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정진 중인 큰스님들과의 인터뷰집. 지난해 '불교신문'에 <선지식을 찾아서>와 <마음으로 듣는 법문>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기사를 모아 엮은 책이다. 조계종 큰스님 44인이 들려주는 밝고 즐거운 삶의 비결을 담아내었다. 대부분 70세를 넘기신 큰스님들의 불법에 대한 번뜩이는 사자후에는 오랜 연륜이 묻어난다. 큰스님들은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그러한 이치를 자신의 마음을 바로 보아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불교 교리 전반에 대한 다소 현학적인 설명도 담겨있지만, 불교에 대한 세세한 설명보다는 부처님이 말씀하시고자 한 핵심을 짚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본과 기술과 조직의 힘에 밀려 갈수록 스스로 왜소하게만 느껴지는 외롭고 작기만한 우리가 사실은 전혀 부족함이 없는 부처님임을 깨우치는 책이다.

장영섭 서울에서 태어나 2001년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학창 시절 불교 철학서 몇 권을 읽은 인연으로 2002년 불교신문사에 기자로 입사했다.

법정스님 홀로 있을 줄 알아야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무비스님 사람이 부처님입니다 성수스님 목을 내놓겠다는 각오로 수행하시오 혜국스님 백전백승 명장도 자신을 제압한 사람 앞에선 허수아비요 우룡스님 보살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입니다 일오스님 의심의 끝도 오직 의심입니다 원담스님 밝은 햇살, 맑은 바람이 부처님 오신 뜻입니다 명정스님 고양이가 쥐 잡듯 철저하게 사시오 인환스님 집착하지 않으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혜성스님 참음이 덕을 만들고 참을 줄 알아야 행복합니다 지종스님 크게 한번 죽어야 새롭게 날 수 있습니다 대효스님 있지도 않은 ‘나’에게 상처받지 마세요 고산스님 불법? 헌옷이라도 깨끗이 빨아 입으라는 말씀이죠 지안스님 최선의 교육방법은 이심전심입니다 금산스님 이렇다 저렇다 분별하지 않으면 깨달은 것입니다 대원스님 '한 생각'이 할퀸 상처, '한 생각'이 치유합니다 혜정스님 나 아닌 것들을 위해 마음 한 구석 비워두세요 범룡스님 첫날을 마지막 날처럼 늘 정진하세요 각성스님 쓰레기더미에도 부처가 있습니다 정광스님 수행은 시련을 견디게 해줍니다 암도스님 바른 몸이 바른 말을, 바른 말이 바른 뜻을 만듭니다 지관스님 공부란 부처님 말씀과 한몸이 되는 겁니다 지유스님 마음에서 생각을 걷어내야 바로 보입니다 수안스님 가장 작은 몸짓으로 가장 큰 세계를 보여줍니다 현산스님 부처님도 위대하고 소중한 ‘남’일 뿐입니다 혜남스님 자연은 서로에 대한 양해와 감사로 살아갑니다 명성스님 화력 수력보다 강한 것이 염력念力입니다 월운스님 불교는 오로지 중생을 위한 것입니다 고우스님 무한경쟁하지 말고 무한향상하세요 지옹스님 마음만 깨치면 우주를 쥘 수 있습니다 정천스님 산도 물도 나무도 법문을 합니다 묘엄스님 시비는 더 큰 시비를 불러오게 마련입니다 성타스님 사찰은 사람을 향해야 사찰입니다 묵산스님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건 자신뿐입니다 월주스님 소신은 한 눈금만 넘어가도 맹신입니다 지환스님 깨달아야만 완전한 행복이 가능합니다 천운스님 내가 부처인데 왜 화를 냅니까 상륜스님 '내 일'이면 안 됩니다 '부처님 일'이니까 됩니다 혜산스님 길은 기필코 길 위에 있습니다 진철스님 꽃이 어디 빌붙는 것 봤나요, 도도하게 서 있죠 혜거스님 수행은 '나'를 없애는 길입니다 정무스님 효심孝心이 불심佛心입니다 천룡스님 제 뜻대로 하려니까 제 뜻대로 안 되죠 보성스님 땅에서 넘어진 자 땅에서 일어납니다

"자연처럼 위대한 교사는 없소. 첨단 문명에 사람들은 갈가리 찢기고 상처받았지. 그럴수록 자연에 귀의해야 하오. 흙에서 멀어질수록 병원과 가까워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성철스님

"착한 마음을 내기는 악한 마음을 내기보다 어렵습니다. 게으르기는 부지런하기보다 쉽습니다. 그러나 쉬운 만큼 공덕이 없습니다."
-지관스님

"부모님이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듯, 부처님도 위대하고 소중한 󰡐남󰡑일 뿐입니다. 내 삶은, 거기서 오는 절망과 고통은 오직 내게만 주어진 것입니다. 그 하염없는 매듭도 스스로 풀어야 합니다."
-현산스님

큰스님 44인이 들려주는 희망의 전언! ‘실망하지 마십시오. 괴로워하는 당신이 바로 부처님이니까요.’ <불교신문> 장영섭 기자가 전국에서 정진 중인 큰스님들과의 인터뷰를 엮은 책 『그냥, 살라』가 출간됐다. 지난해 <불교신문>에 '선지식을 찾아서'와 '마음으로 듣는 법문'이란 제목으로 1년 간 연재된 글들이다. 송광사 불일암 법정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원담스님, 지구촌공생회 대표 월주스님 등 44명의 큰스님들이 전하는 밝고 즐거운 삶의 비결을 실었다. 불교 교리 전반에 대한 다소 현학적인 설명도 간간이 삽입돼 있지만, ‘나는 여태까지 이렇게 살아왔으며 앞으로 이렇게 살 테니 여러분도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큰 줄기다. 그리고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있다는 것이 하나같은 결론이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다. 미워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리라(지도무난 유혐간택 단막증애 통연명백, 至道無難 有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라는 중국 선종 3조 승찬스님의 <신심명(信心銘)> 첫머리와 일치하는 대목이다. 이 책에 소개된 스님들은 대부분 70세를 넘긴 노장老壯들. 불법에 대한 번뜩이는 사자후에는 오랜 연륜이 묻어난다.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러한 이치를 자신의 마음을 바로 보아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단한 지행일치와 황혼의 잔잔한 미소가 뒷받침되어 있기에 더욱 미더운 말이다. 자기가 부처가 되면 그동안 맞서 싸워왔던 타자들도 부처의 반열에 오른다. 그때부터 보살의 길이 열린다. 물론 이같이 바른 뜻을 지니려면 바른 몸과 말이 전제돼야 한다. 계율을 올곧이 지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책은 불교에 대한 세세한 설명보다는 부처님이 말하고자 한 핵심을 짚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기존 법문집에선 볼 수 없는 재기 넘치고 맛깔스러운 문체도 인상적이다. “불교에 문외한이 읽어보아도 능히 이해할 수 있고, 오히려 이 글을 통해 불교의 요체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성철스님 시봉이야기』 저자 원택스님의 발문이 이를 증명한다. 자본과 기술, 조직의 힘에 밀려 갈수록 스스로 왜소하게만 느껴지는 상실의 시대, 외롭고 작기만 한 자신이 사실은 전혀 부족함이 없는 부처님임을 깨우치는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알찬 희망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