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으로 문명사를 해석하고 문제의식을 던지며 한국교회의 다음 행보를 조명한 신앙 에세이.

프롤로그 1. 이제는 역사도 두께로 말하자 두께로 말하는 역사 / 황사 경보 / 수선대후 / ... / 태평성세는 없다 2. 불 받은 문사철을 꿈꾸며 배움의 원풀이 / 주류의 침묵 / 실력으로 무장한 복음주의자 / ... / 역사의 커튼 뒤 3. 영성시대 도강을 위하여 교회여, 자본의 썩는 속성을 방부하라 / 쾌락주의의 부식력 / 교회를 위한 역사 / ... 인본주의 이해 4. 사람, 키움과 이끎의 철학 서울로 가려는 이유 / 교량 공사 / 밑바닥 정서 / ... / 충직 에필로그

가정과 교회

현대교회는 교회와 가정의 조화를 큰 부담으로 안고 있습니다. 교회가 먼저냐 가정이 먼저냐? 나는 이것이 처음부터 우선순위의 문제가 아니고 보완의 문제라고 봅니다. 통전적인 시각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목회 초기부터 "교회 같은 가정, 가정 같은 교회"를 많이 강조했습니다. 가정 혹은 교회만 잘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미래교회가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먼저 교회에 속한 가정이 변화해야 합니다. 가정 변화의 핵심은 가장입니다. 가장이 바뀌면 가정이 바뀌고, 가정이 바뀌면 교회가 바뀝니다. 여기서 교회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교회의 사명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의 도래입니다. 관념이나 신비의 차원에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모든 신령하고 영적인, 그러면서도 우리 현실의 삶을 포괄하는 하나님의 복을 흘려보내는 물이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구약에서 말하는 제사장적인 부르심입니다. 자기를 위해 살지 않고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존재하는 새로운 인간형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p 118)

[통찰과 예견]은 그동안 출간된 오정현 목사의 저서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장점이 있습니다. 첫번째, 오정현 목사의 역동적이며 지적인 어휘구사력을 생생하게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예배를 통해서 오정현 목사의 설교를 듣는다면 단어 하나하나를 촌철살인같이 집어내고, 그 단어에 의미를 담아내는 통찰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목소리가 가장 잘 실려 있습니다. 그동안 오정현 목사의 설교를 들어오던 분이라면 이 책에 그분 특유의 언어감각과 통찰력이 숨어 있다는 걸 알아내실 수 있습니다. 눈으로 읽히는 것뿐 아니라 귀로도 그분의 열정적인 목소리가 살아 들리는 듯 합니다. 두번째, 옥한흠 목사, 오정현 목사, 윤난영 사모의 사진을 만날 수 있습니다. 표지와 내지 배경으로 찍은 사진 모두가 세분의 작품입니다. 열정적이고 지적인 목회자의 남다른 감성과 사진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세번째, 오정현 목사의 속내와 철학을 가장 깊이 맛볼 수 있습니다. 짧은 단상은 그 편안한 생각의 담아냄 만큼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냅니다. 그동안 설교나 다른 저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오정현 목사의 지성과 감성, 무엇보다 새로 고국교회 사역을 시작하면서 품은 역사의식과 다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오정현 목사의 설교와 사역을 대한다면 그의 열정의 목소리가 새롭고 생생한 느낌으로 마음에 와 닿습니다. 앞으로 한국교회의 더욱 큰 역할을 감당할 오정현 목사의 통찰과 예견이 지성과 감성의 조화 속에 펼쳐졌다는 점. 이 책이 다른 그의 저서와 다른 특별한 이유입니다.