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의 기도시집. 하나뿐인 사랑조차 고단하고 두려울 때가 있어요 이젠 그냥 그대 곁에서 조금 편히 쉬고 싶음을 용서해주세요라고 노래한 <선인장의 고백>를 비롯해 <수평선을 바라보며>, <슬픈 날의 편지> 등 사랑 과 인생, 자연을 노래한 60여 편의 시를 묶었다. ☞오늘의 시 한 편!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하늘에도 연못이 있네" 소리치다 깨어난 아침 창문을 열고 다시 올려다본 하늘 꿈에 본 하늘이 하도 반가워 나는 그만 그 하늘에 빠지고 말았네 내 몸에 내 혼에 푸른 물이 깊이 들어 이제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봄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새해 첫날의 소망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 . . ◎여름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우리를 흔들어 깨우소서 바다에서 쓴 편지 . . . ◎가을 안녕히 가십시오 쓸쓸한 날만 당신을 고해성사 . . . ◎겨울 사라지는 침묵 속에서 가난한 새의 기도 어떤 죽은이의 말 . . . □발문 영혼의 순결한 밥과 국 - 정호승

아이는 어머니의 기도를 먹고 자란다. 어머니가 진정을 담아 올리는 건강과 사랑과 눈물과 안식의 기도를 먹고 자란다.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에 담긴 기도의 글들 속에는 바로 이러한 어머니의 기도하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 이해인 수녀는 우리가 제대로 나눠 받지 못하는 어머니의 기도를 우리들에게 나누어주고 우리들 어머니의 기도를 대신해준다. 종신 서원 30년이 넘은 이해인 수녀는 "목숨 걸고/당신을 사랑하길/정말 잘했"(<수평선을 바라보며>)다며 "내 몸에 내 혼에/푸른 물이 깊이 들어/이제/다른 옷은/입을 수가 없"(<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다고 말한다, 섬김과 봉사의 삶 속에서 "못 견디게 힘든 때에도/다시 기뻐하고/다시 시작하여/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매일을 살고 싶다"(<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고 이야기하며 자신이 " '민들레의 영토'에서/행복하게 살았다고/남은 이들 마음속에/기억되길"(<미리 쓰는 유서>) 바란다. 이해인 수녀에게는 세상 모든 것이 기도의 대상이다. 상처받은 이들의 어둡고 아프고 슬픈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생활해온 노수녀의 죽음을 보며, 애수의 존재를 다그쳐 묻는 이들을 보며 이해인 수녀는 끊임없이 기도하고 그들의 마음에천사의 마음으로 가닿으려 애쓴다. "기도는 우리가 먹는 영혼의 순결한 밥이며 국"이라는 정호승 시인은 이해인 수녀의 기도를 읽고 들으며 이렇계 말한다. "이제 우리는 울고 싶을 때 더이상 울지 않아도 된다. 해인 수녀가 정성껏 기도를 통하여 우리를 위해다 울었으므로. 이제 우리는 배가 고풀때매 더 이상 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 해인 수녀의 기도의 밥과 국을 먹고 더이상 배가 고프지 않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