긴장되고 팔에 날개가 달리는 기분이었다. 오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그 긴장감이 다시 손에 만져지는 것 같았다.” 들뜬 기분이 된 토기는 인생의 새출발을 위해 피우던 담배를 던져 버리고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3월이다. 사랑으로 가득 찬 대기는 가볍고 우주만물이 새로 시작되고 있다.” 희망으로 가득 차 집으로 돌아온 토끼를 맞는 것은 빈 칵테일 잔, 넘쳐흐르는 재떨이, 신문지, 망가진 장난감 등 갖가지 살림살이로 잔뜩 어질러진 속에서 TV를 보고 있는 아내이다. 갑자기 그 모든 것들이 그물처럼 토끼를 조여온다. 아내의 친정집에 맡겨놓은 아들도 데려오고 자기 부모 집에 놓고 온 차를 가져오기 위해 집을 나서는 토끼에게 아내가 무심한 말투로 담배를 사다 달라고 한다. 그런데 아내의 말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순간 얼어붙은 듯한 기분을 느낀 토끼는 그 길로 아파트를 나와 달아난다. 자기가 왜 달아나는지 확실한 이유 같은 건 모른다. 그냥 본능적인 충동일 뿐이다. 그저 자신의 인생에 뭔가 더 있을 것 같다고 느껴졌다. | 본문 245-246p

우리를 찌르고 상처 입히는 그런 책들을 읽어야 한다. 만일 책이 머리를 탁 치며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읽는 목적이 무엇인가? 책은 우리 내부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그것이 나의 믿음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의 즐거움 고전을 읽는다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날로 가벼워지는 글 읽기는 진지한 책 읽기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감성적인 소설과 넘쳐나는 글들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발견하기도, 진정한 사랑과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란 어렵다. 마크 트웨인은 “누구나 다 읽었더라면 하면서도 실제로는 아무도 읽고 싶어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정의하였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현대에도 고전으로 인정받은 작품들은 여전히 서점의 서가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대 문화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메로스,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헨리 제임스 등의 작품처럼 영화나 TV극으로 만들어져 눈에 띄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들도 있고, 후세 작가, 화가, 음악가 등의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작품 소개와 함께 작가들의 삶, 그들이 겪은 고난과 기쁨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작가로서의 사명감과 함께 가난, 고독, 전쟁, 고통, 절망, 소외, 때로는 정신병까지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치열한 투지로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그들은 스스로 인생의 안락함을 포기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작가들의 삶과 작품의 배경을 함께 살펴보면 그들에게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고전작품은 독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하며, 우리가 그 작품을 읽는 것은 의무감이 아닌 애정 때문이다. -이탈로 갈비노 고전에서 길을 찾다 우리는 모두 열렬히 사랑하는 자신만의 고전이 있다. 세계적으로 독자들의 인정을 받아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을 명작이라고 한다. 세상의 모든 책은 위대하다. 인생과 사랑, 삶의 고통을 그려내고 있는 책들 중에서 어느 하나 우리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삶은 없다. 그러나 모든 위대한 책들 중에서 나의 마음을 사로잡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명작이다. 우연히 읽게 된 한 권의 책에서 나의 인생을 발견하고, 길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도 역시 나만의 명작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책은 나만의 책이 되고 우리의 인격을 형성하는 데 길잡이 노릇을 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평생의 벗으로 삼을 수 있는 작품을 찾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