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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시인, 소설가, 비평가 등 전방위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경기도 남부의 한 시골 호수가에서 살면서 쓴 산문을 모은 책. 산책과 명상을 통한 느림과 고요, 평화와 도원을 향한 삶의 과정 등을 담았다.
저자소개장석주
이 산문집을 쓴 장석주는 경기도 남부 한 시골의 호숫가에서 견공 세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일주일에 이틀은 서울에 올라가 방송 녹음을 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 그밖의 날들은 ‘수졸재’라고 명명한 집에 머물며 명상, 산책, 책읽기를 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보낸다. 1979년에 첫시집 『햇빛사냥』을 낸 뒤로 지금까지 시집, 장편소설, 산문집, 문학평론집 등 40여권의 책을 썼다. 이번 산문집은 ‘수졸재’에서 쓴 『추억의 속도』(2001), 『마음의 황금정원』(2002)에 이어지는 세 번째 책이다.
목차봄 / 청산에 살다 / 달과 물안개 / 입술 / 한약 / 오동나무 장롱 / 성가족 / 영산홍
천리 꽃불 / 팔월 / 가을 무지개는 죽었는가? / 늙은 앵두나무 / 청개구리 / 모기 / 홍매화
해거름 / 가을엔 돌들도 연애한다 / 오늘 저녁은 서력 1527년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있는가
막사발 / 대추 / 사과나무 장작을 태우며 / 고요 / 벙어리 오리나무 / 설운 사랑 / 벗꽃 진다
여름 온다 / 울력 / 노동 / ... / 다시 영산홍
책속으로영산홍
작년에 묵정밭 갈아엎고 심은 천이백 그루 영산홍이 일제히 붉은꽃을 토해내고 흐드러졌다. 화무십일홍이라더니, 봄비 몇 번 다녀가고 난 뒤 영산홍 다 졌다. 텃밭에 여기저기 핏빛 나뒹군다. 상사(相思)는 얼마나 붉어야 병이 되는가. 저 어린것들은 왜 한사코 벼랑으로 뛰어내리는가! 저 영산홍들 소신공양(燒身供養) 끝나자 저녁 이내가 내렸다. 살강에 얹힌 장국밥 뚝배기 그릇들 일제히 작살내는 듯 무논에 개구리떼가 시끄럽게 울었다. 문득 내가 언제 이 세상에 다시 와 보겠는가,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 p. 35 출판사 서평☞ 시골 호숫가의 서재 ‘수졸재(守拙齋)’에서 펼쳐낸 수채화처럼 싱그러운 산문집 !!
“나는 욕구 불만과 분노와 누추의 잔망을 버리고 이곳에 내려와
적빈의 날들과 깊은잠과 고요, 그리고 평화를 얻었다.
내게는 이곳이 ‘도원(桃源)’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무릉(武陵)’이다.
단 한 번 밖에 갈 수 없는, 그리고 되물릴 수 없는 삶이 저기 있다.”
시인, 소설가, 비평가 등 전방위 작가인 장석주는 최근 출간된 산문집 『추억의 속도』서문에서 최근 자신의 삶을 위와 같이 그렸다. 비록 세 문장으로 이루어졌지만, 이 문단 속에는 작가의 과거, 현재, 미래가 훤히 드러나 있고, 평화와 도원을 향한 삶의 도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이 모든 삶의 파노라마를 되돌아보고, 선택하고, 꿈꿀 수 있게 해 준 ‘이곳’은 안성시 금광면 오흥리 금광저수지변에 자리잡고 있다. 2백22평의 대지 위에 살림집과 작업실이 살짝 떨어진 채 마주하고 있는 ‘이곳’의 이름은 ‘수졸재(守拙齋)’이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그 낮음을 지키며 산다.’는 겸양의 뜻을 품고 있는 이 당호의 서재에서 시인 장석주가 펼쳐내는 시처럼 아름다운 산문집이『달과 물안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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